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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2ch] 몽귀 8-11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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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7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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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 대체 무슨 일이야?"

나 "……."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머릿속이 온통 새하얬다…
남아있는 것이라고는 엄청난 죄악감 뿐이었다…

선생님은 E를 교장실 소파에 눕혀놓은 뒤, 교장선생님께 말했다.


선생님 "교장선생님, 다른 학생들은 전부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이제 이 아이들의 부모님께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교장 "알겠습니다. 부모님들께 그곳에 먼저 가 계시도록 전해주세요.
그 뒤 저와 ○○선생님, 교감선생님이 이 아이들을 그쪽으로 데리고 가겠습니다."


선생님은 교무실로 돌아가셨다. 그리고 바로 다른 반 선생님들과 교감선생님이 들어왔다.
다들 안색이 나쁘다… 그 상황이 우리로 하여금 상황이 얼마나 중대한지를 알려주는 듯했다.


교장 "잘 들어라. 너희들은 정말 큰 실수를 저질러 버린 거야.
그리고… 너희들은 아직 초등학생이긴 하지만 이 일에 대해 확실히 알아야 할 의무가 있어.
그러니까 ○○선생님이 오시면 어느 장소에 너희를 데리고 갈 거야.

나, 교감선생님, ○○선생님 외 다른 선생님은 다른 학부모님들께서 전화를 하실지도 모르니 학교에 남아 대응해주세요. 갑자기 귀가했다고 하면 무슨 일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게 당연합니다.
그때는 솔직하게 몽귀를 행한 학생이 있어 다른 학생을 모두 돌려보냈다고 전해주십시오.
또, 아이에게는 절대로 몽귀에 대해 말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 부탁드립니다."

다른 선생님들 "알겠습니다."


그렇게 다른 선생님들은 교무실로 돌아갔다.
한참 뒤 ○○선생님이 오셨다.


 ○○선생 "이 아이들의 부모님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그곳에 가주신다 하셨습니다."

교장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들도…"


교장선생님은 우리들을 자기 차로 데려갔다.
교장선생님 차에는 A, B, C가 탔고, 교감선생님 차에는 D와 F가 탔다.
그리고 ○○선생님 차에는 나와 E가 탔다.
○○선생님은 E를 뒷좌석에 눕힌 뒤, 나를 조수석에 앉혔다…
그렇게 우리를 태운 차는 어디론가를 향하기 시작했다…


나 "선생님… 저희들 어떻게 되는 거예요…? …E는 괜찮은 거예요?"

선생님 "…… 모르겠어… 지금은 아무것도 알 수 없어…
내가 좀 더 정신 차렸어야 했는데… 그랬으면 이런 일은… 미안해, 때려서…."

선생님은 울고 계셨다… 울면서 운전을 하고 계셨다.
나는 선생님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볼 수 없었다…

나는 뒷좌석에서 자고 있는 E를 본다. 정말로 깊이 잠든 것 같았다.
이대로… 눈을 뜨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혹시 그렇게 된다면… 나 때문이다.… 내가 E를 만졌으니까…
그래서 E가 마지막 술래가 되어버린 것이다…

아직도 그 어두운 학교 안에서 홀로 남아있는 것일까…

한참 뒤 차가 멈추었다. 장소는 우리 지역의 어느 작은 절이었다.
와본 적 없는 절이다…
왜냐하면 부모님께서 이곳은 절대로 가까이 가면 안 된다, 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아마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이들 모두 이곳에 오는 것이 금지되어있을 것이다.


선생님 "도착했어. 내리렴."

선생님은 E를 업고 나와 함께 절을 향했다. 나와 E 외 다른 친구들도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과 함께 갔다.
다들 얼굴이 좋지 않다… 다른 선생님들께 어느 정도 상황은 전해 들은 모양이다…

절 가까이에 커다란 바위가 있었다. 그 바위 주변에는 아무도 들어갈 수 없도록 로프로 둘러싸 놓았다…


교장 "먼저 전화드린 ○○초등학교(우리 학교) 교장 ○○(교장선생님 이름)입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이 바로 그, 몽귀를 해버린 아이들입니다…"


절 앞에서 기다리던 사람은 나이가 꽤 드신 주지스님이셨다. 이 사람이 뭔갈 알고 있는 걸까…

주지스님 "그렇군… 이 아이들이…
그리고 저 아가씨가 업고 있는 여자아이가 희생된 그 아이인가?"

선생님 "네… 이 아이가 마지막 술래가 된 모양이에요… 아직 초등학생밖에 안됐는데…"

주지스님 "역시 그랬군… 설마 다시 몽귀를 하는 아이가 나타날 줄은…
서서 얘기하기도 뭐 하니 일단 들어오시오."


그렇게 말한 주지스님은 우리를 절 안으로 안내했다.
먼저 진정하라며 우리에게 차를 내주셨다. 하지만 차 같은 걸 마실 기분이 아니다…
다들 차에 손도 내지 않고 아무 말 없이 바닥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교장 "저희는 절 앞에서 이 아이들의 부모님을 기다리도록 하겠습니다."

주지스님 "그래. 그럼 나는 지금부터 이 아이들에게 진상을 이야기하도록 하지.
그리고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절대로 이 방에 들어오지 않도록. 물론, 부모님도 마찬가지다.
자고 있는 아이는 부모님께 데리고 가도록… 그러는 편이 나을 테니…"

교장 "알겠습니다."

선생님 "이게 이 아이가 가지고 있던 사진입니다…"

그렇게 말한 선생님은 주지스님께 사진을 넘겨주었다.
그리고 선생님들은 E를 데리고 방 밖으로 나갔다.


주지스님 "자 그럼…"

주지스님은 우리 앞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주지스님 "먼저 어떻게 몽귀에 대해 알게 된 것이냐? 누구에게 들었어?… 입 다물고 있으면 아무것도 알 수 없지 않니. 혼내지 않을 테니 어서 이야기해 봐라."

우리들은 D를 보았다. D는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얼굴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제가 모두에게 몽귀를 하자고 말했어요. 몽귀에 대해서는 이 종이에 적혀있었어요…
도서관 책 사이에 끼어있던 걸 제가 발견한 거예요… 이 사진도…"

D는 주지스님께 종이와 사진을 넘겨주었다…


주지스님 "그게 왜 여기에 있는 거냐! 사진 이름도 지워졌어… 설마…"

주지스님은 어디론가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주지스님 "…안돼… 안 받는 군… 그렇다면…"

주지스님은 다시 어딘가에 전화를 건다.


주지스님 "…나다! 너희들 다음으로 몽귀를 한 아이들이 있어.
그리고 그 아이의 이름이 적힌 사진에서 그 아이의 이름이 지워졌어!
그래, 지워졌다! 그러니 그 아이는 이제 눈을 떴을 지도 모른다.
너에게 전화를 걸기 전에, 그 아이 집에 전화해 봤는데 아무도 받지 않는구나.
그러니까 넌 일단 그 아이가 있는 병원에 가서 눈을 떴는지 확인부터 해라!
그다음에 빨리 절로 와라! "


주지스님은 심호흡을 하고 우리에게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주지스님 "방금 전화한 사람은 너희들 바로 전에 몽귀를 한 사람이다.
그리고 당시 마지막 술래가 된 사람이 있는 곳으로 보냈다.
곧 이 절에 찾아올 거다… 하지만 그전에 너희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
몽귀에 대해서다."

