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팝가수 브루노 마스가 9년 만에 내한공연을 했지만, 몰지각한 연예인들 때문에 '레전드 공연'에 먹칠만 하고 말았다. 연예인들에게 명당을 몰아준 탓에 '연예인 특혜' 논란에 휩싸인 것도 모자라 연예인들이 지각하느라 본 공연의 시작이 딜레이 됐다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브루노 마스의 공연이 끝난 다음 날인 19일 온라인 커뮤니티 곳곳에선 관객들의 원성이 줄을 이었다. 일반 관객들은 힘들게 티켓팅을 해서 겨우 브루노 마스의 공연을 볼 수 있었지만, 상당수의 연예인들은 이른바 '명당'인 무대 가까운 자리에서 브루노 마스의 공연을 관람했다는 것. 한 관객은 무대와 전광판이 전혀 보이지 않는 벽 뷰 좌석에 앉았다며 "공연을 볼수가 없었다"라면서 환불을 원하는 목소리도 냈다.
브루노 마스는 지난 17일과 18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7 브루노 마스'를 개최, 이틀간 약 10만 명의 한국 관객과 만났다. 브루노 마스는 '제 2의 마이클 잭슨'이란 수식어와 함께 현존하는 팝 가수 중 압도적인 글로벌 인기를 자랑하던 바. 한국 관객들 역시 9년 만에 내한한 브루노 마스 공연에 티켓팅 때부터 열광했다.
지난 4월 현대카드 회원 대상으로 진행된 선예매 티켓은 30분 만에 전식이 매진됐다. 가장 비싼 좌석이 25만원, 가장 저렴한 좌석은 7만7000원에 판매됐다. 그러나 8연석 좌석을 1억 8천만 원에 판매하는 거래글이 등장하는가 하면, 기본 수십만 원, 수백만 원 이상을 요구하는 암표상이 등장해 먼저 논란이 됐다.
그만큼 브루노 마스의 공연은 관객들이 역대급으로 염원하던 공연이었는데, 연예인들은 상당수가 공짜 초대권을 받아서 특혜를 누렸으니 관객들이 분노할 만했다. 콜드플레이 내한 때와 또 달리, 브루노 마스 공연은 연예인 초대석이 스탠딩이 아닌 앉는 좌석이어서 더 '특혜석'으로 보였다. 비연예인은 피터지게 싸워서 티켓을 겨우 쟁취해도 '벽뷰'를 보는 꼴인데, '벼슬'이라도 된 것 같은 연예인 상석의 구도가 '현대판 신분제'를 뼈저리게 느끼게도 했다. 가뜩이나 '빈부격차'에 민감한 요즘 시대에 이런 논란은 큰 씁쓸함을 넘어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또 초대권을 받은 연예인들 중에서도 다수가 본 공연 시작 시간인 8시 이후에 등장해 공연 시작이 8분 가량이나 지체됐단 얘기도 나오고 있다. 연예인들이 경호원의 호위를 받으며 여유롭게 공연장에 입장했단 목격담도 많이 나오고 있다. 전전긍긍한 건 비싼 돈을 주고 온 비연예인 관람객들이었다. 이 같은 사태에 브루노 마스 공연을 초대권으로 다녀온 것으로 보이는 연예인들의 팬들은 "우리 연예인이 비호감으로 보일 지경"이라며 탄식했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7 브루노 마스'는 지난 2017년 열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2 콜드플레이(Coldplay)'에 이은 2번째 10만 명 규모의 콘서트로서 첫째날 공연이 45분, 둘째날 공연은 25분 만에 전석이 매진됐고 이틀 최고 동시접속자는 116만 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7년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2 콜드플레이(Coldplay)' 선예매 동시 접속자 55만명의 두 배에 달했다.
'연예인 특혜' 논란에 현대카드 관계자는 "연예인 방문과 관련해 해당 좌석은 공연 시 통상적으로 아티스트가 직접 초청하는 가족, 친구, 뮤지션 등 지인을 위한 초대권을 받은 연예인이 방문한 경우와 연예인 소속사에서 구매한 티켓으로 연예인이 방문한 경우에 해당되며 현대카드가 별도 연예인을 초청하지는 않는다"라고 밝혔다. 시야제한석의 환불에 대해서는 "공연기획사에서 해당 고객에게 직접 연락 후 환불 조치 예정"이라고 했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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