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천곡
이이언 - 나의 기념일
너는 끊임없이 그 핑계를 찾고 있어.
내가 볼 때 너는 정신적 불구야.
완벽하게 자기를 이해해줄 사람을 찾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도망치고 있어.
김영하, 퀴즈쇼 中
영악한 나는 죽고 싶다고 할 때 살으라고 하는 무심함보다
'같이 죽을까, 그럴래?' 라고 묻는 다정함이 좋아서 가끔 없는 계절을 데려왔다.
너와 살아갈 명분이 필요해서.
없는 환절기를.
백가희, 당신이 빛이라면
아빠, 나는 미래 같은 건 떠올려 본 일이 없어요.
이경화, 죽음과 소녀
너 거기 있니?
함께 비를 맞으러 왔어
김우석, 기일
어머니, 전 혼자예요
오늘도 혼자이고 어제도 혼자였어요
공중을 혼자 떠도는 비눗방울처럼 무섭고 고독해요
나는 곧 터져버려 우주 곳곳에 흩어지겠지요
아무도 제 소멸을 슬퍼하지 않아요
함성호, 보이저 1호가 우주에서 돌아오길 기다리며
빛은 조금이었어
아주 조금이었지
그래도
그게 빛이었거든
임영태, 아홉 번째 집 두 번째 대문
나는 어디론가 돌아가고 싶다가도
한 음절만 들리는 절박하고 고요한 새벽에
감히 돌아갈 곳이 없음을, 온몸으로 느끼고 말았지
나선미, 공허한 날
나는 이 생을 두 번 살지 않을 거야
완전히 살고 단번에 죽을 거야
이제니, 알파카 마음이 흐를 때
우울이 극에 치닫는 날에는
싫어하던 말들을 잘만 하게 된다
"차라리 네가 사라졌으면 좋겠어."
낯선 문장에 손가락부터 떨린다
향돌, 우울의 양단
내 집은 왜 종점에 있나
늘
안간힘으로
바퀴를 굴려야 겨우 가닿는 꼭대기
그러니 모두
내게서 서둘러 하차하고 만 게 아닌가
박소란, 주소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면 죽일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성복, 그 날
내가 죽거든 다시는 못 살아나게 지켜줘
내 얘길 하지도 마
일기든 메모든 수첩이든 불태워줘 약속해
김이듬, 반불멸
우울에는 절망과는 다른, 나름의 침몰 방식이 있었다.
절망이 강물 속으로 빠져드는 일이라면,
그래서 어느 정도 내려가면 다시 딛고 올라설
바닥에 닿는 식의 침몰이라면,
우울은 바닥을 짐작할 수 없는
심해로 빠져드는 일과 비슷하다.
김연수, 원더보이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