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내가 하려는 이야기는 시 외곽의 한적한 학원에서 나를 비롯한 200명의 남, 녀 학생들이 직, 간접적으로 경험한 일이며 이 이야기는 아직도 쉬쉬하며 숨겨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당시 우리들은 중학생이었으므로 학원측에서 협박 반 설득반으로 비밀로 하라는 압박에 숨겨야만 하는줄만 알았던것 같다. 하지만 10년이나 지난 만큼 공개해도 될까 싶어 글을 올려본다..
재미없더라도 내가 겪은 기묘한 일들에 한번쯤 귀 기울여 주기를 부탁드린다.
정확히 10년도 더 전에 1992년 초 겨울, 내가 중학교 2학년이었을 때이다.
나는 그 당시 고등학교 진입을 앞두고 (그당시 내가 사는 지역은 고등학교 들어갈 때도 시험을 봐야만 했다.) 부모님의 성화에 못이겨 겨울 방학동안 합숙 전문 학원에 들어가야만 했다.
왜, 방학내내 기숙사와 식당 그리고 전문 강사진들로 이루어진 학원에서 스파르타 식으로 공부해야 하는 학원들 말이다.
그 당시는 내가 들어가려고 했던 고등학교는 일단 입학만 하면 경상도내에서는 서울대 들어간 것 만큼이나 인정을 해 주었기에 나는 그 소중한 방학을 포기해가며 학원에 입소했다.
부산 지역에서도 이름을 날리고 있던 이 학원은 인근 도시의 외곽 시골 지역에 그들의 첫 분원을 내고 약 200명 정도의 학생들을 받았다.
내가 처음 그 학원에 들어갔을 때의 그 실망감... 학원 뒷쪽으로는 작은 산과 주위로는 완전한 논과 밭, 그리고 주변의 조그만 마을... 정말 방학동안 공부만 해야할 판이었다.
첫 인상에서 이 학원이 굉장히 특이했던 점은 교실 건물과 기숙사/식당 건물, 그리고 학원을 두르는 담벼락이 모두 흰색, 심지어 내부까지 모두 흰색이었다는 점이다.
보통 한적한 곳에 새하얀 건물을 그렇게 지어놓으면 마치 병원, 그것도 정신병원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보통은 흰색을 잘 안쓰고 주위 배경에 맞춰 색을 정한다고 했다.
또한, 그 당시 겨우 15년을 살았었지만 살아오면서 그렇게 빨간 노을, 학원의 뒷 산으로 지는,을 본적이 없었다. 그건 친구들 역시 마찬가지 의견이었고 모두들 기분나쁘다고 말하기도 했다. 추운 겨울에 그 노을은 학원의 분위기를 더욱 더 음침하게 만들었다.
여하튼 처음 1주일 동안은 친구들 사귀느라, 수업시작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물론 아무런 일도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2주째 학원 생활에 접어 들기 시작하면서 학원 분위기가 조금씩 술렁이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귀신이라는 소문이 떠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200명이 넘는 원생들 중에 고작 몇명이 귀신 얘기를 했다고 해서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었다. 이상한 경험을 했던 몇몇 애들이 오히려 꿈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지금 그때 그 얘기를 종합해 보면 가장 많이 나오던 얘기가 우물 근처의 벤치에 새벽에 앉아있던 사람의 정체였다.
학원은 크게 교실건물과 기숙사 건물 2개동이었고 그 사이에 벤치에 둘러싸인 우물을 비롯한 아담한 정원이 있었다. 기숙사는 2층부터 4층까지 총 3개층이었고 기숙사 창문에서 내다보면 그 벤치까지 직선거리가 약 70여미터 정도 되었다.
그 당시에도 일찍 성숙하여 담배를 피는 중학생들이 있었고 그 애들은 보통 새벽시간에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담배를 피웠다. (취침시간 이후에는 아예 건물 밖으로 나가는 문을 잠궈놓는다.)
그때 담배를 피우던 애들의 말에 따르면 그 새벽 시간, 그것도 혹한의 추운 겨울에 가끔씩 그 벤치에 남자인지 여자 인지 모를 사람이 앉아 있더라는 것이다.
(상상을 해보라. 그 추운날 사람의 왕래도 거의 없는 그 시골에 누가 무슨 이유로 학원 마당에 앉아있는가?)
건물 밖으로 나가서 확인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후레쉬를 비쳐보기도 하고 창 밖으로 몸을 쭉 내밀어 확인을 해보려해도 뒷 모습 밖에는 볼 수 없었다고 한다.
