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유머 필력 개미친 쿠팡 3개월형 선고받은 사브리나의 고백.txt
156,006 974
2021.12.18 17:28
156,006 974
https://img.theqoo.net/BLshO
https://theqoo.net/review/2280791561


3년여간 무능 상사 및 직장 정치질에 시달린 나의 퇴사

공장 초기화를 해야 다음 직장생활이 가능할듯 하여 몇달간 속세를 떠나기로 함

속세를 떠나와서 하루 2번씩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미친 자아를 발견

직장 시절보다 돈을 더 많이 씀 전부 식비로

이러다가 다음 직장 가기 전에 알거지되겠다 싶어서 일을 구하기로 함

초기화 끝나면 본업으로 돌아갈 생각이어서

오래 할 일 말고 임시로 좀 하다 말 일을 구함

더쿠에서 쿠팡 알바 글을 200개정도 읽음

이거다 싶어 알바몬에 문자를 보냄

갑자기 담당자가 계약직 제의를 함

뭔지도 모르고 하겠다고 함

면접갔더니 기간 채우면 인센티브를 준다고 함

ㅇㅋ하겠다고 함



출근함

너무너무 힘듦

너무너무 몸이 힘듦

내 몸의 안 쓰던 기관들을 전부 써봄

집에 와서 잠만 잠

밥도 안먹음

배달 안 시킴 잠만 잠

눈뜨면 쿠팡 감

가서 겁나 일하고 거기서 밥 주면 그 밥 쿠팡밥 먹음 1일 1식

밥 고봉밥 먹음

뻥안치고 밥만 두공기씩 퍼서 먹음

한 입에 최대로 많이 먹으려고 입 와구와구 벌려서 먹음

왜냐면 숟가락 들 힘 없음

나는 나이도 많음

숟가락 들 힘 없음

회사 다닐때 안먹던 맥심 모카골드도 꼭 챙겨먹음

자양강장제가 따로 없음

3주차 7킬로 빠짐 노 거짓

인생 최저 몸무게 됨

고봉밥 먹어도 상관 없음 일이 너무 힘들고 이 힘든걸 3일 연속 하고 1일 쉬고 또 3일 하고

내 삶은 노동 잠 노동 잠 노동 잠

살 찔 틈 없음

쿠팡 풀필트먼트 쥬비스 감사함



노동할때

진짜 내가 기계가 된건지 기계가 내가 된건지 미칠것같음

첫 출근때 입고 간 회색 옷 검정 바지를 3주째 입고 있음

꾸밈 이런거 1도 없음 집 오면 자고 눈뜨면 어제 그 옷 주워입고 쿠팡감

너무 먼지가 많아서 머리를 안감아도 떡이 지지 않음

일은 진짜 바보가 와도 할 수 있는 난도임

미친 반복 작업과 노휴식임

하도 현타가 와서 상황을 설정하고 설정에 흠뻑 빠져서 일해보기로 함

즉 알고 보면 이곳은 러시아 노동교화소임

알고 보면 나는 사실 독일 포로수용소에 끌려갔다가 고향에 돌아가려고 했는데 잡혀서 노동교화소에 갇힌 거임

그래서 쿠팡 3개월 형을 받음

그리고 사실 이름은 사브리나임

사브리나는 반복적인 일을 기계처럼 해야 함 휴식은 없음

느려지면 잔소리 들어옴

가혹한 간수 막심이 사원님! 속도 신경써주십니다! 라고 말함

내가 배정받은 교화소는 무한 이기주의가 가득함

그동안 본 후기에서는 쿠팡가면 서로 서로 관심도 없고

개인플레이 한다고 했는데

이곳은 서로에게 관심이 많아서 맨날 흉보고 텃세가 미쳐 돌아감 험담 쩔고

아 역시 사내정치는 러시아 노동교화소에도 있는 것이었다

내가 좀 느려지면 고인물+연세있으신 사원님이 겁나 엄청 뭐라고 하고

다른 사원들하고 낄낄거리면서 내 앞담화를 함

게다가 이곳의 냉기는 역시 시베리아답게

일하는 내내 개추움

나의 피땀이 얼어붙음 내 눈썹에 성에가 낌



그런데 어느 날 어느 순간 내가 무거운 걸 들어야 하면

옆에서 손이 나타나 대신 가져가 버리고

또 무거운 걸 끌어야 하면 옆에서 손이 나타나서 밀어주고

허리가 너무 아파서 잠깐 주저앉으면 내 자리에 대신 와서 노동을 커버해주는

이 교화소에서 있을 수 없는 이타적인 상황이 일어남

그것도 나에게

심지어 실화임

상상이 아님

이 믿어지지 않는 상황이 2시간 4시간 6시간 계속되자

나는 그 손의 주인과 이미 영혼결혼식 해버림

다음날도 계속되는 호의

그리고 그 손의 주인이 내 이름을 물어본 순간

나는 그에게로 가서 꽃이 되었다

아 이게 바로 인터넷 세상에서 보았던 쿠팡에서 알바하다가 노비끼리 눈맞는 기분 그건가

라고 생각했지만 개오바하지 말자 흔한 친절일뿐

지금 나의 이런 착각은

나는 솔로에서 상추쌈 한번 싸줬다고 미쳐돌아서 혼자 질주하는 영철같은 짓이다

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곱게 접어봄

이때까지 나는 손 주인의 이름도 모름

며칠 후 나는 일하다가 부상을 당해 절뚝거리는데

주변 고인물 사원은 동정을 커녕 아프면 집에나 가라고 면전에서 말해서

인류애를 상실하였으나

내가 다리가 부러질 지언정 지금 조퇴하기엔 일당이 아까워 개참고 있는데



절뚝이는 나를 목격하고 그가 대신 관리자에게 제보를 해주고

어디서 부목 비슷한걸 구해와서 응급처치를

