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한지 1년 후 2009년
아이유가 고1때 쓴 일기 내용 :
'쫌만 더. 쫌만 더 어른스럽고 강해질 수 있게 해주세요. 부탁합니다.'
【18살 인터뷰】
어린 나이에 노래를 잘 부른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어요. 근데 나이를 배제하고 봤을 때, 가수라면 누구나 부를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해요.
나이가 어리다는 것을 특혜처럼 누리면서 평가 받고 싶진 않아요. 언젠가 나도 성인이 될 테니까요.
-데뷔하고 2년이 지났어요. 어떤 가수가 되고 싶었나요?
데뷔 초부터 말씀드렸는데 롱런하는 가수요.
【19살 인터뷰】
‘좋은날’ 때도 이 인기가 언제 사라질지 두렵다고 말했어요. 현재의 나에 대한 생각이 많나봐요.
상처받지 않기 위해 준비를 많이 하고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 같아요.
이런 것에 익숙해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제가 똑똑해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자기 보호가 강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아직까지도 인기가 완벽하게 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TV 속에 나오는 아이유의 모습은 저만의 노력으로 되는 건 아니에요.
헤어 선생님 지분 조금, 메이크업 선생님 지분 조금 이렇게 나눠주고 나면 저에게 돌아오는 지분은 정말 조금밖에 안돼요. 딱 그만큼만 즐기고 있어요.
【21살 인터뷰】
누군가 아무리 저를 하찮게 봐도, 저보다 저를 하찮게 볼 순 없어요. 그거 하난 자신 있어요.
콤플렉스라면 콤플렉스겠지만,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절대로 자만할 수가 없다는 건 좋죠.
Q.그게 당신을 힘들게 하나요?
늘 불안해요. 이렇게 인터뷰하는 것도요. 내일이면 완전히 다른 생각으로 살 수도 있잖아요.
요즘은 되도록 '그래요, 그렇습니다'라고 말하기보다 '그런 것 같아요'라고 대답해요.
예전엔 그게 바보같다고 여겼어요. 마치 '제 이름은 이지은인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게 뭐냐 싶어서요.
하지만 그게 현명한거였어요. 제 체질이 바뀐 것처럼, 내일 당장 갑자기 '알고보니 전 바보가 아니더라고요'라고 생각할 수 있는 걸요.
제가 뭘 안다고 '이래요, 저래요, 이렇습니다, 저렇습니다' 매듭짓고나서 또 그말에 책임을 지면서 살아야 하나 싶어요. 그래서 이젠 열린 결말로 살려고요.
대중이 아이유에게 품은 오해는?
예전에는 '나 그렇게 밝은 사람 아닌데?' 혹은 '나 그렇게 어두운 애 아니야'라며 하나하나 해명하고 싶었지만,
인정하고 나니 되려 마음이 편해요. 꼭 하나는 꼽자면 '아이유는 독하다', '야망이 크다'는 말요.
저, 그렇게 강한 사람 아니거든요.
저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강하지 않은데. 겨우 제 자신을 지킬 만큼 무너지지 않을 정도예요.
【22살 슬럼프가 온 아이유 + 프로듀싱을 시작하게 된 계기】
이때 나온 노래들이 금요일에 만나요, 봄사랑벚꽃말고, 너의의미 등
【26살의 아이유】
Q.우리는 아이유가 좋은데 아이유도 아이유가 좋을까?
사실 오랫동안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아, 마음에 안 드는 것도 많았고.
그런데 최근 들어서 내가 되게 좋아졌어.
'내가 너무 좋아', '최고!' 이런 것보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꼭 다시 나로 태어나고 싶어.
내가 최고라기보다는 내가 이제 만족스러운 거 같아
다시 태어나도 아이유로 태어나고 싶어.
제가 이런 생각을 갖게 된 지가 얼마 안 됐어요.
어릴 때부터 저를 좋아하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딱히 자존감이 되게 높고 항상 자신감에 차 있고 그런 사람은 아니거든요.
오히려 활동을 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그것도 작년과 올해가 특별히 그랬던 것 같아요.
저는 항상 최악을 생각하는 사람이었고, 제가 살고 있는 이 삶이 '아, 되게 버겁다' 라고 느꼈을 때도 어릴 때부터 있었는데.
