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경찰·검찰 460명 설문조사 결과
남녀평등의식, 남성이 여성보다 낮아
경찰 2명 중 1명 '온정적 성차별 인식' 심각
성폭력·성매매 통념 높을수록 '2차 가해' 많아
"성평등 인식 저조한 집단에 특화 교육 해야"
https://img.theqoo.net/aMLtot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현직 경찰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성범죄 증거로 제출된 영상 등을 보며 성적 흥분을 느꼈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전부터 성범죄 피해자가 수사·재판 과정에서 경찰이나 검찰 등에 의해 2차 피해를 겪었다는 증언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국가인권위원회 연구 결과, 실제로 형사사법분야 법집행 공무원의 성인지 감수성이 평균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는 결과가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1일 오후 서울 중구에서 '형사사법분야 법집행 공무원 성인지 조사 및 젠더폭력 관련 판례분석 실태조사 결과보고 및 정책토론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여성청소년과 소속 경찰 수사관 293명과 여성아동범죄부 소속 검사 및 수사관 167명, 총 4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판사는 설문에 응답하지 않아 제외됐으며, 판례분석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이뤄졌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윤정숙 선임연구위원은 조사 결과 "성인지 감수성이 평균에 못 미치는 비율이 꽤 높다"고 말했다.
남녀평등의식은 대체로 남성(86.5점)이 여성(99.1점)보다 낮았다. 연령대에서는 50대 이상이 가장 낮았고, 직급이 올라갈수록 낮아졌다. 특히 '여성권리 요구에 대한 태도' 문항이 다른 요인에 비해 가장 낮게 나타났는데, 윤 연구위원은 "이미 여성을 위한 제도와 정책이 충분함에도 여성이 권리를 지나치게 주장한다고 여기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남녀평등의식은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평균적으로 상위그룹에 속했다. 윤 연구위원은 "이는 공공기관 성평등 교육 관련 정책 및 교육의 효과일 것으로 추정된다. 공무원에게 공익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사실 이는 당연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조사결과 경찰 2명 중 1명은 '온정적 성차별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온정적 성차별 인식은 여성을 보호해야할 존재로만 인식하거나 여성은 세심하고 남성은 대담하다는 등의 편견을 말한다.
윤 연구위원은 "조사 집단에서 온정적 성차별 인식이 일반인 집단에 비해 높은 사람이 47.8%였다"며 "특히 경찰은 52.6%, 검찰은 39.5%로 나타나, 경찰 집단이 더 높은 온정적 성차별 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온정적 성차별 인식은 그 자체로 폭력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최란 부소장은 "(온정적 성차별 인식에 대한 질문 중) '여성의 사랑을 얻은 남자가 진정한 남자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은 스토킹 가해자들의 서사다. '여자가 자녀를 키우고 집안일을 돌볼 능력이 있다'와 같은 것도 직장 내 성희롱이나 성차별의 주된 내용이다"고 지적했다.
또, 4대폭력(성희롱, 가정폭력, 성매매, 성폭력)에 대한 통념이 높을수록 경찰 및 검찰의 '이차피해(유발) 수사행동'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부소장은 "4대폭력에 대한 이런 인식도 피해자의 진술을 왜곡하거나 진술 자체를 믿지 않게 하는 데 영향을 많이 미친다. 상담소의 작년 상담 통계를 보면, 불송치 처분 통지를 받은 경우 그 이유가 '피해자다움' 등 성폭력에 관한 통념에 근거한 비율이 32.4%로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피해자에 대한 이해 부족이 '2차 가해'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된다.
남녀평등의식, 남성이 여성보다 낮아
경찰 2명 중 1명 '온정적 성차별 인식' 심각
성폭력·성매매 통념 높을수록 '2차 가해' 많아
"성평등 인식 저조한 집단에 특화 교육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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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현직 경찰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성범죄 증거로 제출된 영상 등을 보며 성적 흥분을 느꼈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전부터 성범죄 피해자가 수사·재판 과정에서 경찰이나 검찰 등에 의해 2차 피해를 겪었다는 증언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국가인권위원회 연구 결과, 실제로 형사사법분야 법집행 공무원의 성인지 감수성이 평균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는 결과가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1일 오후 서울 중구에서 '형사사법분야 법집행 공무원 성인지 조사 및 젠더폭력 관련 판례분석 실태조사 결과보고 및 정책토론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여성청소년과 소속 경찰 수사관 293명과 여성아동범죄부 소속 검사 및 수사관 167명, 총 4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판사는 설문에 응답하지 않아 제외됐으며, 판례분석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이뤄졌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윤정숙 선임연구위원은 조사 결과 "성인지 감수성이 평균에 못 미치는 비율이 꽤 높다"고 말했다.
남녀평등의식은 대체로 남성(86.5점)이 여성(99.1점)보다 낮았다. 연령대에서는 50대 이상이 가장 낮았고, 직급이 올라갈수록 낮아졌다. 특히 '여성권리 요구에 대한 태도' 문항이 다른 요인에 비해 가장 낮게 나타났는데, 윤 연구위원은 "이미 여성을 위한 제도와 정책이 충분함에도 여성이 권리를 지나치게 주장한다고 여기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남녀평등의식은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평균적으로 상위그룹에 속했다. 윤 연구위원은 "이는 공공기관 성평등 교육 관련 정책 및 교육의 효과일 것으로 추정된다. 공무원에게 공익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사실 이는 당연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조사결과 경찰 2명 중 1명은 '온정적 성차별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온정적 성차별 인식은 여성을 보호해야할 존재로만 인식하거나 여성은 세심하고 남성은 대담하다는 등의 편견을 말한다.
윤 연구위원은 "조사 집단에서 온정적 성차별 인식이 일반인 집단에 비해 높은 사람이 47.8%였다"며 "특히 경찰은 52.6%, 검찰은 39.5%로 나타나, 경찰 집단이 더 높은 온정적 성차별 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온정적 성차별 인식은 그 자체로 폭력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최란 부소장은 "(온정적 성차별 인식에 대한 질문 중) '여성의 사랑을 얻은 남자가 진정한 남자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은 스토킹 가해자들의 서사다. '여자가 자녀를 키우고 집안일을 돌볼 능력이 있다'와 같은 것도 직장 내 성희롱이나 성차별의 주된 내용이다"고 지적했다.
또, 4대폭력(성희롱, 가정폭력, 성매매, 성폭력)에 대한 통념이 높을수록 경찰 및 검찰의 '이차피해(유발) 수사행동'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부소장은 "4대폭력에 대한 이런 인식도 피해자의 진술을 왜곡하거나 진술 자체를 믿지 않게 하는 데 영향을 많이 미친다. 상담소의 작년 상담 통계를 보면, 불송치 처분 통지를 받은 경우 그 이유가 '피해자다움' 등 성폭력에 관한 통념에 근거한 비율이 32.4%로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피해자에 대한 이해 부족이 '2차 가해'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