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기 주담대’ 한 달 만에 1조원↑
우리은행도 14일 출시하며 5대 은행 모두 판매
DSR 우회로 주담대 증가세 견인해 가계대출 규모 키워
신한은행만 연령 제한...금융당국, ‘만 34세 이하’ 제한 검토
[파이낸셜뉴스]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초장기 주택담보대출에 만 34세 연령 제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달에만 주택담보대출이 1조원 이상 불어나는 등 가계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50년 만기 상품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우회 수단으로 활용되며 한 달 동안 1조원 넘게 판매되는 등 주담대 수요를 자극하자 조치에 나선 것이다.
■50년 초장기 주담대에 ‘만 34세 이하’ 등 연령 제한 적용 검토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50년 만기 주담대가 DSR 40%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지 실태조사를 벌이고 가입 연령을 34세 이하로 하는 가이드라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50년 만기 주담대가 지난 10일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한국은행·금융감독원·주택금융공사·은행연합회 등이 참석한 '가계부채현황 점검회의'에서 가계대출 증가 요인으로 거론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11일 은행들에 공통 양식을 보내고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 실적과 조건 등을 채워 회신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50년 만기 주담대란 원리금을 50년에 걸쳐 상환할 수 있는 대출로 만기가 늘어난 만큼 대출자가 갚아야 하는 전체 원리금은 늘어나는 상품이다. 다만 DSR이 1년 단위의 소득 대비 원리금 감당 능력을 고려하는 만큼 대출자 입장에서는 당장의 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어 DSR 우회 수단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
■DSR 우회 가능성에 가계대출 증가세 견인 우려 커져
당국이 50년 만기 주담대에 연령 제한을 검토하는 이유는 은행권의 주담대(정책모기지 및 전세·집단대출 제외) 증가세가 최근 급증하는 가운데 은행권의 주담대 취급 행태가 50년 만기로 자리를 잡을 경우 가계부채 증가폭이 더 가팔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주담대는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전월 대비 1조9000억원 줄어들며 감소세를 이어갔으나 지난 4월 증가 전환한 이후 증가폭을 키우며 지난달엔 3조9000억원 늘었다.
특히 10일 기준으로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의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액은 1조2379억원에 이른다. 해당 은행들이 모두 지난달 처음으로 50년 만기 상품을 내놓은 것을 고려할 때 약 한 달 만에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돈이 몰린 셈이다. 이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0일 7월 말(679조2208억원)과 비교해 이달 들어 열흘 만에 6685억원 상승한 679조8893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5대 은행 중 신한은행만 연령 제한
현재 5대 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이 유일하게 현재 만기가 40년이 넘는 주택담보대출에 '만 34세 이하' 연령 제한을 둔 상태다. 신한은행은 주택금융공사 정책 모기지(주택담보) 상품의 기준을 차용했다. 주택금융공사가 현재 40년 만기 특례보금자리론에 '만 39세 이하 또는 신혼가구', 50년 만기에 '만 34세 이하 또는 신혼가구'라는 조건을 걸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만 35세가 넘으면 초장기 주담대 상품을 가입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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