또, 누구는 화장실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고 했으며 기숙사 방 창문으로 (기숙사 방 출입문에는 조그만한 감시창이 달려 있어 내, 외부에서 서로 볼 수 있게 되어있다.) 새벽에 누군가가 안을 들여다 보더라는 등의 많은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한 학생이 짐을 싸서 나가게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평소 우리반에 지환이라는 녀석이 같은 반의 세은이라는 여학생을 공개적으로 좋아한다며 쫓아다니고 있었다. (내가 여기에서 쓰는 모든 이름은 가명이다.)
지환이 놈이 어느날은 요상한 꿈을 꾸었다며 아침 1 교시에 반 아이들에게 얘기하고 있었다. 그 녀석의 침실은 창문쪽 2층이었는데 그날 밤 창문을 등지고 자고 있다가 몸을 창문 쪽으로 돌리며 눈을 떳다고 한다. 그 때 창문 밖으로 왠 여자애 머리가 밑에서 위로 쑥 올라가더란다. 너무 놀란 나머지 몸을 일으켜 세웠더니 그 머리가 다시 밑으로 내려오는데 그 얼굴이 바로 세은이의 얼굴이었다는 것이다.
그 녀석은 너무 놀란나머지 옆에서 자고 있던 친구를 깨웠지만 그 이후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오히려 욕만 들어먹고는 이불을 뒤집어 쓰고는 벌벌 떨다가 잠이 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듣던 세은이가 경직된듯 아무런 말도 못하더니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몸을 사시나무 떨듯이 떨며 울던 세은이가 조금씩 울음을 그치기 시작하며 하던 말은 우리반 모두의 몸과 마음을 얼려버렸다.
그 말은, "나도.. 어제 꿈을 꾼것 같은데....나.. 기숙사.. 창 밖에서 새벽에.... 지환이가 자는 걸 지켜봤었어...."
그게 꿈이었던 현실이었던, 지환이와 세은이가 그 새벽에 서로의 모습을 봤다는 말이었다.
이 소문은 조금씩 술렁이던 학원의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어 엎어놓고 말았다.
이틀 후 세은이는 많은 친구들과 사감선생님이 말렸지만 짐을 싸서는 집으로 돌아갔다..
세은이가 떠난 이후 선생님과 사감 선생님들 (같이 숙식하면서 학생들의 생활을 지도하던 대학생 형님들)이 술렁이던 학원 분위기를 더욱 엄격하게 잡아가기 시작했다.
여자아이들이 많이 동요하긴 했지만 남자 아이들은 오히려 스릴 넘친다며 재미있어 했다. 어떤 반에서는 조를 짜 밤을 새며 귀신의 정체를 파헤치기로 했다는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얼마못가 또다른 사건이 터진다. 세은이가 떠난 후 며칠 못가 2반 (우리 옆반)을 담당하던 남자 사감 선생님 (이분은 우리반 여자 사감선생님과 친했고 자연스럽게 나를 비롯한 우리 패거리들과 자주 어울렸다.)이 우리들에게만 조심스럽게 자기가 겪은 것을 얘기했다.
확실한게 아니니 학원 분위기를 위해 그냥 우리끼리만 알고 있으라며 해준 얘기는 우리중에 있던 친구 놈이 긴가민가 했던 그것과 일치하는 이야기였다.
한참 초반에 귀신 이야기가 나돌 무렵, 사감선생님들 끼리 늦은 회의를 마치고 늦게 기숙사로 돌아온 2반 선생님은 샤워를 하고 12시가 다 되어서야 기숙사 방으로 들어갔다고 했다. (학생들 취침시간이 10시였다.)
기숙사 출입문 입구 쪽에 침대가 있던 그 선생님은 잘려고 누워있다가 뭔가 이상한 인기척에 눈을 떴다고 한다. 그가 본 것은 기숙사 방 구석에 위치해있던 큰 흰색 대형 히터였다. 무언가 하얀 물체가 히터 앞에 쭈그리고 앉아있는데 히터도 그 물체도 흰색이었고 자기 위해 안경을 벗은 상태라 확인이 쉽게 안되더란다.
왠 학생이 늦게 까지 잠을 안자고 저러고 있나 싶어 일어나 다가가려고 했더니 그 물체가 일어나 선생님이 다가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더란다. 그러면서 곧 기숙사 방 밖으로 빠져나갔기에 따라 나가봤더니 거짓말 같이 아무런 흔적이 없더란다. 머리털이 쭈삣 서는 느낌에 선생님은 자고 있는 학생들 수를 헤아려 봤더니 정원에 꼭 맞는 37명이었다고 했다. 최소한 누군가가 자고 있다가 나간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히터 앞에 있던 물체를 본건 내 친구 명운이도 마찬가지었다. 자기도 학원에 입소하여 며칠 뒤, 분명 히터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 턱을 괴고 자기를 쳐다보는 여자를 보았다고 했다.
