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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리도 징검돌을 허투루 놓으셨나요
당신 마음 건너려다 첨벙 빠진 후로
나는 달무리만 봐도
이제는 당신 얼굴이 눈가에 출렁거려
이다지도 생애를 휘청입니다.
서덕준 / 휘청
그대 죽어 별이 되지 않아도 좋다
푸른강이 없어도 물은 흐르고
밤하늘이 없어도 별은 뜨나니
그대 죽어 별빛으로 빛나지 않아도 좋다
밤마다 인생을 미워하고 잠이 들었던
그대 굳이 인생을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정호승 / 부치지 못한 편지
아주 이상한 기분이었다.
비행기를 타고 가는데
중간에서 내리라는 요구를 당한 듯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여기는 하늘 한 가운데잖아요?
여기서 내리면 나는 죽잖아요?
김사과 / 천국에서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내 일생이 되었다.
마침내는 내 생 풍화되었다.
천양희 / 너에게 쓴다
우리 반은 41명 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우리가 그저
41명 중 하나였을지도 모르지만
그 애는 나에게 단 한 번도
41분의 1이었던 적이 없다
전삼혜 / 문화산책100문장 中
말에 무게가 있다면
어떤 말은 무거워서 들 수 없고
어떤 말은 가벼워서 날아가버려
나는 네가 들 수 있는 무게의 말을 하고 싶어
예를 들면
보고 싶어
김준 / 마음이 마음에게
나의 여름이 모든 색을 잃고 흑백이 되어도 좋습니다.
내가 세상의 꽃들과 들풀, 숲의 색을 모두 훔쳐올 테니
전부 그대의 것 하십시오.
그러니 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
서덕준 / 도둑이 든 여름
얼음을 나르는 사람들은 얼음의 온도를 잘 잊고
대장장이는 불의 온도를 잘 잊는다.
너에게 빠지는 일,
천년을 거듭해도 온도를 잊는 일, 그런 일.
허연 / 얼음의 온도
그대는 솔직히 빛이 바랬죠
근데 나는 그 빛에도 눈이 멀어
당신과 사랑을 하고 싶은 거고
흔글 / 빛
네가 날 보고 싶어하면 좋겠어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도 내 손 잡고 싶어하면 좋겠어
길을 걷다가도 버스를 타다가도 내 빈자리를 느끼면 좋겠어
무엇보다도 나를 사랑했으면 좋겠어
네가, 그대는, 당신만
백가희 / 당신이 빛이라면
널 울게 만드는 것들은
모두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그런데 널 울게 만드는 것들이 죽으면
너는 더 울거지?
김우석 / 널 울게 만드는 것들
잘 가라, 나는 이제 그만 살게.
손을 흔들어 주진 못했지만
그 순간 너를 향한 마음이 절정이었음을.
이정하 / 절정
소년 너를 보면 가슴에서 장미꽃이 피어나고
캄캄한 밤바다에 등대불이 반짝인다
너를 바라보면 광활한 우주가 다가오고
너는 커다란 지구를 굴렁쇠처럼 굴린다
박원자 / 소년 너를 보면
당해봐야 안다는 말은 무섭고도 잔인한 말이다.
절망에 빠져봐야 다른 사람의 절망이 보인다는 것도 사무치게 슬픈 일이다.
슬픈 사람 눈에 슬픈 사람이 잘 보인다는 것도 애절한 일이다.
정혜윤 / 뜻밖의 좋은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