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N번방 조주빈 42년형 확정 소감문.jpg
75,566 849
2023.08.06 10:36
75,566 849
CQtARy


상고심 선고를 앞두고 내가 가진 불안은 전적으로 법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만일 우리의 법이 목에 칼이 들어와도 눈 하나 깜짝 않고 진실을 담아낼 수 있는 법이었다면 내 안에 형성된 감정은 불안이 아니라 부끄러움이었을테니 말이다.

애석하게도 우리의 법은 실체 진실을 포기하길 택하고 말았다. 범죄집단이라는 허구의 혐의 하나 걸러내지 못할 만큼, 무능한 3심제도였다. 눈 먼 법은, 현실을 보지 못한 채 아무상관 없으며 무엇보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이들의 목소리에 휘둘릴 뿐이었고, 이는 비단 이 사건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이목을 끌었던 거의 모든 사건을 관통해온 우리 법의 고질적인 악습이 발현된 결과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가피해자를 막론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제껏 쓰레기같은 판결 앞에 이를 부득부득 갈며 평생을 원통해했는가.

얼마나 많은 오판이, 무려 기소-1심-2심-3심의 허울 좋은 제도 하에서 빚어졌던가. 직간접적으로 '우리 법'을 겪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식견이 있건 없건 교육을 받았건 받지 못했건 제 정신이라면 정말로 누구하나 법을 신뢰하지 못할 게 틀림없다. 대세와 인기에 휘둘리는 법은, 형평성과 기준이 모조리 무너진 이따위 법은, 도무지 사건을 해결지을 수 없으며 교정된 인간을 배출해낼 수가 없는 것이다.

시월 십사일, 선고날인 오늘은 나의 생일날이다. 내 죄를 인정한다. 그러나 판결은, 이 비참한 선물은 인정할 수 없다. 나는 죄를 지었다. 분명히 나는 죄를 지었다. 다만 우리 법이 부과한 혐의로서는 아니다. 그 누구와도 범죄조직을 일구지 않았다. 누구도 강간한 바 없다. 이것이 가감없는 진실이다.

— 2021. 10. 14 조주빈



PSIjuq

목록 스크랩 (0)
댓글 84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로마티카] 환절기 휑~해 보이는 정수리가 고민이라면?! 뿌리부터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영양 헤어 토닉 <로즈마리 루트 인핸서> 체험 이벤트 200 00:14 2,523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2,648,78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6,316,24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4,188,394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5,501,99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1 21.08.23 4,686,653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3,699,42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39 20.05.17 4,249,255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7 20.04.30 4,761,958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18번 특정 모 커뮤니티 출처 자극적인 주작(어그로)글 무통보 삭제] 1236 18.08.31 9,405,430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04041 정보 싱가포르 항공 퍼스트 클래스.gif 01:38 107
2504040 이슈 얼굴이 넘 어려보여서 맥주 못마실뻔한 정해인 ㅋㅋㅋ 01:37 101
2504039 유머 인간을 과소평가한 자연 6 01:35 363
2504038 유머 초등학교 교사가 새벽에 받은 문자 7 01:34 577
2504037 유머 호탕하게 웃는 하이닉스 직원 7 01:32 756
2504036 이슈 요즘 많이 없어지는 추세라는 식당 17 01:28 1,779
2504035 이슈 1년 전 오늘 발매♬ timelesz '本音と建前' 01:28 34
2504034 이슈 어느 카페 직원의 양심고백 9 01:27 1,016
2504033 유머 영수증 기계가 발작하면... 8 01:21 971
2504032 정보 대만드라마 「아가능불회애니」 웨이브 상륙 22 01:21 1,062
2504031 유머 아직도 충격적인 집 보러 다닐 때의 사진 19 01:21 3,017
2504030 유머 사기 당할 뻔한 썰 5 01:19 973
2504029 정보 토스행퀴 6 01:19 547
2504028 유머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4 01:18 658
2504027 이슈 뉴욕에서 매운거 먹는 정해인 9 01:17 1,126
2504026 유머 제발 뒤돌아 보지 말아주세요... 5 01:17 889
2504025 이슈 18년 전 오늘 발매♬ 야마다 유 'REAL YOU' 01:15 80
2504024 유머 대놓고 순수 지능만을 평가하는 국가시험 22 01:14 2,545
2504023 유머 3년 전 데뷔 직캠 850만 뷰의 쇼타로 6 01:14 675
2504022 정보 의사선생님이 알려주는 적정 음주량 4 01:14 1,0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