우리 패거리와 그 선생님은 무언가가 이 학원에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고 그 확신은 3일후엔가 현실로 다가왔다.
어느 밤 새벽, 대략 3시쯤이었나.. 밑에 층 기숙사가 굉장히 소란 스러웠다.
(밑층 기숙사는 여학생들 기숙사였다.)
비명소리도 들렸고 "조용히 해"라는 호통소리도 들려왔다. 나를 비롯한 많은 학생들이 잠에서 깨어났다. 곧 기숙사 모든 층에 불이 켜졌고 3층의 모든 남학생들은 기숙사 방에서 꼼짝 못하고 영문도 모른채 사감 선생님의 통제하에 있어야만 했다.
2층의 상황은 예상외로 심각해 보였다. 여자들의 우는 소리며 사감 선생님들이 구급약을 들고 바쁘게 왔다갔다 하는 등 매우 부산한 모습이었다.
그렇게 초조하게 있던 우리들은 우리 나름대로 같은 예상을 했고 결론은 물론 귀신이었다.
해가 뜨고 난 아침, 우리의 예상은 적중했다. 조금 전 새벽에 여자 기숙사방에 우리가 봤던 그 흰색 물체가 나타났다는 것이었다. 흰색 히터 앞에 있던 여자가 배시시 웃으며 학생들이 자는 걸 지켜 보더니 처음 발견한 학생이 공포에 질려 옆에 자는 친구를 깨우자 그 친구에게 다가오더란다. 그 친구가 비명을 지르자 또다른 친구 둘이 깨어 그 여자가 문 밖으로 사라지는 걸 확실하게 봤다는 것이었다.
무려 4명의 여학생이 동시에 목격한 확실한 증거였다. 이 사건으로 많은 학생들이 퇴소하겠다며 항의하기 시작했고 소식을 들은 학원 원장이 사태 수습을 위해 학원으로 곧 오겠다고 했다.
그리고 나서 며칠후.. 학원 분위기는 공부하고는 완전히 거리가 먼.. 모두들 붕뜬 분위기속에서 지내야만 햇다..특히.. 그 기분나쁜 노을이 학원 뒷쪽으로 지고나서 어둠이 내리면 모두들 아무말 없이 기숙사안에서 끼리끼리 모여앉아 오늘은 또 무슨일이 일어나지 않으려나 하며..걱정들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수업시간.. 아마 수학시간이었던 것 같다.. 모두들 축쳐져 조용히 수업을 듣고 있는데..갑자기 현숙이라는 여자아이가. (평소에 말도 별로 없고 무척이나 차분했던 아이였다..) 자지러지듯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선생님을 비롯해..모든 아이들이 화들짝 놀라 그애를 쳐다봤는데..
현숙이는 선생님보고 “안돼…뭐하는 거야..”라고 하더니…”선생님 도망가세요!!”라며 다시 비명을 질러댔다.. 주변아이들과 선생님이 몰려들어 현숙이에게 진정하라며 몸을 흔들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며 주위를 둘러보더니…“어디갔어? 그 이상한 남자…선생님은?” 이라며 우리에게 묻기 시작했다…
현숙이 말로는 조용히 수업을 듣고 있는데 갑자기 교실 앞쪽 출입문이 스르륵 열리더란다.. 그러더니 매우 창백한 남자 하나가 불쑥 들어왔는데.. 한손에 칼이 들려져 있었다는 것이었다..
주위를 둘러보던 그 남자는 현숙이와 눈을 마주치자 검지를 입에 갖다대며 조용히 하라는 뜻을 보낸 뒤.. 갑자기 칠판앞에 계시던 선생님을 그 칼로 마구 찌르더란다…그리고는 현숙을 보며 씨익 웃고 나서는 다시 문을 열고 나갔다고 한다...
모두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현숙이 혼자만 본 상황이었지만..어찌했건 모두들 이 학원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 알고 있기에..다들 두려움에 떨 뿐이었다.. 현숙이는 그 다음날… 그 수학선생님의 갑작스런 급성장염으로 응급실에 실려갔다는 소식을 듣고 그 길로 퇴소를 한뒤 집으로 돌아갔다… 우연의 일치일까? 현숙의 상상속에서 펼쳐진 일이긴 하지만.. 이상한 남자가 선생님을 찌른 부위가 복부였는데.. 그 다음날 선생님은 장염으로 응급실에 가셨다는게....
그리고 그 다음날.. 학원 원장이 왔다..
