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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소설로 나왔어도 오졌을 것 같다는 웹툰 작가의 필력...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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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6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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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스포 있음, 정주행 할 생각이 있다면 작품으로 보길 ㅊㅊ)



바로 고래별, 눈먼정원으로 유명하신 나윤희 작가님

더쿠에도 이 작가님 글빨 쩐다는 글 종종 올라왔는데

웹툰에 나오는 대사나 독백만 봐도 납득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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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물고기야.

나는 그저 삼시세끼 밥이나 먹고, 지붕 아래 잘 수만 있으면 그만인데.

나의 세상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계속 이 곳일텐데.


내 몸을 열어서 피를 찍어 먹어보면 아마 소금맛이 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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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라면 어떻게 했을까?

권총을 들고, 화기를 나르고, 도망자로 쫓기며

절망할 자유도, 파멸할 자유도 온전히 그의 것이었을까?

나는 어떻지? 이 방을 떠나, 살아갈 수 있을까?

역적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망국과 함께 죽을 수 있을까?

나는... 나는... 나는... 나는... 나는 당신과 같지 않아.

버릴 수도, 가질 수도 없다.

버리지 못하는 것은 역적이기 때문이오,

가지지 못하는 것은 계집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망국의 계집만큼은 될 수가 없다.

숨소리 한 번 못내보고 짓밟힐,

마른 땅의 들풀처럼은 될 수가 없다.

오직 하나, 당신과 같은 것이 있다면···


오직 하나, 나도 그와 같은 것이 있어.

절망할 자유도, 파멸할 자유도 모두 나의 것이다.

온전히, 그리고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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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랬다면 좋을 텐데요.

여기가 물 속이고, 우리가 물고기라면.

소리 없이도 당신의 언어를 들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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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아저씨들이 그랬어. 

조선은 여름이 되면 비가 오지 않아도 공기 중에 온통 물냄새가 배어 난대.


나 있잖아, 형.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내게 조선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나라니까.

엄마 아버지한테는 고향이라 해도, 나한테는 미지(未知)일 뿐이야.

그런데도 왜 아버지나 엄마는 저렇게 필사적인 걸까.

어쩌면 그 냄새가 잊히지 않아서 그러는 걸까?

물냄새가 섞인 공기는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그립잖아.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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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어. 나는 정말··· 모르겠어.

뭐가 그리 애달픈지··· 뭐가 그리 견딜 수 없는지···

나는 도무지 알 수가 없는데···

그런데도 모두 제 몸을 내던져.

이깟 것은 중하지 않다는 듯이,

그런 무섭고 독한 눈을 하고서는 그저 부딪히듯 스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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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잊어버리지도 말아.

나는 잊지 않을 거야.

네가 나를 살렸으니, 내 숨의 반이 너잖아.

앞으로 네가 어디에 있어도 나는 찾아갈 수 있어.

몇 번이라도

반드시 너를 찾아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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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연심입니다. 

모른 척하고 외면해봐야 결국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사랑이에요.

이 땅의 사람들, 풀 한 포기, 흙 한 줌까지도 사랑합니다.

빛 한 줄기라도 이 땅을 비췄을까,

먼 곳에서 올려다 보는 달조차 사랑하고야 맙니다.

나에게 조국이란, 그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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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한 일이지.

지금 이 순간,

의현도

녹주도

눈 앞의 이 남자도 아닌

아가씨. 당신이 생각나요.


아가씨가 버리고 떠난 이 곳에는

여전히 수많은 열망과 

추억과

괴로움과

분노와···

그럼에도 사람을 가여워하는 비극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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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여름은...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물에 젖은 냄새가 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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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곳에 왔을 때 그리 여겼다.

꼭 나를 집어삼킬 것처럼, 고래의 아가리 앞에 선 것처럼 어쩌면 이렇게도 두려운지.

그런데 지금 이 다정한 고요는 너무나도 익숙하고 또 편안해서···

처음부터 내 것이었던 것만 같아.

어쩌면 나는 이미 먹히고 만 걸지도 몰라.

바닷가에서 죽어가던 고래를 봤을 때가 생각난다.

내가 정말 물고기라면 너는 나와 같이 바다의 아이일테니,

나는 네게 삼켜지는 순간까지도 너를 동정하고야 만다.

이곳은 뭍이야. 우리의 고향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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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사랑함은 죽음을 벗 삼음이니,

구색 좋은 이름으로 살고자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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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틀 때까지 왕자를 죽여라

그러면 너는 다시 인어가 된다


그것은 저주요, 구원이 아니었을 테요.

그리하여 기필코 물거품이 된다면,

그것은 스스로 안고 갈 몫일 것입니다.


하지만 나는 어쩐지 그걸로 끝이 아닐 것만 같아요.

당신이 내게 처음으로 그 이야기를 해 주었고,

벗은 발에 신을 신겨 주었고, 읽고 쓰는 법을 가르쳐 주지 않았나요.


그 때문에 마지막 편지를 씁니다.

내 핏줄에 바닷물이 흐르는 것처럼

당신의 몸 속에는 일평생을 앓은 애달픈 이가 있다는 것을 나 이제는 알아요.

왜 모두들 그냥 살아지지가 않는 건지

이깟 것은 중하지 않다는 듯 몸을 내던지는지

무섭고 독한 눈을 하고서는 그저 부딪히듯 스러지는 이유를 이제는 압니다.

그것을 안 기쁨이 있으니,

혹여라도 나를 위해 서러워하지는 마오.

당신은 언젠가 애달픈 이의 품에 안기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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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는 많은 거짓말을 해 왔다.

그녀를 위해 참전한다는 말도,

그녀를 사랑한다는 말도.

나는 그녀에게

거짓밖에 줄 것이 없는 가난한 영혼이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녀를 알고 그녀와 함께한 그 모든 순간마다

스스로를 조금씩 팔아치워 간신히 발 딛고 설 곳을 만들었다.


그러니 마가렛,

승냥이에게 뜯겨 살점 하나 없이

시들어 말라붙은 나라도

이번엔

한 올 걸치지 않고 발가벗은 채,

그대에게 진실을 말하게 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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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필사적으로 떠올리려 했어.

네가 선 땅 위의 온기를.

정원의 공기와

네 이름을 한 꽃의 내음을.

어째서 그것만이 나를 버티게 했는지 이제는 알 것 같아.


정말로 운명이 다시 한번 더 내게 너를 허락한다면

마가렛, 그때는 나를 다시 초대해 줘.

아름다운 여름의 정원에,

나의 사랑하는 너와 어느 눈먼 남자가 서 있던 그 정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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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렛, 나를 용서해줘.

마가렛, 네가 내게 기회를 준 거라면,

나를 용서한 거라면,


나는 이제야 소년처럼 사랑할 것이다.

어느 여름, 네가 사랑했던 그 소년이 되어

나도 너를 사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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