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정보 나는 엄마를 너무도 사랑하지만, 제발 나랑은 상관없이 혼자 알아서 행복해줬으면 좋겠으니까. 나는 엄마가 아주 많이 불편하다.
9,435 73
2022.01.24 00:22
9,435 73
zbJds

나는 엄마를 너무도 사랑하지만,
제발 나랑은 상관없이
혼자 알아서 행복해줬으면 좋겠으니까.

나는 엄마가 아주 많이 불편하다.





neMxL

자신들의 영정사진을 재미 삼아 찍는 사람들.
저승바다에 발목을 담그고 살아도 오늘 할 밭일은 해야 한다는 내 할머니.
 
우리는 모두 시한부.
 
정말 영원할 것 같은 이 순간이 끝나는 날이 올까?
아직은 믿기지 않는 일이다.





TGcPk

나중에 희자이모에게 물었다.
늙은 모습이 싫다며
왜 화장도 안하고 사진을 찍었냐고.

희자 이모가 말했다.

친구들 사진 찍을 때 보니,
오늘 지금 이 순간이 자신들에게는
가장 젊은 한 때더라고.

 
 
 





sazJL

민호는 솜사탕을 들고 자는 희자 이모를 보며,
문득 이모가 제 입 안의 솜사탕처럼
어느 날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래서 그 날 민호는
만화 영화가 두 번, 세 번 반복해 나올 때까지 오래도록 이모를 안았단다.

언젠간 엄마를 이렇게 안고 싶어도
안지 못할 날이 반드시 오고야 말테니까.





qUNJz

이모들은 뻔뻔하지 않았다.
 
감히 칠십 평생을 죽어라 힘들게 버텨온 이모들을
어린 내가 다 안다고 함부로 잔인하게 지껄이다니.
후회했다.
내가 몰라 그랬다고 정말 잘못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만약 저 자리에 내가 있었다면
차 한 잔이 아니라
희자 이모에겐 붉은 와인 한 잔,
정아 이모에겐 쓰디쓴 흑맥주 한 병을 사줬을텐데.






nAOQG

어떤 사람의 인생도 한 두마디로 정의하면
모두 우스꽝스러운 코미디가 되고 만다.
 
내 인생을 그렇게 한 줄로 정리해 버린다면
나는 정말 외로울 것 같다.






AnhyE

누군가 그랬다.
우리는 다 인생이라는 길 위에 쓸쓸한 방랑자라고.

그리고, 그 길은 되돌아갈 수 있는 길과
절대 되돌아갈 수 없는 두 갈래 길로
분명히 나누어져 있다고.
 
어떤 길은 이미 지나쳐왔어도
마음만 있으면 되돌아갈 수 있어서 즐거운 설렘이 되고
새롭게 다시 시작하고 싶은 찬란한 희망이나 기대가 되기도 하지만

어떤 길은 이미 너무 멀리와서
혹은 이미 돌아가는 길이 가로 막혀
되돌아 가려야 갈 수 없는 길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BRsHM
 
아저씨는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그렇게 딸을 보냈다.
그렇게 아저씨의 진실이 묻혔다.

나중에 나중에. 술취한 아저씨가 나에게 해 준 얘기다.
 
나는 물었다. 
그렇게 직장까지 잘렸으면서
아버지로서 도리를 다 했으면서.
왜 딸에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못했느냐고.
그리고 그 때 그 진실을 말 안했냐고.
 
아저씨 대답은 간단했다.
자신은 그 시대 남자들이 다 그랬듯,
자식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고
진실이고 뭐고 무슨 말을 할 게 있냐고
딸을 성추행한 놈보다 자신의 가난이 더 미웠는데.
 
바보같은 아저씨.
아저씨가 돌아가시고 나서
나는 순영언니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
 
인생이란 죽어서도 끝나지 않는다는 걸,
죽어서도 뜨거운 화해는 가능하다는 걸.
나는 그 때 알았다.






xXrRU

어쩔 수 없는 모든 것을 순리라고 받아들일 때
난 어른들이 산처럼 거대하고 위대하고 대단해 보인다.
 
하지만, 살면서 아무리 경험 많은 어른이여도
이 세상에 내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경험은
그 누구에게나 한 번 뿐.
 
그래서 슬픈 건 어쩔 수 없이 슬픈 것.
 
늙은 딸이 늙은 엄마를 그렇게 보냈다.







GKdOS

엄마도 엄마가 있었어?

- 그럼 있었지. 네 할머니. 일찍 돌아가셔서 네가 못 봐 그렇지.

이상하다. 엄마가 엄마가 있었다는 게.

- 나도 있었어. 엄마.






bWuzr

경험이란 그런 것인가.
충남이모처럼 가보지 않아도 그 끝을 훤히 아는 것.

그렇다면, 지금의 내 혼란은
다만 경험이 없어서인가.
나이들고 싶었다.

