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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경험담 밑에 외할머니 얘기랑 비슷한 체험 있어서 (공포는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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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5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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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 돌아가시고 나서 외가 친척이 진짜 거의 빠짐없이 모였어.
혼자 정정하게 사시다가 (우리 가족이 근처 살아서 자주 놀러감) 워낙 연세도 있으시고 한번 다치시면서 급격히 안좋아지시는 바람에 가시기 전에 6개월정도는 요양원에 누워만 계셨어.
생전에 혹시라도 가실 때가 되면 연명치료 하지 말고 보내줘라 하셨지만 자식들 마음은 그렇지가 않잖아.

가시기 전날 시골 사는 이모가 오랜만에 올라와서 외할머니한테
엄마 나 왔어요 우리 엄마는 누워있어도 곱네 하고 인사를 했는데
호흡기 하신 상태로 활짝 웃으셨대. 우리엄마 말로는 아기처럼 맑게 웃으셨대.
그리고 다음날 미련 없다는듯이 편안하게 가셨어.

난 회사에 있다가 소식 듣고 연차를 붙여서 일주일 휴가를 받고 빈소에 갔고, 우리엄마가 큰딸은 아니지만 우리집이 제일 외할머니랑 친밀하다보니 내내 빈소를 떠나지 못했어.
아마 손녀중에 할머니랑 가장 가깝게 지낸 것도 나일거야.

발인이 끝나고, 휴가 받은 일주일이 지나서 출근하기 전날에 꿈을 꿨는데
외할머니와, 빈소를 지켰던 모든 자손들이 다같이 어디론가 멀리 놀러가고 있었어. 연세가 많이 드시기 전에도 멀미가 심해서 차를 잘 못타셨었는데
기차도 타고 차도 갈아타면서 멀리멀리 풍경 좋은 곳으로 놀러가고 있는데, 외할머니가 앞장서서 생전에 너무나 좋아하시던 (달력사진을 수집하셨음) 꽃이 만발한 초원에서 자손들을 이끌며 너무 즐겁게 웃고 계셨어.

십수년동안 굽어있던 허리도 꼿꼿이 펴지고, 알록달록 예쁜 무늬의 외투를 입고 좋아하시는 풍경 속에서 자손들과 함께 웃고 계셔서
아마 꿈 속에서 이게 현실이 아니라는걸 조금 느꼈던것 같아.
깨어나서도 왠지 기분이 좋았어.

엄마한테는 바로 이야기 안하고, 혹시나 외할머니 얘기에 마음 안좋으실수도 있으니까. 그냥 혼자 할머니께서 좋은 곳으로 가셨나보다. 하고 지냈는데
며칠뒤에 엄마가 외할머니가 꿈에 너무 고운 모습으로 나오셔서 기분이 좋았다는 이야기를 하는거야.
그래서 나도 그런 꿈을 꿨다고 꿈 얘기를 하니 엄마랑 내가 꾼 꿈이 거의 비슷했어.

예쁜 옷, 꼿꼿한 허리, 좋아하시는 풍경 속으로 자손들과 함께 여행.
그래서 신기해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큰이모도 비슷한 꿈을 꾸셨대.

아마 늙고 무거워진 육신을 벗어나서 이제 자유롭게 좋은 곳으로 가신듯 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외할머니 돌아가신지 3년 지났는데, 좋은 기억밖에 생각이 안난다.

우리 언니는 꿈 안꿨대. 내가 손녀 대표였나봐.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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