주지스님은 드디어 우리들에게 몽귀의 진상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주지스님 "먼저 몽귀라는 건 속칭이야. 원래 이름은 '귀신봉인'이라고 하지.
옛날, 이 지역에 귀신이 살았단다… 그 귀신은 어린 귀신을 데리고 마을에 찾아가 자주 나쁜 짓을 저지르곤 했단다.
그 귀신은 인간들로는 상대가 되지 않았어. 저항은 했지만 말이지… 그리고 마을은 귀신에게 마구 휘둘리게 되었어…

그러던 중, 당시 이 절의 주지였던 사람이 '귀신봉인'이라는 것을 만든 거다.
어떤 의식을 통해서 말이지… 그 의식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른다.
그 '귀신봉인'이라는 게 너희들이 한 몽귀야.
그때 주지는 귀신에게 제안을 했다. '이걸 해서 날 이기면 더 이상 저항은 하지 않겠다. 네가 하는 말은 뭐든지 듣겠다.'라는 제안을 귀신에게 한 것이지.
인간을 완전히 우습게 보던 귀신은 반은 재미로 이것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귀신봉인'이 행해졌다. 하지만 이건 주지의 작전이었지.
'귀신봉인'을 한 것은 주지와 귀신뿐이었다. 그리고 주지는 '귀신봉인'을 한 다음에 해야 할 일을 절 사람들에게 전했다.
'바로 날 죽여라' 라고… 그렇게 하면 귀신은 잠에서 깨어나지 않게 된다. 귀신에게 감히 손댈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
그리고 '귀신봉인'이 행해지고 바로 주지를 살해한 뒤, 마을 사람들은 귀신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아이 귀신을 죽였다. 아이 귀신은 인간의 힘으로도 죽일 수 있었으니까.
그다음 잠든 귀신을 이 절에 데려와 튼튼한 상자에 가둔 뒤, 땅에 구멍을 파서 파묻고 그 위에 바위를 올려놓았어.
이 바위는 절 근처에 있는 저 바위를 말한단다.

이것으로 모든 일이 끝났어야 했는데… 하지만 끝나지 않았어.
귀신의 이름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았기 때문이야. 이름은 꿈에서 깨거나, 그 사람이 자다가 죽게 되면 지워진다.
하지만 이름이 사라지질 않았지. 그렇다는 건 귀신은 아직 살아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공포가 엄청났다고 하더군.

무서워진 마을 사람들은 귀신이 정말로 살아있는지 확인하려 했단다.
그렇게 다시 귀신봉인을 한 것이야. 그것을 한 것은 그 당시 촌장이었어.
땅을 파서 다시 확인하는 건 너무 무서워서 하지 못했어….
촌장은 귀신이 있는지 없는지 바로 알 수 있도록, 자기 집이 있는 장소가 쓰여있는 지도 뒤에 이름을 쓴 뒤 귀신봉인을 행했다.
집 안이면 바로 귀신과 만날 수 있기 때문이지… 그리고 그 뒤, 귀신의 이름이 사라진 게야…"


!!!!!!!!!!!!


나 "귀신이… 깨어났다는 말씀이세요??"

주지스님 "아마 그렇겠지… 하지만 귀신은 나타나지 않았어. 아마 너무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탓에 힘이 사라진 것이겠지…
지금은 그 귀신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방도가 없다.
하지만 저 바위 아래에 귀신이 있다는 건 사실이란다.
이제 몇백 년째 나오지 않으니 죽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남은 이야기가 더 있어. 그 당시에는 의료시설이 그렇게 발달되어있지 않았단다.
물론 링거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이대로 촌장이 계속 잠들어 있게 되면 언젠가 죽게 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취했지.

그 방법은, 자다 죽어버리기 전에 누군가 귀신봉인을 행하여 자는 사람을 깨우는 것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서로 협력해서 그 행동을 했다.

그리고 촌장이 잠에서 깨어나 모두에게 말했지…

그곳에 있던 건 도깨비가 아니었다고… 새까만 어떤 것이었다, 라고.

귀신이 왜 그런 모습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어.
하지만 촌장 다음으로 간 사람, 그 이후에 행한 사람도 까만 녀석이 있다고 말했지.
그래서 그때, 귀신만이 아니라 귀신봉인을 행한 사람도 검은 뭔가가 되어버린 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맨 처음에는 그 귀신이 술래였으니, 다들 검은 녀석이 된다는 것을 귀신이 된다고 칭했다.
그리고 의료가 진보하여, 잠만 자도 죽지 않을 정도로 시간이 지났을 땐 몇 년을 텀으로 그것을 했다고 해…

내가 아직 젊었을 때도 했었지…
그때는 이미 몽귀라고 부르고 있었지. 그리고 사진 같은 것으로 하는 방법도 알려져 있었고."


우리들 "………."

우리가 한 몽귀라는 것은 아주 예전부터 있던 것이며, 그것이 귀신을 봉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야기에 나온 귀신은 지금도 저 바위 아래에 묻혀있다.
부모님들이 절에 가까이 가지 말라고 한 것도 당연하다.


주지스님 "하지만 이대로는 해결할 수 없어… 누군가가 희생이 되지 않으면 안 돼.
해서 누군가 귀신봉인을 행하여 누군가 죽어야 했던 것이야…
귀신봉인을 한 뒤 그 누구도 술래(귀신)로 만들지 않고 죽는다, 이것이 귀신봉인을 끝내는 방법이었다…
그 뒤, 누구를 희생으로 삼을지 회의가 열렸다… 나도 그 회의에 참가했지.
그렇게 희생자가 정해졌다. 바로 내 부인이었지…
부인은 그때 42세, 나는 45세였다. 부인은 자기 스스로 희생양이 되겠다고 말했어.

예전부터 정의감이 강한 사람이어서, 이 이상 어린아이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자신이 지원을 한 거야.
물론 난 반대했다. 하지만 부인은 제 의지를 꺾지 않았어… 부인이 할 것이라면 차라리 내가 하겠어,라고 생각했지만 불가능했다…

귀신봉인에는 법칙이 하나 있는데, 한번 한 사람, 그리고 귀신봉인을 한 사람과 혈연이 강한 사람은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왜 이런 법칙이 있느냐면, 귀신이 깨어나지 못하도록 이 법칙을 만들었다고 한다.
아이 귀신이 혹시 귀신봉인을 해버리면 귀신은 다시 눈을 뜨고 말아…
그래서 귀신봉인을 만든 주지는 이런 법칙을 만든 거다. 죽이지 못했을 때를 대비해서 말이지.

