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팁/유용/추천 그이의 편에선 영원히 남겨진 사람이 되어서 푸른 밤에 그의 노래를 들으며 잠시 가슴을 똑똑 두드려보는 겁니다.
2,574 56
2020.12.18 00:02
2,574 56

사연:

아무것도 모르던 초등학교 4학년, 11살 때 좋아하는 가수가 생겼어요. 그때부터 힘들 때도, 외로울 때도, 기쁘거나 행복할 때도 그 가수를 보면서 많은 힘을 얻었어요. 제가 그의 위로를 받으며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요. 하지만 며칠 전 그 가수가 세상을 떠났어요. 기사를 접하고 친구들이 연락해온 뒤부터 이틀 내내 울었어요. 새벽에 동생에게 그동안 속에 담아둔, 누구에게도 말 못한 제 이야기를 꺼냈어요. 자책도 하고 그 사람을 좋아했던 추억도 떠올리며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고서야 저는 괜찮아졌습니다. 하지만 문득문득 그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게 믿기지가 않아요. 그를 생각하다가 아, 이제 없지, 맞다, 하다가도 다시 멍해지고. 누군가를 좋아하고 응원한다는 건 참 멋지고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요즘은 그 생각이 정말 옳은 걸까? 자꾸 고민하게 됩니다. 그 사람을 향한 수많은 악플보다 제가 더 많은 사랑을 주면 될 줄 알았어요. 하지만 저는 지금 많이 혼란스러워요.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응원한다고 전하는 말들이 그에게 더 부담이 될 것 같아서. 현재 좋아하는 다른 가수를 보는 것도 조금은 힘이 들어요. 더 단단하게 살아야겠다, 생각은 하지만 제가 앞으로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처방시

푸른 밤


박소란


짙푸른 코트 자락을 흩날리며

말없이 떠나간 밤을

이제는 이해한다 시간의 굽은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볼수록

이해할 수 없는 일, 그런 일이

하나둘 사라지는 것


사소한 사라짐으로 영원의 단추는 채워지고 마는 것

이 또한 이해할 수 있다


돌이킬 수 없는 건

누군가의 마음이 아니라

돌이킬 수 있는 일 따위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


잠시 가슴을 두드려본다

아무도 살지 않는 낯선 행성에 노크를 하듯

검은 하늘 촘촘히 후회가 반짝일 때 그때가

아름다웠노라고,

하늘로 손을 뻗어 빗나간 별자리를 되짚어볼 때

서로의 멍든 표정을 어루만지며 우리는

곤히 낡아갈 수도 있었다


이 모든 걸 알고도 밤은 갔다


그렇게 가고도

아침은 왜 끝끝내 소식이 없었는지

이제는 이해한다


그만 다 이해한다




처방전

4분 37초 동안 우리는 가만히


김현(시인)


사람들은 흔히 헤어져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누군가와 헤어지는 일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 경험이 된다니요, 참 이상합니다. 세상에 경험할 게 얼마나 많은데 그런 것까지 경험하며 살아야 하는지요. 어느날엔가는 천천히 생각해보는 겁니다. 팔다리가 긴 사람과 털이 희고 복슬복슬한 어린 짐승과 불태웠던 편지와 일기장. 그러니까 한밤중에 떠오르면 계단을 오르고 복도를 지나쳐 창문 넘어 끝도 없는 밤의 청록빛 들판으로 나아가 헤매다가 돌아와서 자신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나의 침묵을요. 헤어짐이 좋은 경험이 되었나 하고 돌이키다보면 밤을 꼬박 지새우기도 합니다. 그때 그 불면은 무익하지만 아름답습니다. 그래요. 헤어짐도 경험이라는 조언은 헤어지는 순간의 쓰라림이 아니라 헤어진 후에 찾아오는, 막 아프지도, 막 슬프지도, 막 죽을 것 같지도 않은 마음의 시차를 이해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겠지요.


며칠 전, 책상 앞에 앉아 심야 라디오 방송을 듣다가 이제는 이 세상에 없는 이의 노래를 듣게 되었습니다. 정말 수고했어요,라는 가사가 나오는 노래였는데요, 그이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누군가와 비교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그 사람을 위로해주세요,라고 말하던 그이의 빛나는 심정이 떠올랐습니다. 한동안 귀 뒤에 연필을 꽂아두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때, 노래는 얼마나 긴지, 밤은 얼마나 푸른지, 그이는 지금쯤 얼마나 포근한 이불 속에 누워 있을까, 여기 남은 사람이 4분 37초의 노래를 듣는 일이 여기 남지 않은 사람의 4분 37초를 대신 살아주는 일이 되는 건 아닐까, 감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4분 37초 동안 우리는 젤리를 씹으면서, 학교와 직장에서 있었던 일을 조잘거리면서 노래를 들을 수 있겠지요. 그때 그런 우리의 일상은 아마도 그이의 자랑이 될 겁니다. ‘남겨지는 일’은 그런 걸 믿는 경험입니다. 나와 네가 아직도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요.


