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면, 바다에서 물놀이를 하고 돌아온 날 밤
잠자리에 들어도 몸이 파도에 출렁이는 느낌
한낮의 해변에 드러누워 눈을 감아도
태양이 보이는 것 같은 느낌
그런 식으로 너는 늘 내 안에 있었다
/에쿠니 가오리, 선잠
'사랑'이라고 쓰니까, 뒤가 써지지 않는다
/다자이 오사무, 샤양
너의 작은 두 손에
붉은 장미가 아니더라도
하얀 안개가 아니더라도
내 마음 전해줄 수 있는
꽃 한 송이 안겨줄 수 있다면
너의 맑은 두 눈에
그리움이 아니더라도
보고픔이 아니더라도
내가 알아볼 수 있는
어떤 느낌이 비추어진다면
어느 한 사람이
내 생각으로 마음고생을 한다면
목 메이도록 나를 그리워 해
전화벨 소리에도 가슴이 내려앉는다면
많이 미안하겠지만
그러고 산다는 걸 내가 알게 한다면
그리고 그 사람이 바로 너였으면
-원태연, 얼마나 좋을까
이 커다란 세상에서
이 많고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어쩌다 당신이 내 이름을 부르게 되었을까
난 어쩌자고
그 말 한마디에 내 인생을 걸었고
한 마디, 새벽 세시
어딘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나태주, 멀리서 빈다
헤아릴 수 없이 넓은 공간과 셀 수 없이 긴 시간 속에서
지구라는 작은 행성과 찰나의 순간을 그대와 함께 보낼 수 있음은 내게 큰 기쁨이었다
/칼 세이건, 코스모스 중
전화기를 끄고 숨을 참는다
때를 놓친 사랑은 재난일 뿐이다
_전윤호, 수몰지구
밀려드는 그리움을 어찌할 수 없어
명치 끝이 아파 올 때면
가슴이 온통 그대로 가득 차
감당할 수가 없다
아무것도 위로가 되지 않고
보고 싶다는 생각에
온몸이 눈물로 젖는다
사랑하지 말 걸 그랬다
그대 나에게 올 때
외면할 걸 그랬다
그대 단 한 번이라도 꼭 안으면
이 모든 아픔은 사라질 것만 같다
용혜원, 밀려드는 그리움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별들이 하나씩 있지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의 가슴속에 있는 그 별을 빛나게 해주는 일이야.
-정호승, 내가 쓴 연애편지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의 가슴속에 있는 그 별을 빛나게 해주는 일이야.
-정호승, 내가 쓴 연애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