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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경험담 겪고나서 몇년간 트라우마 시달렸던 사건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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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9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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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포방 들어오는 재미에 푹빠져있는데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글을 보면 생각나는 일화가 있어서
내가 겪은일도 적어보려고 해!

오래전일을 더듬어 적는거다보니 글이 어수선하더라도 이해해줘!

-

내가 스물한살때의 일이야
우리 대학교는 산하나를 통채로 캠퍼스로 삼고있었어

정문앞에 호프집이랑 음식점있는 빌딩이 네개정도 있었고
학생장사로하는 원룸들을 빼면 주변은 온통 논밭이었어.

시내까지 가려면 버스를 타거나 걸어서 약 4-50분을 걸어야했고
캠퍼스는 산이라 잘못해서 시간표 잘못짜기라도하면
헉헉대며 이동해야했어 ㅜ
그래도 숲을 좋아하는 편이라 재학내내 좋았었어

오르락내리락하는 지형이 지역주민들은 운동이 되셨는지
저녁만 되면 부부나 가족끼리 산책하는 모습도 왕왕 볼수있었지
학식 먹으러오신 노부부가 아직도 기억이 난다

이때 나는 학교로 향하는 오르막길이 시작되는 곳에 있는
작은 집에서 자취를했었어 (기숙사에 떨어졌거든)
빌딩은 아니고 약간 조립식건물? 컨테이너? 같은 게
여럿붙어있는 형태라 허름했고 보안도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바로옆이 큰 대기업대형마트라 뭘 사기는 참 편했었지

학교까지는 오르막길을 따라 20분? 정도 걸어야했지만
주로 걷기보단 조금 내려가서 셔틀을 타곤 했었어

올라가는 게 힘들기도했지만
그 사이 건물이 거의 없어서 올라가는 게 더 길게 느껴지기도하고
더 지루하기도했거든

부연설명이 길었네,
그 일은 여름방학때 벌어졌어.

여름방학이 되고 나는 놀이공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
놀이공원에서 일하는게 나름 로망이었거든

롤러를 타고 청소하는 게 제일 하고싶었는데
안타깝게도 내가 원하는 쪽은 아니었고
오락실에서 돈바꿔주고 문제가 생기면 해결해주고,
가끔 게임을 해서 고객의 흥미를 유도하는 그런일이었어

놀이공원의 셔틀을 타고 출퇴근을 해야했기에
자취방에서 일찍 나가고 퇴근도 일정한시간에 했었어

매일 일찍일어나고 내내 서서일하면서 웃는게 힘들기도했지만
일반 고객이 모르는 루트로 걸어다니는 것도 신기하고
내가 좋아하는 곳에서 일한다는게 너무너무 재밌었었어

뭐, 결론적으론 열흘만에 그만두게 되었지만.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
그때는 같이일하는 팀원들이랑 쉬는 날짜를 조율해야했는데
날짜가 잘 안맞아서 그냥 내가 열흘을 연속으로 일하기로 했었어

열흘을 일했더니 너무너무 힘이들더라구.

오래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열흘째 되던 날, 평소보다 더 늦게까지 일하게됐어

원래는 집에 가는 셔틀시간때문에 늦게 까지 일을 안했는데
같이 일하던 언니가 놀이공원 마지막 시간까지 일하고
가는 차가 있다는 거야

방학이라 놀이공원 아르바이트생이 늘어나는데
숙소가 모자라니까 내가 다니던 대학교의 기숙사를 빌려서
일부 남자 아르바이트생의 숙소로 쓰고있었대

대학교에서도 방학땐 학생이 많지 않으니까 그렇게
대여를 했는가보더라고

아무튼 그 기숙사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는 거야

비록 남자 아르바이트생만 가득했기에 좀 민망했지만
폐장시간까지 늦게까지 일하고 그 버스를 타고 가기로했어

왜 그렇게 독하게 일했었을까?
아마 돈을 좀 모으고 싶었었나봐...
그게 결국 독이 되었지만.

