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글 

보드게임 뉴비들을 위한 입문용 보드게임 추천 10선 (상편)

https://theqoo.net/square/1288913340

보드게임 뉴비들을 위한 입문용 보드게임 추천 10선 (하편)

https://theqoo.net/square/1289779102

안녕 더쿠들아~

지난번에 쓴 글 두개가 반응이 너무 좋아서 사실 좀 놀랐어. 그래서 글을 가끔씩이라도 써보려고해. 

이번에 쓸 주제는 저번 글들에서 요청도 가장 많았던 2인용 보드게임들이야. 

보드게임 좋아하는 사람들은 같이 할 사람을 모으기 힘들다는 걸 많이 느껴. 그래서 나도 마음 맞는 사람 한명만 구하면 되는 2인용 게임들을 많이 좋아해.

저번 글에서 둘이 할 만한 게임은 사실 스플렌더, 카르카손 밖에 없었지? 그래서 이참에 좀 소개하려고.

2인 게임이니 당연히 커플끼리 하기에 좋을 거야. 사귀는 사람 없으면 그냥 친한 친구나 형제자매랑 놀 때도 괜찮을것 같네.

10선을 일부러 채우려다간 또 글 나눠야 할 것 같아서 그냥 7개로 끝냈어.

선정 기준은

1. 2인 전용 게임이거나 2인 베스트 게임이라고 정평이 나있을 것 (둘이서도 재밌어! 정도로는 안 됨. 사람 좀 있으면 더 재밌을텐데... 하는 느낌이 안 들어야 함.)

2. 룰이 너무 복잡하지는 않을 것 (기본적으로 보드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목록이니까)

3. 추상전략게임이 아닐 것 (그럴 거면 바둑이나 체스를 둬)

4. 워게임이 아닐 것 (황혼의 투쟁 재밌는 거 나도 알아. 근데 그걸 뉴비한테 추천하라고? 미친놈이세요?)

5. 리플레이성이 괜찮을 것 (둘이서 할 경우에 이전에 해본 게임을 다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저번엔 그냥 인원 적은 순서대로 정렬했었지만 이번엔 다른 기준이 있어.

추천도 순으로 정렬했거든. 정확히는 "얼추 이 비슷한 순서대로 시도했으면 좋겠다." 정도. 꼭 앞에 것들이 더 재밌다는 건 아니야. 

꼭 이 순서대로 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1~3번 정도는 먼저 해보고 나서 다른 것들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1. 패치워크 (2인 전용)

2인용 추천 게임 첫번째는 패치워크야. 입문자를 위한 추천목록에 있던 '보난자'의 디자이너가 만든 게임이기도 해.

게임의 컨셉은 테트리스를 떠올리게 하는 갖가지 모양의 천조각을 기워붙여서 자신의 보드를 채우는 건데 퍼즐 맞추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타일조각마다 가격이 다르고 (단추가 화폐임) 이어붙이는 시간이 달라. 분명히 좋은 타일인데 가격이 너무 싸다 싶으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식이야.

한 턴씩 번갈아 가면서 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적게 흘려보낸 쪽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시간관리가 돈관리보다도 중요해.

시간이 다 지나기 전까지 자신의 보드를 빈틈없이 꽉꽉 채워야만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어.

아기자기한 컨셉과 퍼즐을 연상시키는 게임방식 덕분인지 기싸움 없이 화기애애하게 얘기하면서 게임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

장점: 간단하고 직관적이면서도 친숙한 게임 방식. 2인 전용이지만 경쟁요소가 심하지 않다.

단점: 공간을 상당히 많이 차지한다. 구매해도 카페 테이블 같은데선 꿈도 못꾼다.

2. 로스트시티 (2인 전용)

이번 글에서 아마도 가장 유명할, 2인용 보드게임의 영원한 명작 로스트시티야.

폼페이, 아마존, 이집트, 아틀란티스, 히말라야의 잊혀진 도시들을 탐사하는 컨셉인데 사실 테마는 잘 느껴지지 않아..

탐사를 시작도 안했다면 그냥 0점이지만 일단 시작을 했다면 -20점을 먹고 시작하기에 선택과 집중을 잘 해야 고득점을 얻을 수 있지.

은근히 수싸움이 있어. 내가 버린 카드를 상대가 가져갈 수 있어서 쓸모없는 카드라고 맘대로 버릴수도 없다는게 고민을 선사해. 운빨도 타긴 하지만.