물론 수많은 돈을 투자한 원장이야..말도 안된다는 이유로 학원문을 닫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학생들 모두에게 돈을 돌려 줄 수도 없다고 나왔지만.. 거의 모든 학생들의 강력한 반발과… 그리고 몇몇 사감 선생님들 마저 그만두려고 하자..귀신 때문에 학원 문을 닫는 것은 웃기다면서 부산 학원 본원으로 학생들 모두를 옮겨서 교육을 다시 시켜 주겠다고 말했다.
그 후 2-3여일을 짐을 싸고 학원을 옮길 채비를 했고 떠나는 날 새벽 나와 친구들은 마지막으로 또다른 석연치 않은 점을 발견했다.
새벽같이 이사준비를 끝내고 마당에 모든 학생들이 모였을 때 친구 한놈이
이상하다며 나와 친구들을 마당의 우물로 데리고 갔다..
혹한의 추위에 우물은 항상 얼어있었는데 오늘 따라 우물 가운데 부분이 깨져서 구멍이 나 있었다. 이 걸 처음본 나의 중얼거림이 아직도 기억난다..
"어.. 밑에서 위로 깨진건가?" 확실한 건 아니지만 내 생각에는 얼음을 위에서 깨면 가운데 부분이 밑으로 꺼지는데 내가 본건 분명히 가운데 부분이 위로 솟아있었다.
이것이 무언가 중요한 부분은 아니겠지만 새벽에 우물 앞에 앉아 있던 사람의 모습이 생각이 나 너무 소름이 끼쳤다. 머리가 길고…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이 가진 않았지만… 나도 한번 새벽에 얼핏 우물가에서 사람을 본적이 있었다.. 10여년이 지난 일이라..지금은 완전히 그 형상을 잊어먹었지만… 그 추운 새벽에 조용히 두손모아 앉아있던 그 사람의 뒷모습은... 사람인지..귀신인지는 모르겠지만…정말 온 몸에 소름이 돋을정도로 날 무섭게 했다는 것은 확실히 기억이 난다.
그 후 그렇게 200명이나 되는 학생들이 도망치듯 그 학원을 나와버렸고 우리 모두는 부산으로 옮겨 나머지 수업을 받았다. (하지만 명목상으로는 그 사건이 발생했던 학원의 영업 허가가 보류되어 불가피하게 옮긴것으로 되어있다.) 학원내에서는 쓸데없는 소문을 내고 다니면 법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며 우리를 협박했었다…그랬기에 우리는 어린마음에 가슴속에만 담아두고만 있었다..(솔직히 많이 무섭기도 하고..)
하지만 몇년후에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에 몇몇 그 학원 동기생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모 방송국 프로에 이 사연을 올릴터이니 같이 하자는 것이었다. (모방송국의 다큐멘터리 이야기 속으로…)
그놈들은 이미 완벽한 이야기를 위해 다시 그 학원을 찾아갔었고 그곳 마을 사람들에게 이것저것 여러가지를 물어봤다고 했다.
그중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여기 학원터가 뒷산에 있는 수백개의 묘가 있는 공동묘지의 터와 이어진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 학원에 있으면서 그 조그만 산 바로 뒤에 수많은 공동묘지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바로 50여미터도 안되는 거리였다. 그 친구들의 말로는 노을이 지는 공동묘지의 그 음산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라고 했다… (아마도 그 공동묘지의 한 귀퉁이를 밀어버리고 지은 건물인것 같았다..)
또한 공사 도중에 이 마을에서 오래 살아오셨던 노인 한분이 공사장을 찾아와 당장 이 땅에서 나가라고 호통을 치셨다고 했으며 우연의 일치인지 공사도중 안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학생들이 입소하기 겨우 며칠전에 마무리 공사, 페인트 작업때에 인부들이 사고가 많이 나 부랴부랴 흰색으로 대강 정리하고 공사를 끝냈다는게 이 친구들이 얻은 정보였다.(그래서 건물 내외부가 모두 흰색이었던 것 같다.)
게다가 근처에 있는 계곡에서는 매년 사람이 빠져 죽어.. 무당이 끊임없이 드나들며 굿을 벌인다고도 했다..
3년전인가 그 앞을 한번 지나간 적이 있다. 그 건물은 완전히 폐허가 되어 있었다. (몇년 전 까지 공관서 건물로 썼다고 했다.) 정확한 위치는 밝힐 수 없다. 그 주변에 마을이 조금씩 생겨나기 때문에 피해가 갈수 있기 때문에… 그냥 부산 울산 근처의 한적한 시골이라는 것 밖에는...(혹여나 한가한 시골에 새하얀 건물 2동이 보이면 바로 그 곳일 것이다…)
마치.. 한편의 영화같은 얘기지만.. (솔직히 지금 생각하면 그냥 꿈 같다..)
