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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탄-https://theqoo.net/1679629346
2탄-https://theqoo.net/1700871923
3탄-https://theqoo.net/1928216772
저는 전혀 울지 않습니다. 저는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조금도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직소
죽는 것은 이미 정해진 일이기에 명랑하게 살아라. 언젠가는 끝날 것이기에 온 힘을 다해 맞서자. 시간은 한정되어 있기에 기회는 늘 지금이다. 울부짖는 일 따윈 오페라 가수에게나 맡겨라.
-시라토리 하루히코/니체의 말
그 시절이 지나가기 전에 너를, 단 한 번이라도 으스러지게 마주 껴안았어야 했는데
그것이 결코 나를 해치지 않았을 텐데
나는 끝내 무너지지도, 죽지도 않았을 텐데
- 한강/희랍어 시간
1947년 봄
심야(深夜)
황해도 해주(海州)의 바다
이남(以南)과 이북(以北)의 경계선(境界線) 용당포(浦)
사공은 조심조심 노를 저어가고 있었다.
울음을 터뜨린 한 영아(嬰兒)를 삼킨 곳.
스무 몇 해나 지나서도 누구나 그 수심(水深)을 모른다.
-김종삼/민간인
사람들은 말한다. 어떤 일들은 용서받을 수 없다고, 혹은 우리 자신을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하지만 우리는 용서한다. 언제나 그런다.
-앨리스 먼로/디어 라이프
겁쟁이는 행복마저도 두려워하는 법입니다. 솜방망이에도 상처를 입는 법입니다.
행복에 상처를 입는 일도 있는 것입니다.
-다자이 오사무/인간실격
한때 절망이 내 삶의 전부였던 적이 있었다.
그 절망의 내용조차 잊어버린 지금
나는 내 삶의 일부분도 알지 못한다.
-기형도/10월
창공의 새에게도 그림자가 있을까?
저렇게 작고 가벼운 것에게 어찌 그림자처럼 거추장스런 것이 달려 있으랴 싶은 것이다. 그러나 새에게도 분명 그림자가 있다. 날아가는 새떼를 보고 있노라면 가끔 아주 가끔, 뭔가 검고 어두운 것이 휙 지나간다.
너무 찰나여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지 않으면 잘 모르기 십상이다. 달이 해를 가리는 걸 일식이라 하는데 그렇다면 새가 해를 가리는 이런 현상은 무어라 할까.
물론 나도 모른다. 그렇지만 가끔 새 그림자가 해를 가리는 일도 있다는 걸 말해두고 싶은 것이다.
-김영하/오빠가 돌아왔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영원한 회귀가 주장하는 바는, 인생이란 한 번 사라지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한낱 그림자 같은 것이고, 그래서 산다는 것에는 아무런 무게도 없고 우리는 처음부터 죽은 것과 다름없어서, 삶이 아무리 잔혹하고 아름답고 혹은 찬란하다 할지라도 그 잔혹함과 아름다움과 찬란함조차도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밀란 쿤데라/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사회적 폭력으로 인해 상처를 받는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경험을 말하지 못합니다. 그 상처를 이해하는 일은 아프면서 동시에 혼란스럽습니다. 그러나 우리 몸은 스스로 말하지 못하는, 때로는 인지하지 못하는 그 상처까지도 스스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몸은 정직하기 때문입니다. 물고기 비늘에 바다가 스미는 것처럼 인간의 몸에는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의 시간이 새겨집니다.
-김승섭/아픔이 길이 되려면
당신은 수많은 별과 마찬가지로 거대한 우주의 당당한 구성원이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삶을 충실히 살아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맥스 에흐만
인간은 추구하는 한, 미혹되기 마련인지라.
-요한 볼프강 괴테/파우스트
있잖아,
난 망해본 적이 없어. 망하는 게 뭔지 몰라.
왜냐면 처음부터 망했거든.
난 태어날 때부터 인생이 쭉 이런 상태였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돼? 그런 느낌 알아?
계속, 계속, 계속, 좆같을 거라는 느낌.
빠져나갈 구멍이 안 보이는 그런 거.
-김사과/천국에서
정신병원의 시계에는 숫자판이 없다. 허구, 망상, 환각, 기억, 꿈, 혼돈 따위의 이름들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어디쯤에 있는가, 어디로 가는가, 하는 것들은 알 길이 없다. 의미도 없다. 자신이 서 있는 지점과 시간의 흐름이 곧 삶이 되는 곳은 반대편 세상 뿐이다. 미래가 있는 인간들이 사는 곳, 시계의 숫자판이 의미를 가지는 세상. 승민을 미치게 하는 시간은 그쪽 세상의 시계에서 소모되는 시간이었다.
