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단독]2개월 만남에 3년의 악몽…나은씨는 그렇게 무너져갔다
86,069 222
2023.04.26 09:09
86,069 222
https://img.theqoo.net/Tefehy

“○○아, 누나가 하고 있는 재판이 있어. 니가 챙겨야 해.” “끝까지 단죄하는 걸 네가 봐야 해. 그게 누나 유지야.” “또 뭐 있지. 정신 더 희미해지기 전에 말해야 하는데.” “죽어서라도 잠자고 싶어. 항상 피곤했어.”

권나은씨(33)는 지난 2월27일 오후 9시부터 30여분간 동생에게 이같은 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를 20여개 남겼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과다 복용해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이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나은씨는 다음날 새벽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지금까지 의식을 못찾고 있다.

https://img.theqoo.net/AdBrPg

나은씨는 인터넷 방송인(BJ) A씨와 2020년 2월부터 4월까지 교제했다. A씨는 금융·투자 분야 BJ로, 누적 시청자 수는 316만9983명에 이른다. 주식·가상화폐 투자에 관심이 많았던 나은씨는 관련 방송을 찾아보거나 직접 1인 방송을 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A씨를 알게 됐고, 약 2개월간 짧은 만남을 가졌다.

https://img.theqoo.net/MyGWAh

경향신문이 입수한 검찰 공소장과 1심 판결문을 보면 A씨는 나은씨로부터 결별 통보를 받자 교제를 강요했고, 이를 거절당하자 나은씨의 사생활을 시청자들에게 알리겠다는 ‘폭로 협박’을 시작했다.

“중대발표 방송공지.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모든 내용 다 말씀드릴게요. 속시원하게 말씀드립니다. 5월1일 저녁 8시에 뵐게요.” “상상 이상을 보여드릴테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A씨의 폭로 예고는 인터넷 개인방송과 방송 공지게시판, 시청자들이 모인 오픈 카카오톡 대화방을 오가며 이어졌다.

A씨는 2020년 5월1일 방송에서 “벌금 화끈하게 내고 모든 걸 다 공개하겠다”며 나은씨의 개인 소지품과 속옷 등을 카메라 앞에 꺼내 보였다. 나은씨에게는 카톡으로 만남을 강요했다. 나은씨가 “내 입장은 바뀌지 않아. 다시 사귈 생각은 없어”라고 답장하자 “이거 변할 순 없어?”라고 되물었다.

https://img.theqoo.net/vUtgaU

A씨의 협박은 개인방송 채널과 오픈 대화방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는 나은씨가 대기업 홍보팀에서 근무 중이란 사실을 협박에 이용했다. 폭로 방송 직후 A씨는 약 30개 언론사 기자들에게 ‘모 인터넷 방송 방송자 겸 OO사 홍보실 직원 권나은이 데이트폭력을 행사하고 허위로 명예훼손 고소를 했다’는 내용의 e메일을 보냈다.

나은씨가 다니는 회사 윤리경영실 제보 게시판에는 ‘연인관계였던 권나은으로부터 욕설과 무시로 정서적인 학대를 받아 데이트폭력을 당했고, 권나은이 자신을 만날 때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 같으니 카드사용 내역을 조사해 달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A씨의 교제 요구와 협박은 같은 달 18일까지 수십회 지속됐다.

https://img.theqoo.net/LuDHui
https://img.theqoo.net/WJZPAo

검찰은 2021년 4월 A씨를 정보통신망법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강요미수,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당시엔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되지 않아 이에 대한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2년간 이어진 소송의 결론은 집행유예였다. 인천지방법원 형사16단독 권형관 판사는 지난 2월1일 A씨에게 적용된 모든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겪은 정신적 고통이 상당했다”면서도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https://img.theqoo.net/rIgyaW

나은씨는 판결에 크게 상심했다. 나은씨는 선고 당일 회사 상사에게 보낸 문자에서 “피고의 아내가 임신 중인 점 등이 고려돼 검사가 구형한 징역 3년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로 결정이 됐다”며 “3년 동안 스트레스로 건강도 돌보지 못한 채 외딴 섬에 갇혀 지냈는데 제 고통에 비해 처벌이 낮아서, 그리고 법의 심판대 앞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가해자가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 오늘은 상처가 너무 크다”고 했다. A씨는 사건 이후 결혼해 가정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나은씨의 가족은 A씨가 1심 선고 6일 뒤 항소장을 제출하면서 나은씨의 우울증과 불면증이 악화했다고 했다. 나은씨의 모친은 “A씨가 집행유예를 받은 것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는데, 죄를 인정하지 않고 항소까지 했다는 사실에 나은이가 많이 힘들어했다”며 “이후 잠을 못 자서 힘들다는 말을 더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은이가 ‘그 사람 감옥 안 가면 죽어버릴거야’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현실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눈물을 흘렸다.