그리고 내 몫의 일까지 대신 해주는 그 순간

나와 그는 장차 1남 1녀를 낳고 행복하게 살 것이 예정되었으며

그의 이름은 세르게이 이바노비치인데

이 교화소에서 나가면 반드시 푸른 들판에 아궁이를 놓고 밥을 지어 소박한 결혼식을 하리라

이후에도 노동 교화는 똑같이 반복되는데

매일 다친 데는 괜찮냐고 물어보는 세르게이

비록 마스크 아래의 얼굴은 모르지만 이미 폴인럽



나덕 그린라이트다 vs. 나는솔로 영철이다

후자일시 쿠팡에서 유모차 주문함








https://theqoo.net/review/2280791561

사브리나 너를 응원해 !!



+)
https://img.theqoo.net/NSVcz
https://img.theqoo.net/NCdBV
https://img.theqoo.net/cqmdY

사브리나 ♡ 세르게이 밉니다
목록 스크랩 (188)
댓글 97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디어스킨 X 더쿠💛] 모!처럼 달!라진 일주일을 선사하는 <디어스킨 리얼모달> 체험 이벤트 175 06.21 57,024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489,686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5,301,04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744,599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주의] 16.05.21 22,986,852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7 21.08.23 3,909,82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4 20.09.29 2,810,83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82 20.05.17 3,495,29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65 20.04.30 4,064,928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511,146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42436 이슈 레드벨벳 슬기 Cosmic_Love 조금 더 머무르면 어때? 🤷 20:09 17
2442435 이슈 흔한 70세 여성의 몸 상태.jpg 19 20:06 1,565
2442434 이슈 거친 파도와 절벽을 뚫고 직진하는 바위뛰기 펭귄.gif 6 20:03 333
2442433 이슈 엔시티 위시 WISH’s Wish 𖤐 ★ 3 Episodes Coming soon EP.1 ➫ 2024.06.27 9PM (KST) 6 20:02 256
2442432 이슈 정예인 내너봄 챌린지 🌸 with 예원 20:01 67
2442431 유머 벌써 나무위키에 올라온 LG 트윈스 오리갑 근황 ㅋㅋㅋ.jpg 13 19:59 1,380
2442430 유머 나를 죽이러 오는 건가요? 3 19:57 1,180
2442429 이슈 카메라가 진짜 잘 잡아준 듯한 어제자 NCT WISH 신곡 일본 음방 무대 댄브.twt 5 19:56 388
2442428 이슈 한국 선수들 집합 시킨 썰 푸는 니퍼트.jpg 9 19:55 1,957
2442427 유머 역지사지 대리 19:55 502
2442426 유머 인사이드아웃2 후기 내 아이돌섬은 대체 언제 무너지지?.twt 36 19:53 2,530
2442425 이슈 [KBO] 경기 중반, 퍼펙트 피칭 중인 KT 고영표와 LG 켈리 25 19:53 1,359
2442424 이슈 51사단 새벽에 초병근무 후 사망한 일병 부모님 카페글 22 19:50 3,225
2442423 이슈 한국인들 뒷목 잡는 중인 한국식 감자구이 33 19:49 3,426
2442422 정보 99년 오늘 서울 한가운데서 반전과 평화를 외쳤던 팝의 황제 8 19:49 612
2442421 이슈 트위터에서 유행 중이라는 ‘위시코어’ 감성 25 19:49 2,106
2442420 정보 솔로가수 규빈(GYUBIN) - Satellite [MV Opening Sequence] 19:47 130
2442419 이슈 천만 관객을 울린 그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엔딩 씬....gif 25 19:47 1,757
2442418 이슈 팔도비빔면 신상 299 19:45 21,654
2442417 이슈 홈 경기에서 관중들한테 야유 듣는 야구선수 나균안 37 19:45 3,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