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9 2등의 질투Ⅰ
지영이와 소연이는 M여고에서 1등을 다투는 사이였다.
그러나 시험을 보면 늘 지영이가 1등을 차지했고, 소연이는 2등에 만족해야 했다. 그것도 항상 영어 점수에서 소연이가 지영이에게 뒤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소연이는 지영이에게 함께 영어 공부를 하자고 제의했고, 지영이는 흔쾌히 좋다고 했다. 둘은 매일 영어사전에 나와 있는 단어를 한 장씩 외우기로 하고, 서로의 암기 상황을 점검해 주었다. 경쟁심이 대단한 소연이는 장난삼아 지영이에게 한 장을 제대로 외우지 못하는 사람은 죽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영이의 집에 놀러 간 소연이는 지영이가 사전을 한 장씩 외우고 난 다음 씹어 먹는 것을 보게 되었다.
소연이는 지영이가 외우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쉬는 시간에 지영이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내일 외워야할 부분 한 장을 찢어버렸다. 지영이는 엉뚱한 부분을 외우게 되어서 소연이에게 놀림을 받게 되었고, 소연이가 장난으로 했던 말이 떠올라 정말 자살하고 말았다. 소연이는 어느 정도 양심의 가책을 느꼈으나, 자신이 1등이란 사실에 곧 잊어버렸다.
어엿한 전교 1등 소연이는 매일 수업이 끝난 후에 교실에 남아서 밤늦게까지 공부를 했다. 어느 날, 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던 소연이는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놀랍게도 교실 뒤에는 죽은 지영이가 서 있었다. 점점 다가오는 지영이의 모습을 본 소연이는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지영이는 계속 입에서 영어사전을 한 장씩 꺼내면서, 쓰러진 소연이를 보고 말했다.
“소연아, 너 혹시 내 사전 한 장 못 봤니?”
※출처: https://blog.naver.com/2ndsnow/222525383093
EP.10 2등의 질투Ⅱ
지영이와 소연이에게는 똑같이 동생이 하나씩 있었다.
M여중에 다니는 미영이와 수연이었다. 둘은 언니들과는 반대로 수연이가 항상 1등을 했고, 미영이는 2등이었다. 하지만 둘은 언니들의 사고를 알기 때문에 무척 친하게 지냈다.
어느 화창한 일요일 둘은 학교 도서실에 나와 함께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둘은 잠깐 쉬러 도서실 옥상으로 올라갔다.
“수연아, 어서 내려와. 위험하단 말이야.”
“걱정 마. 기분이 얼마나 짜릿한데.”
활달한 성격의 수연이는 옥상 난간에 올라서서 아슬아슬하게 걷고 있었다. 그러다 한순간 수연이는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 미영이가 뛰어가 보니, 수연이는 간신히 모서리를 잡고 매달려 있었다. 수연이는 간절한 눈빛으로 미영이를 올려다보았지만 미영이가 미처 손 쓸 겨를도 없이 아래로 떨어졌다. 더욱 끔찍한 것은 수연이는 머리부터 떨어져서 땅에 박힌 꼴이 된 것이었다.
끔찍한 사고 후, 마음의 안정을 되찾은 미영이는 또다시 일요일에 도서실에 나와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복도 끝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통통통, 드드륵, 없네~”
“통통통, 드르륵, 여기도 없네~”
차츰 소리가 가까워지자 미영이는 교실을 뛰쳐나와 화장실 끝에 숨어있었다. 얼마 후, 화장실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통통통, 삐걱, 여기도 없네~”
소리는 점점 미영이가 숨은 곳으로 다가왔다. 미영이는 식은땀을 흘리면서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어느새 그 소리는 미영이가 숨어있는 화장실 앞까지 왔다. 미영이가 차마 문을 열어 볼 수가 없어서 문아래 틈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그 순간, 미영이는 너무 놀라 기절하고 말았다.
문아래 틈으로 머리를 숙여 내다보는 순간 땅바닥에 거꾸로 머리를 통통 튕기며 웃고 있는 수연이 귀신과 눈이 마주쳤던 것이다. 눈이 마주친 순간 수연이 귀신이 말했다.
“응, 너 여기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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