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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외국문학 15종 번역 비교 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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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8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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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나 카레니나 - 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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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 (문학동네 박형규 역)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 (민음사 연진희 역)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펭귄클래식 윤새라 역)


(2)

-스테판 아르카디이치는 마트베이가 지금 뭔가 익살을 떨어 자신의 주의를 끌어보려 한다는 걸 알아챘다. 그는 전보 겉봉을 찢어 언제나 그러듯이 오전(誤傳) 된 자구(字句)들을 고쳐가면서 읽어 내려갔다. 그의 얼굴은 갑자기 환해졌다.  (문학동네 박형규 역)


-스테판 아르카지치는 마트베이가 우스갯소리로 주의를 끌고 싶어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전보의 겉봉을 뜯은 후, 언제나처럼 오자를 짐작으로 정정해 가며 전보를 읽었다. 곧 그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민음사 연진희 역)


-마트베이가 농담을 해서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는 것을 오블론스키는 깨달았다. 그는 전보를 뜯어 언제나처럼 잘못 쓰인 단어들을 짐작으로 정정해 가면서 쭉 읽었다. 그러고 나더니 얼굴이 활짝 펴졌다. (펭귄클래식 윤새라 역)


(3)

-그의 얼굴은 전혀 부지중에 한순간('뇌신경의 반사작용이다'라고 남달리 생리학을 좋아하는 스테판 아르카디이치는 생각하였다) 버릇이 되어버린 선량한, 그래서 어리석게 보이는 미소를 띠고 말았다. (문학동네 박형규 역)


-그의 얼굴은 완전히 무의식적으로(생리학을 좋아하는 스테판 아르카지치는 '뇌신경의 반사작용'이라고 생각했다.) 그야말로 완전히 무의식적으로 갑자기 평상시의 선량한 미소를, 그 선량함 때문에 철없어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민음사 연진희 역)


-그의 얼굴은 정말 자신도 모르게(생리학을 좋아하는 오블론스키는 '뇌의 반사작용'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자신도 모르게 갑자기 늘 하던 대로, 부드럽지만 멍청한 미소를 지었다. (펭귄클래식 윤새라 역)





2.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 도스토예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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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예를 들어, 표도르 빠블로비치는 거의 무일푼으로 시작했고 정말 보잘것없는 지주에 불과했으며 남의 집 식탁을 찾아다니거나 부잣집 식객으로 초대받을 기회만을 노렸지만, 그가 죽을 때 그의 수중에는 약 10만 루블 가량의 현금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열린책들 이대우 역)


- 표도르 파블로비치는 그 예로서, 거의 땡전 한 푼 없이 시작한데다가 지주라고 해 봐야 가장 보잘것 없는 수준이어서 남의 식탁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식객 자리나 노리는 처지였지만, 최후를 맞이한 순간에 보니 10만 루블이나 되는 돈을 현금으로 갖고 있었다. (민음사 김연경 역)


(2)

- "그녀의 순결한 두 눈동자는 마치 면도날 처럼 내 영혼을 도려냈지"라고, 나중에 그는 특유의 징그러운 웃음을 흘리며 이야기하곤 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호색한의 음탕한 인상에 지나지 않았다. (열린책들 이대우 역)


- "그때 그 순결한 두 눈이 꼭 면도날처럼 내 마음을 싹 도려내는 것 같더군." 훗날 그는 과연 예의 그 징그러운 웃음을 흘리며 이렇게 말하곤 했다. 하지만 이 음탕한 인간에게는 이것마저도 그저 음탕한 욕정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민음사 김연경 역)

(3)

- 문제는 그가 무례한 남편의 우스꽝스러운 역할을 마치 즐기기라도 하듯 만족스럽게 생각했으며,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모욕받은 내용을 한껏 부풀려 구구절절 흥겹게 묘사했다는 것이다. "생각 좀 해보게. 자넨 대체 뭔가 표도르 빠블로비치. 그렇게 분한 일을 당하고 출세라도 한 듯 즐거워하고 있으니" 하고 사람들은 비웃으며 말했다. (열린책들 이대우 역)


- 무엇보다도, 모든 사람들 앞에서 모욕받은 남편이라는 우스꽝스러운 역할을 연기하되, 심지어 갖은 윤색을 해 가면서까지 자신의 모욕을 속속들이 묘사하는 것이 그에겐 유쾌하다 못해 커다란 낙이라도 되는 성싶었다. "표도르 파블로비치, 그렇게 슬픈 일을 당하고도 이렇게 신이 나다니, 무슨 벼슬이라도 받은 모양이죠?" 조롱꾼들은 그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민음사 김연경 역)





3. 파우스트 - 요한 볼프강 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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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희들 다시금 다가오는구나, 아물대는 자태들아

일찍이 내 흐릿한 눈앞에 나타났던 너희들,

이번엔 어디 단단히 붙잡도록 해볼까?

내 마음 아직도 그 환상에 집착하고 있는 것일까?

너희들 마구 내달려 오는구나! 그럼 좋다, 마음대로 하렴.

운무를 해치고 나와 내 주위를 에워쌀 떄,

너희 무리가 피워내는 마법의 입김으로 해서

나의 가슴, 젊음의 감동으로 떨린다. (민음사 정서웅 역)


- 너희 흔들거리는 모습들, 다시 가까이 다가오는구나.

일찍이 한번 이 흐릿한 눈앞에 나타났던 모습들이여.

이번에는 나 너희들을 붙잡아, 놓치지 않게 되려는가?

