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2층 단독이고 뒷마당에 뒷문이 따로 있고 거기 창고가 작게 있어.
그 창고랑 내 방이랑 벽이 닿아 있고.
나 초딩때 얘기임.
아직도 기억나는게 밤만 되면 자꾸 뭔 사람 소리가 들리는거.
그래서 엄마한테 창고에 누구 있냐니까 암것도 없데.
거기 아빠 일할 때 쓰는 장비만 한가득이라 사람 있을 수가 없긴 해.
그래도 모르니까 엄마랑 뒷마당도 가고
창고 잠근거 열고 들어가서 봤는데 쓰레기같은 장비들만 한가득이었음.
그래서 내가 잘못 들었나 했어.
근데 그게 간헐적으로 꽤 오래 그랬던거지.
근데 하루는 아빠가 누가 뒷마당에서 과자 먹고 봉지 그냥 버렸냐는거야.
나랑 언니랑 그걸로 서로 니가 그랬니 어쨌니 이러고 ㅈㄴ 싸움.
근데 싸우다가 갑자기 내가 "아빠 근데 밤에 거기 사람 있어"라고 한거야.
아빠가 무슨 소리냐 그래서 얘기 했지.
그니까 아빠가 그걸 왜 지금 말하냐는거.
그래서 또 혼남;
암튼 밤에 아빠가 2층 창문으로 뒷마당 몰래 내려다보고 있는데
창고에서 누가 나오더래.
근데 문으로 나오는게 아니라 창문으로 나오더래.
그러더니 뒷마당에 있던 수도 틀어서 세수도 하고 빵도 먹고 그러더니 다시 창고 들어가더래.
그래서 아빠가 바로 뛰어 내려갔는데
창고문은 여전히 잠겨 있더라는거야.
여튼 경찰에 신고.
근데 경찰 와서 문 열고 들어갔는데 아무도 없는거야.
그래서 아빠가 아니다 내가 진짜 봤다 이러고 저러고 하고 있는데
창고에 아빠 장비가 엄청 많았다 그랬잖아.
경찰 중에 한 명이 여기 좀 보라고 해서 가니까
그 장비들 쌓여 있는 아래쪽에 한 사람 앉아 있을 정도 틈 만들어져 있고
거기 이거저거 생활용품 있더래.
걍 창고 앞에서 보기엔 안보이는 거라 지금까지 몰랐던 듯.
그러고 사람은 없었는데
아마 창문으로 도망친거 아니냐 그러고..
근데 거기 창문으로 도망쳤어도 집 밖으로 나가려면 아빠나 경찰들이 못봤을 수가 없거든.
지붕위로 올라가서 담벼락 기어 넘어간걸까 추측 중.
그러고 나서 내가 밤마다 무서워하니까 방 바꾸고
원래 내가 쓰던 방은 손님방 만들고 뒷마당 창고는 없애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