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사람 목숨 하나 달린 일이니까 좀 길어도 끝까지 봐주라 부탁할게!!!!!! 제발
내 동생은 조용한 ADHD, 의존성 성격장애, 공황장애, 우울증, 사회불안증 등등을 앓고있는..
그냥 솔직히 말해서 타고나길 나약한 사람이야
동생이 어릴 때부터 의존성 성격장애가 굉장히 심했고
특히나 나를 엄마처럼 생각하고 많이 집착했어
(무조건적으로 복종, 모든 일에 내 조언 구함, 스스로 문제 해결 못함, 나와 갈등 상황 생기면 울면서 빔)
내가 시켜서 저렇게 행동하는게 아니고 어릴 때부터 저랬어
우리 가족도 다 알아
그런데… 하필 우리 가족이 조손가정이야
특히 친할머니가 동생을 엄청 아끼셔(왜냐면 동생이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랑 엄청 닮음…)
때문에 유년기부터 청소년기까지 과잉보호, 오냐오냐식으로만 훈육해오셔서
안 그래도 의존성 강한 동생이 고3인 아직까지도 주변사람들에게 의지만 하면서 살아가고 있어..
문제는 동생이 중학교 들어가서부터였는데
중2병이었을까? 동생 고집이 엄~청 세졌어
원래도 셌지만 그 전까진 내 말에 무조건 복종했어서 얘가 선넘으면 내가 제지할 수 있었거든
그런데 그때부턴 나한테까지 반항하고 만약 내가 원하는 대로 안해주면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가서 땡깡부려(그럼 내가 혼나서 원하는대로 해주니깐)
근데 학교에선 다르지 왜냐면 그 나이땐 친구가 전부인데
얘가 너무 의존적이고 멍청해보이니깐 애들이 안 놀아줌ㅠ
그땐 나도 같은 학교여서 얘 입학했을 당시에는 아는 동생들한테 부탁해서 잘 좀 챙겨달라고 했는데
그래봤자 본인이 노력하지 않으면 소용없으니…
결국 왕따가 됌
왕따 우울증 오고 자퇴시켜달라고 난리쳐서
(할머니는 반대했지만)할아버지가 할머니 몰래 자퇴서 사인하고 오심
그 뒤로 집에만 있으니까 우울증이 극도로 심해져서
좀만 자기 맘에 안드는 상황이 생기면 자기 죽어버릴 거라고 옥상 난간에서 뛰어다님…
덕분에 경찰, 응급구조원 다 출동해서 우리 아파트 단지 사람들도 다 앎…
결국 정신병원 입원시킴
한 1년 있다가 퇴원하고 고등학교 입학했는데…
퇴원 후가 더 심해졌어
병원에서도 애를 얼마나 오냐오냐 했는지 자기 병명과 증상 들을 줄줄줄 외우고 다니면서 가족한테 피해주는 행동을 합리화 하고,
가족이 조금이라도 비위 안 맞춰주면 죽겠다고 협박,
아니면 정신 병원에서 받아왔던 약들 한번에 먹고 응급실 실려가기…
(이거땜에 입원비만 몇백을 날렸는지 모름 우리 가족 기초수급잔데)
난 중간쯤에 이건 아닌 걸 깨닫고 가족이 널 사랑하는 마음을 그런식으로 악용하는 건 아니라고 말했는데
막상 할머니, 할아버지는 동생 해달라는데로 다해주니까 나만 나쁜 사람되고 끝남
그런데 요즘들어 할머니도 동생 행동에 문제 있는 걸 깨닫고 이제 오냐오냐 훈육법에서 하루종일 잔소리 훈육법으로 바꾸심
당연히 엄청난 역효과를 불렀고 동생 또 죽겠다고 ㅈㄹ
결국 할머니랑 동생을 떼어놓을 수 밖에 없었음
동생이 내 말은 안 듣지만 심리적으로는 날 엄청나게 의지하고는 있어서 그냥 내 방에서 지내게 함
일단 동생 독립심을 키워주려면 우울증부터 치료해야할 것 같아서 우울증 환자 대하는 법 틈날때마다 공부해서 그대로 해 줌
(말 없이 들어주기, 난 네 편이라고 해주기 이런거 밥먹듯이)
이걸 계속 반복하니까 동생 증상도 많이 나아지고 나를 엄청 의지하더라고
어느정도 교육자로서의 신뢰가 쌓인 것 같아서 슬슬 독립심을 키워주고자 과제를 하나 줬는데
일주일동안 지각하지 않기를 과제로 줌
왜냐면 동생이 ADHD가 진짜 심각한 중증이라(의사 견해임) 시간관념이 ㅈㄴ 없음(질병지각이 일상임)
심지어 ADHD인 것도 얼마전에 내가 검사하러가자해서 판정받은거라 약 먹은지도 얼마안 됨
근데 얘가 증상이 너무 심한건지 그냥 머리에 문제가 있는건지 약효가 전!!!혀 없음
식욕부진 같은 약 부작용은 있는데
집중력에서는 효과가 전혀 안 보임 본인도 그렇게 느낌
의지없이 약만으로는 답이 없구나 싶어서
한번 혼자 힘으로 학교 일찍 가보라고 했는데
역시나 내가 깨워줘야 일어남
ㅈㄴ 답 없어서 병원가서 용량좀 늘려달라하는게
어떻냐니까 자길 정신병자 취급하는줄 앎..