뭔가 작년부터 올해까지 쭉 이어지는 그 흐름이, 내가 나로 태어나서 너무 좋고..
막 그렇다고 제가 달라진 건 아니거든요? 그냥 저는 저대로 똑같은데, 저를 인정하는 그 시점부터 마음이 많이 달라졌던 것 같아요.
꼭 예쁜 게, 멋지고 잘난 게 자존감의 전부는 아니잖아요.
그냥 내가 나로 태어난 게 좋으면 그게 자존감이라고 생각하는데, 작년부터 올해 쭉 제가 저로 태어난 게 너무 좋았고.
'지금은 너무 만족감이 든다'
내가 맡은 역할에 너무 만족감이 들고, 또 태어나도 진짜로 나로 또 태어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게 10년간의 가장 큰 변화라면 변화인 것 같아요.
【작년 인터뷰】
아이유는 독보적인 브랜드가 됐어요.
게다가 배우로서도 안착했고요. 말 그대로 '뭘 해도 되는' 국내 몇 안되는 스타죠.
스스로 생각하기에 아이유는 지금이 절정이라고 생각하나요? 혹은 더 보여줄 게 남았나요?
절정이지 않을까요? (웃음)
요즘 스무 살 때가 자주 생각나요. '하루 끝'이란 곡으로 활동할 때였는데, 당시 김이나 작사가님과 나눈 대화가 떠올라요.
제게 "지은아 너는 앞으로 뭐 하고 싶어?" 물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활동이 끝나면 아이돌다운 '반짝반짝함'은 이제 끝 아닐까요?" 그랬어요.
제가 그렇게 큰 인기를 누릴 수 있는 게 그때 끝일 거라고 생각한 거죠.
그런데 스물일곱이 된 지금 기자님한테 "지금이 절정일까요?"라는 질문을 받았으니까,
저는 그때보다 7년이나 보너스를 얻은 거잖아요. 요즘은 정말 즐기면서 일하고 있어요.
"지금이 참 좋은 시절이다." 4년 전 한 인터뷰에서 한 말이에요. 그렇다면 지금은 아이유에게 어떤 시절인가요?
제일 좋은 시절?(웃음) 확신할 수 있는데, 저는 나이 들수록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어릴 땐 행복할 틈이 없었거든요. 해야 할 일도, 증명해야 할 것도 많았으니까요. 책임감과 부담감이 컸어요.
저는 자기만족이 없으면 행복하지 않거든요. 그 기준이 높아 저를 혹사시킨 것 같고요.
그러다 스물다섯 살 때 <팔레트>라는 앨범을 내고 맘이 바뀌었어요. 이후 좀 더 맘을 내려놓게 됐어요.
더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지금 처음 얘기하는 것 같은데, 뮤지션으로서 공연으로 한 획을 긋고 싶어요. 제 입에서 나오는 말 중에 가장 큰 포부일 거예요.
제가 어디서 '정상에 서고 싶다', '한 획을 긋고 싶다' 이런 말하는 사람이 아니거든요.(웃음)
언제부턴가 가수로서 공연의 의미가 남달라졌어요.
그리고 신뢰가 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종종 그런 사람이 있잖아요. 취향이나 호불호를 떠나서 적어도 빈말은 안 할 것 같은 사람.
개인적으로도, 가수와 배우로서도 그런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더 노력하고 있어요.
【최근 아이유】
저는 지금 제가 너무 좋아요.
여러분들이 저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네요.
예전부터 지금까지 크고 작은 변화들 속에서도 당신이라는 사람의 가장 중심에 변하지 않고 존재하는 게 있나?
좋은 거로 얘기하자면 책임감.
그것이 게으른 나를 여기까지 멱살 잡고 끌고 온 일등 공신이다.
지금의 아이유가 그 무렵의 아이유에게 한마디해줄 수 있다면, 뭐라고 할까?
걔가 나보다 언니라 감히 해줄 말이 없다.
걔 덕에 내가 지금 잘살고 있거든.
그냥 난 이제 어떻게 사는 게 좋겠냐고 물어보고 싶다.
미래의 '지은이'에게 하고 싶은 말은?
10년 동안 아이유로서 지은이는 참 잘했다고 생각해요.
'과거의 지은이'에게 빚지지 말기를.
잘 해내고 있길 바래요.
좋은 부분으로 변화한 게 보여서 보기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