한번 행한 사람이 더 이상 할 수 없게 된 건, 주지의 각오 그 자체였을 것이다.
한번 실패하면 더 이상 귀신은 귀신봉인을 하지 않을 테니까…

혈연은 2세대까지. 곧 너희들의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너희 손자까지다. 이건 계속 귀신봉인을 해오면서 알게 된 거야.
우리 할아버지가 귀신봉인을 하셨지… 할머니도, 그리고 어머니도… 할머니, 어머니, 그리고 부인은 다른 지역 출신이었으니 말이지. 혈연이 없으니 귀신봉인을 할 수 있던 거다…

우리 선조는 귀신봉인을 만든 주지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귀신봉인을 행하도록 되어있었지…
그래서 부인이 지원한 것일지도 몰라…

그리고 일단 가장 중요한 건 시간이다.
시간이 흐르질 않아….
잠에서 깰 때까지 계속 어두운 상태인 거야…

이건 귀신에게 공포를 안겨주기 위해서라고 전해지고 있단다."


여기서 내가 다시 몽귀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E를 마지막 술래로 만들어 버렸다…
그래서 다시 한번 몽귀를 하여 내가 E를 대신하여 마지막 술래가 되자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더 이상 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들은… E를 구할 수 없다…
그리고 역시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 E는 지금도 그 어두운 학교 안에서 홀로…

여기서 줄곧 조용히 있던 A가 입을 열었다.


"왜! 도대체 왜 할아버지 때까지 몽귀를 계속 한 거예요!
옛날 사람이 희생했으면 좋았을 텐데!
왜 지금까지 아무도 희생양이 되려 하질 않았던 거냐고요!
좀 더 예전에 희생했으면, 우리가 이렇게 되지도 않았을 거 아니에요!"

A는 울면서 주지스님께 소리치고 있었다…


주지스님 "가장 잘 아는 건 나야! 나도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사실이야… 그때까지 귀신 봉인은 계속 이어졌지…"

대답하는 주지스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나왔다…


주지스님 "그리고 부인이 마지막 희생자가 되었어. '내 몫까지 열심히 살아줘'라는 유언을 남기고 말이다.

우리에겐 아이가 없었으니 말이지

난 부인이 죽을 때까지 평생 함께하겠다는 마음으로 매일 부인이 있는 병원을 찾았어

매일매일.

계속 잠만 자는 부인에게 말을 걸며 면회시간 내내 곁에 있었지.

다시는 '귀신 봉인'을 하면 안 된다며 모두가 굳게 입을 다물었어.

하지만 어느 날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다… 부인이 잠에서 깨어나버린 거야

그때 부인은 72세였다.

 

누군가 다시 '귀신 봉인'을 한 것이지… 그게 아까 전화한 그 사람이다.

그 사람들은 그때 아직 중학생이었어… 소문으로 '귀신 봉인'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하더구나.

그때까지 소문 같은 게 돌고 있긴 했으니.

 

그리고 그 절에 '귀신 봉인'에 대한 진상이 적혀있는 서책이 있다는 것도 소문으로 알게 되었다고 했지.

그 서책에는 대대로 '귀신 봉인'을 행한 사람의 이름그리고 그 기록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규칙과 방법도 함께 말이지.

 

그 사람들은 내가 병원에 간 사이에 절에 숨어들어 서책을 읽고그리고 담력 시험이라도 하는 기분으로 '귀신 봉인'을 했다고 한다.

서책은 대대로 절 불상 앞에 놓여있었어.

 

그것도 그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었지.

그리고 다시 희생자가 나왔어.

 

그게 이 사진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란다."

    

주지스님은 D가 도서관에서 발견한 사진을 가리켰다.

 

  

"그 이후에는 정말 힘들었단다.

부인은 오랫동안 잠들어있던 탓에 입이 말을 듣지 않게 되었지

그렇게 3년 뒤에 세상을 떠났다잠에서 깨어난 뒤에도 부인과 대화 한마디조차 나누지 못했어.

모두들 '그러게 어서 부인을 죽이지 그랬느냐'라는 말을 했고.

이윽고 절에 접근하지 말라는 말까지 하며

네가 서책을 처분했으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는 등.

전부 내 탓으로 돌리더구나.


인간이란 정말 잔혹한 생물이야… 남의 일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폭언을 일삼지.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옛날 사람들도 그런 생각을 했을까

내 부인은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진심으로 사랑했었지.

적어도 죽을 때까지마지막까지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얼른 죽였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둥… 정말로 지독한 녀석들이야."



우리 "……."

 


주지스님은 울고 계셨다.

우리들도 울고 있었다.

진짜 희생자는 이 주지스님인 지도 모른다.

만약 내가 주지스님이었다면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졌다.

 

정말로 가슴 아픈 이야기다초등학생인 나도 주지스님이 얼마나 고통받았는지 이해가 될 정도였다.

나라면 너무 힘들어서 자살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지스님은 살아계신다.

 

아마 그 이유는 주지스님의 부인이 마지막으로 주지스님께 전한 '내 몫까지 열심히 살아달라'라는 유언 때문이겠지

그냥 그런 것 같았다.

  

 

주지스님 "미안하다… 나이를 먹으면 눈물이 헤퍼져서 말이지미안하구나.

난 이 사진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희생된 뒤 바로 서책을 처분했단다.

그리고 다들 정말로 '귀신 봉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그만두었지.

중학생이 희생양이 되었어

이 사실 만으로도 충분한 이유가 되었지.

그리고 이 사람이 정말로 마지막 희생자가 될 것이라 정했단다.

다들 더 이상 '귀신 봉인'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이 사람이 죽으면 그대로 끝이 난다

라고 모두가 정했단다.

 

그날 이후 일절 이 절에는 아무도 방문하지 않았고그리고 아무도진짜로 '귀신 봉인'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게 되었던 것이야.

그리고 너희들 같은 어린아이가 '귀신 봉인'에 대해 알게 된다면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이것을 하려 들지도 모르니

그것에 대비해 다들 아이들에게는 어렸을 적부터 몽귀라는 공포를 새기기 위해 몽귀는 무서운 것입에도 담아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가르쳤단다.

 

하지만 너희들은 하고 말았어.

그마저도 의미가 없었던 것이겠지."

  

 

우리들은 끝나야 했던 몽귀를 했고다시 희생자를 내버렸다

정말로 해서는 안 될 짓을 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E는 마지막 희생자가 되어버린다.

더 이상 아무도 몽귀를 하지 않게 되겠지.

E의 부모는 할 수 없다… 혈연이 너무 강하니까.

그리고 우리들도 불가능하다

이미 한 번 해버렸으니까.

그리고 다들 어서 몽귀가 끝나길 강하게 원하고 있다… 그러니 더 이상 아무도 하지 않겠지.


우리들 때문에 더욱 규제가 강해질 것이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해달라고 하더라도더 이상 아무도 하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 다시 한다고 해도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될 뿐.

모두들 죽을 때까지그 어둠 속에서 홀로 남아있는 악몽을 꾸게 되는 것이다.


E를 구하려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교장선생님이나 다른 선생님.

하지만 하지 못하겠지.


아니면 이미 몽귀를 경험한 사람아니면 경험자와 강한 혈연이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자기 스스로 몽귀를 한다는 건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말없이 할 리가 없다.


더 이상 희생자는 내지 않겠다이것이 가장 우선되어있으니.