내 마음은 아직도 옛날의 그 환상을 그리워하고 있는가?

너희들 마구 밀어닥치는구나! 그럼, 좋다. 그렇게 하라.

운무를 헤치고 내 주위로 솟아오르려무나.

내 가슴 청춘인 양 감동하는 것을 느끼나니,

너희 무리를 에워싼 마법의 입김 때문이리라. (문학동네 이인웅 역)


- 어서 오라, 너희 떠도는 형상들아! 

지난날 이 침침한 눈길에 보였던 너희,

이번엔 정말 한번 붙잡아 볼까?

이 마음 다시 공상에 젖어보고 싶어.

그래, 어서 몰려와! 마음껏 놀아봐라,

희뿌연 안개 헤치며 여기서 떠돌아라.

너희의 숨결과 마법의 바람을 쐬어

이 가슴 한결 젊게 쿵쿵 요동친다. (펭귄클래식 김재혁 역)


- 다시 가까이 다가오는구나, 일찍이 내 흐릿한 눈에

나타났었던 아물거리는 형상들아.

이번에는 정녕 너희들을 붙잡아 볼거나?

내 마음 아직도 그 환상에 이끌리는가?

집요하게 몰려오는구나! 좋다, 그러면 너희들 마음대로 

연무를 헤치고 나타나 내 주변을 에워싸라.

너희들의 행렬을 감싼 마법의 숨결에 

내 마음, 젊은이처럼 크게 감동받아 떨리는구나. (열린책들 김인순 역)





4.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프리드리히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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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그러니 나를 축복해 다오, 그대 고요한 눈이여! 크나큰 행복조차도 질투심 없이 바라볼 수 있는 그대여! (민음사 장희창 역)


- 한없이 큰 행복조차도 시샘하지 않고 바라볼 수 있는 너, 조용한 눈동자여, 나를 축복하라! (책세상 정동호 역)


- 그러니 나를 축북하라, 더없이 큰 행복도 시샘하지 않고 응시할 수 있는 그대 고요한 눈이여! (열린책들 김인순 역)


- 나를 축복해 다오. 크나큰 행복도 질투하지 않고 바라볼 수 있는 그대 고요한 눈이여! (펭귄클래식 홍성광 역)


(2)

- 보라! 나는 너무도 많을 꿀을 모은 벌처럼 나의 지혜에 지쳤다. 그러므로 이제는 나를 향해 내미는 손들이 있었으면 한다. 나는 베풀어 주고 나누어 주려 한다. 인간들 가운데서 현명한 자들이 다시 그들의 어리석음을 기뻐하고, 가난한 자들이 다시 그들의 넉넉함을 기뻐할 때까지. (민음사 장희창 역)


-  보라! 나는 너무 많을 꿀을 모은 꿀벌이 그러하듯 나의 지혜에 싫증이 나 있다. 이제는 그 지혜를 갈구하여 내민 손들이 있어야겠다. 나는 베풀어주고 싶고 나누어주고 싶다. 사람들 가운데서 지혜롭다는 자들이 새삼스레 자신들의 어리석음을 기뻐하고, 가난한 자들이 새삼스레 자신들의 넉넉함을 기뻐할 때까지. (책세상 정동호 역)


- 보라! 나는 꿀을 너무 많이 모은 꿀벌처럼 나의 지혜에 싫증이 난다. 나의 지혜를 향해 손을 내미는 자들이 필요하다. 나는 베풀어 주고 나누어 주고 싶다. 인간들 중에서 지혜롭다고 하는 자들이 새삼스레 자신의 어리석음을 기뻐하고, 가난한 이들이 새삼스레 자신의 풍족함을 기뻐할 때까지. (열린책들 김인순 역)


- 보라! 나는 너무 많이 꿀을 모은 벌처럼 나의 지혜에 싫증이 나서, 이제는 나에게 손을 내밀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나는 베풀고 나누고 싶다. 인간들 중에서 현명한 자들이 또 한번 자신의 어리석음을 기뻐하고, 가난한 자들이 또 한번 자신의 넉넉함을 기뻐할 때까지. (펭귄클래식 홍성광 역)




5. 돈키호테 - 미겔 데 세르반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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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이렇게 거의 잠을 자지 않고 독서에만 열중하는 바람에 그의 뇌는 말라 분별력을 잃고 말았다. 기사 소설에서 읽은 전투나 결투, 부상, 사랑의 속삭임, 연애, 번민 그리고 있을 수도 없는 황당무계한 사건과 마법과 같은 모든 종류의 환상들이 그의 머리를 가득 채웠다. (열린책들 안영옥 역)


- 이렇게 잠도 안 자고 책만 읽다 보니, 머릿속이 말라 결국은 이성을 잃어버리기에 이르렀다. 머릿속이 책에서 읽은 마법 같은 이야기들, 즉 고통과 전투, 도전, 상처, 사랑의 밀어들과 연애, 가능치도 않은 갖가지 일들로 가득 차버린 것이다. (시공사 박철 역)


- 잠은 안 자고 책만 읽는 바람에 머릿속 골수가 다 말라버려 마침내 정신이 이상해지고 말았다. 머릿속은 기사소설에서 읽은 갖가지 환상으로 가득 찼고, 둔갑술, 결투, 전투, 상처, 그리고 사랑이며 귀부인 잘 모시는 예법, 그밖에 상상을 초월하는 폭풍우나 엉터리 이야기들이 그의 생각속에 실재로 자리했다. (창비 민용태 역)


(2) 

