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팁/유용/추천 한석원 서울대 합격 수기
52,126 470
2020.04.03 18:00
52,126 470

p /> <p style=


나는 매일 밤 잠자리에 누워서 나의 하루를 반성했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씻고, 물 한 잔 마시는데 - 10분.


제일 싫어하는 과목 공부하고 - 1시간.


먹고 - 10분.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고 ( 걸아가면서 아침에 공부한 내용 생각하고 ) - 5분.


버스 안에서 국어 교과서 외우고 - 30분.


학교에 가자마자 아침에 공부한 내용 다시 보고 - 20분.


아침 조회 시간에 영어 단어 외우고 - 30분.


1교시, 수업 내용 스스로 외워 가면서 공부하고 - 50분.


쉬는 시간, 수업 시간에 공부한 내용 복습 - 10분.


2, 3, 4교시를 1교시처럼


점심 시간, 점심 빨리 먹고 - 10분.


남은 점심 시간 1, 2, 3, 4교시 복습 - 40분.


5, 6, 7, 8교시, 1교시와 마찬가지로


수업 끝난 뒤, (실컷, 집중적으로) 놀고, 먹고 - 1시간.


씻는 시간 - 10분.


다시 책상에 앉아서 5, 6, 7, 8교시 복습 - 1시간.


계획했던 공부 - 4시간.


집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 오늘 외운 공식 다시 상기하고 - 30분.


집에 책상에 앉아서 하고 싶은 공부 - 2시간.


나는 이렇게 매일 18시간 이상을 공부에 매진했다. 잠자리에 들어서 나는 그날 내가 한 것을 반성했지만,


내가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은


'시험점수가 얼마나 오를 것이냐' 는 아니었다.


'오늘, 나는 나의 청춘을 제대로 살았는가? 나의 인생의 소중한 시간 중에 무의미하게, 무의식의 상태로 쓰레기처럼 버린 시간은 몇 분이나 되는가?

오늘의 모든 시간이 정녕 나의 의식과 함께 했는가?

모든 시간의 주인이 진정 < 나 > 였는가?'


나는 나 '한석원'으로 오늘을 살았는가 라는 이 질문을 단 하루도 빠짐없이 스스로에게 던졌다.


매일 냉정하게 반성을 해도, 버려진 나의 시간은 언제나 한 시간 이내였다.


나의 고3 시절은 인생에 있어 그 어떤 시절보다 내 자신에게 충실했던 시간이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그 시절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전 세계의 수험생 중에서 누구도 그때의 나보다 더 열심히 공부할 수는 없다! 더 하는 인간이 있다면 아마도 그는 인간이 아닐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자부심이지만, 이것은 지금도 나에게 큰 힘이 되는 자기 확신 같은 것으로 남아 있다.


나는 모범생이 아니었다. 그래서 고3이 되었을 때, 다른 수험생처럼 큰 숙제를 떠안은 듯 걱정이 많았다.


그때까지 하고 싶은 것만 열심히 했던 나쁜 습관때문에 수학과 물리를 제외하면 제대로 공부해 본 과목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대학은 한 과목만 보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피할 데가 없었다.


내가 택한 방법은 수학과 물리를 제외한 전 과목을 정면 돌파하자는 것이었다.


좋은 책을 골라 공부하겠다고 생각하는 시간도 아깝다고 여겼다.


나는 무조건 책을 한 권 골라잡았다. 그렇게 한 권을 붙잡으면 싸우고 또 싸웠다.


그 책에서 모르는 것이 단 한 줄도 남아있지 않을 때까지 복습에 또 복습을 했는데, 그렇게 전 과목을 한 권씩 독파하고 나니 5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 있었다.


남들은 몇 권씩 문제집을 푼 상태였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개념조차 없으니 풀 수 없을 것이 분명했으므로 쳐다보지도 않았다고나 할까.


5개월이 지난 뒤에는, 이제 완벽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전 과목 참고서를 또 한 권씩 샀다. 이때는 처음 봤던 책을 옆에 두고, 그때 공부할 때 메모해 두었던 요점을 읽어 보며 문제를 풀었다.


두 번째 책을 보는 방법도 처음과 다를 바 없었다. 전 과목에 걸쳐 단 한 줄도 모르는 부분이 없어질 때까지 독파하자. 이번에는 두 달이 걸렸다.


세 번째 책을 사서 맨 처음 봤던 책의 메모를 보면서 전 과목을 보는 데


한 달.


네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2주.


다섯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1주.


여섯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1주.


일곱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4일.


여덟 번째 책을 사서 다 보는 데 4일...