몽귀를 해버린 사람이 나쁘다,라는 식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그때 마지막 술래가 된 사람이 희생자가 된다그 책임을 지고.

결국 이렇게 되도록 정해져있던 것이다.


그러니 우리들보다 먼저 몽귀를 알게 된 사람들이 사진의 주인이 최후의 술래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에서 E로 희생자가 바뀌었다.

그저 이 정도밖에 안되는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가지 의문점이 있다.


그래, D가 발견했다는 그 종이와 사진이다!

누군가 그런 짓을 저지른 거지그게 없었다면 E는 몽귀를 하지 않았을 텐데!


그때누군가 방에 들어왔다.



"스님그 녀석이 잠에서 깨어났어요!… 이 아이들이 몽귀를 한… "

   

기세 좋게 남자가 방에 들어왔다나이는 20대 중반 정도 되어 보였다

  

 

주지스님 "그래… 역시 잠에서 깨어난 건가그래이 아이들이 어젯밤 몽귀를 한 아이들이다.

… 그리고 얘들아이 사람이 너희들보다 먼저 몽귀를 한 사람이란다."

  

 

 

!!!!!!!!!!!!!!!!

 

  

이 사람이 우리들보다 먼저 몽귀를 한 사람이란 말인가!

이 사람아니… 이 녀석만 없었어도 E

난 그 사람에게 달려들기 위해 일어섰다. 

 

 

주지스님 "그만둬라그런 짓을 해봤자 아무 의미도 없다!

이 녀석도 너희와 비슷한 기분일 거다!

지금까지 쭉 마음속에 묻어두고 살아온 거야그 정도는 이해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리고 너희들도 잘한 건 아니잖느냐!"

 

나 "……."

   

 

확실히 그렇다… 우리도 잘한 건 없다.

이 사람을 책망해도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다

  

 

남자 "정말로 미안하다.

우리 때문에 너희들은… 하지만 대체 어떻게 몽귀를 하는 방법을 알았던 거니?

우리 대에서 끝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주지스님 "이것 때문이다

이걸 보고 이 아이들이 몽귀에 대해 알게 된 모양이더구나."


주지스님은 그 남자에게 D가 발견한 종이와 사진을 보여주었다.

  

 

남자 "왜 이게 이 아이들 손에… 스님설마."

 

주지스님 "아마도… 그걸 확인하기 위해 네가 오면 그 아이(E 바로 전 희생자)가 있는 곳으로 갈 생각이었다물론 너희도 함께 갈 거야!"

   

스님 말씀에 우리는 이 방에서 나왔다.

  

 

"○○!" 

 

우리는 절 밖으로 나왔다절 앞에서 기다리는 건 우리들의 부모님과 선생님들이었다.

엄마는 날 보고 이름을 부르며 날 꼬옥 끌어안으셨다.

그리고 날 있는 힘껏 때리셨다… 엄마 눈에서 눈물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엄마 "정말 너란 애는!… 네가 무슨 짓을 저지른 건지 알아?

몽귀는 무서운 거라고 그렇게나 가르쳤는데."

 

나 "죄송해요… 죄송해요 엄마… 하지만 저…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라고 어머니에게 대답한 나는 울부짖었다… 정말로 몰랐다… 그리고 정말로 무서웠다

오랜만에 엄마 얼굴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엄마 뒤에는 아빠가 서계셨다아빠는 날 보던 시선을 거두고 위를 보고 계셨다.

아마 나에게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으셨던 거겠지.

 

정장 차림의 아버지일은 뒷전에 두고 와주신 모양이다.

난 이때만큼은 몽귀에 대해 완전히 잊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엄마 아빠를 보고 굉장히 안심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하지만 그 기분은 금방 사라졌다

 

 

E가 없다.

난 주변을 둘러보았다. E 부모를 제외한 다른 부모님들그리고 우리들과 선생님들주지스님남자가 있었다.

 

E의 부모, E는 아무 데도 없었다.

 

 

다른 친구들도 부모님에게 안겨서 울고 있었다.

아마 다들 나와 같은 기분이었을지도 모른다.

  

 

나 "E?… E는 어디 갔어요?"

 

엄마 "E짱은… E짱 어머니가 집에 데리고 가셨어.

정말로… 똑바로 볼 수가 없었어… E짱은… 더 이상 깨어나지 못해.

더 이상 E짱은 엄마 얼굴도… 볼 수 없게 된 거야

그래서 엄마… 너무 슬퍼서."

    

라고 말한 엄마는 날 강하게 끌어안았다.

그리고 아버지도 엄마와 날 끌어안았다.

한참 동안 아무 말도 없이 서로를 끌어안고 있었다.

 

그리고 난 모든 것을 잊고 울기만 했다

 

하지만 그때 주지스님이 입을 떼셨다.

  

 

주지스님 "부모님들기분은 이해하지만 그 정도로 해주지 않겠나.

난 이 아이들과 함께 가야 할 곳이 있어.

그 뒤에 이 녀석과 나 둘이서 아이들을 무사히 집에 데려다줄 거다.

그러니 그때까지 집에서 기다려줄 수 없겠나."

  

라고 말한 주지스님은 우리보다 먼저 몽귀를 한 남자를 가리키며 말씀하셨다.

  

 

아빠 "스님그 사람은 누굽니까우리가 아이들을 기다릴 때 보니 급히 절에 들어가는 것 같던데."

 

주지스님 "이 녀석은… 그 아이들 바로 전에 몽귀를 한 사람이다… 그 사건의 당사자지."

  

 

!!!!!!!!!!!!!!! 

 

 

그 말을 들은 아빠의 얼굴이 험악해졌고아빠는 그 남자의 멱살을 붙잡았다.

 

 

아빠 "네놈이… 네놈이 그때 그 녀석이냐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거야!

너만 없었어도… 이 아이들… E짱이 그렇게 되지는 않았을 거야.

너 때문에 이 아이들은."

 

선생님 "그만하세요분명히 이 사람은 잘못이 있어요하지만… 아이들도 잘못했어요.

그리고… 이 아이들을 제대로 지켜보지 못한 저도… 잘못이 있습니다!"

    

선생님 말씀에 아빠는 그 남자를 놓고 뒤로 물러나셨다아빠는 딱 한마디"그건 저도 알아요저도… 잘한 건 없어요… "라고 툭 던지고는 그 자리에서 무너지듯 주저앉으셨다.

이 정도로 평정을 잃은 아빠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주지스님 "부모님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해… 하지만이 녀석도 지금까지 줄곧 고통을 안고 살아왔어계속 후회하고반성하며 살았네… 이것만큼은 알아주지 않겠나."

 

아빠 "하지만… 하지만 스님… 저는… 이 남자를 용서할 그릇이 되지 못합니다"

 

남자 "이해합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아이들을 이런 일에 말려들게 한 데에는 우리 책임이 있으니까요.

용서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저희들은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질러 버렸어요.

당신 아이의 탓도당신 탓도 아닙니다.

모든 것이 우리들 탓입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남자는 그렇게 말한 뒤 우리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머리를 깊이 숙였다.