- 동판에 새기고 대리석에 조각하고 목판에 그려 미래에 기억될 만한 나의 유명한 업적들이 세상에 알려지는 그때야말로 행복한 시대, 행복한 세기라고 할 것이다. 오, 그대, 그대가 누구든지 이 흔치 않은 이야기의 기록을 맡게 될 현명한 마법사여! (열린책들 안영옥 역)


- 영원히 기억하도록 청동에 새기고, 대리석에 파며, 화판에 그림을 그려넣을 만한 가치가 있는 나의 유명한 공훈들이 세상에 알려지는 때야말로 행복한 시대이며, 행복한 세기로다. 오 그대, 나의 이 편력을 써 내려갈 현명한 마법사여! (시공사 박철 역)


- 그 유명한 내 행적이 밝혀지는 날은 정말 행복한 시대, 행복한 세상일지니라! 나의 업적은 미래에 두고두고 기억될 수 있도록 대리석으로 조각되고, 목판에 그려지고, 청동에 새겨지리라. 오, 그대, 현명한 마술사여, 그대가 누구이든지 이 이상한 이야기의 기록을 맡게 될 현자여. (창비 민용태 역)





6. 소송 - 프란츠 카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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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그러면서 그는 곧 이렇게 드러내놓고 소리 내어 말하지 말았어야 했고, 오히려 그 떄문에 자신이 이 낯선 남자의 감시하에 있음을 인정하는 꼴이 돼버렸다는 걸 깨달았지만,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문학동네 권혁준 역)


- 이런 말은 크게 할 필요가 없으며, 또 그렇게 하면 그 낯선 남자의 감시권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셈이 된다는 생각이 곧 들기는 했지만 그런 것은 지금 중요치 않게 여겨졌다. (솔 이주동 역)


- 그는, 이런 말은 큰 소리로 입 밖에 내지 말았어야 하는 건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그렇게 말한게 이 낯선 사내의 감독권을 어느 정도 인정한 셈이 되었다는 생각도 들기는 했지만 지금 그에겐 그게 중요치 않은 듯했다. (펭귄클래식 홍성광 역)


- 그때 그는 퍼뜩 괜한 소리를 지껄여 가지고 이 낯선 사내가 자신을 감시할 권한을 어느정도 인정하는 꼴이 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그따위 것은 지금으로선 별로 대수롭지 않았다. (열린책들 김재혁 역)


(2)

- "맙소사!" 감시인이 말했다. "당신은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일줄을 모르는군. 지금 누구보다도 가깝다고 할 수 있는 우리를 쓸데없이 화나게 할 작정이군요." (문학동네 권혁준 역)


- "답답한 사람이군!" 감시인이 말했다. "당신은 자기 처지에 순응할 줄 모르는군. 지금 다른 누구보다도 당신에게 가장 가까운 사이라고 할수 있는 우리들을 공연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 생각인 모양이지." (솔 이주동 역)


- "아니,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다니! 자신의 처지에 순응할 줄 알아야지! 지금 그 누구보다도 당신과 가장 가깝다고 할수 있는 우리를 쓸데없이 자극할 셈이오!" (펭귄클래식 홍성광 역)


- "아이고 머리야!" 감시원이 말했다. "도대체가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지를 못하는군요. 지금 이 세상 누구보다 당신 편을 들어주는 우리 같은 사람들의 부아를 치밀게 하다니. 별 까닭도 없이 말이오."(열린책들 김재혁 역)





7. 레 미제라블 - 빅토르 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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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법률과 풍습에 의하여 인위적으로 문명의 한복판에 지옥을 만들고 신성한 운명을 복잡하게 만드는 영원한 사회적 형벌이 존재하는 한, 무산계급에 의한 남성의 추락, 기아에 의한 여성의 타락, 암흑에 의한 어린이의 위축, 이 시대의 이 세가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어떤 계급에 사회적 질식이 가능한 한 다시 말하자면, 그리고 더욱 넓은 견지에서 말하자면, 지상에 무지와 빈곤이 존재하는 한, 이 책 같은 종류의 책들도 무익하지는 않으리라. (민음사 정기수 역)


- 법률과 관습의 작희로 인하여, 문명 세계 한가운데서 인위적으로 지옥을 만들며, 인간적 불행으로 신성한 생애를 불가해한 것으로 변질시키는 사회적 저주가 존재하는 한, 빈곤으로 말미암은 인간 존엄성의 훼손과 기아로 인한 여인의 추락과 무지로 인한 아이의 지적 발육 부진등, 금세기의 이 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몇몇 지역에서 사회적 질식 상태가 발생할 수 있는 한, 다시 말해, 그리고 더 넓은 관점에서 말하거니와, 이 지상에 무지와 가난이 존재하는 한, 이 책과 같은 성격의 책들이 무용지물일 수는 없을 것이다. (펭귄클래식 이형식 역)


- 법률과 풍습에 의하여 인위적으로 문명의 한복판에 지옥을 만들고, 인간적 숙명으로 신성한 운명을 복잡하게 만드는 한, 무산 계급에 의한 남성의 타락, 기아에 의한 여성의 타락, 암흑에 의한 어린이의 위축과 같은 이 시대의 세 가지 문제가 변질되지 않는 한, 어떤 지역에서 사회적 진실이 가능한 한, 다시 말하자면, 그리고 더욱 넓은 의미에서 지상에 무지와 비참이 존재하는 한, 이 책과 같은 성질의 책들이 무익하지는 않을 것이다. (범우사 방곤 역)


(2) 