아, 참고로 로스트시티가 하도 인기를 끄니까 다인원 가능하게 나온 버전도 있는데... 좀 별로더라..

로스트시티는 그냥 2인용 명작 게임으로 남는 게 맞는 것 같아. 아니면 넷이서 카드 4장씩 쥐고 2:2 팀플레이를 하든지..

장점: 카드가 예쁘고 쉬우면서도 재밌다. 2인 전용이기에 가능한 포인트를 잘 살렸다.

단점: 점수판이 없어서 계산과 기록이 귀찮다. 

3. 킹도미노 (플레이 가능 인원: 2~4인, 추천 인원: 2인)

이 목록에서 유일하게 2인 전용게임이 아닌 킹도미노야. 이전 추천목록의 '카르카손'과 좀 비슷해보이지 않아? 

사실 메카니즘은 많이 다르지만 카르카손이나 위의 패치워크를 재밌게 한 사람이라면 이 게임도 재밌게 할 수 있을거야.

저 도미노 형태의 타일(총 48개)을 왕성 주위로 붙여서 최대 5x5 크기의 왕국을 건설하는 거야.

같은 종류의 지형끼리 많이 붙어있을수록 좋고 당연히 빈틈없는 정사각형의 타일을 만들어야 좋아. 

왜 이게 2인 베스트 게임이냐면, 둘이서 할 땐 5x5가 아닌 7x7짜리 게임을 할 수 있기 때문이야. 타일 수가 참 절묘하지?

넷이서 7x7을 하고 싶어서 그냥 똑같은 게임을 두개 사서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더라고.

장점: 단순하고 쉬운 규칙과 참신한 메카니즘.

단점: 게임에 쓸데없이 포함된 말 2종류. 아마 특별히 선호하는 색깔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듯..

4. 카후나 (2인 전용)

위의 로스트시티와 함께 2인 전용 보드게임으로서 오랜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카후나.

옛날에는 둘이서 보드게임을 하러가면 로스트시티 아니면 카후나였다고 하더라고?

카드를 내서 다리로 섬들을 잇고 지배권을 얻어서 더 많은 섬을 지배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인데 내 다리를 만드는 것 외에 상대의 다리를 부숴버릴 수도 있어.

로스트시티가 순한맛이라면 카후나는 매운맛이야. 더 어렵고 복잡하다기보단 게임의 성향이 굉장히 공격적이거든.

서두에 연인이나 절친을 위한 게임이라고 했지만 음.... 이 게임은 기분나빠하는 친구나 애인 잘 달래줄 수 있어야 해. 

자기 할 일만 하면서 점수 겨뤄서 이기는 게임을 선호한다면 추천하지 않을게. 이 게임이 후순위로 빠진 이유이기도 하고.

장점: 치열한 수싸움과 드라마틱한 나비효과.

단점: 게임의 성향이 공격적이고 승부가 기울면 역전이 어려워 지는 쪽은 상당히 기분이 나쁘다. 이 목록의 게임 중 우애가 깨질 확률이 가장 높음. 

5. 코드네임 듀엣 (2인 전용)

단어 보드게임의 명작 '코드네임'의 2인 버전.

원본이 다인원을 두 팀으로 나눠서 하는 경쟁형 파티게임이라 '이걸 2인용 협력게임으로?' 했는데 예상외로 만족스러웠어. 좀 다른 맛이었지만.

한명이 "어떤 단어+그 단어와 관련된 카드 몇 장" 이런 식으로 문제를 내서 다른 사람이 맞추는 게 게임의 베이스인데

이렇게 말만 들으면 이게 뭐가 재밌나... 싶겠지만 해보면 알아. 대표적인 문과 감성의 보드게임이기도 하지.

이 게임이 후순위로 빠진 이유는 단순히 다른 비슷한 게임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야.

입문자들 입장에선 "이 게임 재밌네? 비슷한게 뭐가 있을까? 그것도 해봐야지." 이런게 중요한데 이 게임의 원본부터가 2015년작... 5년도 안됐어. 

코드네임 이후에 후발주자들이 나오긴 했지만 내가 보기엔 전부 코드네임의 열화판 카피 같아. 

그리고 이 게임 자체는 2인 전용이지만 원판인 코드네임은 인원수 많을 때도 즐길 수 있으니 참고해~

장점: 룰이 여전히 단순하고 원작의 언어유희를 살리면서도 원작에 없던 전략성까지 더해짐.

단점: 원작의 가볍고 즐거운 파티성이 상당히 줄어듬

6. 숲속의 여우 (2인 전용)

이 게임을 여기에 넣을까말까 많이 고민했어.

