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비난할 생각 없고 그냥 답답하고 안타까워서 적는다.
침착맨 방송만 보는 게 아니라 나는 무조건 펄이 껴있어야 방송을 보던 사람으로 침펄의 조합을 굉장히 좋아하던 사람이다. ㅠㅠ 헬스할 때도, 설거지할 때도 잠깐 틈이 날 때도 침펄이름이 붙은 방송이라면 꼭 침방송 아니더라도 라꼰이든, 엠드로메다든 닥치는 대로 보던 사람... 누구보다도 사실이 아니길 빌고 빌었지만 이젠 아닌 거 같다.
나는 현재 n년차 초등교사고 주펄의 아들이 입급했던 학급과 같이
소위 통합학급이라는 걸 실제로 4번, 총 4년을 경험했다. 특수교사가 아닌 일반 담임이었다.
교사의 지도가 너무 과했다는 말들이 있는데
혹시 여기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이 계시다면 진짜 묻고 싶다.
정말 저 정도의 얘기도 한 적이 없는지,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본인이 육아에 참여를 하지 않은 건 아닌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야 한다.
교사든 부모든 아이를 기를 때 가장 쉬운 방법이 뭔지 아는가?
훈육하지 않는 거다.
"그러면 안돼, 나쁜 행동이야. 이러면 사람들이 싫어해, 친구를 사귈 수 없어."
라는 소위 '나쁜 말 '아이가 마음 아파할 수도 있는 말' '아이가 화날 수도 있는 말을 하지 않으면 된다.
애가 똥을 찍어먹든, 친구를 때리든, 교실 밖을 뛰쳐나가든
최소한의 조치만 취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거다
교사 입장에서는 더 나아가서
'내새끼 아닌데 내가 힘들여서 뭔가 설명하고 가르치고 훈육할 필요 있는가?"
1년 잘 데리고 있다가 보내버리자 하면 된다.
그 특수 선생님께서도 받아쓰기 가르치실 때 굳이 설명을 하지 않으셔도 됐다.
특수교실
(특수아동들만 소수로 모여있다. 보통 일반학급에서 주요과목 국영수 등을 가르칠 때 전혀 수업이 안되니 특수교실로 가서 해당 수준에 맞는 교육을 1:1로 배우게 된다.)
을 갑자기 뛰쳐나가려 했을 때도
교실 문을 잠가버리고 아무 설명없이 조용히 있거나, 못 나가게만 막았어도 된다.
아이에게 무언가 이해시키고 교육시키고 훈육시킬 필요가 없이 시간만 때워도 된다는 마인드면 말이다.
하지만, 뭔가 가르치려고 하고 변화하게 하려면 상황이 다르다.
부모로써도 느끼겠지만, 아이를 훈육하는 건 정말 지루하고도 고통스러운 싸움이다.
"하지 안되는 것"을 가르치는 과정의 연속이다.
교사 경력이 엄청 길지는 않지만 전학년을 다 경험하면서
나 스스로도 도덕과 규칙을 선천적으로 타고나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끔 깨달았다.
저학년으로 갈수록, 특히 저학년에서도 부모가 방치한 경우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다고 친구를 때리면 안된다.]
라는 정말 간단한 전제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손이 먼저 나가고 친구를 힘껏 밀치는 일이 다반사이다.
나야 편하게 지도하려면 쌍방 불러놓고 앞으로 이러면 안돼~ 사과해. 미안해.
시켜놓고 보내버리면 끝이지만,
아무죄없는 애기들을 보고 있으면 이따위로 지도해도 되나 싶은 죄책감에 온 힘을 쏟게 된다.
갑자기 친구를 밀치거나 때리면 소위 말하는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고성'을 지르기도 한다.
나는 교사니까, 소위 말하는 전문가니까 오은영 박사님처럼 모든 과정에서 최선의 방법으로 행동하면 좋겠지만
아이에게 짜증도 내고, 화도 내고, 속상해서 어쩔 땐 교실을 나서서 연구실에서 눈물도 흘린다.
한 번에 마법처럼 나의 지도로 고쳐지면 좋겠지만,
아이는 6년 내내 이러한 과정을 지키면서 도덕과 규칙, 사람이 하면 안될 일을 서서히 깨달아간다.
그 과정에서 선생님과 부모님은 갈리고 녹여가면서, 아이와 지난한 싸움과 협의를 거친다.
훈육 과정에서 아이는 부끄러움을 느끼게도 된다. 소위 말하는 수치심.
친구를 괴롭히거나 때리거나, 물건을 함부로하면 다른 사람들의 비난을 받고 부끄러울 수도 있다는 것을 배운다.
훈육을 하면 아이가 기분 나쁠 수 밖에 없다. 말 그대로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걸 배우는 게 교육이다.
그 과정에서 아이를 기분 나쁘게 할 수 있고, 아이가 부끄러울 수도 있고, 아이가 화가 날 말도 할 수 있다.
이게 아동학대라고 느낀다면 그래도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럴 때 마다 모두 아동학대범이라는 재판대 위에 오른다면
이 세상에는 누구도 아이를 가르칠 수 있는 부모도, 선생님도 없다.
자기 아이도 아닌데, 훈육에 대한 대가를 치뤄야 하는 선생님은 이제 아무도 지도하지 않을 거다.
실제로도 많은 사람들이 월급쟁이에 책임감이 없다라고 무시해도
많은 현직 교사들이 훈육에 손을 놓고
아이들과 부모가 듣기 좋은 소리만 하며 1년을 무사히 보내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