- 국가의 재변으로 자기 생존과 재산에 타격을 받아도 끄떡없을 사람도 그 가슴에 타격을 가함으로써 때로는 전도시키는 저 신비롭고 무서운 타격이, 그가 빠져 있던 오락과 애정의 삼매경에 갑자기 떨어진 것일까? 그건 아무도 말할수 없으리라. (민음사 정기수 역)


- 그의 일상생활을 점하고 있던 온갖 오락과 사랑에 빠져 있던 중, 문득 그 신비하고 무시무시한 충격을 받은 것일까? 그러한 충격이 가끔은, 공공의 재앙들 앞에서도 삶과 행운에 도취되어 끄떡도 하지 않던 사람의 심장을 가격하여, 그를 무너뜨리지 않는가? 하지만 아무도 그렇다고 단언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펭귄클래식 이형식 역)


- 국가의 변동으로 자기의 일신과 재산에 타격을 받아도 끄떡없는 사람도 때로는 그 가슴에 충격을 가하여 넘어지게 하는 것으로써 전도시키는 저 신비롭고 무서운 타격이, 그의 향락과 애정생활을 갑자기 내리쳤던 것인가?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할수 없었으리라. (범우사 방곤 역)





8. 마의 산 - 토마스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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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여행자와 고향 사이에서 구르고 돌며 도피하듯 멀어져 가는 공간에는 보통 시간에만 있다고 생각되는 힘이 깃들어 있다. 공간도 시시각각 시간과 마찬가지로, 어쩌면 시간을 훨씬 능가하는 내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공간도 시간과 마찬가지로 망각을 낳는다. 공간은 인간을 여러 관계로부터 해방시키며, 인간을 원래 그대로의 자유로운 상태로 옮겨 놓는 힘을 지니고 있다. (을유문화사 홍성광 역)


- 여행자와 고향 사이에서 돌고 날면서 굴러가는 공간은 보통 시간만이 갖고 있다고 생각되는 힘을 발휘한다. 그 공간도 시시각각 시간과 꼭 마찬가지로 내적 변화를 일으키는데, 어떤 의미에선 시간을 훨씬 능가하는 내적 변화를 일으킨다. 공간도 시간과 마찬가지로 망각의 힘을 지닌다. 더구나 공간은 인간을 여러 관계로부터 해방시켜 주며, 인간을 자유로운 원래 그대로의 상태로 옮겨 놓으면서 그러한 망각의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열린책들 윤순식 역)


(2)

-  향기도 맛도 습기도 없는 것이 그냥 살며시 흘러 들어와 영혼에 아무런 감명도 주지 못했다. "정말 좋은데!" 그는 예의상 이렇게 말했다. "그래 , 명성이 자자한 공기지." (을유문화사 홍성광 역)


- 거기엔 향기도 내용물도 습기도 없었다. 그냥 가볍게 흘러들어 와 마음속에 아무런 말도 남기지 않았다. "정말 좋은데." 그는 점잖게 이렇게 말했다. "그래, 여기 공기는 아주 유명해." (열린책들 윤순식 역)





9.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루이스 캐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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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앨리스는 곧 다시 큰 소리로 떠들기 시작했다.

"이러다 지구를 뚫고 떨어지는 건 아닐까! 머리를 거꾸로 하고 걷는 사람들 사이에 떨어진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그 사람들을 부르는 말이 아마 극척점(지구 반대편에 있는 곳을 '대척점'이라고 한다. 이를테면, 우리나라의 대척점은 우루과이쯤이 된다. 여기서 앨리스는 '대척점'이라는 말이 생각나지 않아서 '극척점' 이라고 엉뚱하게 말하고 있다:옮긴이) 사람들이랬지...." (그런데 어쩐지 틀리게 말한 것 같아서, 이번에는 옆에 아무도 없는 게 다행스럽게 여겨졌다.) (시공주니어 손영미 역)


- 앨리스는 곧 다시 말했다.

"이러다가 지구를 뚫고 지나가는 건 아닌지 몰라! 머리로 걷는 사람들 틈에 짜잔 하고 나타나면 얼마나 웃길까? 그걸 '대추점'*(이번에는 아무도 듣고 있지 않아서 기뻤다. 제대로 말한 것 같지 않아서였다.)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 '대척점'을 앨리스가 잘못 알고 쓰는 말. 지구 반대편에 위치해 있는 곳을 대척점이라고 부른다. - 옮긴이) (비룡소 김경미 역)


- 앨리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러다 지구를 뚫고 나가는 건 아닐까! 거꾸로 걸어 다니는 사람들 속으로 튀어 나가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그걸 아마 대축점이라고 하지....(앨리스는 자기가 듣기에도 틀렸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이번에는 듣는 사람이 없은 걸 다행으로 여겼다.) (인디고 김양미 역)


- 앨리스는 곧 다시 말을 꺼냈어요.

"지구를 뚫고 나가면 어떡하지? 머리를 밑으로 하고 걷는 사람들 한가운데로 나가면 얼마나 우스울까! 재촉점이었나....(앨리스는 옆에 듣는 사람이 없어서 오히려 기뻤어요. 아무래도 틀린 말 같았거든요. 사실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곳은 대척점이라고 했어야 하는 거죠.) (살림어린이 김서정 역)


(2)

- 앨리스는 조금 날카롭게 자신을 타일렀다.

"자, 그렇게 울어 봤자 아무 소용 없어! 충고 하겠는데, 당장 이곳을 떠나!"

