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와 고물가 동향 등이 겹쳐지면서 프랜차이즈 피자 업계가 이렇다 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주요 브랜드들이 지난해 적자를 본 데 이어 올해에도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피자헛의 지난해 매출은 1020억930여만원이었다. 매출은 직전 해보다 5.6% 증가한 수준이지만, 영업손실이 2억5600만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 기간 순손실도 92억2000만원 상당으로 집계됐다.
한국파파존스 역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매출액은 2020년 617억9420여만원에서 지난해 664억6590여만원으로 7.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23.9% 감소해 47억9920만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91.3% 줄어든 39억2300여만원에 그쳤다.
원부자재 가격이 줄줄이 오른 지난해가 식품 프랜차이즈 업계에 가혹했던 건 맞지만, 피자업계가 입은 타격은 유독 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난해 연초부터 주재료인 밀가루 가격이 크게 오른 까닭이다.
여기에 경기 불황과 소비침체가 겹쳐지면서 대형마트의 냉동피자, 가성비 PB상품들이 대체재로 급부상했다. 라지 사이즈 피자 한 판이 저렴하게는 2만원대 후반, 비싸게는 3만원대 중후반에까지 이르는 만큼 가격경쟁력 확보에 실패한 것이다.
그 사이 냉동피자 시장은 무섭게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 냉동피자 시장 규모는 1267억원으로 2년 전보다 31.1% 성장했다. 비싼 가격에 비해 품질이 준수하지 못하다는 평이 나오는 데다 1인 가구 증가세까지 겹치면서 중장기적으로도 전망이 어둡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밀가루 가격이 안정되면서 일부 업체가 밀가루를 원료로 하는 제품의 가격을 내리기도 했지만, 피자헛 등은 도리어 인상했다”며 “브랜드로서는 축적된 손실이 큰 만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6월에는 맘스터치가 신사업 분야로 피자를 선택, ‘맘스피자’ 브랜드 출시까지 예고된 상황이다. 기존 프랜차이즈들에는 전체 시장 파이가 줄어드는 가운데 저가 전략으로 무장한 신규 경쟁자까지 등장하는 노릇이다.
피자와 더불어 패스트푸드의 대표주자 격인 버거 업계의 경우, 브랜드별 정체성을 공고히 함으로써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 파이브가이즈와 슈퍼두퍼 등 프리미엄 브랜드가 한국에 속속 진출하자 한국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버거킹 등 기존 브랜드들은 가성비 전략으로 돌아선 것.
시장 흐름에 맞춰 빠르게 활로를 찾은 버거 업계와 달리 피자 업계가 유동적이지 못하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가격, 중장기적으로는 1인 가구 공략법을 고민해야 이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러 악재가 겹친 가운데 일각에서는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시도도 하나씩 이뤄지고 있다. 한국파파존스의 경우 지난달 치킨 프랜차이즈 ‘마마치킨’ 1호점을 선보였는데 오는 2035년까지 전국에 1000여개 매장을 내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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