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우파2'는 춤 동아리 이야기가 아니다. 전문 댄서들에 심사위원들의 경력만 도합 40년이다. 그런데 어째서 이들의 프로페셔널함보다 중고등학교 춤 동아리의 모습이 보일까. '스우파2'가 마주한 현실이다.
관계성에 초점을 맞춰 감정을 앞세운 댄서들도 문제지만 전문성이 부족한 심사위원들도 자격 미달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전적 의미의 심사위원이란 우열이나 합격 여부 따위를 가리기 위해 자세히 조사하고 살피는 일을 맡은 사람을 말한다. 그저 무대를 보고 웃고 떠드는 관객도 아닌, 재미 삼아 보는 시청자도 아니란 얘기다. 적어도 심사위원이라면 무한 노력을 해온 참가자들을 위해 날카로운 시선으로 무대를 바라보고 때론 쓴소리도 내뱉을 줄 알아야 한다.
결과를 내리기 어려운 순간일지라도 일반 시청자와는 차별화된 시선으로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참가자들이 너무 잘해서 '기권'표를 들겠다는 건 무책임에 가깝다.
'스우파2'의 심사위원 직, 파이트 저지를 맡은 모니카, 마이크송, 셔누는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 권위까지 오른 이들이다. 모니카는 프라우드먼의 리더로 수많은 디렉에 참여했다. 대학교 교수로 활동하기도 해 '댄서들의 선생님'이라는 호칭도 있다. 마이크송은 미국의 유명한 댄스 크루 킨자즈의 설립자다. 유명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활약했고 저스틴 비버, BTS 등 글로벌 아티스트 안무 창작에도 참여했다. 셔누는 몬스타엑스의 메인 댄서로서 파워풀하면서도 부드러운 춤 선으로 유명하다.
개개인의 능력과 스펙만 봤을 때는 너무나 훌륭하다. 심사를 할 자격은 갖췄다. 문제는 자질이다.
자격과 자질은 엄연히 다르다. 현재까지의 '스우파2'를 봤을 때는 저지들의 자질 논란이 일기에 충분해 보인다. 특히 지난 1화를 봤을 때 모니카는 제대로 된 룰도 모른 채 저지석에 앉아 반복적으로 기권표를 들 뿐이었다.
댄서들의 첫 번째 배틀이었던 커스틴과 왁씨의 무대부터 모니카와 마이크송은 기권을 선언했다. 결국 두 댄서는 재대결을 해야 했다. 2번째 대결을 보고 나서도 모니카는 또다시 기권을 선택했다. 이를 본 MC 강다니엘은 "이거 무효 있으면 안 돼요"라고 다급하게 말하며 모니카에게 룰을 알려줬다.
'스우파2'에는 댄서들이 재대결 시 기권 없이 반드시 배틀의 승패를 결정해야 하는 룰이 존재했다. 모니카는 '스우파1'에 참가한 이력이 있음에도 "한 개만 들어야 돼요?"라며 룰조차 모르고 임하는 모습으로 실망감을 자아냈다. 강다니엘이 카드를 한 장만 뽑으라고 하자 모니카는 "미쳤어 나 못해"라고 말하며 당황했다.
지난 29일 방송된 2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세기의 대결이라 불렸던 리아킴과 미나명의 배틀에서 모니카는 또다시 기권을 선언했다. 미나명의 손을 들어준 마이크송, 셔누와는 다른 행보였다.
커스틴과 왁씨의 에이스 배틀에서 역시 셔누만이 커스틴의 카드를 뽑았다. 모니카와 마이크송은 반복적으로 기권표를 들어 올렸다.
계급 미션에서는 한 번에 메인 댄서를 골라내지 못했다. 잘하는 몇 명만을 추려 2차로 또 대결하게 하고, 3차로 또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수능 날 만점자가 여러 명 나온다고 해서 또 수능을 보지는 않는다. 처음부터 한 번에 확실한 평가와 차별화된 심사 기준으로 메인 댄서를 선발했어야 한다는 업계 지적이 잇따른다.
괜히 '매의 눈'이라는 단어가 있는 게 아니다. 세 명의 심사위원은 일반 시청자와 다르다. 댄서들을 보며 그저 '잘한다, 너무 잘해서 고르기 어렵다. 그래서 다시 봐야겠다'가 아닌 전문적인 심사평과 디테일을 잡아내야 한다.
제대로 된 심사를 하지 못하고 인재를 단번에 찾아내지 못하는 심사위원은 자질이 부족한 것이다. 춤이라는 것이 평가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고 평가 자체가 주관적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그 미세한 차이를 가르는 게 심사위원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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