이렇게 글이라도 써놓고 나니 속이 참 시원하다.. 한편으로는 지금 쓰고 있는 내 뒤로 그 때 그 흰색 물체가 서있을 것 같아 무섭기도 하다.
재미없더라도 내가 겪은 기묘한 일들에 한번쯤 귀 기울여 주기를 부탁드린다.
정확히 10년도 더 전에 1992년 초 겨울, 내가 중학교 2학년이었을 때이다.
나는 그 당시 고등학교 진입을 앞두고 (그당시 내가 사는 지역은 고등학교 들어갈 때도 시험을 봐야만 했다.) 부모님의 성화에 못이겨 겨울 방학동안 합숙 전문 학원에 들어가야만 했다.
왜, 방학내내 기숙사와 식당 그리고 전문 강사진들로 이루어진 학원에서 스파르타 식으로 공부해야 하는 학원들 말이다.
그 당시는 내가 들어가려고 했던 고등학교는 일단 입학만 하면 경상도내에서는 서울대 들어간 것 만큼이나 인정을 해 주었기에 나는 그 소중한 방학을 포기해가며 학원에 입소했다.
부산 지역에서도 이름을 날리고 있던 이 학원은 인근 도시의 외곽 시골 지역에 그들의 첫 분원을 내고 약 200명 정도의 학생들을 받았다.
내가 처음 그 학원에 들어갔을 때의 그 실망감... 학원 뒷쪽으로는 작은 산과 주위로는 완전한 논과 밭, 그리고 주변의 조그만 마을... 정말 방학동안 공부만 해야할 판이었다.
첫 인상에서 이 학원이 굉장히 특이했던 점은 교실 건물과 기숙사/식당 건물, 그리고 학원을 두르는 담벼락이 모두 흰색, 심지어 내부까지 모두 흰색이었다는 점이다.
보통 한적한 곳에 새하얀 건물을 그렇게 지어놓으면 마치 병원, 그것도 정신병원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보통은 흰색을 잘 안쓰고 주위 배경에 맞춰 색을 정한다고 했다.
또한, 그 당시 겨우 15년을 살았었지만 살아오면서 그렇게 빨간 노을, 학원의 뒷 산으로 지는,을 본적이 없었다. 그건 친구들 역시 마찬가지 의견이었고 모두들 기분나쁘다고 말하기도 했다. 추운 겨울에 그 노을은 학원의 분위기를 더욱 더 음침하게 만들었다.
여하튼 처음 1주일 동안은 친구들 사귀느라, 수업시작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물론 아무런 일도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2주째 학원 생활에 접어 들기 시작하면서 학원 분위기가 조금씩 술렁이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귀신이라는 소문이 떠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200명이 넘는 원생들 중에 고작 몇명이 귀신 얘기를 했다고 해서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었다. 이상한 경험을 했던 몇몇 애들이 오히려 꿈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지금 그때 그 얘기를 종합해 보면 가장 많이 나오던 얘기가 우물 근처의 벤치에 새벽에 앉아있던 사람의 정체였다.
학원은 크게 교실건물과 기숙사 건물 2개동이었고 그 사이에 벤치에 둘러싸인 우물을 비롯한 아담한 정원이 있었다. 기숙사는 2층부터 4층까지 총 3개층이었고 기숙사 창문에서 내다보면 그 벤치까지 직선거리가 약 70여미터 정도 되었다.
그 당시에도 일찍 성숙하여 담배를 피는 중학생들이 있었고 그 애들은 보통 새벽시간에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담배를 피웠다. (취침시간 이후에는 아예 건물 밖으로 나가는 문을 잠궈놓는다.)
그때 담배를 피우던 애들의 말에 따르면 그 새벽 시간, 그것도 혹한의 추운 겨울에 가끔씩 그 벤치에 남자인지 여자 인지 모를 사람이 앉아 있더라는 것이다.
(상상을 해보라. 그 추운날 사람의 왕래도 거의 없는 그 시골에 누가 무슨 이유로 학원 마당에 앉아있는가?)
건물 밖으로 나가서 확인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후레쉬를 비쳐보기도 하고 창 밖으로 몸을 쭉 내밀어 확인을 해보려해도 뒷 모습 밖에는 볼 수 없었다고 한다.
또, 누구는 화장실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고 했으며 기숙사 방 창문으로 (기숙사 방 출입문에는 조그만한 감시창이 달려 있어 내, 외부에서 서로 볼 수 있게 되어있다.) 새벽에 누군가가 안을 들여다 보더라는 등의 많은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한 학생이 짐을 싸서 나가게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평소 우리반에 지환이라는 녀석이 같은 반의 세은이라는 여학생을 공개적으로 좋아한다며 쫓아다니고 있었다. (내가 여기에서 쓰는 모든 이름은 가명이다.)
