지난 7월 19일 개봉한 이 영화는 고작 57만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다. 전 세계가 열광하는데 왜 한국에선 참패했을까.
최근 영국 가디언은 ‘페미니스트로 낙인 찍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현실이다: 한국에서의 바비 영화 흥행 실패’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여성 권익 운동가 심해인 씨는 가디언에 “‘바비’는 페미니즘 유머가 담긴 여성 중심 영화가 여전히 한국에서 금기시되는 주제로 여겨지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강조한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들은 영화를 보러 가는 것을 주저할 수 있다”면서 “한국에서 페미니스트로 낙인찍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현실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는 한국의 많은 사람들에게 더러운 단어가 되어버렸고, 사람들은 오랫동안 사회를 이끌어온 뿌리 깊은 가부장제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불편해한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한국은 여전히 가부장적 문화가 깊고 선진국 중 성 평등 지수가 낮은 편이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심하며, 여성이 직장에서 동등한 대우를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과 낮은 곳을 측정하는 이코노미스트의 유리천장 지수에서 지속적으로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여성은 출산 후 경력을 포기해야 한다는 강한 사회적 압력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으며, 가해자에게 가벼운 형을 선고하는 형사 사법 시스템에서 여성에 대한 성범죄가 만연해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현재 대한민국 대통령이 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선거에 출마할 당시 페미니스트라는 수식어를 거부했다”면서 “그는 이전에 페미니즘이 현재 세계 최저 수준인 한국의 출산율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한국에는 ‘구조적인 성차별이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할리우드 리포터 역시 한국에서 ‘바비’의 흥행 참패에 관심을 드러냈다.
강유정 교수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지난 몇 년간 젠더가 정치화되고 양극화 이슈가 된 한국 사회에서 젊은이들은 젠더에 관한 논의에 쉽게 지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의 주요 타깃인 젊은 세대에게는 민감한 주제이기 때문에 아예 피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한국의 경제 발전과 첨단 기술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의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서 146개국 중 99위를 차지했다”고 썼다.
https://n.news.naver.com/entertain/article/117/0003766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