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영조가 사도세자를 죽일 수 밖에 없었던 이유
17,290 68
2022.08.06 13:18
17,290 68

https://img.theqoo.net/JFuNi

조선 역사를 통틀어 아들을 뒤주에 가두어 죽인 사람은 영조 단 한 명 뿐임

영조가 얼마나 지독한 아버지였는지는 차치하고
(내가 사도세자였어도 온전히 버티지 못할법 한..)

정치적으로 임금 영조가 아들 사도세자를 그렇게 그로테스크한 방식으로 죽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내 나름대로 정리해 보려고 함




https://img.theqoo.net/PXzCi

먼저 영조는 여시들도 잘 알다시피 숙종과 숙빈 최씨의 아들이고
형인 경종으로부터 왕위를 물려받았음

그리고 즉위 기간 내내 숙종의 씨가 아니다, 경종을 죽였다는 왕위 정통성을 건드리는 헛소문의 주인공임

이런 루머에 시달린 왕은 조선 내내 더 찾아봐도 없음...

다만 이런 정통성의 취약성과는 별개로 영조는 탕평책을 통해 훌륭하게 정권을 장악한 강한 왕권의 소유자임

이건 즉위 후반부, 사도세자가 죽었을 쯤엔 너무나도 당연한 명제였음




https://img.theqoo.net/YYVyW

영조에겐 아들이 둘 있었는데
큰아들은 바로 영조가 연잉군 시절에 얻은 효장세자 '이행'임

효장세자는 숙종이 생전에 본 유일한 손자
영조가 스물 다섯에 본 아들이므로 그 때 당시 빠른 건 아니지만 적당한 나이에 얻은 아들이었음

하지만 이 아들은 영조가 즉위한 후 세자에 책봉되었다가
10살의 나이에 병으로 죽음

근데 이 죽음이야말로 몇 안되게 조선왕실에 찐 독살로 의심되는 죽음임


당시 대비 어씨를 중심으로 한 남은 경종 지지세력이 영조에게 한 짓일 수도 있다는 추측이 가능함

(사족으로 영조가 그 당시 무려 81세까지 살았기 때문에 효장세자가 살아있었어도 당시 평균수명을 웃도는 50대 중반이라 아버지보다 먼저 자연사했거나...몇 년 왕을 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높을 듯...)




https://img.theqoo.net/lnypg

그 이후로 7년간 영조는 아들을 얻지 못하다가
총애하던 궁인 출신 후궁 이씨에게서 드디어 둘째 아들 사도세자를 얻음




https://img.theqoo.net/UhcEi

세상에 귀하지 않은 자식이 어디있겠냐만은 영조에게 사도세자는 유일한 후계자임과 동시에 그보다 더한 정치적 가치가 있었음

바로 삼종의 혈맥이라는 것 ㅇㅇ

삼종의 혈맥이 뭐냐면 바로
영조의 아빠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 3대를 말하는데

효종 현종 숙종

즉 소현세자 사망 후 형 대신 세자가 되고 왕이 된 효종의 후손이라는 것

현종 숙종 대에 불거진 예송논쟁을 정말로 러프하게 요약하자면
왕위 정통성이 효종의 후손에게 있느냐, 소현세자에게 있느냐고 묻는 논쟁이기도 했음

그렇기에 효종의 후손들에게 이 삼종의 혈맥으로 왕위를 잇는 건 너무도 중요한 가치이고 이건 영조가 자신의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던 단서이기도 함




https://gfycat.com/CarefreeJubilantHamadryad

영조는 세제이던 시절 역모에 연루되어 죽을 뻔 한 적 있음


이 때 영조를 구해준게 당시 대비이던 인원왕후인데 영조가 자신을 구해달라며 그 명분으로 내세운게 바로

제가 죽으면 삼종의 혈맥은 어찌 잇겠습니까? 였음 ㅇㅇ

맞음 영조는 경종을 제외하면 당시 유일하게 살아있던 효종의 직계였음

효종은 아들이 현종 하나뿐이었고
현종은 아들이 숙종 하나뿐이었음
숙종도 아들이 여럿 있었으나 장성한 건 경종, 영조 둘 뿐

경종의 왕비 선의왕후가 소현세자의 후손이 되는 왕손을 자기 양자로 들여 세자로 삼으려 했다는 설이 있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실제 실행되지 못했던 건 삼종의 혈맥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ㅇㅇ

그만큼 당시 왕실 직계에게 효종/소현세자 정통성 문제는 중요했음




https://img.theqoo.net/NYZRr

당시 사도세자가 없었더라면 왕족 누군가를 입적해서 왕위를 잇게 했을텐데
가장 가까운 왕족이 바로 소현세자의 후손들이었고 이로 인해 나중에 정치적 대혼란이 올게 당연했던 상황

그런데 사도세자가 태어나 드디어 삼종의 혈맥을 이을 수 있었음




https://img.theqoo.net/tiHyM

하지만 어린시절 영특했던 사도세자는
영조의 바람만큼은 자라나지 못했고
이로인한 아버지의 미움에 압박을 받아서인지, 아니면 어떤 기질이 있어서인지, 혹은 둘 다인지
사도세자는 역대 세자들 가운데 있었던 적 없는 잔인무도한 짓을 저지름

내관의 목을 잘라 들고 다니며 궁인들을 겁주고
후궁을 때려죽였으며(이 때 자기 자식도 죽일 뻔함)
사도세자가 죽인 사람이 백여명에 달했음




https://img.theqoo.net/JFeKP

문제는 당시 영조가 내일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고령이었다는 것
(물론 수 년 후에 죽지만...)

