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때 국민학교 1학년쯤 이었는데. 신기하게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고있는 기억이야.
우리집이 큰집이라서 명절때마다 친척들이 오면 엄청 복작거려. 식구들이 많아.
어린이들끼리는 거의 동년배라서 우르르 몰려다니며 놀고있는데
작은엄마가 사촌동생(아들)이 안보인다고 어디있냐고 물어보고 다니는거야
처음엔 어딧지? 어딧지 하다가 갑자기 순식간에 분위기 싸해지는 그런거 있지.
그래서 갑자기 너나 할거없이 어른들이 뿔뿔이 흩어져서 애를 찾아 나섯어.
어린이들은 어른들이 딴데가지말라고 한데 모아놓고.
한참있다가 갑자기 애 우는소리가 나고 작은엄마랑 우리엄마가 애를 안고 마당에 들어서는데
두분이 진짜 사색이 되어있고 애는 안겨서 울고있고 (그당시 남자 유치원생)
그때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정도로 무섭고 정신이 없었다.
그 이후로 우리집에서는 이날 일 언급하는거 절대 금기야. 그냥 잊은듯이 살고있어 다들.
내가 나중에 엄마한테 물어봤거든. 나 중학생때 갑자기 문득 궁금해져서.
그때 엄마가 대답하시길,
엄마랑 작은엄마랑 둘이서 한팀이 되서 동네가 떠나가라고 이름부르고 소리지르면서 애를 찾고 있는데
저 멀리서 애 우는소리가 들리더래, 골목 빠져나가서 큰길쪽에.
둘이서 막 달려가니까 은색 승용차가 서있고 거기에 뒷자석에 아들이 울면서 혼자 있던거. 앞에 운전석 문은 열려져 있었고 그 옆자석은 닫혀있었대.
애 납치한다음에 뒤에 싣고 가려는데 갑자기 엄마랑 작은엄마 소리가 들리니까 일단 급하게 도망간거 아니었나 싶음.
그때 정말 두분이 너무 무섭고 이미 정신줄을 반 놓은 상태였기에 앞뒤 생각 안하고 일단 애만 꺼내서 들쳐업고 집으로 달려왔대.
그당시에 증거고 뭐고....카메라는 커녕 삐삐도 안나왔던 시대라....
애가 맞아서 얼굴이 이만큼 부어있었다더라. 약국간다음에 병원까지 갔는데 다른 무서운 일은 안 당했었대.
애가 없어진걸 빨리 자각하고 즉각 찾기시작해서 시간이 오래 안걸렸었나봐.
암튼 다들 숨돌리고 그제서야 그 차량있는데로 다시가니까 도망가고 없었대. 그때 명절이라 가게들 문이 많이 닫아서 목격자도 없었나봐.
그당시 중학생때 '우와-다행이다!!' 햇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너무 소름끼치고 무서워.
정말 몇초차이로 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바뀔뻔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