사랑받던 이가 조금 일찍 선택한 죽음은 살아 있는 편에선 안타까운 일이지만요, 그이의 편에서는 정말 수고했어요, 이해받을 만한 일이기도 하지 않을까요? 어떤 헤어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순간이 아니라 일생이 필요하기도 하답니다. 그이의 편에선 영원히 남겨진 사람이 되어서 푸른 밤에 그의 노래를 들으며 잠시 가슴을 똑똑 두드려보는 겁니다. 기쁜 마음으로. 침묵을 멀리 내보내고. 그의 영혼이 잠시 앞머리를 매만지며 내 하루의 끝을 위로하는 걸 느끼면서요. 어떤 이들이 그이를 잊어갈 때도요. 4분 37초 동안요. 아세요?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 첫눈에 반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8.2초라고 합니다. 4분 37초는 얼마나 긴 사랑의 시간일까요.


-


위의 글들은 사연을 받아 시인이 사연의 주인공에게 들려 주고 싶은 한 편의 시와, 다정한 위로의 말을 건네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글이고

읽다 눈치 챘을 덬들도 있겠지만 이 글은 올해 초 쯤 샤이니 종현의 팬이 보낸 사연으로 이루어진 글이야.

종현이를 보내고 많이 힘들었을때 이 글을 보고 많이 위로 받았던게 생각나서 종현이를 추억하고 보고싶어하는 덬들과 같이 보고싶어서 가져왔어.


종현이가 그리운 덬들도 그리고 혹여나 이 글을 우연히 클릭한 덬들도 종현이를 잊지말고 기억해줬으면 해

많은 덬들에게 위로가 되었길 바라 ㅎㅅㅎ




IEwXl

EpRWH

https://gfycat.com/RecklessOrangeJunebug


전에 올렸던 글 끌올했어

종현이도 종현이를 기억하고 사랑하는 덬들도 아프지 않고 행복하길🙏

❤종현아 언제나 사랑해❤


https://twitter.com/SHINee/status/1339586155516289024?s=20

목록 스크랩 (0)
댓글 5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이글립스X더쿠🌸] 더 가볍고 더 여릿하게💗이글립스 베어 블러 틴트 체험단 모집 347 04.17 59,81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068,679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204,82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052,03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513,703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94,68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21.08.23 8,542,84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9 20.09.29 7,455,79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10 20.05.17 8,669,67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9 20.04.30 8,552,70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83,316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47605 이슈 2편이라는 말도없이 2006년 포스터에 구두 한짝만 더 갖다놓음 03:20 87
3047604 이슈 이탈리아 역지사지 요리를 해봤다는 유튜버 03:19 87
3047603 기사/뉴스 외식 경기 반등했지만…김밥·떡볶이만 팔렸다 03:16 130
3047602 유머 살면서 한번도 비둘기 새끼를 본 적이 없다는걸 깨달았을때 3 03:11 369
3047601 유머 농담곰이 한국의 무언가와 닮았다고 느낀 일본인 2 03:04 728
3047600 기사/뉴스 (오늘날씨) 서울 30도 육박 초여름 더위…제주도 강한 비 4 03:00 386
3047599 유머 여자들이 극혐하는 에겐남 7 02:53 1,421
3047598 유머 쇼와기념 공원에 왔는데 나무가지치기가 너무 마크같아서 웃김 6 02:53 588
3047597 유머 이거 되는사람 30년 넘게 살면서 단 한명도 못봄 9 02:52 957
3047596 기사/뉴스 외계인 진짜 있나?…트럼프, UFO 자료 공개 예고에 관심 집중 2 02:48 298
3047595 이슈 고급 예술가의 그림 스타일과 기법 4 02:46 587
3047594 유머 아니 귀신이 미쿠모습일수도 잇음? 5 02:43 498
3047593 유머 물고기로 가득한 여자 화장실 6 02:42 1,380
3047592 유머 고라니를 마주친것보다 출근길에 요들송 부르고 가는 무서움을 알 나이가됨 3 02:41 734
3047591 이슈 오타쿠 픽이었던 드라마 캐들 모음집 (요즘 드 없음) 16 02:37 743
3047590 이슈 성난사람들 즌투에서 송강호가 윤여정한테 누나.라는 단어만 안썼지 완전 앙큼불여우연하남멘트 제대로 하는거 ㅈㄴ웃기다 17 02:34 1,601
3047589 이슈 미용사가 염색하다 멈칫한 이유 10 02:23 2,786
3047588 이슈 [토트넘 vs 브라이튼] 미토마 카오루 동점골 ㄷㄷㄷㄷㄷㄷㄷㄷ.gif 7 02:23 432
3047587 유머 예상치못한 곳에서 나온 스윙스 인생연기 2 02:21 610
3047586 이슈 EVNNE(이븐) '뱉어 (𝗕𝗮𝗰𝗸𝘁𝗮𝗹𝗸)💥' MV Teaser 2 1 02:21 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