앨리스는 대게 자신에게 아주 좋은 충고를 하는데(그 충고를 따른 적은 별로 없지만), 어떤 때는 눈물이 쏙 빠지도록 심하게 스스로를 꾸짖기도 했다.  (시공주니어 손영미 역)


- 앨리스가 아주 날카로운 목소리로 자신을 야단쳤다.

"뚝 그쳐. 그렇게 울어 봤자 무슨 소용이 있니! 당장 그치는 게 좋을걸!" 대체로 앨리스는 자신에게 아주 좋은 충고를 한다. (충고를 따르는 일은 거의 없었지만) 그리고 가끔은 아주 심하게 야단을 쳐서 눈물을 쏙 빼 놓기도 했다.  (비룡소 김경미 역)


- 앨리스는 자신을 심하게 다그쳤다.

"그만 해, 그렇게 울어 봤자 아무 소용없어! 어서 뚝 그치란 말이야." 앨리스는 평소 자신에게 충고를 잘하는 편이었는데, (충고를 따르는 일은 거의 없었지만) 어떨 때는 너무 심하게 야단을 치는 바람에 눈물이 찔끔 날 정도였다. (인디고 김양미 역)


- "뚝! 이렇게 울어 봤자 아무 소용없잖아!" 앨리스는 조금 엄하게 자기 자신에게 말했어요.

"내가 충고하는데, 당장 그치는 게 좋을걸!" 앨리스는 대체로 자기 자신에게 아주 좋은 충고를 한답니다. (그 충고에 따르는 일은 거의 없지만요) 가끔은 단단히 야단을 쳐서 눈물이 쏙 들어가도록 만들기도 하고요. (살림어린이 김서정 역)




* 부록: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일러스트 비교


(시공주니어 손영미 역) (비룡소 김경미 역) <유명한 존 테니얼의 흑백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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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고 김양미 역) <유명 일러스트레이트 김민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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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어린이 김서정 역) <앤서니 브라운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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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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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소위 '죽을 상' 이라는 것에도 뭔가 좀 더 표정이라든가 인상이라든가 그런 것이 있을 텐데, 사람 몸뚱이에다 짐 끄는 말의 목이라도 갖다 붙이면 이런 인상이 되려나? 어쨌든 딱히 무엇 때문이랄 수도 없이 보는 사람을 섬뜩하고 역겹게 한다. 나는 지금까지 이렇게 기묘한 얼굴의 남자를 역시 본 적이 한번도 없다.  (민음사 김춘미 역)


- 아마 '죽은 사람의 얼굴' 이라 하더라도 어딘가 좀 더 표정이나 인상이 있을 텐데, 인간의 몸에 말대가리라도 붙여 놓으면 이런 느낌이 들까. 하여간에 어딘가 모르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소름이 끼치고 불쾌한 느낌이 들게끔 만들었다. 나는 이제까지 이토록 괴이한 사내의 얼굴을 본 적 역시 단 한 번도 없었다. (웅진지식하우스 허호 역)


- 이른바 '죽을 상' 이라는 것도 이보다는 좀 더 표정이랄까 인상 같은게 있을 것이다. 사람의 몸에 짐 끄는 말의 머리를 갖다 붙이면 이런 느낌일까. 아무튼 어딘지 딱 짚어낼 수도 없이 보는 사람을 오싹하게 하고 짜증나게 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이런 이상한 얼굴의 남자를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시공사 양윤옥 역)


- 이른바 '죽을상' 이라는 것도 어떤 표정이라든가 인상이라는 것이 있게 마련인데, 인간의 몸뚱이에 짐수레 끄는 말의 목을 떼다 붙여놓으면 이런 느낌을 줄까, 아무튼 딱 어디라고 할 것도 없이 보는 이로 하여금 불쾌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 모습이다. 나는 지금까지 이런 이상한 남자 얼굴을 본 적은, 역시, 한 번도 없다. (문예출판사 오유리 역)


(2)

- 그 당시 이미 저는 하녀와 머슴한테서 서글픈 일을 배웠고 순결을 잃었습니다. 어린아이한테 그런 짓을 하는 것은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범죄 가운데서도 가장 추악하고 천박하고 잔인한 범죄라고 지금은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참았습니다. 그것으로 또 한 가지 인간의 특질을 알게 됐다는 생각까지 들었고, 힘없이 웃었습니다. (민음사 김춘미 역)


- 그 무렵 이미 저는 하녀나 머슴들로부터 서글픈 짓을 배워 물들어 있었습니다. 어린아이에게 그러한 짓을 하는 것은 인간이 저지르는 범죄 중에서도 가장 추악하고 비열하며 잔혹한 범죄라고 저는 지금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참았습니다. 이것에서 또 하나 인간의 특질을 본 듯한 느낌마저 들었기에 힘없이 웃었습니다.  (웅진지식하우스 허호 역)


- 그즈음 이미 나는 하녀와 하인들을 통해 서글픈 짓을 알았고 그들에게 일을 당했습니다. 아직 어린 아이에게 그런 짓을 하다니, 인간으로서는 저지를 수 없는, 범죄 중에서도 가장 추악하고 저급하며 잔혹한 범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나는 참았습니다. 이걸로 또 한 가지 인간의 특성을 보았다는 마음이 들어서 힘없이 웃기만 했습니다.(시공사 양윤옥 역)


-  그 당시 이미 나는 식모와 하인들에게 슬픈 일을 배웠고, 강간당한 적이 있습니다. 어린 꼬마를 상대로 그런 일을 하는 건 인간이 범할 수 있는 범죄 중에서도 가장 악질적인, 잔혹한 범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난 참았습니다. 이런 경험에서 나는 또 한 가지 인간의 속성을 발견했다고 생각했고, 그리곤 힘없이 웃음을 흘렸습니다. (문예출판사 오유리 역)