그래서 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이 혼란을 이겨내고 싶었다.






KDsMc

나 이런 데 데려와줘서 고마워요.

- 나도 지금껏 네가 살아줘서 고맙다.

나중에 또. 아니다. 안와도 되겠다. 지금만으로도 좋다.

- 그래. 지금만이라도 좋다.







IHBlq

막장 드라마잖아요. 막장. 이모들이 하는 얘기는 다 막장이잖아.
 
- 인생은 막장이야.
 
나는 내 소설에 나오는 어른들이 예뻤으면 좋겠어요.
읽기 편하게. 얼마나 좋아.
내가 왜 구질구질하게 그런 얘기를 다 써야돼.
신세한탄 이모들, 잔혹 동화 같은 인생사.
짠하고 슬프고 비참하고 들을 수도 없는 그런 얘기. 재미없게.
 
- 그게 진실이니까. 그게 우리 늙은이들의 삶이니까.
- 그게 사실이니까.






vZgRd

까짓 복수 좀 하면 어떠랴.
 
구차한 육십 칠십 평생이 한 순간 만이라도 가슴 뚫리게 시원해진다면.
그래서 칠팔십 힘든 인생이 조금이라도 위로 받는다면
보상이 된다면.
이 들에게 복수가 뭐 그리 나쁜 거겠는가.
 
곧 죽을 인생이니 곧 끝낼 인생이니,
그냥 살던 대로 조용히 살라는 어른들에 대한
젊은 우리들의 바람은 또 얼마나 잔인한가.






PJlzA

김석균이랑은 이게 안돼.
둘이 같이 가다가 지금처럼 내가 힘들다고
좀 쉬어가자고 그러고,
또 다치면 너 처럼 조심하라 그러면 될텐데..
그냥 쥐어박듯, 왜 그랬냐.
정신머리 얻다 뒀냐. 하면서 어쩌고 저쩌고.
내가 평생 같이 산 남자라..
내가 어디가서 욕하는 것도 치사하고 구질스럽고.

- 욕해.

개놈. 평생 같이 산 놈이 기껏 개놈이네.
저나 나나 앞으로 죽을 날만 남았는데 내가 저한테 바랄 게 뭐가 있어?

- 남편도 됐고, 남자도 됐고. 그냥 친구처럼 살다 가면 좋을텐데. 나랑 너처럼. 친구처럼. 그치?

힘든 인생 짐 되지 않는 친구 하나 갖기가 이리 힘들다.






XAKIb

- 엄마가 너무 무섭고, 억울하고.
   너무 살고 싶고. 엄마 무서워.

그 밤, 산같은 엄마가 끝까지 엄마답게.
바다같은 엄마가 끝까지 투사처럼 버텨내지 못하고,
 
참으로 미덥지 않은 자식 앞에서 아이처럼 무너져 내렸다.







oEZrH

너는 왜 맨날 그렇게 사는 게 힘들어.
사는 게 왜 맨날 힘들어서 내가 필요할 땐 없어.
 
너는 왜 맨날 그렇게 힘들어서
내가 맘 놓고 기대지도 못하게 해.






MbxgY

엄마의 암 소식을 처음으로 영원 이모에게 전해들으며,
나는 그 때 분명 내 이기심을 보았다.

엄마 걱정은 나중이고, 나는 이제 어떻게 사나.
그리고 연하는.. 어쩌나.
나는 오직 내 걱정 뿐이였다.
 
그러니까, 장난희 딸. 나 박완은.
그러니까, 우리 세상 모든 자식들은 눈물을 흘릴 자격도 없다.
 
우리 다 너무나 염치 없으므로.






rNKWq

사랑은 내리사랑이라고
부모가 자식을 더 사랑한다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아마 그 말은 부모된 입장에 선 사람이 한 말일 거다.

우리 자식들의 잘못은 단 하나.
당신들을 덜 사랑한 것이 아니라, 당신들이 영원히.
아니, 아주 오래 우리 곁에 있어 줄 거라는
어리석은 착각.





oxJBA

인생이란 게 참 잔인하단 생각이 들었다.
젊은 날은 그렇게 모든 걸 하나라도 더 가지라고.
놓치지 말라고, 악착같이 살라고.
 
내 어머니의 등을 떠밀더니
이제는 늙어선 자신이 부여잡은 모든 걸
그게 목숨보다 귀한 자식이라 해도 결국 다 놓고 가라고.
 
미련도, 기대도 다 놓고 훌훌 가라고 등을 떠밀고 있으니
인생은 그들에게 얼마나 잔인한가?
 
게다가 인생은 언제 끝날지
그 끝도 알려주지 않지 않는가.
올 때도, 갈 때도 정확히 알려주지 않는 인생에게
어른들을 대신해 묻고 싶었다.
 