왜냐면 나중에 작성할 '수려한 일러스트, 귀엽거나 멋진 컴포넌트 등을 갖춘 예쁜 보드게임 X선'에 넣기 위해 아껴두려 했거든.

표지뿐만 아니라 내용물인 카드 하나하나가 동화풍의 예쁜 일러스트를 자랑해. 

이 게임의 장르는 '트릭테이킹'인데 나중에 이 장르를 소개하기 위해 글을 하나 쓸 지도 몰라.

간단히 말하자면 매 라운드마다 모두가 순서대로 카드 한장씩을 내고 가장 높은 패를 낸 사람이 그 라운드를 따고 다음 라운드의 선이 되는 방식이야.

보통 4~6명 정도의 인원이 하는 게 대부분인데 2명이서 하는건 처음 봤어. 그런데 의외로 괜찮더라.

그리고 대체로 많이 이기는게 좋지만, 너무 많이 이기면 오히려 감점이 되는 점수 계산방식도 좋았어. 

장점: 수려하고 예쁜 동화풍의 일러스트. 하면 할 수록 깊은 전략을 느낄 수 있는데 진행속도가 빠르고 게임자체가 짧아 여러판 하기도 좋다.

단점: 게임 방식이 난해하고 판짜기는 더욱 복잡하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하는 게임을 좋아한다면 오히려 장점)

7. 세븐원더스: 듀얼 (2인 전용)

가장 나중에 할 것을 추천하긴 하지만 우습게도 원덬은 여기 있는 게임들 중 가장 먼저 접해본 게임이야.

이 게임도 '세븐원더스' 라는 원작 보드게임이 있어. 군사력, 과학, 자원, 경제 등의 균형을 맞춰가며 자신의 문명을 운영해나가는 게임이지.

문명류 보드게임은 보통 적어도 2시간 이상의 시간을 요구하는데 세븐원더스는 30분 안에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문명 게임으로 인기가 좋았어.

최대 7명까지 할 수 있는 게임이고 아무리 적어도 4명 이상은 되어야 재미를 느낄수 있는 게임이라 모두들 '이걸 어떻게 2인용으로 만들지?' 싶었는데

정작 이 게임이 발매되고 나서는 모두 쏙 들어갔어.

원판을 좋아하던 사람들도 듀얼이 더 재밌다는 건 인정하고, 원판은 별로 안좋아하지만 듀얼은 너무 재밌다는 사람도 많아.

"세븐원더스:듀얼을 다인 버전으로 즐길 수 없느냐"는 다소 어이없는 질문도 본 적이 있어 ㅋㅋㅋㅋ

장점: 캐주얼한 문명게임의 대표주자. 재밌고 전략성 있고 리플레이성도 좋다.

단점: 문명류 게임이 으레 그러하듯, 규칙이 단순하지 않고 플레이하면서 고려할게 많다.

마치며 

이번에도 7개를 추리느라 잘라낸 재밌는 게임들이 많아. 내가 모르는 게임도 많을거고.

그래도 고생해서 썼으니까 많이들 봐주고 참고해주면 좋겠네. 실제로 플레이해보고 재밌었다는 말 들으면 너무 좋을것 같고.
다음 글은 뭘로 쓸까 고민이네. 그렇게 금방 올 것 같지도 않지만.

저번에 썼던 후보들이 

1. 커플이나 절친을 위한 2인용 보드게임 X선 (8명)

2. 초급자를 벗어난 이들을 위한 전략게임 X선 

3. 이번에 추천한 게임들을 마음에 들어한 사람을 위해 각 게임마다 비슷한 게임 1~2개씩 추천

4. 수려한 일러스트, 귀엽거나 멋진 컴포넌트 등을 갖춘 예쁜 보드게임 X선 (2명)

5. 소장해서 휴대하고 다니면서 하기 좋은 카드게임 X선 (1명)

6. 아이들과 함께 하기 좋은 보드게임 X선 (2명)

7. 다같이 즐기기 좋은 다인용 보드게임 X선 (1명)

8. 순전히 원덬 취향대로 뽑는 최고의 보드게임 Top X (1명)

이건데 이번에도 특별히 보고 싶은거 있으면 저기에 가산해서 생각해봄. 한명이 여러개 골라도 돼.

아니면 저 목록에 없는 것 중에서도 원하는 추천목록 있으면 써줘. 

내 글로 인해 보드게임에 입문하는 사람이 많았으면 정말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