11. 오만과 편견 - 제인 오스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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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부유한 독신 남성에게 아내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이다. 그런 남자가 새로 이사를 오게 되면, 그 주위의 집안들은 이런 진리를 너무나도 확고하게 믿는 나머지 그가 어떤 심정인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오는지 전혀 알지 못하면서도, 그를 자기 집안 딸들 중 누군가가 차지하게 될 재산으로 여기곤 한다. (시공사 고정아 역)


- '상당한 재산을 소유한 독신의 남자는 아내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이것은 다들 인정하는 진리입니다. 이러한 진리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으므로, 이런 남자가 어떤 동네에 이사를 오면, 그남자가 무슨 마음을 먹고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른다고 해도, 동네 사람들은 그 남자를 자기 딸자식이 차지하기에 마땅한 재산으로 여깁니다. (펭귄클래식 김정아 역)


- 재산깨나 있는 독신 남자에게 아내가 꼭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다. 이런 남자가 이웃이 되면 그 사람의 감정이나 생각을 거의 모른다고 해도, 이 진리가 동네 사람들의 마음속에 너무나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어서, 그를 자신의 딸들 가운데 하나가 차지해야 할 재산으로 여기게 마련이다. (민음사 윤지관, 전승희 역)

(2)

- "그 사람은 정말로 불쾌하고 역겹고 비위 맞출 필요가 전혀 없는 사람이에요! 어찌나 잘난 척 하고 거드름을 피우던지, 눈 뜨고 불 수가 없었다니까요! 제멋에 겨워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기나 하고! 같이 춤추고 싶을 만큼 잘난 얼굴도 아니에요! 당신이 옆에서 한마디 해줬어야 하는데, 정말 꼴도 보기 싫은 사람이었어요!"(시공사 고정아 역)


- "아주 기분 나쁘고 고약한 남자에요. 그런 남자 마음에 들어서 좋을 게 없어요. 어찌나 콧대가 높고 잘난 척하던지, 눈 뜨고 볼 수가 없더라고요! 어슬렁어슬렁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어찌나 자기가 대단한 인물인 줄 알던지! 잘 생겼으면 같이 춤이라고 추고 싶겠지만 그 것도 아니고! 당신이 있었으면 코를 납작하게 해줬을걸. 그게 당신 특기잖우. 나는 그 남자가 정말 싫어요." (펭귄클래식 김정아 역)


- 아주 불쾌하고 고약한 인간이라, 그런 사람 마음에 들어봤자 좋을 것 하나 없지. 너무 고고하시고 너무 잘난 체하셔서 누가 배겨내겠어! 이리 갔다, 저리 갔다, 뭐 대단한 인물이나 되는 것 처럼! 같이 춤출 만큼 잘 생기지도 않은 주제에! 여보, 당신이 그 자리에 계셨더라면 당신 식으로 한번 쏘아주는 건데. 정말 마음에 안 들어."(민음사 윤지관, 전승희 역)






12. 마음 - 나쓰메 소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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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나는 바닷속에서 자유와 환희로 가득찬 근육을 움직이며 신나게 헤엄쳤다. 한편 선생님은 팔다리의 움직임을 딱 멈추고 하늘을 바라보며 물결 위에 누워 있었다. 나도 그대로 따라했다. 파란 하늘이 눈이 시릴 정도로 강렬한 색을 내 얼굴에 쏟아부었다. (문학동네 유은경 역)


- 나는 물속에서 자유와 환희의 감정으로 근육이 터져 버릴듯 해 온몸을 마구 움직였다. 선생님은 돌연 팔다리 움직임을 멈추더니 얼굴을 위로 하고 파도에 몸을 맡겼다. 나도 따라서 똑같은 포즈를 취했다. 새파란 하늘빛이 눈을 쏠 기세로 얼굴 위로 쏟아졌다. (웅진지식하우스 박유하 역))


- 나는 자유와 환희로 충만한 근육을 움직여 바닷속에서 춤을 췄다. 선생님은 손과 발의 움직임을 멈추고 하늘을 향해 물결 위에 드러누우셨다. 나도 흉내를 내어 똑같은 자세를 취해보았다. 파란 하늘에서 두 눈을 향해 금빛을 내리쏘듯이 강렬한 빛을 얼굴로 쏟아부었다. (문예출판사 오유리 역)


- 나는 자유와 환희에 가득 찬 근육을 움직여 바다에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 선생님은 다시 손발의 움직임을 뚝 그치고 하늘을 향해 물결 위에 누었다. 나도 선생님을 흉내냈다. 파란 하늘빛이 반짝반짝 눈부시게 비치듯이 통렬한 색을 내 얼굴에 내던졌다. (현암사 송태욱 역)


(2) 

- "어떻게... 어떻게..." 선생님은 똑같은 말을 두 번이나 되풀이했다. 그 말은 괴괴한 대낮에 기이한 어조로 반복되었다. 나는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내 뒤를 쫒아온 건가요? 어떻게..." 선생님은 오히려 침착했다. 목소리도 차분했다. 그렇지만 그 표정에는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어떤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문학동네 유은경 역)