지환이 놈이 어느날은 요상한 꿈을 꾸었다며 아침 1 교시에 반 아이들에게 얘기하고 있었다. 그 녀석의 침실은 창문쪽 2층이었는데 그날 밤 창문을 등지고 자고 있다가 몸을 창문 쪽으로 돌리며 눈을 떳다고 한다. 그 때 창문 밖으로 왠 여자애 머리가 밑에서 위로 쑥 올라가더란다. 너무 놀란 나머지 몸을 일으켜 세웠더니 그 머리가 다시 밑으로 내려오는데 그 얼굴이 바로 세은이의 얼굴이었다는 것이다.
그 녀석은 너무 놀란나머지 옆에서 자고 있던 친구를 깨웠지만 그 이후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오히려 욕만 들어먹고는 이불을 뒤집어 쓰고는 벌벌 떨다가 잠이 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듣던 세은이가 경직된듯 아무런 말도 못하더니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몸을 사시나무 떨듯이 떨며 울던 세은이가 조금씩 울음을 그치기 시작하며 하던 말은 우리반 모두의 몸과 마음을 얼려버렸다.
그 말은, "나도.. 어제 꿈을 꾼것 같은데....나.. 기숙사.. 창 밖에서 새벽에.... 지환이가 자는 걸 지켜봤었어...."
그게 꿈이었던 현실이었던, 지환이와 세은이가 그 새벽에 서로의 모습을 봤다는 말이었다.
이 소문은 조금씩 술렁이던 학원의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어 엎어놓고 말았다.
이틀 후 세은이는 많은 친구들과 사감선생님이 말렸지만 짐을 싸서는 집으로 돌아갔다..
세은이가 떠난 이후 선생님과 사감 선생님들 (같이 숙식하면서 학생들의 생활을 지도하던 대학생 형님들)이 술렁이던 학원 분위기를 더욱 엄격하게 잡아가기 시작했다.
여자아이들이 많이 동요하긴 했지만 남자 아이들은 오히려 스릴 넘친다며 재미있어 했다. 어떤 반에서는 조를 짜 밤을 새며 귀신의 정체를 파헤치기로 했다는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얼마못가 또다른 사건이 터진다. 세은이가 떠난 후 며칠 못가 2반 (우리 옆반)을 담당하던 남자 사감 선생님 (이분은 우리반 여자 사감선생님과 친했고 자연스럽게 나를 비롯한 우리 패거리들과 자주 어울렸다.)이 우리들에게만 조심스럽게 자기가 겪은 것을 얘기했다.
확실한게 아니니 학원 분위기를 위해 그냥 우리끼리만 알고 있으라며 해준 얘기는 우리중에 있던 친구 놈이 긴가민가 했던 그것과 일치하는 이야기였다.
한참 초반에 귀신 이야기가 나돌 무렵, 사감선생님들 끼리 늦은 회의를 마치고 늦게 기숙사로 돌아온 2반 선생님은 샤워를 하고 12시가 다 되어서야 기숙사 방으로 들어갔다고 했다. (학생들 취침시간이 10시였다.)
기숙사 출입문 입구 쪽에 침대가 있던 그 선생님은 잘려고 누워있다가 뭔가 이상한 인기척에 눈을 떴다고 한다. 그가 본 것은 기숙사 방 구석에 위치해있던 큰 흰색 대형 히터였다. 무언가 하얀 물체가 히터 앞에 쭈그리고 앉아있는데 히터도 그 물체도 흰색이었고 자기 위해 안경을 벗은 상태라 확인이 쉽게 안되더란다.
왠 학생이 늦게 까지 잠을 안자고 저러고 있나 싶어 일어나 다가가려고 했더니 그 물체가 일어나 선생님이 다가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더란다. 그러면서 곧 기숙사 방 밖으로 빠져나갔기에 따라 나가봤더니 거짓말 같이 아무런 흔적이 없더란다. 머리털이 쭈삣 서는 느낌에 선생님은 자고 있는 학생들 수를 헤아려 봤더니 정원에 꼭 맞는 37명이었다고 했다. 최소한 누군가가 자고 있다가 나간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히터 앞에 있던 물체를 본건 내 친구 명운이도 마찬가지었다. 자기도 학원에 입소하여 며칠 뒤, 분명 히터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 턱을 괴고 자기를 쳐다보는 여자를 보았다고 했다.
우리 패거리와 그 선생님은 무언가가 이 학원에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고 그 확신은 3일후엔가 현실로 다가왔다.
