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으로 구성된 조직이 국내에 다량의 필로폰을 밀반입해 유통하다 적발됐다.
이 조직은 앞서 강남 학원가를 중심으로 ‘마약음료’를 유통한 일당에게도 필로폰을 공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범죄단체조직죄 혐의로 총책 A씨(36) 등 중국인 4명을 구속하고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중간 판매책 B씨(50·중국교포) 등 21명을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구속자 중에는 현직 조직폭력배이자 여러 차례 마약을 투약하고 판매한 C씨도 포함됐다.
경찰은 하부 판매책과 투약자 등 52명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아울러 범죄 일당으로부터 시가 11억5000만원 상당인 필로폰 1.65㎏(5만5000여명분)과 마약대금 5700만원을 압수하고 판매수익금으로 구매한 고급외제차 등 9825만원 상당의 물품을 기소 전 추징보전했다.
A씨 등은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중국으로부터 밀반입된 필로폰 2.5㎏(8만3000여명분)을 서울과 인천, 경기도 등 수도권 일대에 던지기 수법으로 공급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A씨는 지난 3월 25일 서울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일당에게도 필로폰을 공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 조직의 정점은 아직 붙잡히지 않은 중국 내 총책 D씨라고 보고 있다.
중국인 D씨는 과거 국내에 마약을 대규모로 유통하다가 2018년 구속돼 실형을 산 뒤 지난해 중순 중국으로 추방됐다.
국내로 들어올 수 없게 된 D씨는 마약 유통을 계속하기 위해 중국 현지에서 A씨 등 4명을 포섭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필로폰 공급과 운반, 판매 등 역할을 분담하고 임대한 오피스텔에 ‘마약 창고’를 만드는 등 조직체계를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D씨는 지난 3월 A씨에게 중국 채팅앱(위챗)으로 지시를 내려 충남 아산에서 캐리어에 담긴 대량의 필로폰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 등은 전달받은 필로폰을 B씨 등 36명의 중간 판매책을 통해 유통했는데, 구매자는 소수의 중국교포를 제외하고 대부분 한국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투약자들도 대부분 한국인이었다.
특히 B씨는 A씨로부터 전달받은 필로폰 1㎏가량을 검정 비닐봉지에 담아 대낮 서울 도심에서 다른 판매책에게 대면 판매하는 등 대범한 수법으로 마약을 유통했다.
경찰은 중국 현지에 있는 D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해 뒤를 쫓고 있다.
오주환 기자(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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