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차인표가 집 계약하고 신애라에게 쓴 편지 txt
44,681 523
2021.11.05 09:32
44,681 523
사랑하는 여보에게..

여보.
오늘 드디어 우리집 계약을 했죠.

당신이 원하는 건 뭐든지 다 해줄 수있다,
다 들어 주겠노라”고 큰소리치면서 결혼한 지
6년 2개월 만에 당신이 그리 원하던 우리집이 생겼네요.
아까 집을 함께 둘러보면서,
당신은 무엇을 생각했나요?

나는요,
예전에,
우리 결혼하던 시절을 생각했어요.

아주 오래 전도 아닌,
불과 몇 년 전인데,
참 아득하게 느껴지네요.

금반지 한 개 달랑 주고,
나는 공짜로 당신과 결혼을 했어요.

이등병 때한 결혼이지만,
자신있었어요.
제대만 하면,
정말 당신을 행복하게,
원하는 건 무엇이든지 들어주면서 여유롭게 살 자신이…

그런데,
그게 아니네요.
나만 여유롭게 살았네요.
당신은 억척스럽게 살았네요.

며칠 전,
1년 만에 용제씨 부부와 노래방에 갔을 때,
당신은 “요즘 노래를 아는 게 없다”면서 당황해 했었죠?
나는 속으로 더 당황했어요.

당신이 모르는 최신곡들,
나는 알고 있었으니까요.

당신,
결국 작년 이맘때 노래방에서 불렀던 노래를 다시 불렀죠?
연애할때,
두시간을 불러도 다 못 부를 정도로 많은 노래를 알던 당신이었는데,
왜 노래를 못 부르게 되었나요?
그 동안 무얼 했나요?

결혼 6년,
나는 어느 새,
못난 남편이 되어 있네요.

러닝 머신에서 5분도 뛰지 못하고 헐떡거리는 당신에게
“마라톤대회 나가야 하니 아침 일찍 인절미 구워 달라”고
부탁하는 철없는 남편이 되어있네요.

우리 생생한 젊음들끼리 만나서 결혼을 했는데,
그새 왜 나만 이리 잘 뛰고,
잘 놀게 되었나요?

내가 운동하고,
노래 부르는 동안,
당신은 무얼 했나요?

당신은 정민이 낳고,
놀아주고, 밥 먹이고,
또 놀아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목욕시키고,
동화책 읽어주고,
또 기저귀 갈아주고,
그러면서 내 얼굴피부 나빠졌다고
억지로 피부과 데려가 마사지 받게하고
젊게 보여야 한다고 백화점 데려가 청바지 사주고.

당신은 아줌마면서,
나는 총각처럼 만들려고 애쓰면서 살죠

당신은 농담처럼, 우리집에는 아기가 둘이 있다고,
근데 큰 애가 훨씬 키우기 힘들다고 말하죠.

신혼시절 당신의 수호천사가 되겠다고 큰소리쳤던 나는,
결혼 6년 만에 당신의 큰 아기가 되어 있네요.

미안해요.

난 당신의큰 아기인 게 너무나 행복했지만,
당신은 참 힘들었죠.

앞으로는 당신이 나의 큰아기가 되세요.
서툴지만,
노력하는 당신의 아빠가 될 게요.

결혼할 때 내가 했던 말,
기억하나요?

당신이 “나를 얼만큼 사랑해?” 하고 물으면,
“무한히 사랑해” 라고 답했었죠.

이제 그 말 취소할래요.

나는 당신을 작년보다 올해 더 사랑합니다.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하구요,
오늘보다 내일 더 많이 사랑할 겁니다.

당신은 어느새 존경하는 내 어머니의 모습을 닮아 있네요.

당신 옆에 오래있을 게요.
당신은 오래만 살아주세요.
더 많이,
더 깊게 사랑할 수 있도록…
목록 스크랩 (98)
댓글 52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수려한🌸] 나 홀로 자연광 받은 듯, 속광 가득 매끈광 쿠션 <더 블랙 텐션 핏 메쉬쿠션> 체험 이벤트 604 08.21 23,948
공지 더쿠 이미지 서버 gif -> 동영상 변환 기능 적용(GIF 원본 다운로드 기능 개선) 07.05 944,293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2,098,883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5,758,049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7,105,52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3,409,918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16.05.21 24,653,272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0 21.08.23 4,443,89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7 20.09.29 3,373,78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30 20.05.17 3,993,71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5 20.04.30 4,523,969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18번 특정 모 커뮤니티 출처 자극적인 주작(어그로)글 무통보 삭제] 1236 18.08.31 9,105,805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84627 유머 엄마 우리 집은 가난해서 이런 거 못 사지? 20:26 110
2484626 기사/뉴스 여학생 성폭행한 10대들 성인 된 후 중형 선고 20:26 83
2484625 기사/뉴스 "진료에 불만 있었다"‥치과 병원에 부탄가스통 테러 20:25 27
2484624 이슈 처서매직 실감하십니까? 20:25 77
2484623 기사/뉴스 한밤중 마포구 상암동 택시 사고…탑승객 1명 사망 20:25 306
2484622 이슈 이번 시즌 도입된 EPL 골 이펙트.gif 1 20:24 111
2484621 이슈 [LIVE] SF9 _ Don’t Worry, Be Happy | dancEAR | 라이브 퍼포먼스 20:24 16
2484620 기사/뉴스 "전기 무단 사용에 아이스크림 다 녹았다"…무인 점포 사장의 한탄 6 20:24 471
2484619 기사/뉴스 [MBC 단독] 추가 지정 안된다더니 돌연 입장 바꾼 보훈부‥"갈라치기로 길들이기" 1 20:23 157
2484618 이슈 히틀러가 펼치려햇던 지옥도 레벤스라움 4 20:23 429
2484617 기사/뉴스 식당 직원이 건넨 사과주스에 2살 딸 응급실…가슴 쓸어내린 美부모 3 20:22 792
2484616 유머 헤어드라이기 없을 때 머리 말리는 방법.ytb 1 20:21 327
2484615 이슈 7년전 오늘 발매된, 모모랜드 "꼼짝마" 20:21 41
2484614 기사/뉴스 “치료에 불만”...치과에 사제폭발물 터트린 70대가 말했다 10 20:19 1,153
2484613 이슈 좀전에 뜬 상상도 못한 콜라보 7 20:19 1,068
2484612 기사/뉴스 클린턴 "나도 아직 트럼프보다 젊다"... 前 대통령들 민주 전대 총출동 11 20:19 564
2484611 기사/뉴스 '디올백 무혐의' 보고 받은 이원석‥수심위 소집 질문에 "나중에 말씀" 20:18 72
2484610 이슈 지진 첫 경험한 여동생 .jpg 10 20:18 1,938
2484609 이슈 케이월드 드림어워즈 슈퍼루키상 받은 NCT WISH + Songbird 무대 3 20:18 157
2484608 이슈 좋은 프로그램인데 우리나라는 절대 안되는 거 1 20:18 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