ㅊㅊ 방석위로모여라
미화다 아니다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보단 걍 생각하기에 너무 좋은 글 같아서 퍼옴
본문에 영화 결말 포함되어 있음 스포 존나 쎔!!!!!!!!!
스
포
주
의
박찬욱 복수 시리즈, 박쥐, 아가씨, 헤어질 결심 등 언급 다수
https://youtu.be/HwKy8SyCGq0
그냥 내가 좋아하는 노래
박찬욱의 영화는 금기를 다룬다.
가령 착한 납치
불가능했던 시대 안의 동성애와
근친
성직자의 성욕과
불륜
그러나 <헤어질 결심> 이전 박찬욱은
결코 그것들을 긍정하거나 찬양하지 않는다.
영화는 미화가 아닌 인간에 대한 고찰을 향해 뜀박질 한다.
- 물론 <아가씨>는 다른 맥락인데 이 부분은 후에 언급함.
아마 박찬욱에게 금기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과 내면,
그러니까 인간에 대한 자신의 심도 높은 고찰들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줄 수 있는 수단에 불과할 것이다.
박찬욱은 그들을 미화의 목적으로 이용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그들을 이용해 인간을 말하고자 한다.
그래서 금기를 어긴 그들은
파멸한다.
무너지고 붕괴된다.
<아가씨>만이 다른 맥락이라고 했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들이 넘나든 금기는
시대와 인간의 관점이 만들어낸 것이니까.
도덕적 관념을 넘나든, 윤리의 선에 대한 금기가 아니기에
필자는 그들이 다른 결말을 마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린 흔히 어떤 상황을 흑과 백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박찬욱은 쉽게 답 내리지 않는다.
용서하지 못할 인간을 향한 살인이란 복수,
통쾌하다는
간단 명료한 답을 두고도
과연 그럴까, 하고 연출한다.
머리는 단순한 답을 좇지만
우리 마음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그 괴리 속 불쾌함을
찝고야 만다.
왜인지 우리와 다른 그들이지만,
우리와 다른 선택을 하는 그들이지만
그들이 처한 상황은
커다란 벽과 그 앞의 무력감이라는
큰 틀에서 우리와 흡사하기 때문에
우린 점차 그들에게 스며들고
그 사이에서 또 다시 찝찝한 불쾌감을 맛본다.
박찬욱의 영화는 단순한 사건의 나열이 아니다.
근친을 다루고 있지만 근친 스토리가 아니며
납치를 다루고 있지만 납치 스토리가 아니다.
인간을 탐구한다.
그래서 필자는 개인적으로
박찬욱의 영화를 제3자로서,
한발자국 떨어진 관람객으로 감상하면
진정한 감독의 메시지를 얻기가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제3자의 입장에선 단순하게 답을 내릴 수 있기에,
그들에게
근친과 성직자의 성욕과 납치와 살인과 불륜은
단순히 악이 맞기에.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박찬욱의 영화는 그렇게 봐선
쉽게 그의 의도와 가까워질 수 없다.
<헤어질 결심>은 그러한 점에서 박찬욱 영화답다.
그러나 위 영화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상황이
모호하게 그려졌다는 것이 가장 크겠다.
이들의 불륜에는 이유가 없다.
현 아내와의 권태도, 외로움도, 결핍도 아니다.
알 수 없는 끌림.
그렇지만 그러한 끌림이 환상적으로 그려지지도 않은.
우리에게 알 수 없는 끌림은 공감적 요소인가?
애초에 얘네의 끌림은 진정한 사랑인가 육체적 탐욕인가.
모호함은 불륜에 이해와 전사를 보태지 않는다.
부인이 있지만 진정한 사랑을 찾고야 만
남주의 이야기를 다루는 게 아니다.
(아내가 있는데 다른 여자가 눈에 들어온다는 삼류 영화
진짜 존x 많다... 그런데 이 영화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
현재 아내에게 죄책감을 느껴 그를 붙잡는다 거나
용의자인 서래에게 절절한 사랑을 느끼는 장면도 없다.
사랑했을지라도 영화는 숨긴다.
"당신이 사랑한다고 했던."
- 핸드폰을 바다 깊이 버리세요.
"내가 언제 사랑한다고 했어요."
그저
파도처럼 자신을 삼킨 욕망에 눈이 먼 남자와
그가 뱉은 한 마디를 사랑으로 착각한 여자로,
어쩌면 짧은 사랑의 순간을 끝까지 붙잡고 있는 여자로
박찬욱은 본인이 했던 인간에 대한 고찰을 담은 거라 생각된다.
금기를 건드려 자신의 의도를 전달하는 것.
그건 박감독의 기교다.
그들의 공간은 매번 어두웠고
비가 왔다.
키스하던 순간까지 헤드랜턴에 의존하던
<헤어질 결심> 속 그들은
파멸한다.
무너지고 붕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