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는 결코 끼니를 챙겨먹을 수 없는 생후 20개월(2세) 아들을 사흘간 집에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에 대한 2차 공판이 16일 열렸다.
공판 과정에선 아이가 숨진 여성의 자택에서 ‘빈 소주병 30개’가 발견됐다는 사실이 새롭게 공개됐다.
이날 인천지법 형사15부(류호중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2차 공판에서 검찰은 A씨(24·여)의 아들 B군(2)이 숨졌을 당시 모습과 자택 사진을 공개했다.
A씨는 지난 1월30일 오후부터 지난 2월2일 새벽까지 사흘간 인천시 미추홀구 빌라에서 아들인 B군을 방에 혼자 두고 외박해 살해한 혐의(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등)로 구속 기소됐다.
발견 당시 B군은 상의만 입은 채 천장을 본 상태로 숨져 있었고, 얼굴과 목 주변에는 구토한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있었다. 또한 사망한 지 시간이 꽤 흘러 얼굴과 몸 부위 변색이 시작된 상태였다.
B군은 사망 당시 키 75㎝, 몸무게 7㎏로 또래 평균보다 발육도 매우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당시 주거지 상황을 보면 거실에 30병가량의 빈 소주병이 있었고 밥솥에는 누렇게 변한 밥이 있어 위생적으로 좋지 않아 보인다”면서 “냉장고 상태도 참혹했고 싱크대에는 전혀 정리되지 않은 설거짓거리가 가득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아과 전문의 소견으로도 또래 평균보다 발육이 좋지 않은 B군은 62시간 넘게 극한 상황에서 버틸 체력이 없었다”면서 “아이를 장기간 방치했을 때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는 피고인 진술로 미뤄봤을 때 미필적 고의는 인정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B군은 탈수와 영양결핍으로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혼자서는 음식을 제대로 챙겨 먹을 수 없는 생후 20개월이었던 B군 시신 옆에는 김을 싼 밥 한 공기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최근 1년간 60차례나 아들을 혼자 집에 두고 상습적으로 집을 비운 것으로 조사됐다. B군이 홀로 방치된 시간만 총 544시간가량 된다.
B군은 1년간 제대로 분유나 이유식을 먹지 못해 또래보다 성장이 느렸으며, 출생 후 필수 예방접종이나 영유아건강검진은 단 한 번도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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