인생아, 너 대체 우리 보고 어쩌라고 그러느냐고.






ndDGY

나는 늙은 나의 친구들이 또 다시 길을 떠난다 할 때,
그 말이 농담이거나
그저 이룰 수 없는 꿈을 말하는 거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그 건 내 착각이었다.
 
그 날 이후로 그들은 정말 번번히 길을 나서고 있었다.

그리고, 여행 길이 아무리 험난해도
결코 멈출 줄을 몰랐다.
어차피 살아온 삶도 힘들었던 그 들에게
길 위의 여행의 고단함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이.






WGsvv

할머니, 인생을 딱 한마디로 정의하라 그러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

- 별 거 없지 뭐.

그럼 삶이 너무 슬프지 않나?

- 별 거 없는데 슬플 게 뭐 있어? 별 거 없는 인생 이만하면 괜찮지. 그렇게 생각해야지.

구십평생 살아 온 인생이 별 거 없다는 할머니 말씀.
어쩌면 그게 정답이리라.
별 거 없는 인생에 남겨진 거라곤
고작 이기적인 우리 자식들이 전부.
이건 아니다 싶었다.






ZoaSN

나는 얼마나 어리석은가.
 
왜 나는 지금껏 그들이 끝없이 죽음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다고 생각했을까.
 
그들은 다만 자신들이
지난 날 자신들의 삶을 열심히 살아 온 것처럼
어차피 처음에 왔던 그 곳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거라면,
그 길도 초라하게 가지 않기 위해
지금 이 순간을 너무도 치열하고 당당하게
살아내고 있는데.

다만, 소원이 있다면.
지금 이 순간이 좀 더 오래가길.
 
아무런 미련이 남지 않게 조금 더 오래 가길.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의 마음 속을 파고 드는 대사들.






슼펌
언제 봐도 정말... 최고의 대사
목록 스크랩 (33)
댓글 7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글린트✨] 더쿠최초단독공개, 입술에 꽃 피우고 싶다면? <글린트 틴트 글로서> 체험 이벤트로! 536 07.08 27,730
공지 더쿠 이미지 서버 gif -> 동영상 변환 기능 적용 07.05 114,673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1,263,662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945,259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6,014,82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2,236,160
공지 [필독]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16.05.21 23,501,35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9 21.08.23 4,017,82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5 20.09.29 2,975,34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91 20.05.17 3,607,07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69 20.04.30 4,166,48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645,784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51635 이슈 홀터넥 입은 오늘 리볼버 시사회 임지연 기사짤.jpg 19:40 117
2451634 기사/뉴스 경찰, '음주운전 혐의' 40대 남성 배우 검찰 송치 14 19:37 1,339
2451633 이슈 25세, 배우 김수현.jpg 4 19:34 926
2451632 이슈 매장 손님도 가격은 dm으로 문의주세요🙏 77 19:32 4,955
2451631 이슈 천선란 작가와 장편소설 내는 듯한 배우 이준혁 9 19:31 1,142
2451630 이슈 기안84 with 이시언 - (여자)아이들 소연 미연 술터뷰.ytb 19:30 215
2451629 이슈 용산에 있는 양반 탄핵 소추안 법사위 즉각 상정 42 19:28 1,916
2451628 이슈 솔지x초아x설아 – Seven (원곡 : 정국 JUNG KOOK) | 피크닉라이브소풍 | EP.129 | 1 19:28 167
2451627 이슈 의류 브랜드 후기에 사람보다 강아지가 더 많아ㅋㅋㅋㅋㅋㅋㅋ 15 19:28 2,335
2451626 이슈 오늘 하이키 더쇼 <뜨거워지자🔥> 착장 + 무대 19:28 135
2451625 유머 덬들이 일주일 동안 봐줄 남매를 선택하세요! 23 19:27 874
2451624 이슈 현재 일본에서 국보급 미녀라는 별명도 있다는 여배우.jpg 46 19:24 4,182
2451623 이슈 쇼츠가 다 망쳐놓은 최근 뮤지컬 시카고 댓글상태 (feat.전국 훈장님들 정모 핫플) 87 19:23 7,726
2451622 이슈 연습하면서 발목 몇번 꺾였을 지 궁금한 무대.ytb 2 19:23 799
2451621 기사/뉴스 완주·전주 통합 반대단체 "완주군민 3만2천여명 반대 서명받아" 3 19:22 391
2451620 이슈 키스오브라이프 Sticky 1위 소감 🩵 11 19:22 798
2451619 이슈 [속보] 20분 전 소리소문없이 업로드 재개한 피식대학 32 19:22 4,781
2451618 이슈 [kbo] 후반기 첫 타점을 기록하는 선수는 KIA의 김도영 12 19:21 664
2451617 이슈 2024 하반기 피식대학 신규 콘텐츠 2 19:21 1,619
2451616 기사/뉴스 공연 가까이 보려고 앞줄에 있다가...관객 위로 '다이빙'한 가수에 목뼈 부러져 전신마비된 여성 팬 24 19:20 3,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