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막 무섭거나 귀신이 나오는 가위는 아니야.
난 그냥 정직하게 몸이 피곤해지면 뇌는 깨있는데 몸은 잠들어있는 느낌으로 가위가 간혹가다 눌려
항상 가위 눌리기 전 특유의 몽롱한 아 온다! 이런 전조증상도 있긴한데 귀신을 보는거도 아니고
거의 몸이 노곤해서 힘이 없는 때 일 경우가 많아서 걍 걸리면 걸리는갑다 하고 냅두는편이야
근데 살면서 세번 타인이 등장하는 가위에 눌려봤어.
제일 처음은 눈알색이 계속 변하는 인형이 몸 위를 쿵쿵 찧어대는 거였구
두번째는 별로 가위 전조도 없었는데 흰 손이 내 왼쪽 옆에서 슥 하고 침대랑 평행상태 - 손바닥이 천장을 보는 각도로 공중에 떠서 들어오더니
검지손가락을 구부려서 검지손가락 가운데 마디 있잖아 그걸로 내 목젖 부분을 진짜 딱 거슬릴정도로 살짝 눌르면서 얹어놓고 있었어
풀려고 했는데 몸이 안움직여서 걍 기다리다 잠든거 같은데 느낌이 지금 생각해도 되게 되게 기분나빠.
내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는지 모르겠는데, 한번 그대로 해보면 이게 생각보다 찝찝한걸 알 수 있어ㅠㅠㅠ
그리고 몇년간 아무 일도 없다가 며칠전에 또 독특한 가위에 눌려서 글을 써봐.
난 룸메랑 같이 살고 있어. 가위 눌리기 전전날에 밤샘 작업을 했었고 끝난 당일엔 피곤해서 거의 잠만 자다가
하루 쉬고 좀 기운나서 밥먹구 저녁에 그냥 침대에서 뒹굴거리던 상황이었어
침대에 누워서 선잠에 들었는데 룸메가 오더니 손풍기 있잖아 그걸로 위이잉 이러면서 내가 누워있는데 얼굴에 바람을 쏘는거야
얘가 전에도 이런적이 있어가지고 아 또 이래 이러면서 짜증이 나는데
바람 강도가 점점 쎄지고 이게 작은 미니선풍기 한개가 아니라 무슨 예능 벌칙에서 바람부는 호스 같은거로 쏘는 거 같은 바람이 같이 막 얼굴로 쏟아지는거야.
난 너무 괴로운데 룸메는 막 웃으면서 계속 얼굴에 바람을 불어넣고 이게 사실 막 질식할 정도는 아닌데 한 번 바람 의식하기 시작하니까 더 숨을 못쉬겠어서
점점 숨쉬기 버겁다고 느끼면서 그만해 라고 말하려는데 목소리는 안나오고 손가락하나도 못들겠는거야
그제야 아 이게 가위구나 하고 알았어.
벗어나려고 하는데 바람은 계속 들어오지 숨은 못쉬겠지
진짜 죽을거 같고 너무 무서워서 발버둥을 치다가 소리지르면서 깼어. 나 진짜 자다가 소리지르면서 깬적이 단 한번도 없거든
일어나니까 불꺼진 어두운 방이고 생각해보니 룸메는 3시간전에 저녁약속 있다고 나가서 집에 없고
내가 착각을 한거지 얘는 이런장난 칠 애도 아니고 이전에 그런 적도 없다는게 생각나더라.
난 그냥 이불덮고 대자로 쭉 자고 있었는데 손목이 묶여있던 거처럼 욱신욱신하게 아프고 깨고나서도 숨이 왠지 갑갑하고 잘 안쉬어 졌어.
난 수면 무호흡 이런거 없는데 있어도 깨고나서 숨을 못쉬는건 아니지않아?
이렇게까지 고통받은 가위가 없어서 찝찝하고 무섭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