어느 밤 새벽, 대략 3시쯤이었나.. 밑에 층 기숙사가 굉장히 소란 스러웠다.
(밑층 기숙사는 여학생들 기숙사였다.)
비명소리도 들렸고 "조용히 해"라는 호통소리도 들려왔다. 나를 비롯한 많은 학생들이 잠에서 깨어났다. 곧 기숙사 모든 층에 불이 켜졌고 3층의 모든 남학생들은 기숙사 방에서 꼼짝 못하고 영문도 모른채 사감 선생님의 통제하에 있어야만 했다.
2층의 상황은 예상외로 심각해 보였다. 여자들의 우는 소리며 사감 선생님들이 구급약을 들고 바쁘게 왔다갔다 하는 등 매우 부산한 모습이었다.
그렇게 초조하게 있던 우리들은 우리 나름대로 같은 예상을 했고 결론은 물론 귀신이었다.
해가 뜨고 난 아침, 우리의 예상은 적중했다. 조금 전 새벽에 여자 기숙사방에 우리가 봤던 그 흰색 물체가 나타났다는 것이었다. 흰색 히터 앞에 있던 여자가 배시시 웃으며 학생들이 자는 걸 지켜 보더니 처음 발견한 학생이 공포에 질려 옆에 자는 친구를 깨우자 그 친구에게 다가오더란다. 그 친구가 비명을 지르자 또다른 친구 둘이 깨어 그 여자가 문 밖으로 사라지는 걸 확실하게 봤다는 것이었다.
무려 4명의 여학생이 동시에 목격한 확실한 증거였다. 이 사건으로 많은 학생들이 퇴소하겠다며 항의하기 시작했고 소식을 들은 학원 원장이 사태 수습을 위해 학원으로 곧 오겠다고 했다.
그리고 나서 며칠후.. 학원 분위기는 공부하고는 완전히 거리가 먼.. 모두들 붕뜬 분위기속에서 지내야만 햇다..특히.. 그 기분나쁜 노을이 학원 뒷쪽으로 지고나서 어둠이 내리면 모두들 아무말 없이 기숙사안에서 끼리끼리 모여앉아 오늘은 또 무슨일이 일어나지 않으려나 하며..걱정들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수업시간.. 아마 수학시간이었던 것 같다.. 모두들 축쳐져 조용히 수업을 듣고 있는데..갑자기 현숙이라는 여자아이가. (평소에 말도 별로 없고 무척이나 차분했던 아이였다..) 자지러지듯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선생님을 비롯해..모든 아이들이 화들짝 놀라 그애를 쳐다봤는데..
현숙이는 선생님보고 “안돼…뭐하는 거야..”라고 하더니…”선생님 도망가세요!!”라며 다시 비명을 질러댔다.. 주변아이들과 선생님이 몰려들어 현숙이에게 진정하라며 몸을 흔들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며 주위를 둘러보더니…“어디갔어? 그 이상한 남자…선생님은?” 이라며 우리에게 묻기 시작했다…
현숙이 말로는 조용히 수업을 듣고 있는데 갑자기 교실 앞쪽 출입문이 스르륵 열리더란다.. 그러더니 매우 창백한 남자 하나가 불쑥 들어왔는데.. 한손에 칼이 들려져 있었다는 것이었다..
주위를 둘러보던 그 남자는 현숙이와 눈을 마주치자 검지를 입에 갖다대며 조용히 하라는 뜻을 보낸 뒤.. 갑자기 칠판앞에 계시던 선생님을 그 칼로 마구 찌르더란다…그리고는 현숙을 보며 씨익 웃고 나서는 다시 문을 열고 나갔다고 한다...
모두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현숙이 혼자만 본 상황이었지만..어찌했건 모두들 이 학원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 알고 있기에..다들 두려움에 떨 뿐이었다.. 현숙이는 그 다음날… 그 수학선생님의 갑작스런 급성장염으로 응급실에 실려갔다는 소식을 듣고 그 길로 퇴소를 한뒤 집으로 돌아갔다… 우연의 일치일까? 현숙의 상상속에서 펼쳐진 일이긴 하지만.. 이상한 남자가 선생님을 찌른 부위가 복부였는데.. 그 다음날 선생님은 장염으로 응급실에 가셨다는게....
그리고 그 다음날.. 학원 원장이 왔다..
물론 수많은 돈을 투자한 원장이야..말도 안된다는 이유로 학원문을 닫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학생들 모두에게 돈을 돌려 줄 수도 없다고 나왔지만.. 거의 모든 학생들의 강력한 반발과… 그리고 몇몇 사감 선생님들 마저 그만두려고 하자..귀신 때문에 학원 문을 닫는 것은 웃기다면서 부산 학원 본원으로 학생들 모두를 옮겨서 교육을 다시 시켜 주겠다고 말했다.