나도 이 녀석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하지만 나쁜 건 우리도 마찬가지다.

나에게 이 녀석을 다그칠 자격 따위 없는 것이다.

그저 난 남자를 지켜보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아빠 "당연하지무릎 꿇는 것으로 용서받을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도 마라!

… 스님저희는 집에서 아이들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 아이들을 무사히 집에 돌려보내겠다고 약속해주십시오.

그리고 너나는 널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어이제 다시는 우리들 앞에 나타나지 마라!

알아들었지!"

 

남자 "… 알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주지스님 "무사히 집에 돌려보내겠네약속하지.

그러니 이 아이들이 집에 돌아갔을 때따뜻하게 맞아주길 바라네"

 

아빠 "알겠습니다… ○○엄마 아빠는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부모님은 집으로 돌아가셨다… 다른 부모들도… 그리고 선생님들도.

부모님들이 돌아간 뒤주지스님이 우리를 불러 모아 말씀하셨다.

 

  

주지스님 "지금부터 너희들을 병원에 데리고 갈 것이다그곳에는 너희 바로 전에 몽귀를 한 희생자가 있어너희들이 감당하기에 조금 힘든 일일지도 몰라.

하지만 나에게는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그리고 너희들도 그것을 알 의무가 있지."

   

말씀을 마친 주지스님은 우리들을 남자(이하 G)의 자가용에 태워다 병원을 향했다.

자가용 운전석에는 G, 조수석에는 주지스님그리고 우리 여섯은 뒷좌석에 앉았다.

G의 차가 왜건이라 우리 모두 탈 수 있었다.

 

지금부터 우리는 전 희생자를 만나러 가게 된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무서웠다

왜 만나러 가야 하는 건지… 그때는 아직 알지 못했다.

차는 절을 나와 병원을 향했다.

  

 

"얘들아지금부터 너희에게 해줄 이야기는 우리들이 몽귀를 했을 때 이야기야.

이 일은 너희들도 알아줬으면 해." 

 

G는 운전을 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리가 몽귀를 한 건 중학교 3학년 때였어.

그땐 아직 몽귀에 대한 소문 같은 게 돌았었지.

그리고 몽귀의 진상이 쓰인 서책이 그 절에 있다는 것도 소문을 통해 알았어.

우린 아직 중학생이었어중학생활의 마지막 추억으로써 다 같이 몽귀를 하기로 했지.

몽귀를 하기로 한 아이들은 날 포함해서 10먼저 나와 다른 한 사람이 절에 숨어들어가 서책을 읽고그 방법을 메모했어.

누군가 절에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우리는 몽귀를 하는 방법그리고 이미 술래가 존재하며그 녀석에게 잡히면 술래가 된다는 사실밖에 읽지 못했어.

우린 메모한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었고다른 아이들도 몽귀를 하는 방법을 메모했어.

몽귀에 대해 이야기를 하니 누구 하나가 이런 말을 했지.

'이거 꼭 술래잡기 같네.'라고.

지금까지 몽귀를 했을 때는 여럿이 아닌 한 명씩이었지.

하지만 우리는 열 명이서 몽귀를 하려는 상태였어.

 

처음 술래에게 잡히면 그 사람이 다음 술래가 된다

그러니까 술래잡기.라고 생각했던 거야.

우린 그저 담력 시험 비슷한 느낌으로 생각했었어그래서 몽귀를 하고처음으로 술래가 된 사람은 벌게임을 하기로 정했지이건 술래잡기 호러 버전이라고 하면서.

 

그리고 우린 우리들이 다니던 중학교를 몽귀를 할 장소로 정했어.

그리고 사진을 찍어다 모두가 나눠가졌지.

 

몽귀를 한 건 절에 침입하고 나서 3일 뒤였어.

 

각자 그날 밤 몽귀를 결행했지.

그리고 정말로 몽귀를 하게 된 거야처음엔 다들 흥분했어.

모두 같은 꿈을 꿀 수 있는 게 신기하다면서.

 

하지만 할 수 없었던 녀석도 있었어.

이건 나중에 주지스님께 듣고 알게 된 건데그 녀석은 경험자와 강한 혈연으로 묶여있었어그래서 불가능했다고 해.

 

그래서 있던 건 날 포함해서 9사람그렇게 몽귀가 시작됐어.

 

하지만 술래가 전혀 나타나질 않는 거야우린 무섭다기보다 어서 술래를 보고 싶다,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술래를 찾기 시작했어술래가 우리를 찾아야 하는데 말이야.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술래를 발견했어.

너희가 본 그 까만 존재였어하지만 술래는 우릴 쫓기는커녕 도망치기만 했어.

아무리 쫓아가도 술래는 도망치기에 바빴지."

 

우리 "……."

 

  

그때 주지스님의 얼굴을 슬쩍 보니주지스님은 먼 풍경만 바라보고 계셨다.

하지만 눈에는 눈물이 맺혀있었다.

  

 

"한참 뒤에 드디어 술래를 따라잡을 수 있었어하지만 술래는 우릴 잡으려 들질 않았어.

그래서 누구 하나가 억지로 술래가 자신을 만지도록 했지.

이대로라면 재미없잖아라면서.

 

그 녀석은 술래와 닿자마자 바로 그 검은 녀석이 됐어.

자기 자신은 그 사실을 몰랐던 것 같았지만.

그러니까 맨 처음 술래가 사라졌어… 그걸 본 우리는 갑자기 무서워져서 도망치기 시작했지.

술래와 닿으면 나도 술래가 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설마 그 검은 녀석이 되어버릴 줄은 생각도 못 했으니까.

 

그렇게 또 한 사람또 한사람 술래가 되었고지금 만나러 가는 녀석이 최후의 술래가 되었어.

 

난 네 번째 술래가 됐었어… 내가 잠에서 깨어났을 땐 몽귀를 시작하고 이틀이 지났을 때였어.

이틀이나 지났을 줄은 생각도 못 했어… 주변은 계속 어두웠으니까.

시간 감각이 전혀 없었던 거지.

 

그렇게 잠에서 깨어난 우리는 가족들과 함께 아까 그 절에 가게 됐어.

거기서 너희와 비슷하게몽귀의 진상에 대해 스님께서 알려주셨지.

 

그 뒤 최초의 술래였던 스님의 부인이 계신 곳에 찾아갔어.

 

스님의 부인 분은 30년 가까이 잠들어계셨어.

몸은 말라비틀어져서 눈뜨고 볼 수 없는 몰골이었지.

거기서 우리는 이 사람이 지금까지 해온 노력을 완전히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렸다는 것을 깨달았어.

 

분명 끝났어야 했을 이 비극을다시 시작해버렸다고.

 

우리는… 우리는… 아무리 사죄하고아무리 그 죄를 갚으려 해도… 용서받을 수 없는 짓을 해버린 거야."

 

  

이야기를 마친 G는 울고 있었다.

 

주지스님도 울고 계셨다… 그리고 입을 여셨다.

  

 

주지스님 "부인은 말을 하지 못했지만이 아이들이 병원에 찾아왔을 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단다.