(얘는 어릴 때부터 지적 듣는 걸 싫어했음 정확히는 스스로 변화하는 걸 극도로 무서워함)
하.. 근데 내가 재수생이라 공부를 해야함
우리 가족(특히 할머니)이 간섭이 엄청 심한편인데 내가 간섭에 극도로 예민해서 복합적인 이유로 걍 타지역에서 자취하기로함
동생은 자기도 같이 살자고 ㅈㄴ 징징징징
나도 이집에 동생만 두고 가면 얘가 진짜 병1신으로 클 것 같아서 고민 끝에 이렇게 말을 함
“동생아, 너는 이제 곧 성인이고 언니가 널 사랑하는 건 맞지만 결국 언니는 언니고 너는 너란다. 성인이 되면 네가 스스로 해야할 일이 아주 많아질텐데 지금부터라도 주변 사람들 도움 없이 스스로 독립하는 연습을 해보렴. 하지만 지금처럼 언니에게 니 인생을 맡기다시피 살아가면 너랑 같이 살 수는 없을 것 같다.”
(꼰대같으면 ㅈㅅ)
이런 식으로 말했는데 동생이 조어오온나 욺..
자긴 평생 이렇게 살아왔는데 언니가 갑자기 독립하라고 하면 자긴 어떡하냐고
할머닌 또 동생우니까 나한테 ㅈㄹ함
일단 상황이 너무 ㅈ같이 흘러가니까 대충 진정시키고 보류해뒀는데 요즘 내가 아침 일찍 독서실을 다녀서 동생을 못깨워줌
그니까 얘가 또 질병지각 루트를 타는거임..
담임은 맨날 할머니한테 전화오고
저따구로 살면서 나한테는 우리 자취할 집 인테리어 업체 부르자, 이사할 때는 청소 업체를 부르는 게 좋겠다 이딴 소리나 해댐
(그럴 돈은 없다니까 그동안 뭐했냐고 화냄 ㅅㅂ)
또 요즘 나를 의지하니까 자기 속마음 많이 말하는데
하는 말들이 죄다 좀만 힘들면 죽고싶다 살기 싫다 사람들이 안 맞춰줘서 짜증난다 어케 해야하냐 이지경
얘 하는 짓 보니까 지능문제가 아니라 현실감각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것 같아서 나는 그게 ADHD 문제라고 생각을 했음
그래서 얘한테 진지하게 약 용량을 좀 늘리고 너 스스로도 약효를 빌려서 집중해보려고 하고 현실을 직면할 수 있게 노력하라 그랬음(여기서부터 동생이 듣기 불편한 티냄)
그치만 나도 쌓인게 많았어서 조절 못하고 이어 말함
“솔직히 너랑 독립해서도 이런식으로 회피하고 의존하면서 살까봐 걱정돼.”
말 끝나기도 전에
동생 개빡쳐서 방에서 나감
나도 걍 독서실 가서 공부하는데 갑자기 동생한테 문자옴
(가린건 동생이랑 강아지 이름인데 동생이 예전에 강아지 학대한적이 있어서 저렇게 보낸 것 같애)
저 문자 봤을 땐 너무 혼란스러워서
일단 공부 좀만 더 하다가 집가서 대화하려고 함
근데 갑자기 전화옴
지금 지하철 역인데 나오래
어디가냐니까 오면 알려준대
오늘 안에 들어올거냐니까
“글쎄.. 떠날 수도 있어”
ㅇㅈㄹ
조카 지긋지긋해서 전화 끊고 문자보냄
저렇게 보내고 집에 오니까 할머니 할아버지가 경찰에 실종신고했더라
위치추적하니까 양화대교 ㅋㅋ
(내가 그날 아침에 양화대교 노래 열창했는데 영감 받았나봄)
결국 경찰이 데려옴
동생 오니까 할머니 할아버지 오열하면서 __안고 미안하다, 잘못했다 ㅇㅈㄹ
동생은 그러거나 말거나 나한테 조온나 화나서
“언니가 날 죽이는거야, 언니 때문에 죽고 싶어.”
이거땜에 가족들도 나한테 사과하라고 ㅈㄹ
그 뒤로 둘다 암말도 안 하고 있음
솔직히 동생이랑 가족 손절하고 걍 혼자 독립하고 싶음
근데 혹시라도 내가 정말 동생한테 큰 실수하고 있는 걸 수도 있으니까.. 그런거면 정말 안되잖아
너네가 볼 때는 어때?
나 진짜 이 문제 때문에 공부도 안돼고 미치겠어 도와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