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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中탕후루, 과일이라 괜찮다?…"韓에 오지 말았어야" 의사 경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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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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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국내 상륙한 중국 탕후루(糖葫蘆; 당호로)가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끈다. 탕후루는 딸기·포도·샤인머스캣 등 과일을 설탕·물엿으로 코팅한 후 일렬로 꽂은 꼬치로, 중국에서 예로부터 내려온 전통 간식이다.  

최근 탕후루 열풍은 홍대·건대 등 대학가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대학생뿐 아니라 인근의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이 줄지어 사 먹을 정도다. 심지어는 알바생에게 월급 375만원(하루 12시간 기준)을 지급하겠다는 탕후루 전문점의 채용공고까지 떴을 정도다.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탕후루'를 태그한 게시물만 12만7000개가 넘는다. 유튜브엔 탕후루 11꼬치를 한꺼번에 먹는 한국인의 먹방도 인기를 끈다.  

그런데 이런 탕후루 열풍에 의사들은 "건강을 생각한다면 한국에 오지 말았어야 하는 메뉴"라며 혀를 내두른다. 언뜻 보기엔 건강에 좋은 과일을 챙겨 먹는 방법으로 보이지만, 이면엔 되레 건강을 해치는 불청객이 도사린다. 과연 탕후루를 즐길 때 몸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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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남은 당, 지방으로 쌓이고 혈당 조절 어렵게 해 

탕후루의 칼로리는 100g당 70~100㎉로 포도(60㎉), 배(51㎉), 사과(57㎉), 단감(44㎉) 등 여느 과일보다 더 높다. 이는 과일의 과당뿐 아니라 설탕·물엿 등의 이당류(포도당과 과당이 결합)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탕후루를 먹어 몸에 들어온 당분 가운데 에너지원으로 쓰이고 남은 당은 '지방'으로 바뀌어 저장된다. 과일의 당분, 즉 과당은 지방에서 대사되는데, 과잉 섭취분은 간에서 지방으로 전환된 후 차곡차곡 쌓인다. 이렇게 간에 쌓인 지방의 양이 간 무게의 5%를 넘기면 지방간으로 본다. 

또 탕후루를 코팅한 설탕 속 포도당은 혈액 속에 녹아드는데, 췌장에서 분비된 인슐린이 포도당을 데리고 몸의 각 세포로 들어간다. 이후 각 세포에선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너무 많아 재고 처리된 포도당은 혈액을 떠돌며 혈당 수치를 높인다. 높아진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되고 혈당을 낮춘다. 그런데 인슐린이 처리하기에도 부족할 정도로 당분이 너무 많이 들어와 인슐린이 모자라게 되거나, 분비된 인슐린이 제대로 일하지 못하게 되면 혈당이 지속해서 높은 상태 즉,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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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후루의 당분은 당분 중에서도 혈당을 가장 빠르게 올리는 '단순 당'으로, 혈당의 급상승과 급하락을 유도하는 '혈당 스파이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단순 당은 당이 1~2개로 구성된 구조물로, 먹으면 몸에 바로 흡수된다. 이를 통해 혈당이 빠르게 높아지고, 몸에선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을 더 많이 내보낸다. 이때 몸에서 혈당을 빠르게 낮추는 과정에서 저혈당과 공복감이 나타난다. 이는 탕후루 같은 극강의 단맛 식품을 또 먹게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한다. 중독으로 인한 금단현상으로 과식·폭식이 찾아오기도 한다.

게다가 극강의 단맛을 일단 한번 경험하면 뇌에서는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해 행복감과 만족을 느낀다. 이 행복감과 만족감은 마약·알코올 중독자가 쾌감을 느끼는 호르몬 구조와 같다. 실제로 탄수화물을 오랜 기간 과잉 섭취하면 장기적으로는 마약을 투여했을 때와 비슷한 변화가 뇌에서 일어난다.


설탕 녹일 때 나온 당 독소, 암·뇌·심장·자궁 '위협'

탕후루에 설탕을 코팅하려면 설탕을 열에 녹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흔히 '당 독소'라고 불리는 최종당화산물(AGEs)이 다량 발생한다는 사실도 문제다. 당 독소는 당과 단백질이 뜨거운 온도에서 결합해 변성된 산물이다. 또 탕후루를 먹고 과잉 섭취한 당이 핏속에서 떠돌다 핏속 단백질과 붙으면 당 독소가 만들어진다. 당 독소는 스스로 분해되지 않아 세포 내 다양한 효소와 결합하는데 세포의 활성도를 억제한다. 또 면역세포와 신경세포에 염증을 일으킨다. 