나에게는 부인 자신이 이 아이들을 말려들게 했다며

다시 어린아이들을 희생시켰다며

정말로 분하고 슬프다라고 사과하는 것처럼 보였단다.

그런 부인을 보는 게… 정말로 힘들었어."

 

 

주지스님의 부인 분은 이 몽귀를 끝내버리기 위해 자신이 마지막 희생자가 되기를 자청했다.

하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시 희생자가 나와버렸기 때문에.

 

주지스님의 부인은 마지막까지 몽귀를 끝내려고 했을 것이다.

비록 젊은 목숨 몇을 말려들게 할지라도.

그래서 계속… 도망쳤던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술래로 만들어버렸다.

그리고 희생자는 한 사람이 되었다.

 

주지스님의 부인은 도망치면서 어떤 기분이었을까… 분명 끝났을 몽귀를 젊은 사람들이 하게 되고자기 앞에 나타났다.

이것을 끝내기 위해서는 젊은이 몇 명도 함께 희생되지 않으면 안 된다.

방법은 이것뿐이다.

아마 분하고 원통한 기분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희생자는 하나가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희생자가 하나가 됐다는 건 그나마 다행인 것일 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가… E… 다시 한 명… 희생자로 만들어버렸다.

이것만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우리는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리고 병원에 도착하여 우리 바로 전 희생자가 있는 곳을 향했다.

어떤 병실이 보였다그 병실에 적혀있던 이름… 그건 D가 도서관에서 발견한 사진 뒷면에 적혀있던 그 이름이었다.

이 문을 열면 우리가 본 최초의 술래가 있다.

 

병실에 들어가 보니 여성 둘과 의사로 보이는 사람이 있었다.

한 여성(이하 H)은 딱 보기에도 바짝 마른 채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창문을 통해 먼 곳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환자복을 입고 있는 것을 보고 그 사람이 우리 바로 전 희생자임을 알 수 있었다.

아니… 딱 봐도… 이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여성(이하 I)는 나이를 보아하니 이 사람의 어머니로 보였다그 사람은 주지스님에게 말했다.

  

 

"스님딸이 깨어났어요그러니까 제가 말했잖아요우리 딸은 언젠가 깨어날 수 있을 거라고요!

그리고 너(G), 이제 병원에 찾아오지 말라고 얘기했잖니.

아까도 갑자기 찾아와선… 너희들 때문에 이 아이가 이런 꼴이 되어버렸다는 걸 잊은 거니?"

 

주지스님, G "……."

 

의사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탓에 지금은 말도몸을 움직일 수도 없을 겁니다.

갑자기 깨어나서 저희도 놀란 상태고요."

 

주지스님 "그렇겠지… 미안하지만 잠깐 자리를 피해줄 수 있겠나.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서 말이네… 남이 듣지 않았으면 좋겠어."

 

의사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의사는 병실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스님이 아이들은 누군가요?"

 

주지스님 "이 아이들이 또몽귀를 해버렸어.

그래서 그 아이가 깨어난 거다." 

 

주지스님은 대답을 마친 뒤 우리를 앞에 세웠다.



"그렇습니까" 

 

 

그리고 I는 우리 앞에 서서 우리들 한사람 한 사람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너희가 이 아이를 구해준 거야정말 고마워."

  

 

!!!!!!!!!!!!

 


고맙다니

고맙다니? 



어떻게 감사하다는 말을 할 수가 있는 거지… 우린 몽귀를 했고그 때문에 E를 희생시키고 말았는데.

감사의 말이나 들을 입장이 아니란 말이다!

하지만 이 사람은 우리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 아이를 구해주어서 고맙다고

그리고 이 사람은 '이 아이는 언젠가 깨어나게 될 것'이라 말했다


마치 전부터 이 사람이 깨어날 것을 알고 있던 것처럼



설마 


주지스님 "어머님당신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네이것에 대해서인데"

  

주지스님은 D가 도서관에서 찾은 사진과 종이를 I의 눈앞에 내밀었다.


 

주지스님 "이 사진은 이 아이(H)의 것이네.

어머님은 딸이 마지막으로 남긴 물건이라며 이 사진을 받아 갔었지

하지만 이 사진은 이 아이들이 손에 넣었고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 있어.

그리고 이 종이이 종이에는 몽귀를 하는 방법이 적혀있다네.


대체 어떻게 된 것인가대답해 보게! "


"…… ."



한참 말없이 있던 I는 H에게 다가가, H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나는… 이 아이를 어떻게든 깨어나게 하고 싶었어.

아직 중학생인데… 이제부터 죽을 때까지 깨어날 수 없게 된다니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이제 더 이상아무도 이 아이를 구해주지 않아

아무도 몽귀를 해주지 않아나도 할 수 없고

그렇다면… 누군가가 몽귀를 하도록 하는 수밖에 없어

그래서 난 이 사진과 종이를 도서관 책 속에 끼워두었어.


이 아이의 일기장 안몽귀에 대해 적혀있던 게 이 종이야.

몽귀에 대해 알고 있는 어른들은 해주지 않을 거야그래서 아이들이 읽을 만한 책에

하지만 쉽지 않았어


너무 인기 있는 책에 끼워두면 도서관 직원에게 들키게 될지도 모르고

그래서그다지 인기 없는 책아무나 읽을 것 같지 않은 책에 끼워둔 거야.

 

이걸 아이들이 보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 들키게 되면 더 이상 같은 짓을 할 수 없게 되니까

몇 번이고 도서관에 가서 확인했어

 

하지만 사진과 종이는 아직 책 사이에 끼워진 채였지

그래서 난 몇 번이고 다른 책에 그것들을 끼워놓고 누군가가 그것을 발견하길 기다렸어.

 

그리고 이윽고 책이 사라졌지.

만일 잘 된다면이 아이가 깨어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이 아이가 정말로 깨어났지.

 

 

스님확실히 전 나쁜 짓을 한 것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 아이들이 몽귀를 한 게 잘못이에요.

난 책 속에 사진과 종이를 끼워놨을 뿐인걸요.

몽귀를 해달라는 부탁을 한 적은 없어요.

이 아이들이 스스로 몽귀를 한 거라구요

 

덕분에 이 아이가 깨어날 수 있었죠.

 

얘들아정말 고맙다"



주지스님 "… 네가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인지 이해하지 못한 거냐!

너 때문에 이 작고 어린아이들이 말려들었단 말이다!"

 

"그런 건 저랑 아무 상관없잖아요전 이 아이를 구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그리고 원래는 당신 부인 때문이잖아요!

 

당신이 부인을 곧바로 죽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너희(G)들 탓도 있어.

이 아이는 아무 잘못도 없어.

그러니까이 아이가 희생이 되어야 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구!

그러니까내가 한 짓은 정말 당연한 일이었단 말이야!"



주지스님은 한참을 조용히 있다가 슬픈 얼굴로 I에게 말했다.

  

주지스님 "……그래… 그 누구도… 잘못이 없을 지도 몰라

전부 내가… 내 잘못일지도 몰라

어머니… 이제 더 이상 찾아오지 않겠네."

 

"부탁이니 제발 오지 말아 주세요!"

