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샤넬 1957
이건 나도 좋아함
2. 딥티크 오 듀엘르 EDT
한국인이 좋아하는 이불충 향수는
이런 타입의 맑고 새하얀 느낌인 것 같다
EDT가 EDP보다 훨씬 낫다. EDP는 은근 무거워서 덜 마른 빨래 같음
3. 에어린 앰버 머스크
완전 새하얗고 푹신함
이불충 향수의 핵심을 잘 잡은 작품이다
나른하게 뒹굴거리는 날을 위한 향수.
에어린 향수는 대부분 수준급인데
한국에서의 인기는 외국에 비해 낮은 것 같다
에어린의 전반적인 특징이 부잣집 냄새인데
한국사람은 그게 무슨 냄새인지 잘 모른다
돈 많아도 콧구멍만한 아파트에 살아서 그렇다
4. 겔랑 랭스땅 매직
완전 이불충은 아니지만 웬만한 이불충 향수보다
더 보송보송 깨끗 깔끔하기 때문에 강추함
새하얀 깨끗 깔끔한 냄새로 치면 원탑
보송보송할 뿐 아니라 귀여운 냄새도 난다
정말 좋아하는 향수임
5. 르미니상스 뮈스크
이쪽 장르 중 드물게 클래식한 분위기라서
창틀이 나무로 된 남유럽 호텔 느낌 남
햇살 좋은 봄날에 매우매우 괜찮음
절반은 이불충, 절반은 분내충
6. 롤리타 렘피카 L
롤리타 렘피카 여자 향수들은
다 이불충 느낌이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음
L은 완전 새하얗게 정돈된 침대는 아니지만
여자사람이 사는 깔끔한 방에서 나는 냄새가 남
가격은 싼데 상당히 좋은 향수라고 생각함
내가 여자였으면 롤리타 렘피카 수집했을 듯
7. 프라다 캔디 키스
내가 생각하기엔
이게 고급호텔 침구류 느낌에 제일 가까움
이름과 보틀 디자인이 구려서 그렇지
향기 자체의 비싼 느낌은 놀랄 정도임
일반인에게 선물 주기 좋은 향수
캔디 키스 말고 그냥 캔디는 너무 달다
캔디 로는 이름과 다르게 매우 파우더리함.
8. 인종&차별 뿌르 엘르
2000년대 꽤 유행한 향수
사실은 달달충+분내충이지만
보송보송만 따지면 여느 이불충보다 더함
인텐스 EDP는 달기만 하고 EDT가 나음
9. 마르지엘라 레이지 선데이 모닝
이불충 향수의 핵심은 새하얗고 깨끗,
보송보송함, 정돈된 느낌, 나른함인데
레선모는 그걸 다 잘 표현한 향수는 아니다
과즙 많은 열매 냄새가 있어서 좀 눅눅? 찐득?함
우리 같은 향붕이들은 빡치는 냄새임
10.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 허
어디서나 쉽게 시향할 수 있는 향수다
절반은 이불충, 절반은 꽃밭충
나머지 절반은 섬유유연제충
딱히 좋다는 생각은 안 든다. 깨끗하긴 함
11. 바디샵 화이트머스크
깨끗한 살냄새가 짱이라고 생각하는 일반인용
살냄새충 향수. 어쨌든 깨끗하긴 함
간혹 이거 뿌리고 헬스장 오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그런 인간을 미개하다고 생각한다
머스크 중에서 깨끗한 냄새를 내는 것을
화이트 머스크라고 하는데 (반대는 블랙 머스크)
화이트 머스크 들어있는 향수는 조심해서 써야 한다.
자신에게 잘 안 느껴지더라도
남에게는 굉장히 큰 불쾌감을 줄 수 있다.
12. 불가리 쁘띠 에 마망
절반은 살냄새충, 절반은 분내충
깨끗한 침구류 느낌의 향수는 원래 없었는데
쁘띠 에 마망이 역사적으로 보면
분내충에서 이불충으로 가는
중간 과정이었던 것 같다
13. 필로소피 어메이징 그레이스
깨끗, 평온, 순수, 포근함, 기타 등등
이쪽 계통 향수가 갖워야 할 덕성을 다 갖춘 향수
필로소피는 올리브영에 붙잡히는 바람에
웬지 요즘 낮은 취급을 받고 있지만
가격 대비 품질이 매우 좋은 브랜드다
국내 입점 전에는 어메이징 그레이스가
직구를 해서라도 손에 넣어야 할 꿀템이었다
솔직히 12만 원 정도 받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일루미넘 같은 듣보잡도 그 정도 받으니까
14. 프라다 앵퓨지옹 디리스
이건 내 관점에서도 좋은 향수다
푹신한 솜털 이불이 아닌 하늘하늘한 봄이불 같다
햇볕 좋은 날 빨랫줄에서 막 걷어온 느낌
굉장히 깨끗하다 그리고 어쩐지 정겨운 느낌
향수 뿌린 티를 덜 내는 은은충 향수이기도 하다
15. 프라다 앵퓨지옹 다망드
프라다 앵퓨지옹 시리즈는 다 깨끗충이다
다망드가 그 중 가장 이불충에 가깝다
잔향이 약간 크림처럼 빠져서 완벽하지는 않음
얘가 2010년대를 이불충 시대로 만든 범인이다
얘가 망했으면 이불충 장르 자체가 없었을 것임
16. 프레데릭 말 로 디베
앵퓨지옹 다망드를 발전적으로 계승한 것
크림처럼 빠지는 잔향만 보송보송으로 바꿈
딱 그 부분만 다르고 나머진 다 똑같다
사실상 타입향수에 돈 쳐바르는 것과 다름 없지만
향붕이들에겐 그 1%의 차이가 중요한 것이다
17. 딥티크 오 듀엘르 EDP
많아 보이려고 EDP도 따로 쓴다
EDT와 달리 추운 날에도 발향이 잘 됨
EDP는 이불 느낌보다 꽃병 냄새가 더 크다
침구류 느낌보다 깔끔한 집안 거실 냄새다
수도권 신도시에 살면서 필라테스 다니는
중산층 아주매미 스타일이다
18. 겔랑 삼사라
삼사라 시절엔 이불충이라는 개념이 없었으나
부들부들한 솜이불 감촉의 시초였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시향 가능하니 꼭 맡아봐라
삼사라가 향수 역사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지금 맡아도 대단히 뛰어난 걸작이다
큰 푸들 강아지 털을 쓰다듬으면서
큰 푸들 강아지 배 냄새를 맡는 행복한 기분이 든다
19. 톰 포드 화이트 스웨이드
어휴 까먹고 안 쓸 뻔했네
이건 다 알지?
20. 세르주 뤼땅 끌래 뒤 뮈스크
투명하기 때문에 이불충은 아니지만
20개 채우려고 그냥 써둔다
천장 포함해 사방팔방이 거울로 된
모텔의 침대를 상상하면
이불충에 넣어도 되지 않겠냐?
화이트머스크를 사용한 깨끗충 중에서
이 향수는 존중할 만한 점이 매우 있다.
머스크는 인간이 감지할 수 있는 것 중에서
가장 크고 무거운 향기 입자다.
그래서 깨끗충 향수는 아무리 은은하게 만들어도
역하고 머리 아프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이 향수는 무슨 조화를 부렸는지
입자가 작은 것처럼 가볍고 맑게 퍼진다.
향수 제작에 관한 현대 과학기술의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ㅊㅊ - 향수마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