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차르트 < 아마데우스 O.S.T > - 네빌 매리너(지휘) / 성 마틴 아카데미 오케스트라
음악 감독을 맡은 지휘자 네빌 매리너(Neville Marriner) 경은 모차르트 전문가답게 주요 명곡들을 농축해서 담아냈다. H.O.T가 '아이야'에서 샘플링 한 것으로도 유명한 '교향곡 25번' 1악장을 비롯하여, 오페라 < 돈 지오반니(Don Giovanni) >의 압도적인 석상 씬 음악, 전력을 쏟아 부어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 레퀴엠(Requiem) >까지 규범적인 명연으로 만날 수 있다. 이 앨범을 기반으로 취향에 맞는 음반의 레퍼토리를 갖춰간다면 어느 덧 모차르트 음악이 큰 즐거움으로 자리할 것이다. 2장 짜리 오리지널 판도 좋지만 기왕이면 너무도 친숙한 '밤의 여왕의 아리아'(오페라 < 마술피리 > 중)가 담긴 3장짜리 컴플리트(Complete) 판이 더욱 좋다.
2. 라흐마니노프 < 피아노 협주곡 2번 > - 아쉬케나지(피아노) / 하이팅크(지휘)/ 콘서트헤보우 오케스트라
< 교향곡 1번 >의 혹평으로 인한 신경 쇠약을 극복하고 완성한 라흐마니노프 최고 인기작으로, 특히 에릭 카멘(Eric Carmen)이 부른 올드 팝 명곡 'All by myself'의 감미로운 인트로 선율로도 유명한 2악장은 달빛 처럼 그윽한 플룻과 섬세한 피아니즘이 환각의 늪으로 인도한다.
러시아 출신 리흐테르(Sviatoslav Richter)가 강철같은 타건으로 바르샤바 국립 관현악단과 남긴 녹음(DG, 1959)이 명반으로 추대되지만 입문용으로는 동향 출신 피아니스트 아쉬케나지(Vladimir Ashkenazy)가 제격이다. 출중한 테크닉은 물론이고 섬세하고 유연한 터치로 이 작품의 낭만적 아름다움을 무한대로 증폭시킨다.
3. 비발디 < 바이올린 협주곡 (4계) > - 나이젤 케네디(바이올린, 지휘) 잉글리쉬 챔버 오케스트라
일렉기타의 초킹 비브라토와 피드백을 연상시키는 연주를 선보인 '가을' 2악장은 가히 충격적이며, '겨울' 4악장의 콜레뇨(바이올린 몸체로 두드리는 연주)를 이용한 악센트도 독특한 매력을 뿜어낸다. 나이젤 케네디의 '펑크적' 해석에 거부감이 든다면 초고속이지만 보다 원전에 충실한 파비오 비온디(Fabio Biondi)의 음반(Opus111)을 권한다.
4. 베토벤 < 3대 피아노 소나타 > - 빌헬름 켐프(피아노)
피아니스트들의 필수코스로 평가받는 작품들인 만큼 명연이 즐비하지만, 모범적인 해석과 녹음상태도 무난한 빌헬름 켐프(Wilhelm Kempff)의 1968년 음반을 우선적으로 추천한다. 박하우스(Wilhelm Backhaus)와 함께 베토벤 해석의 대가로 평가받은 정통파의 연주답게 테크닉이나 감성 공히 준수하다.
5. 차이코프스키 < 6번 교향곡(비창) > - 플레트뇨프(지휘) / 러시아 내셔널 오케스트라
너무도 감성적이라 때론 '감정 과잉'이라는 비평을 받기도 하지만, 차이코프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는 그 예민한 감수성 때문에 사랑할 수밖에 없는 러시아의 천재 작곡가로 선율미가 좋아 초보자와 마니아 구분 없이 인기가 높다. 차이코프스키의 마지막 교향곡인 6번은 지명도 면에서 베토벤의 5번, 슈베르트의 8번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교향곡이기도 하다. 따로 분리해서 교향시로 들어도 좋을 만큼 1악장의 완성도와 지명도가 절대적이지만, 이탈리아의 아트록 그룹 라떼 에 미엘레(Latte E Miele)가 차용하기도 했던 3악장의 당당함, 죽음을 예견한 듯 비애감 넘치는 4악장도 폐부를 관통한다.
흔히 므라빈스키(Evgeni Mravinsky)의 신랄하고 냉철한 연주가 베스트 레코딩으로 추대되나 스타팅라인에선 플레트뇨프(Mikhail Pletnev)가 무난하다. 모범적이면서도 진부하지 않은 템포, 군더더기 없는 연출로 '찬란한 눈물'이 농축된 클라이맥스를 뽑아낸다. 2 for 1으로 커플링 된 CD에는 독일 메탈 그룹 억셉트(Accept)가 'Metal heart'의 인트로에서 차용한 바 있는 < 슬라브 행진곡(March Slave) >, 아름다운 멜로디가 돋보이는 < 사계 (Seasons) >,< 잠자는 숨속의 공주(Sleeping Beauty) >모음곡까지 담고 있어 금상첨화다.