내일 왕이 될지도 모르는 세자의 눈치를 보느라 누구도 제대로 영조에게 세자가 저지른 짓을 알리지 않았음

나경언의 고변 등을 통해 결국 영조가 알게 되긴 함

내가 당장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 상태에,
광인이자 살인을 저지르는 세자를 후계로 놔둘 수 있었을까?




https://img.theqoo.net/ejRld

사도세자에겐 당시 네명의 아들이 있었음
그 중 적자이자 차남인(장남은 요절) 세손은 매우 영특했고
따라서 이제 더이상 사도세자는 유일한 삼종의 혈맥을 가진 후계가 아님

다만 문제는 세자를 살려둘 경우, 세자의 아들 중 하나가 왕이 되었을 때 그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것

임금도 불효를 해선 안되는게 조선의 성리학 질서였고 세자의 광증이 끝나지 않는다면 이를 세자의 아들이 컨트롤 할 수는 없게 되어 버리기에 결국 죽일 결심을 했다고 봄

그리고 아무리 세자가 광인이라고 한들 세자의 아들들이 나중에 그의 죽음에 일조한 사람들에게 복수를 하고자 들 가능성이 있음

이러면 연산군 때처럼 풍비박산 날 수도 있는 것..

그래서 영조는 사도세자의 죄를 고한 사람으로 두 명을 내세움

바로 사도의 두 명의 어머니




https://img.theqoo.net/Ttnie

첫번째는 바로 죽은 정성왕후 서씨

세자의 법모임

영조는 정성왕후가 꿈에서 나타나 세자의 죄를 알려줬다고 함




https://img.theqoo.net/sqyby

두번째는 세자의 생모 영빈 이씨

세자가 왕을 시해하려 했다는 것을 고변함



즉, 아버지를 죽게한 사람을 자신의 할아버지/할머니로 둠으로써 추후 새로운 왕의 즉위로 인해 다가올 정치적 파장을 줄이려 한 것

뒤주라는 그로테스크한 방식을 쓴 것도 최대한 남의 손이 개입되지 않게 하려한 것으로 추측됨...

이상....



ㅊㅊ ㅇㅅ

목록 스크랩 (8)
댓글 6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바세린 X 더쿠💛] 퀸비 vs 핑크 버블리! 너의 추구미는 뭐야? ‘바세린 립테라피 미니 리미티드 에디션’ 체험 이벤트 309 00:08 15,25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12.06 266,75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04.09 4,382,61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058,09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519,26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21.08.23 5,624,69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5 20.09.29 4,586,54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4 20.05.17 5,187,67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7 20.04.30 5,618,03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442,847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85887 유머 인기 장르 vs 비인기 장르 특징 2 20:51 196
2585886 이슈 부처님이 전력으로 거절중.gif 50 20:48 2,577
2585885 이슈 아이즈원 타이틀곡중 가장 호불호 갈린 노래 12 20:48 433
2585884 기사/뉴스 동대구역에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건립‥시민단체 "우상화 반대" 9 20:47 300
2585883 이슈 난 빚도 1500만원있고 세후 180이지만 9 20:47 2,484
2585882 이슈 전소연 퍼컬 알려주실 분 구함 4 20:46 630
2585881 정보 소녀들아 지치지말자 우리가 이긴다 4 20:45 1,144
2585880 이슈 행안위에서 웃다가 퇴장 당하는 진화위원장 박선영 54 20:44 2,825
2585879 이슈 혼외자문제아니었으면 윤석열 나와 했을지 궁금한 사람 29 20:44 2,913
2585878 이슈 핫게 이재석 기자 발언 영상에 달린 댓글 중 인상깊은거 하나 진짜 명문임 60 20:42 4,351
2585877 이슈 김태리 눈에만 보이는 김숙 5 20:42 1,296
2585876 이슈 예천에 박정희 대형 동상 세워짐 (안동시라고함) 38 20:41 1,179
2585875 유머 오늘 자정에 최종화 방영예정인 애니메이션 <나츠메 우인장 7기> 10 20:41 559
2585874 이슈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16년 전보다 더 뽑아준 지역...jpg 20 20:40 3,207
2585873 기사/뉴스 에이즈 숨기고 10대 성매매한 남성…피해자 더 있다 6 20:40 750
2585872 기사/뉴스 "윤석열 즉각 파면하라"‥쉼없이 타오르는 헌재 앞 촛불 5 20:39 889
2585871 유머 24일 화요일 오후 2시부터 윤석열 체포버스 시민 체험단 모집 +국힘당 현수막 해체쇼 예정 17 20:38 1,026
2585870 이슈 <2024 SBS 가요대전> 최종 라인업 19 20:37 2,427
2585869 기사/뉴스 탄핵 찬성했다고 콘서트 취소? 이승환 "법적 대응할 것" 20 20:37 987
2585868 이슈 '이재명은 안됩니다' 현수막 역으로 사용하자고 말 나옴.jpg (feat.케톡) 469 20:36 17,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