이런 당 독소는 피부 속 콜라겐과 결합해 피부를 주름지게 만든다. 또 혈관 벽을 딱딱하게 만들고, 근육·관절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몸속 당 독소 수치가 높을수록 암·치매 발병률,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다낭성 난소증후군 유발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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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후루는 본래 중국에서 약(藥)으로 사용됐다고 전해진다. 중국 황제의 후궁이 병에 걸렸을 때 식전에 하나씩 먹던 방식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또 거란족이 과일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녹인 설탕물을 과일에 발라 얼리는 식으로 굳히고 먹었는데, 이게 탕후루의 기원이 됐다는 설도도 전해진다.  

초기 탕후루는 산사나무 열매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엔 산사나무가 아닌, 청포도·딸기처럼 단맛이 강한 과일을 줄줄이 끼우는 '간식'으로 재탄생했다. 현대인의 입맛에 맞춰 더 달아진 셈이다. 게다가 과일의 당도는 더 높아지는 추세다. 당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브릭스(Brix)의 수치가 높을수록 '맛있는 과일'로 평가돼 선호돼서다. 탕후루에 사용되는 과일이 과거보다 달아졌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현재 중국에선 과일뿐 아니라 오이·옥수수·족발·고추·김밥·고등어·게 등 탕후루의 원재료를 다양하게 적용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하루 당 섭취 권장량을 성인 기준으로 하루 섭취되는 총칼로리의 5% 미만으로 제시한다. 성인이 하루 2000㎉를 먹는다면 하루 당 섭취 권장량은 25g 미만이다. 당 25g은 콜라 1캔에 포함된 당의 양과 같다. 이런 당분은 영양소 없이 칼로리만 높다. 성장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데다, 오히려 비만 등의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탕후루 100g에 탄수화물(당)이 18~25g 들어있다. 

영국, 설탕세 도입 후 초등학생 비만율 8% 줄어 

단맛에 중독된 사람은 평소 식습관에서 미각을 건강하게 '리셋'하는 것도 좋다. 미각 중에서도 단맛에 둔하면 단맛 음식을 나도 모르게 더 많이 먹기 쉽다. 나이가 들수록 혀는 단맛·짠맛을 잘 느끼지 못한다. 이 두 맛을 느끼는 감각기관이 쓴맛·신맛을 느끼는 감각기관보다 더 빨리 늙어서다. 단맛 음식을 먹을 때 신맛·쓴맛 음식을 곁들이면 미각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초콜릿에 아메리카노를 곁들이면 원두의 쓴맛, 신맛이 초콜릿의 단맛을 더 잘 음미하게 한다. 반면 초콜릿에 바닐라라테를 함께 마시면 단순 당은 많이 섭취하면서도 단맛을 충분히 느끼기 힘들다.

음식을 차갑게 먹으면 따뜻하게 먹을 때보다 단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팥빙수·슬러시처럼 찬 음식을 먹을 땐 조금 싱겁더라도 연유를 적게 넣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나물류처럼 식감이 거칠고 맛이 쌉싸름하더라도 씹는 재미를 느껴보고, 샐러드의 새콤한 맛도 즐기도록 혀를 다양한 미각에 길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식사 때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면 포만감을 줘 식사량이 줄고 결국 당을 조금만 먹게 해 단맛 중독에서 벗어나는 데 일조한다. 파인애플·사과·배·양파·당근·파프리카 등은 단맛을 내면서도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백미보다 도정을 적게 한 현미에도 식이섬유가 많다.


최근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설탕세'를 도입해 설탕 소비를 줄이도록 하고 있으며, 학교에서는 탄산음료 판매를 금지해 어린이·청소년의 당 섭취를 줄이려고 시도하고 있다. 영국은 2018년 4월부터 일정량 이상의 설탕이 들어간 음료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설탕세를 시행하고 있다. 설탕세는 지나치게 많은 설탕 소비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고 아동 비만 문제 해결을 위해 설탕이 함유된 음료에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과 옥스퍼드대학이 설탕세 도입 이후 어린이의 비만 수준 변화를 추적한 결과 특정 연령에서 비만율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교 6학년 여아의 비만 사례가 종전 대비 8%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은 이 밖에도 적극적으로 비만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정크푸드 1+1 판촉 금지'를 앞두고 있다. 당초 오는 10월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었지만 물가 상승을 이유로 2년 연기됐다. 

반면 한국 정부는 '설탕세 부과' 등 직접적인 조치보다는 간접적인 방식을 택하고 있다. 2018년 교내 매점 및 자판기에서 고열량 음료 판매를 금지하는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특별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으며, 일정 수준 이상의 비만인이 비만 수술할 경우 의료 보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탕후루 같은 극강의 단맛 제품을 어린이가 소비할 때 일부 제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고민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도움말= 박정환 한양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고기동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김형미(전 강남세브란스병원 영양부장) 동덕여대 식품영양학과 겸임교수. 


https://n.news.naver.com/article/008/0004931400?type=editn&cds=news_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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