https://img.theqoo.net/ziyqlR

A씨 측은 항소 이유서에서 “공소사실 내용을 보면 피고인이 마치 자신의 방송 시청자들에게 피해자의 사생활에 관한 것들을 폭로하겠다고 예고방송을 하며 그것을 빌미로 피해자에게 다시 만나줄 것, 고소를 취하할 것을 종용한 것처럼 진술돼 있으나 이는 앞뒤 사정을 생략하고 여러 가지 맥락에서 한 발언들을 이어붙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청자들에게 우습게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에 거친 단어를 사용하고 가만두지 않겠다는 허풍을 떤 것은 사실이나 처음에 예고한 것처럼 어마어마하게 폭로를 한 것은 전혀 없다”며 “헤어진 연인에 대한 연민과 미련이 남아 걱정하는 내용으로 연락했고 그나마도 피해자가 답변이 없자 금방 그만뒀다”고 했다.

https://img.theqoo.net/PJkHWH

(중략)

https://img.theqoo.net/mhjnUQ

가족은 살던 집을 내놓고 오는 5월 요양병원 100m 거리 아파트로 이사한다. 부동산 계약도 마쳤다. 아버지 권영우씨는 “우리 사회에 정의라는 것이 무너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젊은 나이에 3년이란 시간을 범죄 피해를 인정받기 위해 쏟아부었어요. 소송이 길어질수록 아이가 더 깊은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는데, 결국 이렇게 됐습니다.” 아버지는 딸 대신 소송을 이어가기 위해 성년후견인 신청을 했다.

(이하생략)

https://naver.me/FNl4OKIj
목록 스크랩 (0)
댓글 22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마침내 밝혀지는 괴도 키드의 진실!? 영화 <명탐정 코난: 100만 달러의 펜타그램> 예매권 증정 이벤트 777 07.08 18,487
공지 더쿠 이미지 서버 gif -> 동영상 변환 기능 적용 07.05 104,478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1,244,081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928,742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5,974,55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2,216,494
공지 [필독]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16.05.21 23,472,09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9 21.08.23 4,014,94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5 20.09.29 2,965,43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85 20.05.17 3,601,56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69 20.04.30 4,161,60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639,615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50931 이슈 블랙핑크 제니 실내흡연 논란…담배연기 스태프 얼굴에 뿜었나? 07:41 62
2450930 정보 2024년 현재까지 스포티파이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K-Pop 아티스트 07:40 166
2450929 이슈 용준형과 결혼하는데…현아·던, 스킨십 사진 그대로 "헤어져도 추억" [엑's 이슈] 5 07:37 901
2450928 기사/뉴스 "시험출제 부담" 경남 고교교사 SNS에 토로하다 문제 노출…학생들 재시험 7 07:37 328
2450927 기사/뉴스 블랙핑크 제니, 실내서 흡연을?…스태프 얼굴에 연기를 '후'[SC이슈] 21 07:34 1,296
2450926 이슈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속편에 메릴 스트립 복귀 12 07:33 429
2450925 기사/뉴스 빌라 부녀 습격 가해자, '반려견 악취'로 갈등 정황 7 07:30 781
2450924 기사/뉴스 '출소' 정준영 프랑스 목격담…“술집서 女 꼬시며 한식당 열거라고..” 13 07:26 1,281
2450923 기사/뉴스 백종원 '이름빨'은 3년…가맹점 문 닫을 때 본사 매출은 '쑤욱' 8 07:20 1,397
2450922 이슈 신체 나이 36세 라는 94세 일본 할머니 ㄷㄷㄷ 16 07:18 2,923
2450921 이슈 10년 전 오늘 발매♬ 캬리 파뮤파뮤 'ピカピカふぁんたじん' 07:17 114
2450920 유머 디카페인 없는 걸로 주세요.blind 22 07:15 2,807
2450919 기사/뉴스 가방 속 칼날 5개에 찔린 초등생 2시간 피 철철...응급 봉합, 학폭 수사 24 07:12 2,428
2450918 정보 신한플러스/플레이 정답 5 07:12 285
2450917 이슈 엄마가 맨날 고마운 아기 4 07:12 854
2450916 이슈 황토벤 황현이 쓴 여름 장마송 국지성호우 2 07:06 1,135
2450915 기사/뉴스 "내가 40년 전 日 노래 찾아들을 줄은"…1020도 '난리' 130 06:55 4,943
2450914 이슈 다이어트 열심히 한 것 같은 블아필 라도 근황.jpg 2 06:51 2,938
2450913 이슈 군대 4번간사람(스압) 6 06:50 1,065
2450912 기사/뉴스 "동료 결혼 선호하지 않았지만" 손예진이 밝힌 현빈과의 결혼 이유 9 06:47 3,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