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정보 좋은 책을 고르는 9가지 방법.txt
4,127 72
2022.02.16 19:11
4,127 72
2

COkHh


서재를 정리하다 보면 '내가 대체 이 책을 왜 산 거지?'라는 생각이 드는 책 만큼 성가신 존재도 드물다. 

그래서 집안을 정리할 때 퇴출 1순위에 주로 그런 책들이 물망에 오른다. 부지런하고 알뜰한 사람은 

헌책방에 내다 팔기도 하지만 헌책이 어디 팔아서 돈이 되는 물건이어야 내다 파는 수고를 감수하지 않겠는가? 

나 같은 경우는 공공도서관에 기증을 하거나 재활용품으로 버리는 쪽이다.

일주일에 수백권의 책이 쏟아지는데 아무리 열독가라고 하더라도 읽어봐야 얼마나 읽을 수 있겠는가? 

만만찮은 책값도 책값이려니와 80년 남짓한 인간의 수명을 고려할 때 책을 읽는다는 것 자체도 중요하지만 

가급적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누구라도 좋은 책을 고르기 위해서 애 쓰지 않는 사람은 또 어디 있겠는가?

따지고 보면 서점에 가서 '요새 어떤 책이 잘 나가나요'라고 주인에게 묻거나 '베스트셀러' 코너를 눈여겨 

보는 것도 좋은 책을 고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본다. 내가 말하려 하는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이란 것도 

어차피 절대적이지 않고 다만 개인적인 체험의 소산에 지나지 않으나 혹여 독서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적어본다.


우선 베스트셀러보다는 스테디셀러 코너를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물론 베스트셀러도 좋은 책이 많다. 그러나 아무래도 스테디셀러에 비해서는 '검증'이 덜 된 책인 

경우가 많다는 점이 우려 된다. 실제로 세월이 지나서 버려야 할 책을 추려낼 때 가장 흔히 보이는 

책들이 '한 때 베스트셀러'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다. 스테디셀러는 꽤 오랫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책들이 많아서 아무래도 베스트셀러보다는 좀 더 오래두고 읽을 확률이 높다고 말해야겠다. 

화려한 반짝 스타보다는 조용하지만 꾸준한 강자를 선택하는 편이 좀 더 낫다는 생각이다. 

물론 베스트셀러도 옥석을 잘 고르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둘째 고전을 무서워 하지 말아야 한다. 


안전성을 고려하면 고전만큼 좋은 선택도 드물다. 길게는 천년이 넘도록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목록이니 

당연하다. 고전이 생각하는 만큼 어렵고 지루한 책만은 아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이라든지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박지원의 <양반전> 따위는 일단 읽기 시작하면 무서운 몰입감을 발휘하는 

'재미 있는' 책들이다. 고전도 그 시대에는 '대중적인' '베스트셀러'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내 인생의 소설'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드는 멜빌의 <모비딕>같은 소설은 난해하다고 

느끼는 독자도 있겠지만 하루에 몇 페이지를 읽어서 완독하는 데 몇 달이 걸리더라도 웬만한 다른 책 

열댓권을 읽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는데 기능이나 디자인이 큰 차이가 

없는데 단지 명품이라는 이유만으로 몇 갑절 비싼 경우가 허다한 다른 물건에 비해서 내용이 명품이라고 해서 

딱히 비싸지 않은 고전은 매력적인 것이 분명하다.


셋째 출판사에도 전문 영역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가령 순수문학에 '창작과비평사', '민음사', '문학동네'가 있다면 인문 관련으로 '소명출판사'라는 거대한 산맥이 

있다. 독자들에게 덜 알려져서 그렇지 당장이라도 인터넷서점에서 소명출판사의 출간 목록을 검색하면 신세계가 

보이리라. 표지디자인은 다소 촌스럽지만 '까치출판사'도 굉장히 훌륭한 인문서적을 많이 낸다. 해외문학은 단연 

'열린책들'이 돋보인다. 이 출판사는 애초에 러시아문학전문을 표방했는데 다른 해외문학도 눈여겨볼 만하다. 

장정과 표지디자인 그리고 번역이 수준급이다. 과학분야에서는 '사이언스북스'가 선두주자인데 출판사의 이름에 

사이언스를 표방한 만큼 오로지 과학분야의 책만 내는 고집쟁이다. 젊은 감각과 과학적 사고로 지식과 문화의 

크로스오버를 지향하는 '동아시아사'도 주목할만하다. '동아시아사'는 주로 출간하는 과학책 말고도 인문 관련 

서적도 출간하는데 모두 진국이다. '지호'는 미시적인 관점의 흥미로운 책을 많이 낸다. 사진과 예술분야에서는 

'열화당'과 '눈빛'이 양대 산맥이다. 특히 눈빛출판사는 형식은 내용을 담는 그릇이다라는 기치하에 사라져가지만 

소중한 장면을 담은 사진집들이 매우 훌륭하다. 역사쪽으로 넘어가면 '푸른역사'가 원탑이다. 그 외에 에세이는 

'마음산책'이 경제경영 쪽은 '더난'이 선두주자다.


넷째, 책도 충동구매가 심한 품목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물건값이 비싼 다른 취미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단가인 책은 의외로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책을 살 때는 한발짝만 뒤로 물러서서 생각을 다시 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prQBv


다섯째, 일단 깊게 생각해서 꼭 필요하고 두고 두고 읽을 책이다라는 판단이 서면 미리 사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당장 다른 읽을 책도 있고 시간이 없더라도 사두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 우리나라 출판계는 절판이 너무 잦아서 

나중에 생각이 나서 사려고 챙기면 사고 싶어도 사지 못하는 절판본이 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좋은 책을 곁에 두면 

언젠가는 읽게 된다는 격언은 틀리지 않다.


