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7살, 우리형은 10살 때였나?
이미 잘시간이 훌쩍 지난 때라 엄마가 우리 둘을 자러 침대로 올려보내던 때였어.
아버지는 그때 우리동네랑은 거리가 있는 지역의 공사장에서 일했어서 평일엔 엄마와 나 형 이렇게 셋이 집에 있던 시간이 많았어.
우리집은 계단을 올라가면 바로 부모님 방이 있었고 왼쪽엔 복도가 있었는데 복도 왼쪽편엔 형 방이, 오른편엔 내 방이 있고, 내 방 맞은편은 2층 화장실이 있었어.
(집 구조 설명이 긴데 글로 쓰면 헷갈리는 거 같아서 누가 댓글로 올려준 사진을 첨부해)
복도의 양 끝에는 각각 창문이 있었는데 항상 잠겨져 있고 거의 사용하진 않았어.
내 방근처 창엔 발코니가 앞마당쪽으로 나 있었고 형 방 근처엔 포치 (발코니랑 비슷한데 좀 더 큰 지붕덮힌 야외공간) 가 집 뒤 작은 동산을 바라보고 나 있는 구조의 집이었어.
우리엄마랑 형은 자다가 밤중에 일어나서 화장실 가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걸 왜 아냐면 내가 잠을 깊게 못자는 스타일인데 둘다 항상 볼일보고 화장실 문을 열어놓고 물을 내리거든.
근데 이날은 형이 자기방에 가다가 다시 돌아와서는 화장실에 가는거야. 그러면서,
"나 그냥 지금 화장실 가야겠어. 최근 며칠동안 밤에 무서워서 화장실을 못갔어. 밤마다 자꾸 복도 끝에서 줄무늬 옷 입은 남자가 보여" 이러더라
엄마가 이 이야기를 지어내서 형한테 해줬던 건지, 아님 졸려서 형이 하는 이야기를 못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엄마는 형의 귀신이야기에 아무 대꾸도 안했었어.
반면에 나는 엄청 무서워져서 복도끝이든 창문너머든(원문에서 형은 at the end of the hallway 라고 말함) 줄무늬 옷 입은 남자를 볼까봐
그때부터 한동안 밤에 계단부터 내 방 까지 뛰어서 들어갔어.
시간이 지나 내가 한 18살 즘 되었을때 엄마 차에서 내가 어릴적 잠깐 키웠던 개 맥스 이야길 하고있었어.
걔가 내 신발 물어뜯어 놓은 이야기나 다른 말썽 피웠던 그런 이야기같은 거. 그러다 엄마가 불쑥 물어보는거야
"너 그거 기억나? 왜 내가 경찰분한테 문 열어 줬을때 맥스가 부엌으로 뛰어들어가서 큰 사료봉지 다 뜯어놨잖아"
그런데 이 얘기가 되게 의아했던게 그동안 쭉 같은 집에 살면서 내가 알기론 우리가 경찰 불렀던 적이 없었거든. 그래서 무슨 말이냐고 되물었더니
"아 맞다, 네가 그때 너무 어려서 말한 적이 없구나.
어느 날 밤에 창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서 깨서 거길 봤더니 왠 남자가 집안을 들여다보고 있는거야."
그리고 엄마는 불키니까 그남자가 도망간 이야기 경찰에 전화하기 전에 아빠의 권총을 꺼내잡은 이야기를 늘어놨어.
"경찰한테 자세한 건 기억이 잘 안나서 대충인상착의만 말해줬어 ,뭐 백인남자에, 줄무늬옷 ,청바지, 어두운색의 짧은 머리 였다 이런식으로.
그러니까 경찰이 자기들이 이 지역에서 찾고 있던 탈옥범이랑 인상착의가 비슷한거 같다고 하더라 살인을 저질러서 감옥에 갔대."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들한텐 두가지 이야기를 연결시키기가 쉬웠겠지만 난 몇년이 지나 20대 중반이 되고서야 이걸 깨달았어.
사실 우리형이 탈출한 살인마가 며칠씩이나 우리집을 보러왔다고 경고 했었단거란걸 말이지.
원문 주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