그 버스를 타고 학교 정문에 내렸을 때가 새벽두시쯤이었어
아직도 그 서늘한 공기가 기억난다.
산이기도하고 정문옆엔 저수지가있어서 어슴푸레한 물안개가 껴있었지.

내리자마자 기숙사인사람들은 올라갔고 나는 집으로 길을 따라 내려갔어
나말고도 기숙사가 아닌 남자가 하나있었는데 발이 어찌나 빠른지 후루룩 길을 내려가더라

사실 밤이라 좀 으스스해서 그 사람이 보이게 내려가고싶었는데
너무 빨라서 포기하고 터덜터덜 내려갔어

원래도 길가에 뭐가 없는 길이라 조용한 편인데
새벽이다보니 차도 안지나다니고, 방학이라 사람소리도 없더라구

한참 장마였기에 한손엔 우산을 내려들고
나머지 한손엔 직원분이 저녁에 먹으라고 줬지만 식욕이 없어 안먹은 왕뚜껑 컵라면을 들고 내려갔어

한참을 내려가는데 웬 차 한대가 쓰으윽 내려가더라
인적이 없었기에 소리가 크게 들렸지만 그땐 신경을 쓰지 않았지
차가 내려가든말든 힘들어서 쳐다도 안봤던거같아

차가 내려가고 좀 지나서
저 멀리서 왠 아저씨가 올라왔어

베이지색 면바지에 노란색인가 여하튼
폴로티를 입고 열심히 걸어올라오더라고

당시엔 워낙 운동하시는 분들이 많은 길이었어서 그런가보다
생각하고 의심을 안했었어

새벽 두시라는 걸 생각못한거지.

계속 걸어오면 나랑 부딪힐거같길래 내가 먼저 왼쪽으로 이동하면서 걸었는데 이 남자도 나를 따라서 그 사람 오른쪽으로 오는거야.

사람이 생각할때도 문장으로 생각하잖아.
그때 ‘어? 왜 내쪽으로 오지?’ 라는 생각을 하려했거든?

근데 미처 내쪽으로 오...까지밖에 생각을 못했어

그 남자랑 눈이 마주쳤는데

... 살기라는 거 그때 처음 느꼈어

온 몸의 털이 쭈삣 서더라
말 그대로 이 사람이 나에게 무슨짓을 하겠구나
아, 뭔가 잘못됐구나 를 느꼈어

내 머릿속 문장이 완성되기도 전에
그 남자는 주변을 빠르게 둘러보고는 오른손으로
내 머리채를 쥐고 바닥에 내려쳤어

..... 응, 난 진짜 작은 소리도 못내고 바닥에 넘어졌어.
천만다행으로 기절은 하지않았는데
이 ㅅㄲ가 내 입을 손으로 틀어막으려고 하는거야

나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어가며 소리를 질렀어
불이야!!! 불이야!!!! 라고.


당시에 어디선가 살려달라는 말보다 불이야 라도 말하는 게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있단 말을 들었거든

살려달라고 하면 자신에게 위해를 끼칠수 있단 생각에
밖으로 안나와 볼수있지만 불이야 하는 말에는
자기에게 손해가 올수있어서 나온다는 거야.

진짜 필사적으로 소리질렀어 불이야!! 라고.
내가 목소리가 진짜 크거든.
학관 지하에서 떠들어도 건물밖 100미터밖에서 목소리가 들린다고 조용히하란 소릴 들을 정도였어.

내 목소리를 들었는지 저 멀리 누군가가
‘무슨 소리야...?’ 하면서 나왔고
그 소리를 들은 순간 그 ㅅㄲ는 도망쳤어
재수없게 학교방향으로 뛰어 올라가더라.

