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이야기가 내가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했던 계기인데ㅋㅋ 이건 동아리 선배한테 들은 얘기야.
내가 들어간 동아리는 공연동아리인데다가 9할이 연기, 연극쪽 과 사람들이 많은 동아리였음. 그래서 학교 내에 스튜디오에 대해서도 많이 들을 수 있었지. 나도 잘은 모르지만 스튜디오는 방음벽이랑 거울이 있는 연습실이랑, 실제 소극장처럼 꾸며진 연습실이 있는걸로 알고 있음. 거기서 연극수업을 하고 실제로 조명장치랑 음향장치도 다 있어서 연출전공들이나 연기전공들이 연습도 많이 한대. 이 이야기는 그 소극장식으로 꾸며진 연습실에서 일어난 일임.
그때 당시 하고 있던 연극은 학생들 창작극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작품이었음. 무슨 작품이라고 말을 했는데 너무 오래돼서 까먹었다 허허.. 아무튼, 그 작품에서 등장인물 중 하나가 우물에 몸을 던지고, 우물에서 나온 손을 다른 등장인물이 잡은 상태에서 1막이 끝나는 장면이었음. 우물소품은 예전부터 학교에서 쓰던 소품이었고, 우물에 몸을 던지는 배우역이 그 안에 들어가서 쪼그리고 앉아 손을 내밀면 다른 배우역이 잡기만 하면 되는거였음. 다른 학생들은 무대 앞 관객석쪽에서 굉장히 가까이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고 앞서 말한 장면을 완벽하게 연기하고서 1막이 끝남.
근데 1막 끝나고 쉬는 시간에 우물에 몸던지는 배우역이 손 잡은 배우역한테 굉장히 불안하고 안절부절한 얼굴로 "오빠, 괜찮았어요?" 라고 물어봤다는거야. 그게 무슨말인가 싶어서 물어봤고 그 말을 듣자 마자 온 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고 함.
"오빠 나 잠깐 한눈팔다가 우물에 못들어갔잖아요~ 교수님이 아무말 안해?"
그 우물은 내가 졸업할때까지도 소품실에 있었고, 그 작품 말고 다른 작품에도 여러번 써먹었다고 해. 그리고 그때 그 무대를 지켜본 다른 학생들도 우물 밖으로 나왔던 하얀 손을 잊을 수 없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