여섯째,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제목'에 끌려 책을 사는 경우가 많은데 주의해야 한다.


나만 해도 그렇다. 야구를 좋아하는 내가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야구>라는 소설을 무심결에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과 같은 야구에 관련된 재미난 소설인 줄 알고 샀는데 적잖이 실망한 경우가 있다. 물론 20세기 일본의 

포스트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소설이긴 하지만 애초에 기대했던 내용은 아니었다. 또 일반적으로 자기계발서적에 독자의 

이목을 끄는 '요상한' 제목이 많은데 제목보다는 내용을 요모조모 따져보는 것이 좋겠다.


일곱번째, 종이신문이나 서평잡지를 구독해야 한다.

요즘 시대에 누가 종이신문을 볼 시간이 어딨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종이신문은 좋은 책을 소개 받는 가장 

편리한 매체다. 물론 인터넷에서도 서평기사를 검색해서 읽을 수 있지만 일삼아 찾는 경우와 자연스럽게 펼치면 보이는 

경우는 굉장히 큰 차이가 있다. 종이신문의 서평기사를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독서트렌드와 좋은 책을 고르는 눈이 

길러진다고 믿는다. 종이신문이나 서평잡지를 읽지 않고 책을 고르는 것은 마치 나침반 없이 항해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주목할 만한 서평잡지로는 <기획회의>, <책 Chaeg>, <비블리아>가 있다.


여덞번째,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독서모임에 참가해보자.

때로는 전문가나 대단한 독서고수보다는 평범한 다른 동료 독서가에게서 추천받는 책이 눈높이도 맞고 읽기에 

적합하다고 느껴진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자신이 이해하기 어렵다든지, 관심 분야가 전혀 아닌 책은 

읽기에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또 독서모임을 통해서 같은 책인데 다른 사람에게는 어떻게 읽히는지 확인하는 

일은 독서의 또다른 즐거움이다.


아홉번째, 만화나 자기계발서라고 무작정 무시할 일은 아니다.

만화는 텍스트로 된 매체보다 훨씬 이해하기 쉽고 장점이 많은 매체다 나만해도 조선시대에 대해 궁금한 것이 

생기거나 의문이 생길 때 제일 먼처 펼쳐보는 것이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고 파우스트 같은 난해한 

고전의 워밍업으로 <만화로 읽는 불멸의 고전시리즈>를 들쳐본다. 아무리 자기계발서라도 해도 <카네기 

인생론>같은 책은 꼭 한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YJlax
https://brunch.co.kr/@kyoonhopark/2

목록 스크랩 (56)
댓글 7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피부 트러블·열감 긴급 진정💦 에센허브 티트리 수딩 인 카밍크림 체험 이벤트 💚 196 00:08 7,425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2,637,08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6,309,99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4,171,997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5,479,50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1 21.08.23 4,684,39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3,696,32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37 20.05.17 4,245,91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7 20.04.30 4,758,92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18번 특정 모 커뮤니티 출처 자극적인 주작(어그로)글 무통보 삭제] 1236 18.08.31 9,403,188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03501 이슈 투바투,투어스 때문에 오디션 출연하게 되었다는 남돌 13:08 160
2503500 기사/뉴스 [단독] “야탑역 30명 흉기난동”…분당 병원 테러 예고글에 경찰 수사 3 13:07 185
2503499 기사/뉴스 [와글와글 플러스] '한양대 딥페이크' 무죄에 "보상금 달라" 6 13:06 205
2503498 기사/뉴스 [단독] ‘묶인 환자 사망’ 양재웅 첫 인터뷰 “본질은 격리·강박보다 펜터민 중독 위험성“ 2 13:04 1,067
2503497 유머 회사사람한테 짱구좋아한다고 덕밍아웃했는데 자기도 짱구 좋아한다함 34 13:02 1,841
2503496 이슈 5ch 한류사극 매니아 쌉고인물들의 한국 사극 관련 수다.txt (개스압) 4 13:02 583
2503495 기사/뉴스 중국서 또 일본인 피습‥등교하던 초등학생 사망 21 13:01 1,295
2503494 이슈 청국장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말해보기 40 13:00 368
2503493 이슈 덬들이 좋아하는 활자돌은? 9 13:00 283
2503492 이슈 오늘 첫방송하는 로드투킹덤2 로투킹 제작발표회 크래비티 기사사진.jpg 4 13:00 377
2503491 기사/뉴스 인천 길거리서 아내에게 흉기 휘두른 외국인 검거 3 12:59 538
2503490 기사/뉴스 9남매 막내 김재중, 누나들에 엉덩이 씰룩씰룩 애교 공개(편스토랑) 2 12:59 374
2503489 이슈 흑백요리사 붐이어서 생각난 개존잼이었던 요리 대결 프로 10 12:58 1,445
2503488 이슈 평생 셔츠룩만 입고 100억 받기vs평생 원피스만 입고 100억 받기 58 12:57 1,268
2503487 이슈 흑백요리사 심사위원 안성재쉐프 식당 후기 24 12:57 2,718
2503486 유머 요즘아이돌에게 오래된 드라마 15 12:57 1,385
2503485 기사/뉴스 심우정 신임 검찰총장 "범죄수사 신속하게‥증거·법리 따라 결정" 1 12:57 94
2503484 이슈 3년 동안 미친듯이 발전한 AI.x 12:57 332
2503483 이슈 베트남 식당에서 주스 먹는 아기를 본 직원의 행동.twt 7 12:56 1,278
2503482 이슈 아따맘마 가족중에 제일 정상인인 캐릭터 5 12:55 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