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에 있었던 일이야. 이사가려고 하는 집이 좀 오래된 건물이라 보수공사를 진행중이었고
우리 가족들은 공사가 끝난 후 이사갈 계획으로 원래 살던 집에 머물고 있었어.
그때 살고있던 집에 대해서 말하자면 이렇게 부모님이 일하시는 사무실과 주거공간이 합쳐진 그런 집이었어.
사무실에서 안쪽으로 쭈욱 들어와서 문을 열면 주거공간이 나오는 그런식이야
사무실과 작은방 사이에 파란색으로 칠해놓은 부분에는 커다란 유리가 있었어
(그때 유리에 뭐라 적혀있었는지 그릴때까지만해도 잘 기억이 안났었는데 여기 글 적다보니 기억났다
중요한건 아니지만 유리에 적힌거 공인중개사가 아니라 무슨 토지신탁?? 그런거였다 ㅜㅜ
우리집이 여기로 이사오기 전에 모델하우스가 있었다는데 그때 있었던 유리 그냥 그대로 쓰고있었대)
아무튼 사무실이랑 작은방 사이에 저런식으로 커다란 유리가 있어서 사무실-작은방 이렇게 각 방에서 서로 들여다볼 수 있는 구조였어.
집안 구조는 대충 이런식으로 되어있어..
부모님은 사무실에서 아침부터 6시? 7시까지 업무를 보시고나서 사무실불을 끄시고 안쪽 방으로 들어가셔
사무실 불을 끄고 나서 작은 방에서 사무실쪽을 보면 진짜 아무것도 안보일정도로 엄청 어두컴컴해
진짜 이런식으로 완전 새카맣고 아무것도 안보여. 사람이 지나가면 좀 희끄무레하게 보이는 정도?
이렇게 저녁부터 아침까지는 부모님도 일 끝내시고나서 특별히 나갈 일이 없는 한 가족들 모두 사무실 안쪽 큰방이나 작은방쪽에 있어.
그날도 부모님이 업무 다 보시고 사무실 불을 끄고나서 안쪽으로 들어오셨고, 엄마는 큰방쪽에, 나랑 언니, 아빠는 작은방에 있었어.
그때 내가 뭘하고있었는지 잘 기억이 안나는데 뭔갈 하고있다가 문득 고개를 들었는데 사무실쪽에 하얀 물체가 지나가는걸 본거야
2초정도로 짧은 시간이었긴 한데 진짜 똑똑히 기억해. 거의 2m정도의 사람 형상을 한 물체가 약간 빠른걸음으로 사무실 안쪽에서부터 바깥쪽으로 걸어가는걸 봤어
게다가 사무실이 불을 끄면 뭐가있는지 안보일정도로 어두컴컴한데 저건 스스로가 빛을내는것처럼 엄청 밝았고, 그 주변 경계선은 포토샵으로 블러처리한것처럼 흐렸어
뭐라 설명해야할지 잘 모르겠네.. 근데 정말 하얀 덩어리가 아니라 머리-목-몸통으로 나뉘어있는게 확실하게 보이는 사람 형체였어
보고 진짜 그대로 굳어서 몇초간 가만히 있다가 혹시 엄마가 큰방에있다가 나가신건가 싶어서 사무실쪽으로 나가는 문을 열고 엄마? 하고 불렀는데 아무대답도 없더라.
정말 누구였지?? 하는 호기심 반, 무서움 반으로 뛰어서 사무실이랑 창고를 모두 확인했고 거긴 아무도 없었어. 엄마도 계속 큰방에 계셨다더라
다시 작은방으로 돌아오니까 언니가 왜 갑자기 뛰어나갔냐고 물어보는거야. 그래서 아까 내가본걸 얘기하니까 자기도 며칠 전에 하얀 물체가 불꺼진 사무실에 지나가는걸 봤대, 아빠도 그 얘길 들으시더니 아빠도 보셨다는거야. 그때도 다들 사무실에 누가 나가있나? 하고 확인하러 나와봤는데 거긴 아무도 없었대
다들 비슷한 시기에 그걸 봤고 묘사하는걸 보니 모두 같은걸 본거야. 비슷한 시간대에 키가 엄청 크고 하얗게 빛나는 사람형체. 그리고 다들 작은방-사무실 사이의 유리로 그게 지나가는 걸 봤다고했어.
아무튼 그 일이 일어나고, 2~3주쯤 뒤에 우리가족은 무사히 이사갔고, 지금까지 별 문제없이 살고있어.
그리고 저일이 일어날때쯤 들은건데 원래 우리가족이 살고있었던 집이 집터가 안좋은 곳이었대. 그땐 그냥 집에 햇빛도 많이 안들고 음지에있어서 그런가.. 하고 넘겼는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그거뿐만이 아니었던걸지도..
원래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10년 전 저때의 사람형상을 본 뒤론 생각이 바꼈어.. 귀신이 진짜 있을지도 모른다고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장면이 뚜렷하게 기억나..
그건 대체 뭐였을까....
횡설수설한 글 읽어줘서 고마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