이렇게 하고 나자 이제는 서점에 가봐도 더 이상 볼 책이 없었다.


시중에 나외 있는 책에서 모르는 것이 없었던 것이다.


아직도 시간은 한 달이나 남아 있었다.


한 권의 책을 어떻게 공부하느냐에 대해 쓰려 했는데, 몇 줄에 끝나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단순한 방법이라서 수험생들이 쉽다고 여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 몇 줄의 방법대로 공부하느라 나는 손가락의 근육이 잘못되었다.


학원에서 나를 본 학생들은 알겠지만 나는 연필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


다른 사람이 연필을 잡는 것처럼 잡으면 힘의 균형이 무너져 글씨를 쓸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내가 연필로 문제를 푸는 것을 처음 보는 학생들을 매우 당황해한다.


이상하게 손가락을 꼬아 가며 나만의 방식대로 연필을 잡으니 말이다.


보는 사람에게는 불편한 일이지만, 내게는 내 인생의 치열했던 시기를 떠올리게 하는 '자랑스런 불편'이다.


나는 이만큼 치열하게 공부를 하면 뇌의 구조가 바뀐다고 확신한다.


아무리 머리가 나쁜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만큼 노력한 사람이라면 생각의 질서가 바뀌게 되어 있다.


생각의 질서가 바뀌고 생각의 폭과 깊이가 바뀐 사람은 문제를 읽고 파악하고 해결하는 능력과 속도가 바뀐다. 그래서 성적이 바뀐다.


점수 몇점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만큼 바뀐다.


전교 500명 중 300등이었던 사람이 전국의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점수를 받을 수 있을 만큼, 그래서 원하는 대학은 어디든 갈 수 있을만큼 바뀐다.

목록 스크랩 (376)
댓글 47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티르티르] 티르 패밀리 세일 & 1억 1천만 원 상당의 초호화 경품 이벤트(+댓글 이벤트까지!) 156 00:12 10,789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400,803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5,176,24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646,398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2,863,24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7 21.08.23 3,885,18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3 20.09.29 2,778,08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81 20.05.17 3,457,92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64 20.04.30 4,040,17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465,702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38884 유머 이분이 늦잠잘때 반려견의 모습 2 15:27 222
2438883 기사/뉴스 갑자기 폭증한 스팸문자 2 15:26 349
2438882 유머 울나라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싫어하는 채소 22 15:25 946
2438881 이슈 1년전 오늘 공개된, 키스오브라이프 “Kitty Cat (JULIE Solo)" 뮤직비디오 15:25 36
2438880 이슈 뜨거운 발 때문에 일상생활을 못하는 여성 4 15:24 426
2438879 이슈 놀러 가서 우정 릴스 찍는 친구들... 1 15:22 654
2438878 정보 식당 구석에서 창업했던 엔비디아 1 15:22 928
2438877 이슈 (세계사 퀴즈) 다음 중 제국의 수도가 아닌 곳은? 5 15:21 222
2438876 이슈 교복이 피떡되도록 학폭 당했다는 연예인 16 15:20 1,894
2438875 이슈 DAY6 (데이식스) 수록곡 멜론 하트수 탑10 8 15:20 357
2438874 이슈 전역 3개월 앞두고 왜?… 동료들 조준 살해한 임 병장 [그해 오늘] 5 15:19 642
2438873 기사/뉴스 (일본) 남성→여성으로 성별한 여성, 변경 전에 얼려둔 냉동정자로 태어난 아이의 아버지로 인정 6 15:19 687
2438872 이슈 홍현희 닮은 꼴 레슬링선수 웬디 추.jpg 10 15:18 916
2438871 이슈 90년대 미국최고 인기그룹과 최고인기 여가수가 듀엣해서 빌보드 16주1위한 노래 4 15:18 343
2438870 정보 이영싫 ㄹㅇ 개재밌는데 아직도 안 본 사람 있나 이거 진심 갓작인데 50 15:14 2,730
2438869 이슈 소소하게 알티타고 있는 명랑핫도그와 명탐정코난을 이긴 아이돌.x 4 15:12 1,260
2438868 이슈 일본 노래방에서 에스파의 인기곡 순위.jpg 8 15:12 1,076
2438867 이슈 생각보다 더 다정한 성격인거 같은 변우석 50 15:09 2,188
2438866 기사/뉴스 한달 중 17일이 폭염… ‘악몽의 1994년 더위’ 또 오나 22 15:07 1,182
2438865 이슈 그룹명 정하는 방법이 신박한 아이돌 3 15:07 8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