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정보 작은 행동 꾸준히 쌓아갈 때 마음 단단해져 (연초에 올린 글 끌올)
61,288 368
2023.04.29 06:54
61,288 368
[김병수의마음치유] 시시한 새해 목표

팔굽혀펴기 5번… 10분 산책… 반복이 중요
작은 행동 꾸준히 쌓아갈 때 마음 단단해져


“새해 목표가 뭐예요?” 상담 말미에 환자에게 물었더니 “선생님은 어떤 걸 이루고 싶으세요?”라고 되물어왔다. 예전엔 거창한 계획을 세운 적도 있었는데 되돌아보면 크게 잡은 것일수록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올해엔 대단한 걸 이뤄야지”라고 마음먹진 않는다.

우선 꾸준히 할 일 하나를 정한다. 매일 하면 좋지만 그렇게 할 수 없더라도 최대한 거르지 않고 반복하고 싶은 목표를 세운다. 사소한 것이라도 상관없다. 기상하면 곧바로 팔 굽혀 펴기를 5번 한다든가 밥 먹기 전에 “감사합니다”라고 짧게 기도하는 것이면 충분하다. “반복하고 또 반복”하는 게 중요하다. 성취감은 목표를 달성해야만 느낄 수 있는 게 아니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을 때 따라오는 느낌이 성취감이다. 하루하루 쌓인 실천이 모였을 때 시나브로 변하는 게 사람이다.

낙담했다가도 시간이 흐르면서 마음이 단단해지는 이들을 지켜보면 그들은 작은 행동을 꾸준히 쌓아간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우울증을 잘 이겨내는 사람일수록 일어나자마자 좋아하는 책을 읽고, 날씨 탓하며 이불 속에 있지 않고 정해진 시간에 산책을 한다. 대단한 행동으로 나아지는 게 아니다. 생각을 고쳐먹고 마음을 다잡는 것만으로 마음은 성장하지 않는다.

두세 개씩 목표를 세우고, 그것도 짧은 시간에 이루려고 하면 백발백중 실패한다. 올해엔 담배도 끊고 살도 빼고 근육도 키우겠다고 한꺼번에 달려들면 금방 지친다. 스트레스 받으면 유혹을 이기는 힘이 약해진다. 얼마 안 가서 단 것이 당기고 담배 생각이 간절해질 거다.

지금이라도 새해 목표를 만들 요량이면 거창한 건 접어두고 시시한 계획을 세우라. “올해는 책 한 권을 쓰겠다”가 아니라 “매일 딱 한 문장만 쓰겠다”로 정해보라. “고작 한 문장은 너무 시시하잖아! 매일 A4용지 한 장쯤은 써야지!”라고 마음먹었다면 연말에 달성 못할 가능성이 매우 매우 높다. 물론 잘 지키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그렇게 못한다. 다시 말하지만 새해 목표는 시시하게 잡아서 1월부터 12월까지 유지하는 게 훨씬 낫다.

수험생들에게 목표가 뭐냐, 라고 물으면 수능 성적을 몇 점까지 올리고, 명문 대학에 들어가고 싶다, 라는 식의 대답을 한다. 물론 이런 목표도 중요하다. 그런데 어떤 기준점에 도달하는 성취 목표가 아니라 인생의 지침이 되는 가치 목표도 생각해보면 좋겠다.

넓은 바다에서 배를 몰고 있다면 “내일은 제주도에 도착할 거야”라는 게 성취 목표다. “컴컴한 밤하늘에 보이는 북두칠성을 따라가겠다”처럼 영원히 도달할 수는 없지만 선택의 기로에서 길잡이가 되어주고 어떤 태도로 살아갈지를 알려주는 것이 가치 목표다.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다”거나 “열정적으로 살고 싶다”일 수도 있고 “넓고 깊게 세상을 경험하고 싶다”도 괜찮다. “특별한 나만의 개성을 갖고 싶다”도 좋다.

그렇지 않아도 목표 과잉인 세상을 살아가느라 고달픈데 괜한 계획 세워서 자신을 들볶지 말고 올해는 무계획을 계획으로 삼아보라고 조언하는 이도 더러 있던데, 내 생각에는 그래도 목표는 없는 것보단 무엇이든 있는 게 나은 것 같다. 달성 여부와 상관없이 꿈을 가슴에 품고 있다는 그 자체가 소중하다. 미래에 달라진 자기 모습을 상상해보면 팍팍한 현실을 이겨낼 힘이 솟아나기 때문이다.

김병수 정신건강 전문의


출처 https://naver.me/GFeRphFW
목록 스크랩 (272)
댓글 36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닥터벨머X더쿠 븉방 이벤트💙] 올여름 인생 #겉보속촉 '오일페이퍼 비건 선쿠션' 체험 이벤트 258 00:08 6,003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570,229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5,402,23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803,063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주의] 16.05.21 23,066,024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7 21.08.23 3,931,45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4 20.09.29 2,834,82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83 20.05.17 3,519,795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65 20.04.30 4,077,45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538,107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44260 이슈 아무래도 눅눅파인 거 같은 반려견 11:55 30
2444259 유머 [MCU] <데드풀 & 울버린>이 제작되게된 비하인드.jpg 11:51 218
2444258 이슈 부자들이 많이 이민 들어오는 국가와 많이 이민 나가는 국가 10개 4 11:51 526
2444257 이슈 문해력이 떨어지는 요즘 학부모의 사례들 11 11:50 840
2444256 이슈 가사에 김치싸대기 등장하는 에픽하이 새 앨범 수록곡 11:50 137
2444255 이슈 유튜브 인동 1위인 짐종국 레드벨벳편 7 11:47 809
2444254 이슈 [MLB] 올해 최고의 City Connect 유니폼을 입은 MLB 팀은 어디인가요? 7 11:45 205
2444253 이슈 “돈 뜯어내려는 파렴치한이 됐다”...손웅정감독 사건 피해아동 학부모 방송인터뷰 82 11:43 4,938
2444252 이슈 한국사 최고의 혐관애증 커플로 손꼽히는 왕과 왕후 32 11:41 2,729
2444251 이슈 오늘 오후1시에 데뷔한다는 하이브 미국 걸그룹 8 11:40 1,491
2444250 이슈 당신은 유대인이 아니야! 당신은 나치야! 아우슈비츠에나 가버려! 7 11:40 852
2444249 이슈 여행하다가 유쾌한 동호회 아저씨들을 만난 일본인유튜버 38 11:39 2,242
2444248 이슈 목소리를 악기처럼 신기하게 컨트롤 하는 인피니트 성규 2 11:38 347
2444247 이슈 실존인물 ai돌린 거 같은 하이브 버츄얼 여돌 홍보 109 11:37 6,933
2444246 기사/뉴스 “코인으로 날렸다”…학부모·학생 돈 9천만원 가로챈 30대 교사 6 11:36 742
2444245 이슈 하이브 버추얼 그룹 신디에잇 발표에 황당해하고 있는 또 다른 그룹 팬덤 50 11:35 3,007
2444244 이슈 손아카데미 출신 유일한 국가대표.jpg 6 11:34 3,638
2444243 기사/뉴스 라이즈 팬콘 투어 피날레, 선예매로 2회차 전석 매진 27 11:33 720
2444242 이슈 한문철 블랙박스 리뷰에 나와야되는 거아니냐는 영상 11 11:33 990
2444241 이슈 [단독] 전국 의대교수, 7월 26일 동시 휴진…8월에도 휴진 가능성 9 11:32 6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