-정유정/내 심장을 쏴라
세상 사람들이 다 내 불행을 바란다.
그것은 진실이다.
어쩌면 세상에 대한 유일한 진실이다. 김지영 선배는 미친 것이 아니라 진실을 말했다. 좀 더 정확하게 서술하자면, 사람들은 누군가 각별한 타인의 불행을 바란다. 각별한 타인의 불행을 커튼 삼아 자신의 방에 짙게 드리워진 불행의 그림자를 가리고자 한다.
-김사과/0 영 ZERO 零
성실한 사람에게도 얼마나 많은 가식이 있으며,
고결한 사람에게도 얼마나 많은 비열함이 있고,
불량한 사람에게도 얼마나 많은 선량함이 있는지를 몰랐다.
-서미싯 몸/달과 6펜스
있지.
넷이서 행복해지자며 쉬지도 않고 열심히 일했는데.
가엾어.
어째서 그렇게 열심히 산 걸까.
애자는 나나와 나에게 그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려준 뒤, 언제고 그런 식으로 중단될 수 있는 것이 인생이라고 덧붙였다. 너희 아버지는 비참한 죽음을 맞았지만 그가 특별해서 그런 것은 아니란다. 그게 인생의 본질이란다.
허망하고.
그런 것이 삶이므로 무엇에도 애쓸 필요가 없단다.
-황정은/계속해보겠습니다
애자는 요즘도 밤이 전화를 걸어옵니다.
가엾게도.
애쓰지 마.
의미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덧없어.
아무래도 좋을 일과 아무래도 좋을 것.
목숨이란 하찮게 중단되게 마련이고 죽고 나면 사람의 일생이란 그뿐, 이라고 그녀는 말하고 나나는 대체로 동의합니다. 인간이란 덧없고 하찮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사랑스럽다고 나나는 생각합니다.
그 하찮음으로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으니까.
즐거워하거나 슬퍼하거나 하며, 버텨가고 있으니까.
-황정은/계속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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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전혀 울지 않습니다. 저는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조금도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직소
죽는 것은 이미 정해진 일이기에 명랑하게 살아라. 언젠가는 끝날 것이기에 온 힘을 다해 맞서자. 시간은 한정되어 있기에 기회는 늘 지금이다. 울부짖는 일 따윈 오페라 가수에게나 맡겨라.
-시라토리 하루히코/니체의 말
그 시절이 지나가기 전에 너를, 단 한 번이라도 으스러지게 마주 껴안았어야 했는데
그것이 결코 나를 해치지 않았을 텐데
나는 끝내 무너지지도, 죽지도 않았을 텐데
- 한강/희랍어 시간
1947년 봄
심야(深夜)
황해도 해주(海州)의 바다
이남(以南)과 이북(以北)의 경계선(境界線) 용당포(浦)
사공은 조심조심 노를 저어가고 있었다.
울음을 터뜨린 한 영아(嬰兒)를 삼킨 곳.
스무 몇 해나 지나서도 누구나 그 수심(水深)을 모른다.
-김종삼/민간인
사람들은 말한다. 어떤 일들은 용서받을 수 없다고, 혹은 우리 자신을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하지만 우리는 용서한다. 언제나 그런다.
-앨리스 먼로/디어 라이프
겁쟁이는 행복마저도 두려워하는 법입니다. 솜방망이에도 상처를 입는 법입니다.
행복에 상처를 입는 일도 있는 것입니다.
-다자이 오사무/인간실격
한때 절망이 내 삶의 전부였던 적이 있었다.
그 절망의 내용조차 잊어버린 지금
나는 내 삶의 일부분도 알지 못한다.
-기형도/10월
창공의 새에게도 그림자가 있을까?
저렇게 작고 가벼운 것에게 어찌 그림자처럼 거추장스런 것이 달려 있으랴 싶은 것이다. 그러나 새에게도 분명 그림자가 있다. 날아가는 새떼를 보고 있노라면 가끔 아주 가끔, 뭔가 검고 어두운 것이 휙 지나간다.