씩씩거리며 왕뚜껑이랑 우산을 들고
나쁜ㅅㄲ 개ㅅㄲ 욕을하면서 내려왔어

그러면서 그당시 남자친구한테 전화를했어
신호음이 가는 도중 집에 도착했는데
우리 컨테이너(?)단지 에서 사는 듯한 남자분이
밖에서 담배를 피다가 날보고 무슨일이냐고 물어봤어
이분을 그냥 선배라고할게 나보단 나이가 많아보였거든

그 순간 남자친구가 전화를 받았고
서러움이랑 무서움이 확 밀려와서 꺽꺽 우느라
설명을 못하겠는거야 ㅜㅜㅜ

어으어어ㅓ엉어어우ㅜㅜㅇ내가어우어우ㅜㅜ내려오는데ㅜㅜㅜ
막 이려면서 ㅎㅎ

근데 진짜 소름이 돋았던게 뭐냐면
집앞에서 있던 그 선배의 말이었어

그 사람이 나한테 그러는 거야

혹시 그 사람 면바지에 노란색티입었어요?

라고.

맞다고 어떻게 알았냐고 했더니

자기가 담배를 피러나왔는데
왠 차가 한대 내려오더니 대형마트 앞에다가 세우더래
그리고 그 ㅅㄲ가 차에서 내리더니 차로 내려온 길을 올라가더란거야

이 새벽에 차를 거기다 세우고 올라가는게 이상해서
안들어가고 이 선배가 서있었단거야


와 그말 듣는데 진짜....

길내려오면서 유일하게 내려왔던 그차....

그차를 타고 날 본거지.

유난히 힘들어서 기운없던 내 뒷모습을 보고
만만하게 보고 올라온거야
덬들아 진짜 혼자 걸어갈 때 힘차게 걸어라

뭐 야한옷입으면 범죄의 대상이 되고 그거 다 개소리야
나 그날 긴팔 남방에 긴바지입고 있었다

단지 진짜 힘들어서 터덜터덜 걸었거든
그게 아마 만만해보였던거같아

그래서 지금도 아무리 힘들어도 밤에 혼자걸을때는
씩씩한 걸음으로 다녀. 이거 진짜 중요해.

여하튼.

선배분이 대신 신고를 해줘서 경찰이 왔어
경찰은 자초지종을 듣더니
차 유리창에있는 연락처로 전화를 했지

근데 차주가 자기 못간다고
지금 못가는 상황이라고 자꾸 발뺌을 하는거야

오라고 해도 말을 안듣고...

근데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다보니까
다 집어치우고 그냥 집에 가고싶은거야

그ㅅㄲ 잡아도 마주보고있을 자신도 없고

경찰은 차주가 안온다고 하니까
나보고 순찰차 타고 한바퀴 돌자고 하더라고
돌면서 비슷한 남자 있으면 말하라고

뭐 있었겠어? 벌써 길가 피해서 숨었지

다만 나는 어두운 어딘가에서 숨어서
돌아다니는 순찰차를 쳐다보고 있었을 거란게 너무 무서웠어

제대로된 사고가 되지않아서
그냥 빨리 집에 가고싶었지.

결국 제대로 다시 신고할거면 다시 경찰서로오랬던가...
뭐 그렇게 말하고 흐지부지 경찰은 갔고 난 집에 왔어

곧 남자친구가 헐래벌떡 와서
지방에서 부모님 올때까지 기다려줬지
그리고 놀이공원가서 사정말하고
짐싸서 바로 집으로 내려갔어

아 맞다
그날 새벽에 머리가 너무너무 아파서
머리를 쓰다듬었는데 머리카락이 진짜 뭉터기로 나오더라

진짜 온힘으로 내 머리채를 잡고 내려쳤던 모양이더라고
아마 기절하거나 정신을 못차리길 바랐겠지.
다음 날 거울을 보는데 얼굴도 쥐어뜯겨서 군데군데 피나고..

그 뒤로 몇년은 누가 말걸어도 놀라고
남자는 눈만 마주쳐도 무서웠었어


지금도 가끔 생각해

그 때 내가 쓰러져서 기절을 했다면
혹은 누군가 나와보지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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