  

 

우리는 병실을 나왔다

이때 우리는 뭐가 뭔지 알지도 못하고그저 입만 꾹 다문 채 주지스님 말씀대로 병실에서 나갈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한 짓은 틀림없이 나쁜 짓이다.

우리 때문에 E라는 소중한 친구가 희생되고 말았다.

이 사실은 틀림없다.

 

하지만… 하지만상대는 우리에게 고맙다고 했다

이렇게나 나쁜 짓을 한 우리에게… 감사하는 사람이 있다

이 사실이 너무나도… 무서웠다.

 

I에게 있어 우리가 한 짓은 정말 감사할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지만 나는 조금도 좋은 일을 한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우린… 한 사람의 희생자를 구하고그리고 다른 희생자를 냈을 뿐이다.

 

그저… 그런 것뿐인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린 G의 차를 타고 집에 돌아갔다

G는 우리를 태우고 가던 도중,

 

  

"H의 어머니(I)는 작년에 남편분을 잃으셨거든

원인은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아마자살이었을 거야.

자기 아이가 깨어나지 못한다는 것… 부모 입장에서는 정말로 견디기 힘든 현실일 거야.

 

그때부터였어… 그 사람이 스님께 '이 아이는 분명 깨어날 것이다'라고 말한 게.

우린 면회가 거부된 상태여서 스님을 통해 H의 상황을 들을 수밖에 없었어.

 

설마 I가 이런 짓을 했을 줄은 생각도 못 했어

그저정신이조금… 이상해진 것이라고만 생각했지.

남편을 잃고남은 가족이라고는 잠든 딸뿐인 상황이었으니까.

 

H가 이렇게 되기 전에는 정말 좋은 분이셨어.

혼자가 된 현실을 감당할 수 없어 이런 짓을 저질러 버린 것이겠지.

 

I를 이렇게 만든 건 우리야… 너희는 잘못이 없어.

너희들은 앞으로도 많이 힘들게 살게 될 거야.

나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도망쳐선 안돼.

주지스님처럼마지막까지그 책임을 지고 살아가야 하는 거야.

 

우리들 중에는 그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살한 친구도 있었어.

그러니까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로 죽음을 선택해선 안돼살아남는 것만이너희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속죄야.

 

이건 스님이 우리에게 해 주신 말씀이야.

 

그리고… 정말 미안하다."

  

라고 말했다

주지스님은 마지막까지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I의 행동을 예상하지 못한 자신을 원망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다시 희생자를 만들어 버리고 만 것에 대해서도.

아니면 자신의 부인 탓을 한 것에 상처를 받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이 땐 아직우린 G가 마지막으로 해준 말의 의미를 알지 못했다.

  

 

그렇게 우리는 집에 돌아갔다.

 

우리 집 현관 앞에서 아빠와 엄마가 날 기다리고 계셨다.

그리고 다시 날 끌어안아주셨다.

난 집에 들어가자마자 아까 있던 일을 전부 이야기했다.

그러자 엄마가 생각지도 못한 한마디를 하셨다.

  

 

엄마 "이런 말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하지만엄마는 말이야네가 희생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

E짱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엄마에게는 ○○가 더 소중하니까.

그리고 E짱보다 먼저 희생된 아이의 어머니의 기분도… 이해해.

엄마도… 만약 그 사람과 같은 입장이었다면

같은 짓을 했을지도 몰라.

 

○○부모라고 하는 건 말야자기 자신보다도 아이가 훨씬 소중한 법이야.

○○도 부모가 되면그때 알게 될 거야."

   

엄마는 말을 마치자마자 눈물을 흘리셨다그리고 날 다시 안아주셨다.

그런 것인가… 아이를 위해서라면 어떤 짓이든 저질러도 괜찮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E의 엄마도… 이런 짓을 해버리고 마는 걸까.

 

결국 끝나지 않는다는 거잖아

 

그날 이후 우리에게는 고통스러운 매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E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매일 밤 그 꿈을 꾼다

 

E가 마지막에 날 보고 공포에 떨던 그 얼굴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때마다 후회하고 눈물을 흘리고 만다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고… 매일 후회한다

나는 앞으로도 이것을 감당해 가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인가

이렇게 생각하니 너무나도 무서웠다… 그리고… 힘들었다

난 학교를 자주 빠지게 되었고선생님은 자주 우리 집에 날 살피러 와주셨다.

  

 

"○○너무 힘들다는 거선생님도 이해해… 하지만가장 힘든 건 E짱이야

그러니까 ○○군은 앞을 향해 나아가지 않으면 안 돼.

E짱 몫까지 살아나가야 해."

 

  

선생님은 이렇게 말하며 우리를 달래주셨다… 이때만은 조금 마음이 치유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너무 힘들어서너무나도 힘들어서 몇 번이고 이 현실에서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그때 G의 그 말이 머릿속을 스쳤다.

 

 

사는 것만이 유일한 속죄

 

 

그렇다, E가 우리의 몇 배는 더 고통스러울 것이다… 우리는 아직 팔자 좋은 편이지 않은가.

이렇게 생각한 나는 너무 힘들어도 계속 살아나갔다

 

E의 면회는 E의 생일날만 가능했다.

자신의 아이를 이런 일에 말려들게 한 녀석의 얼굴은 되도록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E의 어머니는생일 때만큼은 E를 만나는 것을 허락해주셨다.

 

생일만큼은 다 같이 축하해줬으면 한다는 말과 함께.

 

E는 장래에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고 한다.

나도 선생님(우리 담임같은상냥한 선생님이 되겠다며.

 

하지만… 그 꿈도 우리가 부숴버리고 말았다

 

 

이 사실은 평생 변하지 않을 것이다.

 

E는 어렸을 적 아버지를 잃었다.

그 이후로 쭉 어머니와 둘이서 살았다.

그 어머니를 외톨이로 만들어 버린 것도 우리다.

 

이 사실도 평생 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이 가족을 불행의 구렁텅이로 빠뜨려 버린 것도.

   

 

그리고 난 20살이 되었다.

 

E는 아직도 깨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E조금 있으면 20살이 되는 생일을 앞둔 때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다.

  

 

2009년 11월 15E가 죽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살해당했다 자신의 어머니에게 목을 졸려

이 일은 몽귀 일도 있어서 조용히 처리되었다.

 

E의 어머니는 중병을 앓고 계셨다고 한다.

 

자신의 딸이 평생 깨어나지 못한다… 그 사실에 따른 쇼크가 원인일지도 모른다.

E의 의료비는 전부 어머니가 내고 계셨다책임을 느낀 우리 부모님도 매월 적긴 하지만 그 돈을 보태주었다고 한다.

 

어머님은 매일 일하며 E의 간호를 해왔다고 한다.

 

다들 어서 몽귀를 끝내길 원하고 있다.

그래서 지역 사람들은 E에게 돈이고 뭐고 일절 지원해주지 않았다.

E가 죽으면 전부 끝날 테니까.

 

전부 E가 어서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 일도 있어서 E의 어머니는 주의 깊게 감시되었다고 한다.

