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피프티 피프티 사태와 관련 더기버스 측이 '멤버를 강탈하려는 외부 세력이 있었다'는 소속사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의 주장을 거듭 반박했다. 안성일 더기버스 대표는 워너뮤직코리아로부터 레이블 딜을 제안받아 이를 전홍준 대표에게 빠짐없이 전달했다는 입장이다.
더기버스는 12일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는 더기버스가 워너뮤직코리아로부터 제안받은 레이블 딜을 사전에 승인하고 수시로 추진 상황을 보고 받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전홍준 대표는 워너뮤직코리아 윤 모 전무와의 녹취록을 공개했던 바 있다. 해당 녹취 파일에서 윤 전무는 전 대표에게 확인할 게 있다면서 "안성일 대표한테는 전에 바이아웃을 하는 걸로 저희가 200억 제안을 한 게 있다"고 운을 뗐다.
이에 전 대표가 "못 들어봤다"고 답하자, 윤 전무는 "못 들어봤다고요?"라며 화들짝 놀랐다. 전 대표가 "바이아웃이 무엇이냐"고 묻자 윤 전무는 "보통 표현으로 하면 아이들을 다 인수하고 이런 식으로 말씀을 드린 거"라고 설명했다. 이에 전 대표는 "아니, 아니요"라고 말했다.
더기버스는 해당 녹취록에 담긴 통화 이전에 전홍준 대표가 먼저 해외로부터 선급 등의 투자 유치에 대해 안성일 대표에게 문의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안성일 대표는 방법을 모색하던 중 워너뮤직코리아와 레이블 딜에 대해 제안받은 내용을 전홍준 대표에게 전달, 이후 워너뮤직코리아와 전홍준 대표 간의 대화가 이어지는 순서"라고 했다.
전홍준 대표와 안성일 대표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전홍준 대표는 지난해 12월 19일 부족한 자금난 해결을 위해 미국 쪽에서 선급금 등의 투자 유치에 대해 문의했다. 이에 안성일 대표는 2023년 2월 22일부터 2023년 3월까지 레이블 딜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3월 8일 안 대표는 전 대표에게 '레이블쪽 먼저 딜 봐야 한다. 4월은 직배 레이블 정리하고 어차피 자금 들어오면 녹는 구조라 자세한 건 정리되고 뵙고 말씀드리겠다'고 카톡을 보냈다. 그러자 전 대표는 '네 안 박사님'이라고 답했다.
4월 10일에는 워너뮤직글로벌 및 워너뮤직코리아와 레이블 시스템에 대해 상의했다. 안 대표는 '오늘 워너뮤직글로벌과 국내 코리아와 레이블 시스템에 대해 논의했고 효과적인 로컬화 전략에 대해 각자 생각하는 방법들 주중에 더 컨퍼런스 하기로 했다. 관련해 더 고도화시킨 후 따로 보고 드리겠다'고 했다. 그러자 전 대표는 '구조를 잘 짜야 될 텐데'라고 답장했다.
양측이 이견을 보이기 시작한 건 지난 4월 22일. 당시 전 대표는 레이블 딜이 아닌 선급유통투자 및 직상장 방식을 희망했고, 이에 안 대표는 '직상장은 때가 되면 하는 거고 그게 목표가 아니기에 그리신 대로 가라. 결국 대표님 선택'이라고 말했다.
더기버스는 "안성일 대표는 피프티 피프티 앨범 제작 기간 동안 극심한 스트레스와 고통에 시달렸다. 전홍준 대표가 유통사 인터파크로부터 받은 선급금을 제작비에 제때 투입하지 않았고, 약속된 시기에 자금이 집행되지 않아 파트너사에게 제작비 지급이 연체·체납되어 결국 데뷔까지 늦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많은 파트너사(방송, 마케팅팀, 해외홍보, 플랫폼사, 스타일리스트, 헤어메이크업, 안무팀 등등)가 유기적으로 협업해야 하는 걸그룹의 앨범 제작 현실에 비추어 제작비의 불확실성은 큰 위험일 수밖에 없다. 또한 어트랙트 구조상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직배사 레이블과의 협업은 해외 업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더기버스는 "음반의 효율적인 제작 및 아티스트의 활동과 어트랙트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더기버스는 전홍준 대표에게 제안해 승인받은 레이블 딜을 워너뮤직코리아에게 전달했다"면서 앞선 녹취록에 등장한 '바이아웃'이라는 단어에 대해 "지분인수 투자를 말하는데 레이블 딜의 일종이다. 안성일 대표는 레이블 딜이라는 표현을 썼을 분 바이아웃이라는 단어를 쓴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홍준 대표는 안성일 대표에게 투자유치를 중재하도록 지속해서 요청해왔었기 때문에 레이블 딜이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었다"며 "더기버스는 중간에서 연결하고 도와주는 브리지 역할에 충실했다"고 주장했다.
해외 투자나 레이블 딜에 대해 논의하던 전 대표가 '큐피드'의 성공 이후 이를 거절하고 선급유통투자 방식을 고수했다고 주장하며 "레이블 딜에 대해서는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했던 내용은 허위 사실이다. 안성일 대표가 전홍준 대표의 승인 없이 독단적으로 진행하고 있었다는 주장도 허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선급유통투자나 레이블 딜은 안성일 대표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계약 당사자인 소속사 어트랙트만이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전홍준 대표와 소속사, 아티스트를 위해 좋은 환경을 제안한 안성일 대표와 더기버스가 불순한 배후세력으로 몰리는 부분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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