6. 말러 < 1번 / 5번 교향곡 > - 레너드 번스타인(지휘) 콘서트헤보우 오케스트라/ 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말러 음악이 평가받지 못하던 시절 교향곡 전곡 녹음을 통해 오늘날의 말러 붐을 예견한 번스타인은 말러 스페셜리스트답게 강조할 부분이 어딘지 확실히 알고 있다. 말러의 제자 브루노 발터(Bruno Walter)가 말러 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고 칭하기도 했던 < 1번 교향곡>에서 번스타인은, 칸타빌레부분에서 템포를 늦춰 선율미를 최대한 살리고 피날레에선 웅대한 스케일로 블록버스터 적 쾌감을 선사한다. < 5번 교향곡 >도 불꽃 튀는 명연으로, 앞서 언급한 '4악장'에서 아름다움을 유유히 잘 살려내며 5악장에서는 드라마틱한 연출로 빛나는 승리를 끌어낸다
7. 홀스트 < 행성 > 제임스 레바인(지휘)/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초연자로 작품의 대대적인 성공에 일조한 아드리안 볼트(Adrian Boult)의 1978년 반이 규범적 명반으로 통하지만, 입문자에겐 제임스 레바인(James Levine)반(DG,1986)이 좋다. 시원시원한 템포에 극적인 연출이 빛나는 쾌작이다. 염가로 발매된 주빈 메타(Zubin Metha)가 LA 필하모닉을 지휘 한 음반도 가격대비 최상의 호연이다.
8. 바흐 < 골드베르크 변주곡 > 글렌 굴드(피아노)
22세에 녹음한 1955년 연주도 혁신적인 명연이지만 급서하기 1년 전에 남긴 1981년 연주가 더욱 빛을 발한다. 굽이치는 리듬감과 악센트 속에 담긴 섬세한 감수성은 원전이 자장가였다는 사실을 완전히 잊게 할 정도다. 굴드 특유의 탄성과 강렬한 개성이 거슬린다면 단아한 빌헬름 켐프나 하프시코드로 연주한 원전 판인 피에르 앙타이(Pierre Hantai)의 음반을 추천한다.
9. 쇼스타코비치 < 재즈 모음곡 > 리카르도 샤이 / 콘서트헤보우 오케스트라
리카르도 샤이(Riccardo Chailly)가 1993년 콘서트헤보우를 지휘한 녹음이 단연 1순위 추천반이지만, 보다 염가(3 for 1)로 쇼스타코비치의 영화 음악까지 접하고 싶다면 테오도르 쿠차르(Theodore Kuchar) 반(Brilliant, 2005)도 괜찮다.
10. 브람스 < 교향곡 4번 (Tribute To A Unique Artist 중 ) > - 카를로스 클라이버 /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고전주의의 정연한 질서 속에 낭만주의 화성을 대담한 필치로 구사한 브람스(Johannes Brahms)의 교향곡들은 베토벤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명작들로 손꼽히며, 특히 < 4번 교향곡 >은 혁신적인 기법과 탄탄한 조형미가 결합된 교향악의 백미로 평가 받는다. 이중 3악장은 록 키보드 계의 천재 릭 웨이크먼(Rick Wakeman)이 예스(Yes) 시절 'Cans and brahms'라는 곡으로 재창조하기도 했다.
카라얀(Herbert Von Karajan) 사후 지휘계의 마지막 전설로 평가받던 카를로스 클라이버(Carlos Kleiber)의 섬세하고 명쾌한 해석이 돋보이는 1981년 반이 레퍼런스다. 2004년 서거 후 공개된 추모음반 < Tribute To A Unique Artist >에는 브람스의 < 4번 교향곡 >(1981)을 비롯하여, 슈베르트의 < 8번 교향곡(미완성) >(1979)까지 포함돼있어 교향곡 입문에 안성맞춤이다.
11. 쇼팽 < 연습곡 >(전 24 곡) - 폴리니(피아노)
마우리치오 폴리니(Maurizio Pollini)의 젊은 시절의 싱싱한 연주가 담긴 1972년 반이 1순위 추천반. '쇼팽의 재림'이라 할 정도의 완벽한 기교 뿐 아니라 감수성도 잘 살린 명연이다.
12. 슈베르트 < 겨울나그네(겨울 여행) > - 디스카우(바리톤) / 무어(피아노)
10회 녹음에 빛나는 리트(Lied ,독일 가곡)의 살아있는 전설 피셔 디스카우(Dietrich Fischer-Dieskau)는 < 겨울나그네 >의 선교사로 입문자들이 피해갈 수 없다. 제랄드 무어(Gerald Moore)와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춘 1971(DG)년 반이 시행착오를 극복한 이상적 명반으로 손꼽힌다.
출처 - http://www.izm.co.kr/contentRead.asp?idx=1693&bigcateidx=19&subcateidx=20&view_t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