- "아니 어떻게... 어떻게..." 선생님은 같은 말을 반복했다. 고요한 대낮의 정적 속에서 선생님의 말이 허공을 울렸다. 나는 뭐라고 금방 응대할 수가 없었다. "내뒤를 쫓아온 겁니까? 왜지요...?" 선생님의 태도는 침착했다. 목소리는 오히려 가라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 표정에는 꼭 집어 지적할 수 없는 어떤 그늘이 깔려 있었다. (웅진지식하우스 박유하 역)


- "어떻게- 어떻게-" 선생님은 같은 말을 반복하셨다. 그 말은 인적이 뜸한 한낮에 묘한 뉘앙스를 풍기며 울렸다. 나는 즉시 뭐라고 대답할 수 없었다. "내 뒤를 따라온 겁니까? 어떻게-" 선생님의 태도는 오히려 침착했다. 음성은 더 낮게 깔렸다. 하지만 그 표정 속에는 확실히 뭐라고 할 수 없는 어두운 구름이 드리워져 있었다. (문예출판사 오유리 역)


- "어떻게... 어떻게..." 선생님은 같은 말을 두 번 되풀이 했다. 그 말은 아주 고요한 대낮에 이상한 말투로 되풀이되었다. 나는 금방 뭐라고 대답할 수가 없었다. "내 뒤를 쫒아온 건가? 왜..." 선생님의 태도는 오히려 침착했다. 목소리도 가라앉아 있었다. 하지만 표정에는 확실히 말할 수 없는 약간의 그늘이 있었다. (현암사 송태욱 역)






13. 1984 - 조지 오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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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승강기의 문이 열리는 각 층계참의 맞은편 벽에 그려져 있는 포스터 속에는 거대한 얼굴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 포스터는 너무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어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이 움직일 때마다 그림 속의 두 눈이 계속 따라다녔다. 그림 아래에는 <빅 브러더가 당신을 보고 있다> 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열린책들 박경서 역)


- 층계참에 이를 적마다 승강기 맞은편에 붙어 있는 거대한 얼굴의 포스터가 벽에서 그를 응시했다. 포스터는 아주 교묘하게 고안되어서 사람이 움직일 때마다 그 눈초리가 따라 움직이는 것이었다. '빅 브라더는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라는 표제가 그 밑에 적혀 있었다. (문학동네 김기혁 역)


- 층계참을 지날 때마다 엘리베이터 맞은편 벽에 붙은 커다란 얼굴의 포스터가 그를 노려보았다. 그 얼굴은 교묘하게 그려져 있었다. 마치 눈동자가 사람이 움직이는 대로 따라 움직이는 것 같았다. 그 얼굴 아래 '빅 브라더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민음사 정희성 역)


(2)

- 하얀 건물의 전면에는 윈스턴이 서 있는 곳에서도 쉽게 읽을 수 있는 당의 세 가지 슬로건이 멋진 글씨체로 적혀 있었다.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열린책들 박경서 역)


- 윈스턴이 선 곳에서 읽을 수 있도록 그 하얀 건물 전면에는 당의 세 가지 슬로건이 품위 있는 글씨로 쓰여 붙여 있었다.

전쟁은 평화

자유는 굴종

무식은 힘 

(문학동네 김기혁 역)


- 흰 건물의 전면에는 윈스턴이 서 있는 곳에서도 훤히 보이는 당의 세 가지 슬로건이 우아한 필체로 쓰여 있었다.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민음사 정희성 역)


(3)

- 2분 증오에서 끔찍한 사실은 사람들이 할 수 없이 이것에 가담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도 모르게 이런 광란의 행위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30초도 되지 않아 어떤 가식도 필요 없게 되었다. 무섭게 도취된 두려움과 복수심, 큰 쇠망치로 죽이고, 괴롭히고, 얼굴을 짓이기고 싶은 욕구가 전 집단에 전류처럼 흘러 사람들은 얼굴을 찌푸리고 괴성을 지르는 미치광이로 바뀌는 것이다. (열린책들 박경서 역)


- 이 2분 증오가 소름 끼치도록 무서운 이유는, 사람들이 어쩔수 없이 가담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합세하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에 있었다. 어떤 가식도 언제나 30초 내에는 필요 없어졌다. 공포와 복수심에의 가공할 도취와, 살육하고 싶고 괴롭히고 싶은 욕망, 큰 쇠망치로 얼굴을 짓이겨 놓고 싶은 욕망이 전류처럼 이 모든 무리에게 흘러 들어와, 그러고 싶지 않은 사람까지도 오만상을 찌푸리게 하고 광적인 상태로 빠져들어 괴성을 지르게 했다. (문학동네 김기혁 역)


- '이 분 증오' 가 끔찍한 것은 의무적으로 참가해야 하기 때문이 아니다. 저절로 거기에 휘말려들기 때문에 끔찍한 것이다. 일단 휘말려들면 삼십 초도 안 되어 어떤 억제도 소용없게 된다. 공포와 복수심에의 무서운 도취, 큼직한 쇠망치로 대리고, 고문하고, 얼굴을 깨부수어 죽이고 싶은 욕망이 전류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흘러 들어가서 뜻하지 않은 사람조차 오만상을 찌푸린 채 비명을 지르는 광적인 상태에 빠져버린다. (민음사 정희성 역)






14. 노르웨이의 숲 (상실의 시대) - 무라카미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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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그녀의 깊은 눈동자 속에서는 새까맣고 무거운 액체가 이상한 모양의 소용돌이를 그리고 있었다. 그런 한 쌍의 아름다운 눈동자가 한참 동안 내 속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녀는 발돋음을 하더니 내 뺨에 살며시 자기 뺨을 대었다. 그것은 한순간 가슴이 벅차오를 만큼 따뜻하고 멋진 몸짓이었다. (문학사상사 유유정 역)


