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찰에 따르면 50대 남성 A씨는 지난달 31일 밤 10시쯤 20대 여성인 B씨의 집을 찾아가 초인종을 눌렀다. B씨는 문을 열지 않고 '누구냐'고 10여 차례 물었지만, A씨는 한 시간이 넘도록 대답하지 않고 문 앞을 서성였다. 이사온 지 4개월 밖에 되지 않고, 평상시 주변 이웃과 교류가 없었던 B씨는 경비원을 부른 후에야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문 앞에는 닭꼬치 6개와 '좋은 친구가 되고 싶네요. 맥주 한 잔 합시다'라고 적힌 메모가 든 검은색 봉지가 놓여 있었다.
A씨는 다음날에도 같은 방식으로 B씨에게 접근했다. B씨 집 앞에는 1일 오후 8시쯤 시킨 적 없는 치킨이 배달됐다. 치킨과 함께 전날 검은색 비닐봉지에 들어 있던 메모와 같은 필체의 '좋은 친구로 부담갖지 마시고 맥주 한잔 하고 싶네요. 좋은 친구가 되고 싶네요^^'라는 쪽지가 있었다. B씨가 해당 치킨집에 문의한 결과 A씨가 배달을 부탁했고, 이후 배달이 잘 됐는지 여부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A씨를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인근에 살고 있는 주민으로, 피해자와 서로 알던 사이는 아니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를 지켜봐왔고, 호감이 있어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토킹하려던 것은 아니고 호감이 있었을 뿐 무서워할 줄은 몰랐다"고도 주장했다. A씨는 긴급응급조치 처분만 받은 후 귀가 조치됐다.
B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해당 사연을 남겼다. 이에 비슷한 수법의 스토킹을 당했다는 글들이 이어졌다. 온라인상에는 "저도 최근에 그런 일을 겪었다. 아저씨가 친구하자고 계속 비밀번호를 누르며 들어오려고 해서 경찰에 신고했지만 도망가 붙잡지 못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만난 적도 없는데 무슨 호감인가", "너무 소름 끼쳤을 것 같다" 등의 반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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