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여섯 살 외동딸의 생일을 맞은 30대 김종규 씨(가명)는 큰맘 먹고 에버랜드를 방문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평소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는 미안한 마음에 휴가까지 냈다. 평소 풍선을 좋아하던 딸아이를 위해 숫자 '6'이 들어간 숫자 풍선도 선물로 준비했다.
그러나 잊지 못할 하루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김씨는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생일날 아빠와 함께 에버랜드에 왔다는 기쁨에 들뜬 아이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풍선을 놓치고 만 것이다. 김씨는 하늘 높이 날아가는 풍선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고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간신히 아이를 달랜 뒤 에버랜드에서 동물들도 만나고 놀이기구도 타면서 시간을 보냈지만 김씨는 마음 한편이 무거웠다. 하나뿐인 딸을 위해 완벽한 하루를 선물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송영관 사육사의 편지.
집에 돌아가기 위해 주차장으로 돌아온 김씨 가족 앞에 마술 같은 일이 벌어졌다. 하늘 높이 날아간 풍선이 차 문에 매달려 있었던 것이다. 자세히 보니 잃어버렸던 것과 비슷한 풍선과 함께 판다 배지, 작은 쪽지가 묶여 있었다. 쪽지는 한 에버랜드 직원이 손글씨로 남긴 편지였다. 김씨 가족의 안타까운 상황을 목격했다면서 생일 풍선 같았는데 비슷한 또래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풍선과 함께 작은 선물을 남겨둔다는 내용이었다.
김씨는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타인에게 받은 호의에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을 받았다"며 "세상은 살 만한 곳이라는 걸 느꼈고 나도 모르게 눈물까지 흘렸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아이 생일은 가슴 따뜻한 감동을 준 직원 덕에 더더욱 잊지 못할 하루가 됐다"고 덧붙였다.
김씨 가족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에버랜드 홈페이지 고객의 소리(VOC)를 통해 이 사연을 전했다.
ㅊㅊ 및 원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4810115?sid=102
출근길에 목격한 안타까운 상황이 하루종일 신경쓰여 혹시나 하고 준비한 편지와 선물을 들고 기억해둔 차량에 가서 남겨두고 온거까지 너무 섬세하고 따뜻한 감동을 주는 환상의 나라 그자체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