- 그녀의 눈동자 깊은 데에서 검고 무거운 액체가 이상한 도형을 그리며 소용돌이쳤다. 그렇게 아름다운 눈동자 한 쌍이 한참이나 내 안을 들여다보었다. 그다음 그녀는 까치발을 하고서 내 볼에 살짝 볼을 댔다. 순간, 심장이 멈춰 버릴 것만 같은 따스하고 매혹적인 몸짓이었다. (민음사 양억관 역)


(2)

- 그런 일이라면 난 아주 잘 알고 있어. 이치라든가 그런 게 아니고 그냥 느끼는 거야. 가령 지금 이렇게 자기와 꼭 붙어 있으면 말이야. 난 조금도 무섭지 않아. 어떤 나쁜 일도, 어두운 일도, 나를 유혹하려 하질 않아. "(문학사상사 유유정 역)


- "난 그런 건 굉장히 잘 알아. 무슨 논리 같은 게 아니라, 그냥 알게 돼. 지금처럼 너랑 이렇게 손을 꼭 잡으면 하나도 안 무서워. 어떤 어둡고 나쁜 것도 나를 끌어들이려 하지 않아." (민음사 양억관 역)


(3)

- “잘 있어? 와타나베에게 나오코는 최고의 행복과 같은 존재일지도 모르지만, 내게는 그저 손재주 없고 쓸모 없는 여자에 지나지 않아. 그래도 뭐. 간신히 때 맞춰 스웨터를 완성했어요, 멋지지? 색깔과 모양은 둘이서 결정했어. 생일 축하해.” (문학사상사 유유정 역)


- “잘 지내나요? 당신에게 나오코는 지고의 행복과도 같은 존재인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그냥 눈앞에 있는 사는 게 서투른 여자애에 지나지 않아요. 그렇지만 그럭저럭 때에 맞게 스웨터 하나를 완성했네요. 어때요, 멋지죠? 색깔하고 모양은 둘이서 정했어요. 생일 축하해요” (민음사 양억관 역)






15. 지킬 박사와 하이드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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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하지만 타인의 행동에 대해서는 너그럽기로 정평이 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분을 못 이겨 길길이 날뛰기라도 하면 놀라워하면서 거의 질투에 버금갈 정도로 부러워했으며, 극단적인 행동에 대해서도 나무라기보다 돕는 쪽을 택했다. (열린책들 조영학 역)


-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관대하다고 인정받고 있었다. 그는 그릇된 행동에 휘말리는 인간을 매우 경이롭게 생각했고 때로는 거의 부러워하기도 했다. 그리고 어떤 곤경에 처하더라도 비난하기보다는 기꺼이 돕고자 했다. (펭귄클래식 박찬원 역)


- 하지만 어터슨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관대하기로 정평이 나 있었다. 때로 영혼이 받을 괴로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들에 놀라면서, 때로는 거의 부러워하기라도 한다는 듯이,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나무라기보다는 도와주려고 애썼다. (문예출판사 김세미 역)


- 하지만 타인에게만큼은 매우 관대하기로 소문이 나 있었다. 다른 사람이 정신적으로 고양되어 저지른 실수담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은근히 부러워하면서 귀담아 듣기도 했다. 또한 궁지에 몰린 사람을 보면 힐난하기보다 오히려 도와주려 했다. (인디고 정윤희 역)


(2)

-  "난 카인의 이단이 맘에 드네. 형제가 원한다면 악마에게도 보내 줄 수있지." 그는 이런 식의 기이한 얘기를 하기도 했다. 이런 성격인 탓에, 그는 곤경에 빠진 사람들에게 가장 마지막에 찾아가 최후의 자비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곤 했다. 게다가 행여 그런 사람들이 아무리 오래 변호사 사무실 주변을 알짱거린다 해도 그의 태도에는 변화의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열린책들 조영학 역)


- "나는 카인의 이단에 끌린다네." 그는 흥미롭게 말하곤 했다. "나는 내 형제가 자기 나름대로 악의 길을 가도록 내버려 두지." 이러한 성격 덕분에 내리막길을 가는 타인의 인생에 그가 최후의 존경할 만한 지인이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는 일도 자주 생기곤 했다. 그런 이들이 집에 나타나도 그는 자신의 태도에 어떤 변화도 드러내지 않았다.  (펭귄클래식 박찬원 역)


- 그는 괴짜같이 말하곤 햇다. "나는 카인의 배교에 마음이 끌려. 나라도 내 동생이 마음 내키는 대로 악마에게 가도록 내버려두겠어." 성격상 그는 막장 인생을 사는 사람들의 삶에서 최후로 존경을 받는 사람이 되거나, 그들에게 마지막으로 좋은 영향을 주게 되는 일이 자주 있었다. 그는 그런 사람들이 사무실로 찾아와도 털끝 만큼도 태도를 달리하지 않았다. (문예출판사 김세미 역)


- 입버릇처럼 이런 말도 자주 했다. "나는 카인의 이단적인 태도가 마음에 들어. 내 동생이 악마를 찾아가겠다면 말리지 않을 거야." 이러한 성격 탓에 타락의 기로에 선 자들의 세계에서는 마지막으로 믿어보거나 자신들을 바람직하게 바꿔 줄 사람으로 통할 정도였다. 또한 어터슨은 아무리 극악한 짓을 저지른 사람이 찾아오더라도 낯빛 하나 변하지 않고 공손하게 대했다. (인디고 정윤희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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