너무 찰나여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지 않으면 잘 모르기 십상이다. 달이 해를 가리는 걸 일식이라 하는데 그렇다면 새가 해를 가리는 이런 현상은 무어라 할까.
물론 나도 모른다. 그렇지만 가끔 새 그림자가 해를 가리는 일도 있다는 걸 말해두고 싶은 것이다.
-김영하/오빠가 돌아왔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영원한 회귀가 주장하는 바는, 인생이란 한 번 사라지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한낱 그림자 같은 것이고, 그래서 산다는 것에는 아무런 무게도 없고 우리는 처음부터 죽은 것과 다름없어서, 삶이 아무리 잔혹하고 아름답고 혹은 찬란하다 할지라도 그 잔혹함과 아름다움과 찬란함조차도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밀란 쿤데라/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사회적 폭력으로 인해 상처를 받는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경험을 말하지 못합니다. 그 상처를 이해하는 일은 아프면서 동시에 혼란스럽습니다. 그러나 우리 몸은 스스로 말하지 못하는, 때로는 인지하지 못하는 그 상처까지도 스스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몸은 정직하기 때문입니다. 물고기 비늘에 바다가 스미는 것처럼 인간의 몸에는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의 시간이 새겨집니다.
-김승섭/아픔이 길이 되려면
당신은 수많은 별과 마찬가지로 거대한 우주의 당당한 구성원이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삶을 충실히 살아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맥스 에흐만
인간은 추구하는 한, 미혹되기 마련인지라.
-요한 볼프강 괴테/파우스트
있잖아,
난 망해본 적이 없어. 망하는 게 뭔지 몰라.
왜냐면 처음부터 망했거든.
난 태어날 때부터 인생이 쭉 이런 상태였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돼? 그런 느낌 알아?
계속, 계속, 계속, 좆같을 거라는 느낌.
빠져나갈 구멍이 안 보이는 그런 거.
-김사과/천국에서
정신병원의 시계에는 숫자판이 없다. 허구, 망상, 환각, 기억, 꿈, 혼돈 따위의 이름들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어디쯤에 있는가, 어디로 가는가, 하는 것들은 알 길이 없다. 의미도 없다. 자신이 서 있는 지점과 시간의 흐름이 곧 삶이 되는 곳은 반대편 세상 뿐이다. 미래가 있는 인간들이 사는 곳, 시계의 숫자판이 의미를 가지는 세상. 승민을 미치게 하는 시간은 그쪽 세상의 시계에서 소모되는 시간이었다.
-정유정/내 심장을 쏴라
세상 사람들이 다 내 불행을 바란다.
그것은 진실이다.
어쩌면 세상에 대한 유일한 진실이다. 김지영 선배는 미친 것이 아니라 진실을 말했다. 좀 더 정확하게 서술하자면, 사람들은 누군가 각별한 타인의 불행을 바란다. 각별한 타인의 불행을 커튼 삼아 자신의 방에 짙게 드리워진 불행의 그림자를 가리고자 한다.
-김사과/0 영 ZERO 零
성실한 사람에게도 얼마나 많은 가식이 있으며,
고결한 사람에게도 얼마나 많은 비열함이 있고,
불량한 사람에게도 얼마나 많은 선량함이 있는지를 몰랐다.
-서미싯 몸/달과 6펜스
있지.
넷이서 행복해지자며 쉬지도 않고 열심히 일했는데.
가엾어.
어째서 그렇게 열심히 산 걸까.
애자는 나나와 나에게 그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려준 뒤, 언제고 그런 식으로 중단될 수 있는 것이 인생이라고 덧붙였다. 너희 아버지는 비참한 죽음을 맞았지만 그가 특별해서 그런 것은 아니란다. 그게 인생의 본질이란다.
허망하고.
그런 것이 삶이므로 무엇에도 애쓸 필요가 없단다.
-황정은/계속해보겠습니다
애자는 요즘도 밤이 전화를 걸어옵니다.
가엾게도.
애쓰지 마.
의미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덧없어.
아무래도 좋을 일과 아무래도 좋을 것.
목숨이란 하찮게 중단되게 마련이고 죽고 나면 사람의 일생이란 그뿐, 이라고 그녀는 말하고 나나는 대체로 동의합니다. 인간이란 덧없고 하찮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사랑스럽다고 나나는 생각합니다.
그 하찮음으로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으니까.
즐거워하거나 슬퍼하거나 하며, 버텨가고 있으니까.
-황정은/계속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