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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30일 2020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 8강전에서 진 뒤 아쉬움에 코트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매치포인트를 내준 순간, 코트 위로 넘어진 안세영(19)은 한동안 일어나지 않았다. 힘겹게 준비했던 지난 시간, 밤낮으로 셔틀콕을 올려주며 함께 훈련했던 ‘선생님’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겨우 일어났지만 결국 눈물이 쏟아졌다.
꿈 많은 사춘기 소녀의 가장 큰 꿈은 올림픽 메달이었다. 하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곳도 많았을 10대의 마지막에 무거운 태극마크를 달았기에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흘렸던 땀을 다시 쏟아냈지만 가장 큰 산을 너무 일찍 마주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하신 엄마의 말씀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찍어봤으나 이번에도 나무는 넘어가지 않았다.
안세영(19)이 생애 첫 올림픽 도전을 8강에서 마무리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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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30일 2020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 8강전을 마친 뒤 눈물을 터뜨리고 있다.
경기가 끝난 뒤 수건에 얼굴을 파묻고 눈물을 쏟은 안세영은 벌개진 눈으로 믹스드존에 나와서도 한동안 눈물을 훔쳤다.
안세영은 “새벽에도 야간에도 항상 같이 운동시켜주시느라 선생님(장영수 여자단식 코치)이 정말 많이 힘드셨는데 죄송해서 눈물이 나는 것 같다.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한가보다”며 “공격력이 약하다고 해서 공격 연습을 정말 많이 했는데 긴장도 많이 해서 그런지 제대로 안 나왔다. 집중력과 인내심에서 천위페이에게 이번에도 뒤진 것 같다”고 했다. “정말 많은 응원 받고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배드민턴 하면 복식부터 떠올리니까 단식을 많이 알리고 싶었다”는 기특한 꿈도 털어놨다.
천재 안세영은 독종이기도 하다. 국가대표가 된 뒤 단 하루도 쉬지 않았다. 조별리그에서는 넘어져 무릎이 까져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이날도 발목을 접질렸지만 치료받고 또 끝까지 뛰었다. “이보다 더 크게 다쳤어도 훈련한 것이 아까워서라도 계속 뛰었을 것”이라고 한 독한 천재 안세영은 눈물을 닦은 뒤 바로 내일을 약속했다. 안세영은 “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될지 모른다는 얘기에도 올림픽은 분명 할 거라 믿고 정말 열심히 했다. 그렇게 했는데도 안 되는 거면 아마 그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라며 “엄마가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하셨는데 아직 있는 것 같다. 그래도 계속 도전해보겠다”고 했다.
2002년 2월생인 안세영은 선수촌에서 땀흘리는 사이 스무살, 성인이 됐다. 지난 3년간, 매년 365일을 오로지 올림픽만 바라보고 달렸던 배드민턴 천재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딱 한 순간 도 사치였다. 올림픽이 끝났으니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그제서야 안세영은 벌개진 눈으로 웃으며 말했다. “혼자 있고 싶기도 한데, 스무살 되면 다들 하고 싶어하는 거 있잖아요. 술 딱 한 잔만 먹어보고 싶어요. 기분 좋게 마실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술이 어떤 맛인지 궁금한 나이, 스무살의 안세영은 한바탕 울고 다시 일어설 준비를 한다.
도쿄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전체기사)
https://sports.v.daum.net/v/2021073013114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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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30일 2020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 8강전에서 진 뒤 아쉬움에 코트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매치포인트를 내준 순간, 코트 위로 넘어진 안세영(19)은 한동안 일어나지 않았다. 힘겹게 준비했던 지난 시간, 밤낮으로 셔틀콕을 올려주며 함께 훈련했던 ‘선생님’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겨우 일어났지만 결국 눈물이 쏟아졌다.
꿈 많은 사춘기 소녀의 가장 큰 꿈은 올림픽 메달이었다. 하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곳도 많았을 10대의 마지막에 무거운 태극마크를 달았기에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흘렸던 땀을 다시 쏟아냈지만 가장 큰 산을 너무 일찍 마주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하신 엄마의 말씀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찍어봤으나 이번에도 나무는 넘어가지 않았다.
안세영(19)이 생애 첫 올림픽 도전을 8강에서 마무리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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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30일 2020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 8강전을 마친 뒤 눈물을 터뜨리고 있다.
경기가 끝난 뒤 수건에 얼굴을 파묻고 눈물을 쏟은 안세영은 벌개진 눈으로 믹스드존에 나와서도 한동안 눈물을 훔쳤다.
안세영은 “새벽에도 야간에도 항상 같이 운동시켜주시느라 선생님(장영수 여자단식 코치)이 정말 많이 힘드셨는데 죄송해서 눈물이 나는 것 같다.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한가보다”며 “공격력이 약하다고 해서 공격 연습을 정말 많이 했는데 긴장도 많이 해서 그런지 제대로 안 나왔다. 집중력과 인내심에서 천위페이에게 이번에도 뒤진 것 같다”고 했다. “정말 많은 응원 받고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배드민턴 하면 복식부터 떠올리니까 단식을 많이 알리고 싶었다”는 기특한 꿈도 털어놨다.
천재 안세영은 독종이기도 하다. 국가대표가 된 뒤 단 하루도 쉬지 않았다. 조별리그에서는 넘어져 무릎이 까져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이날도 발목을 접질렸지만 치료받고 또 끝까지 뛰었다. “이보다 더 크게 다쳤어도 훈련한 것이 아까워서라도 계속 뛰었을 것”이라고 한 독한 천재 안세영은 눈물을 닦은 뒤 바로 내일을 약속했다. 안세영은 “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될지 모른다는 얘기에도 올림픽은 분명 할 거라 믿고 정말 열심히 했다. 그렇게 했는데도 안 되는 거면 아마 그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라며 “엄마가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하셨는데 아직 있는 것 같다. 그래도 계속 도전해보겠다”고 했다.
2002년 2월생인 안세영은 선수촌에서 땀흘리는 사이 스무살, 성인이 됐다. 지난 3년간, 매년 365일을 오로지 올림픽만 바라보고 달렸던 배드민턴 천재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딱 한 순간 도 사치였다. 올림픽이 끝났으니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그제서야 안세영은 벌개진 눈으로 웃으며 말했다. “혼자 있고 싶기도 한데, 스무살 되면 다들 하고 싶어하는 거 있잖아요. 술 딱 한 잔만 먹어보고 싶어요. 기분 좋게 마실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술이 어떤 맛인지 궁금한 나이, 스무살의 안세영은 한바탕 울고 다시 일어설 준비를 한다.
도쿄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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