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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경험담 나도 가장 무서웠던 가위 중 하나 적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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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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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몇년 전쯤에 걍 잠들기만 하면 가위 눌려대고 이랬었거든

 

이유는 몰라 반년동안 진짜 버스고 학교고 잠들기만 하면 가위눌려서 반쯤 미쳐있다가

외할머니 장례식날 이후로 잘 안눌려

 

근데 난 대학교1학년때까지 가위를 단 한번도 눌려본 적이 없었거든

고등학생땐 기숙사에서 가위 눌리고 있던 애가 내가 방문열고 들어오자마자 가위에서 깼다고 하고 이랬어

(나 들어오기 전에도 방안에 다른 애들 있었음)

 

지금 말하려 하는 가위는 내가 태어나서 처음 눌린 가위이자

그 이후로 반년동안 날 미친듯한 가위눌림에 시달리게 했던 그 시작의 날이야

 

설 명절에 할머니네 집에서 자고 있었어

평소였다면 동생이랑 작은방을 같이 썼겠지만 그 해 설엔 동생이 내려오질 않아서 혼자였어

 

자는데 잠결에 계속 차르륵 차르륵 작고 딱딱한 것들을 일정한 간격으로 바닥에 뿌리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거야

나는 원래 한번 잠들면 진짜 깊게 자는 편이라 그 소리가 한참 전부터 들렸는데 못깨어나고 시끄럽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차르륵 소리가 조금씩 점 점 커지는거야 그러다 갑자기 이 방에 나혼자인데 이소리를 누가 내는거지? 라는 생각이 들어서 잠이 딱 깨더라고

그래서 눈뜨고 벌떡 일어나려는데 그떄 덜컥하고 가위에 눌려버렸어

 

태어나서 처음 눌려보는 가위라 그떈 그게 가위인지도 모르고 너무 놀라서 굳어있는데

어떤 여자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 날 쳐다보고 있다고 느껴지면서

손발이 저리고 점점 차르륵 소리가 커지고 소리나는 간격이 빨라지고 

얼굴도 저리고 분명히 가위로 몸이 움직여지지 않아서 눈도 감겨있는데 눈앞도 일렁일렁 하면서 모든 형체가 일그러지게 보여서 완전 겁을 집어먹었어

 

보통 가위 눌리면 온힘을 다해 움직이고 소리지르려고 노력하는데 나는 그때 이미 가위에 눌려서 못움직이면서도

온힘을 다해 안움직이고 숨소리도 안내려고 노력했었어

처음엔 저긴 아무것도 없어 세상에 귀신은 없어 이런 생각을하면서 계속 무시하고 외면하는데

계속 이게 안풀리고 점점 이게 심해지니까 갑자기 목사님이 귀신이 없다고 믿으면 안된다고 한게 생각났어

신, 하나님도 영적인 존재인데 귀신이 없다고 믿으면 하나님도 없다고 믿는거라고 했나 뭐 그런 뉘앙스였는데 교회를 열심히 다닌 편은 아니라 잘 기억이 안나

 

사실 나는 딱히 종교를 믿는 타입은 아닌데 엄마따라서 교회를 좀 오래 다닌 경험이 있어

가서 걍 친구랑 놀다가 오기만 하긴 했지만 막 하나님이나 예수가 믿기는 건 아닌데 막 또 그런 건 없어 라고 하기엔 좀 찝찝한 느낌이 있다고 해야하나

근데 교회다닐때 설교듣거나 권사님인 이모들이 무섭거나 귀신이 있다고 느껴지면 '하나님 아버지의 이름으로 물렀거라', '우리 주 아버지의 이름으로', '우리주 예수의 이름으로' 뭐 기타등등 이런식으로 말하라고 하곤 했었어 

아마 교회 다녀본 사람들은 익숙한 표현일거야

 

나도 너무 무서우니까 그말만 생각나서 속으로 계속 '하나님 아버지의 이름으로 물렀거라' 이것만 되뇌었어

근데 갑자기 그 여자가 웃는거야 소리가 들리는 것도 아니고 눈에 보이는것도 아닌데 걍 느껴졌어

나를 존나 비웃는거야 세상 재미있어하면서 엄청 낮고 남자같은 목소리로 '내가 네 아버지이기도 하지' 이런 말을 했어

 

그걸 듣는데 이미 충분히 겁먹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왈칵 왈칵 겁이 훅훅 더 나면서

그럴리 없어, 넌 아니야, 너가 하느님이라고? 꺼져 사라져 이런 말들을 그것한테 막 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어

근데 내가 그것한테 말을 거는 순간 그것도 나한테 어떤 영향력을 더 행사할 수 있을 것 같은거야

내가 말을 건다는건 그게 거기 존재한다는 걸 인정한 거 같자나 그래서 계속 '하나님 아버지의 이름으로 물렀거라' 이것만 되뇌었는데

'내가 네 아버지인데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하는거야?' '내가 네 아버지다' 뭐 이런 소리를 계속하다가

 

체감상 시간이 한참 지나니까 갑자기 날 재밌어 하던 걸 뚝 그만두고 흥미를 잃어하는게 느껴졌어

동시에 계속 날 비웃고 내 아버지네 어쩌네 하면서 온몸을 반죽하듯 하면서 저리게 하고 시야를 건드리고 차르륵 소리를 내던게 뚝 끊기면서

가위도 탁 풀려버렸어 존재감도 순식간에 훅 사라졌고 근데 너무 무서워서 바로 못움직이겠더라고 가위가 풀려서 이젠 움직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드는데도

 

그 상태로 계속 누워서 눈도 못뜨고 꼼짝없이 한참동안 누워있다가 온몸이 와락와락하고 저리던 감각이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일어나서 불키고 펑펑 울다가 아는 언니랑 후배랑한테 연락하고 담날 설 제사보냈어 그리고 그날부터 지독하게 심한 열감기가 났어

집에 돌아와서도 2~3일간 계속 아프다가 나았는데

나은 다음날부터 거의 매일 잠들때마다 가위에 눌리기 시작했어

처음 나한테 아버지네 어쩌네 했던 그건 그 이후로 나오지 않았지만 다른 것들이 계속 번갈아 가면서 거의 반년동안 나왔었는데

만약에 궁금하면 다음에 한 번 풀어볼게

 

이 가위눌림 얘기는 몇년전에 여기서 한번 풀었던 적이 있는데 아마 금방 지웠을거야..

혹시 그때 봤던 덬 있으려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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