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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죽어서도 입고 싶은 한복 + 지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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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1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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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 죽어서도 입고 싶은 한복

 

설날이 가까워오자 큰집에는 많은 일가 친척들이 모였다. 사촌형과 나는 일찌감치 사랑방을 독차지하고 술잔을 비우고 있었다. 그런데 깜박 잠이 들었다. 어렴풋이 깨우는 소리에 일어나 보니 옆에 누워 있던 사촌형이 방금 그 여자 아이 못 봤느냐고 묻는 것이었다.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소린가 싶었지만 형의 목소리는 너무도 진지했다. 그리고 벌겋게 상기된 얼굴은 온통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나는 자세히 이야기 좀 해보라고 했다. 그러자 형은 담배 한 대를 피워 물더니 천천히 연기를 내뿜었다.

“이렇게 누워 있는데 갑자기 방문이 열리더니 삼베 옷을 입은 여자 아이가 들어오는 거야. 그래, 분명히 여자 아이였어. 머리에는 사냥할 때 쓰는 털모자 같은 것을 쓰고 있었어. 그 아이는 이쪽으로 이렇게 들어오더니…….”

형은 일어서서 자신이 본 대로 해 보였다. 형의 말에 따르면 이러했다.

그때까지 우리는 누워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잠시 우리의 대화가 중단되는가 싶더니 문이 열리고 그 여자 아이가 들어왔다는 것이다. 그녀는 아무 말도 없이 들어와 누워 있는 형을 바라보았는데 순간 형은 깜짝 놀랐다고 했다. 소녀의 눈동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촌형이 놀라 아무 말도 못하고 있자 벽에 걸려 있던 아이들 한복을 천천히 어루만졌다고 했다. 사촌과 고종 사촌, 조카들이 많이 와 있었기 때문에 벽에 한복이 걸려 있었던 것이다.

아주 슬픈 표정으로 아이들의 한복을 어루만지다가 그녀는 방바닥에 집어던지고 뛰어나갔다고 했다. 방바닥을 보니 정말 한복이 떨어져 있었다. 우리는 큰방으로 가서 어른들에게 이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큰어머님이 울음을 터뜨리며 그애가 왔다고 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사촌형의 바로 밑으로 여동생이 있었는데 다섯 살 어린 나이에 몹쓸 병으로 죽었다는 것이다. 그애는 죽을 때까지 한복 입기를 그토록 애원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날 밤 그 소녀는 구천을 떠돌다 한복이 입고 싶어 잠깐 들른 것이란 말인가.

 

🔎출처 ☞  https://blog.naver.com/snow_music/223884113030

 

 

5-(16) 지박령

 

“야, 신난다! 어머니, 이게 내 방이에요?”

미애는 신이 나서 이 방 저 방을 뛰어다니며 소리쳤다.

“얘, 정신 사납다. 뛰어다니지 말라.”

미애네 집은 오늘 이사를 왔다. 금방 풀어놓은 이삿짐 사이에서 어머니는 정신을 빼놓고 있는 미애를 기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중학교 3학년인 미애네가 드디어 꿈에 그리던 아파트를 사서 이사를 오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미애는 단칸 셋방에서 살다가 아버지가 중동에 가서 열심히 일하고 어머니가 절약한 덕분에 드디어 24평짜리 아파트로 이사했다. 그리고 늘 공부방을 소원하던 미애의 꿈도 이제 이루어진 것이다.

“이 집은 정말 싸게 샀어. 그렇지?”

“맞아요. 못 받아도 8,000만원은 받을 텐데 5,000만원이면 거저나 다름없죠, 뭐.”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렇게 주고받으며 흐뭇해했다.

“엄마, 아빠 고마워요. 이제 제 방도 생겼으니까 더욱 열심히 공부할께요.”

“그래, 이제 네 방도 생겼으니 더욱 열심히 공부해야 된다.”

미애는 자기 방을 아주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책상도 방 한 가운데에 놓고 대신 의자를 벽에 붙여놓고 공부했다. 예쁘게 꾸며놓은 방을 한눈에 보면서 공부해야 공부가 잘 된다는 것이다.

단칸방에서도 미애는 늘 1등을 했다. 미애는 이사한 뒤 첫시험을 치렀다. 그런데 그녀의 성적이 5등으로 떨어졌다.

“아니, 너? 왜 이렇게 성적이 떨어졌니?”

“이사하여 적응이 안 된 탓이니?”

아버지와 어머니는 근심스럽게 물었다.

“아뇨, 열심히 하느라고 했는데…….”

“그래?”

그녀로서도 성적이 떨어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다음 시험을 기대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다음 시험에서는 성적이 더 떨어졌다. 반에서 12등이었다.

“미애야, 너 무슨 일 있지? 어디 아프니?”

“모르겠어요. 낮에는 괜찮은데 밤만 되면 자꾸 어지럽고, 어깨가 얼음장처럼 시려요.”

“그럼 옷을 많이 껴입지 그래?”

“암만 옷을 많이 껴입어도 마찬가지예요.”

다음날 미애는 조퇴하고 어머니와 함께 병원에 갔다. 의사가 진단한 결과 미애는 정상이었다.

“거 참 이상하네?”

미애와 어머니는 병원에서 나와 전철을 타고 다시 마을버스로 갈아탔다. 그런데 마을버스에서 한 할머니가 뚫어지게 미애를 바라보았다.

“엄마, 저 할머니가 자꾸 나를 쳐다봐요.”

“응? 어디?”

어머니가 쳐다보는데도 그 할머니는 여전히 미애를 보고 있었다.

“할머니, 왜 그렇게 저 아이를 쳐다보세요? 혹시 딸애를 아세요?”

“아뇨.”

“그런데 왜 자꾸 쳐다보시는 거죠?”

“지박령이 학생을 건드려.”

“네? 뭐라고 하셨어요?”

“아무것도 아냐. 그냥 혼자 한 소리야. 저 아이가 공부하고 있을 때 방을 한번 사진 찍어봐.”

“네? 무슨 말씀이세요? 사진이라뇨?”

그렇지만 할머니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버스에서 내려버렸다. 미애와 어머니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미애가 공부하고 있는 모습을 어머니는 카메라에 담아 사진관에 맡겼다.

“도대체 그 할머니가 왜 사진을 찍어보라고 했을까?”

잠시 뒤 사진이 현상되어 나왔다.

“자, 여기 있습니다.”

주인 아저씨가 건네주는 사진을 받아든 순간 미애와 어머니는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

“어머! 이게 뭐야?”

사진 속에 담긴 미애의 어깨 뒤에는 뿌연 안개처럼 여자의 양 발이 얹혀 있었다. 어머니는 즉시 복덕방으로 갔다. 그리고 사진을 보여주며 그 집 내력에 대해 물었다.

“아니 아저씨,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

복덕방 아저씨 역시 깜짝 놀랐다.

“아니, 이럴 수가!”

“말씀 좀 해보세요. 어떻게 된 일인지.”

“저…… 그게 그러니까…….”

그 아저씨 말을 요약하면 이러했다.

미애네 집이 이사오기 전에 그 아파트에는 미애 또래의 딸을 가진 한 가족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아버지가 성적이 떨어지는 딸을 몹시 꾸중하자 딸이 그만 비관한 나머지 커튼 걸이에 목을 매고 자살했다는 것이다. 그 자리는 지금 미애가 의자를 놓고 공부하고 있는 바로 그 자리였다.

 

🔎출처 ☞  https://blog.naver.com/snow_music/223891475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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