그 후 2-3여일을 짐을 싸고 학원을 옮길 채비를 했고 떠나는 날 새벽 나와 친구들은 마지막으로 또다른 석연치 않은 점을 발견했다.
새벽같이 이사준비를 끝내고 마당에 모든 학생들이 모였을 때 친구 한놈이
이상하다며 나와 친구들을 마당의 우물로 데리고 갔다..
혹한의 추위에 우물은 항상 얼어있었는데 오늘 따라 우물 가운데 부분이 깨져서 구멍이 나 있었다. 이 걸 처음본 나의 중얼거림이 아직도 기억난다..
"어.. 밑에서 위로 깨진건가?" 확실한 건 아니지만 내 생각에는 얼음을 위에서 깨면 가운데 부분이 밑으로 꺼지는데 내가 본건 분명히 가운데 부분이 위로 솟아있었다.
이것이 무언가 중요한 부분은 아니겠지만 새벽에 우물 앞에 앉아 있던 사람의 모습이 생각이 나 너무 소름이 끼쳤다. 머리가 길고…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이 가진 않았지만… 나도 한번 새벽에 얼핏 우물가에서 사람을 본적이 있었다.. 10여년이 지난 일이라..지금은 완전히 그 형상을 잊어먹었지만… 그 추운 새벽에 조용히 두손모아 앉아있던 그 사람의 뒷모습은... 사람인지..귀신인지는 모르겠지만…정말 온 몸에 소름이 돋을정도로 날 무섭게 했다는 것은 확실히 기억이 난다.
그 후 그렇게 200명이나 되는 학생들이 도망치듯 그 학원을 나와버렸고 우리 모두는 부산으로 옮겨 나머지 수업을 받았다. (하지만 명목상으로는 그 사건이 발생했던 학원의 영업 허가가 보류되어 불가피하게 옮긴것으로 되어있다.) 학원내에서는 쓸데없는 소문을 내고 다니면 법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며 우리를 협박했었다…그랬기에 우리는 어린마음에 가슴속에만 담아두고만 있었다..(솔직히 많이 무섭기도 하고..)
하지만 몇년후에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에 몇몇 그 학원 동기생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모 방송국 프로에 이 사연을 올릴터이니 같이 하자는 것이었다. (모방송국의 다큐멘터리 이야기 속으로…)
그놈들은 이미 완벽한 이야기를 위해 다시 그 학원을 찾아갔었고 그곳 마을 사람들에게 이것저것 여러가지를 물어봤다고 했다.
그중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여기 학원터가 뒷산에 있는 수백개의 묘가 있는 공동묘지의 터와 이어진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 학원에 있으면서 그 조그만 산 바로 뒤에 수많은 공동묘지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바로 50여미터도 안되는 거리였다. 그 친구들의 말로는 노을이 지는 공동묘지의 그 음산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라고 했다… (아마도 그 공동묘지의 한 귀퉁이를 밀어버리고 지은 건물인것 같았다..)
또한 공사 도중에 이 마을에서 오래 살아오셨던 노인 한분이 공사장을 찾아와 당장 이 땅에서 나가라고 호통을 치셨다고 했으며 우연의 일치인지 공사도중 안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학생들이 입소하기 겨우 며칠전에 마무리 공사, 페인트 작업때에 인부들이 사고가 많이 나 부랴부랴 흰색으로 대강 정리하고 공사를 끝냈다는게 이 친구들이 얻은 정보였다.(그래서 건물 내외부가 모두 흰색이었던 것 같다.)
게다가 근처에 있는 계곡에서는 매년 사람이 빠져 죽어.. 무당이 끊임없이 드나들며 굿을 벌인다고도 했다..
3년전인가 그 앞을 한번 지나간 적이 있다. 그 건물은 완전히 폐허가 되어 있었다. (몇년 전 까지 공관서 건물로 썼다고 했다.) 정확한 위치는 밝힐 수 없다. 그 주변에 마을이 조금씩 생겨나기 때문에 피해가 갈수 있기 때문에… 그냥 부산 울산 근처의 한적한 시골이라는 것 밖에는...(혹여나 한가한 시골에 새하얀 건물 2동이 보이면 바로 그 곳일 것이다…)
마치.. 한편의 영화같은 얘기지만.. (솔직히 지금 생각하면 그냥 꿈 같다..)
이렇게 글이라도 써놓고 나니 속이 참 시원하다.. 한편으로는 지금 쓰고 있는 내 뒤로 그 때 그 흰색 물체가 서있을 것 같아 무섭기도 하다.