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4878520?sid=101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가 올 상반기 83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경기 하강으로 세금이 예상보다 덜 걷히면서 당초 정부가 예상한 올해 적자 전망치(58조2000억원)보다 적자폭이 25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1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재정동향 8월호’에 따르면 올해 1~6월 관리재정수지는 83조원 적자로 집계됐다. 이 기간 정부 총지출은 351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조7000억원 줄었다. 코로나19 대응 사업과 소상공인 손실 보상이 종료되면서 지출이 감소했다. 하지만 정부 총수입도 상반기 296조2000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보다 38조2000억원 줄었다. 국세 수입이 178조5000억원으로 39조7000억원 감소한 영향이 크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6월 말 기준 55조4000억원 적자였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사회보장성 기금 수지를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83조원 적자였다.
특히 지난 6월 한 달 동안에만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30조5000억원 늘어났다. 기재부는 “통상 2분기에는 주요 세입이 적어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이 연중 가장 크게 나타난다”며 하반기에는 적자폭이 줄 수 있다고 밝혔다.
6월 말 기준 국가채무(중앙정부 채무)는 1083조4000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3000억원 감소했다. 작년 말 대비로는 49조9000억원 늘었다.
○ 재정 '빨간불'에도…"적자 국채 안늘린다"
상반기 나라살림 83조 적자
올 상반기 재정적자가 83조원(관리재정수지 기준)에 달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재정 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세수도 사상 최대 펑크가 예상된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것은 물론 적자국채 발행도 늘리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예산을 집행하고 남은 세계잉여금과 여유기금 활용을 통해 세수 부족분을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나랏빚을 더 늘리는 건 ‘미래세대 약탈’이란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 지출과 수입 동시 감소
10일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예산안에 잡힌 관리재정수지 적자 예상치는 58조2000억원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2.6%다. 지난해는 117조원으로 GDP의 5.4%였다. 2019년 54조4000억원이던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재정지출이 불어나면서 2020년엔 112조원으로 급증했다. 문재인 정부의 확장재정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연간 100조원대 재정적자’가 일상화됐다.
건전재정 기조를 내세운 윤석열 정부는 ‘씀씀이’(지출)를 대폭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지출예산도 지난해 679조5000억원(추경 포함)보다 적은 638조7000억원으로 짰다. 총수입은 지난해 609조1000억원에서 올해 625조6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올 들어 경기 악화와 자산시장 침체로 국세가 제대로 걷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출은 계획대로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수입이 예상치에 못 미치면서 적자폭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