 

 

「 내가 죽으면 E를 챙겨줄 사람이 없어질지도 모른다

정말로 E는 외톨이가 되어 버릴 것이다

모두에게 방치되어 죽어갈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내가 E를 죽이겠다… 그리고 나도 죽을 것이다.

 

이제 E를 그 악몽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고 싶다.

벗어나기 위해서는 E는 죽어야 한다.

 

더 이상 이 아이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다.

 

 

E… 엄마를 용서해 줘.

그리고… 저세상에서는…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이건 E의 어머니가 남긴 유서에 적혀있던 내용이다.

그때까지 E의 어머니가 이런 생각을 하던 것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고 한다.

 

E가 몽귀의 피해자라는 점은 극히 일부의 사람에게만 전해졌다.

이것은 E가 죽임당하도록 하지 않기 위해그리고 우릴 지키기 위해서였다.

이 사실은 H때에 들은 이야기다.

 

H는 그날 이후 먼 곳으로 이사했다고 한다… 이 사실은 G에게 들었다.

 

공기가 맑고 깨끗한 곳에서 I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의사도 H가 몽귀의 희생자라는 것을 몰랐다고 한다그래서 H가 깨어났을 때 놀란 것이다.

때는 제대로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지만.

 

주지스님은 그 일이 있고 5년 뒤에 돌아가셨다.

 

 

우리는 매년 오봉이 되면 주지스님의 묘에 성묘를 간다.

주지스님은 주지스님의 부인과 같은 묘에 잠드셨다.

저세상에서드디어 서로 만나서 대화라도 나누고 계신 걸까.

  

이런 생각을 하며 매년 묘 앞에서 합장을 하곤 한다.

  

 

우리 여섯 사람은 E의 장례식에 출석했다.

그곳에는 E와 E의 어머니가 나란히 누워있었다.

E의 얼굴을 보았다.

 

정말 잠든 것처럼 보이는 얼굴이다.

도저히 죽은 사람의 얼굴처럼 보이지 않았다.

더 이상 그 악몽은 꾸지 않게 되었겠지.

이것만이… 그나마 다행인 것일지도 모른다.

 

장례식에서는 드디어 죽었군」「이것으로 정말 끝이 난 건가」 같은 소릴 하는 녀석이 있었다.

잘도 저런 소릴 하는군

 

E… E는 계속 홀로… 그 어두운 학교 안에 있었는데

계속… 괴로웠을 것이다

괴로울 이유가 없는… 아직 어리기만 한 초등학생이었다.

그날 이후 단 한 번도 깨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죽은 것이다.

 

연애를 하지도꿈을 이루지도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E를 이렇게 만든 건 우리다.

 

그리고 우리가, E를 죽인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E의 손을 잡고 사죄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리고… 몽귀는… 끝났다.

 

우리는 E의 장례식에서 나와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서 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E는 이대로 잊히고 말 것이다

우리가 죽으면 E에 대해서 기억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우리가 몽귀를 알고 있는 사람 중 가장 젊으니까.

이런 슬픈 일을 잊히게 하고 싶지 않았다

이런 슬픈 일이 현실이며많은 사람들을 말려들게 했다

이 사실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이야기를 나눈 끝에내가 이 사이트에 '몽귀'에 대해 적기로 한 것이다.

 

내가 E를 마지막 술래로 만들어 버렸으니까

내가 적겠다고 한 것이다.

이렇게 말하니 모두들 이해해주었다.

 

실제로쓰겠다고는 했지만 당시 일을 떠올리면 지금도 많이 힘들다.

너무 힘들어서… 쉽게 적어내려갈 수 없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날짜에 맞출 수 있었다.

 

 

오늘은 E의 생일… 20살이 되는 생일이다.

 

 

어떻게든 난 오늘까지 이 글을 마치고 싶었다.

깊은 이유는 없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글을 끝내고 싶었다.

 

 

그리고생일 축하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난 지금 대학을 다니며 선생님을 목표로 두고 있다.

다른 친구들도 꿈을 이루기 위해 각자 열심히 노력 중이다.

이건 E의 꿈이었던교사가 되겠다는 이유도 있지만 초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이 날 정말로 많이 이끌어 주셨기 때문이기도 하다.

 

난 선생님께 아주 소중한 것을 많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그러니 나도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가르치고 싶다

 

 

작은 호기심 때문에 평생 후회할 수도 있다

작은 호기심이 사람을 평생 동안 불행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리고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되더라도분명히 자신보다 더 괴로운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것.

 

 

내가 배운 사실을 아이들에게도 가르치고 싶다.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속죄니까.

물론몽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난 아이들에게 '살아간다'라는 것의 어려움과 소중함을 가르쳐주고 싶다.

H의 어머니나 E의 어머니가 저지른 일이 옳은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아이를 끔찍이 아꼈다는 점

그리고 옛날 촌장들이 했던 일도다른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니 나는 이 사람들을 책망할 수 없다.

 

 

그리고 내가 한 사람의 소중한 친구를 희생시켰다는 사실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

 

  

E, 생일 축하해.




마지막까지 읽어주신 여러분정말로 감사합니다.

당시를 떠올리며 글을 적어보았습니다만아무래도 너무 힘들어서… 도중에 글을 쓰는 것을 관둘까 싶은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누구라도 좋으니 E를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 지금까지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현실이며실제로 벌어진 일입니다.

 

 

실제로 그 절이 남아있으며그곳에는 그 바위도 여전히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경험한 일을 그대로 적은 것입니다.

 

 

처음으로 이렇게 긴 글을 쓴 탓에 이해하기 어렵거나 오탈자가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처음으로 이런 사이트에 투고를 해 봐서처음에는 실수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상황을 자세히 적고 싶은 마음에 글이 길어지고 말았습니다

이 사실을 이 글을 통해 사죄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여러분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몽귀를 하는 방법에 대해서인데요

 

 

눈치채신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몽귀를 하기 위해 외는 말이게 사실과 다릅니다.

정확히는 "몽귀님"이라고 외는 게 아니라그 바위 아래에 있는 귀신의 이름을 욉니다.

그래서몽귀라는 말은 통칭 같은 건데 어떻게 몽귀라고 외기만 해도 몽귀를 가능한가에 대해 의심하신 분이 계실지도 모릅니다.

왜 이런 짓을 했냐면이 이야기를 읽은 사람들이 몽귀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호기심으로 몽귀를 해버리는 사람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제 더이상 술래는 없습니다… 그러니 만약몽귀를 해버린다면 깨어날 때가 오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더 이상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전 그저 E에 대해서 적고 싶었을 뿐입니다

누구라도 좋으니 E에 대해서 많이 기억해주길 바랐을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도록 거짓말을 섞었습니다

이 사실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전 지금도 그 악몽을 꿉니다.

하지만 전 앞으로도 계속열심히 살아갈 생각입니다.

 

이것만이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속죄니까요.



출처 https://blog.naver.com/pipiroroh/221318050368

https://blog.naver.com/pipiroroh/221314931471

https://blog.naver.com/pipiroroh/221317362618

https://blog.naver.com/pipiroroh/221319738546

https://blog.naver.com/pipiroroh/221319743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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